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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혀’들이 모였다. 척화파 김상헌(김윤석)은 지원군이 올 때까지 청나라에 맞서기를 고집하고, 주화파 최명길(이병헌)은 역적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당장 성 밖으로 나가 청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해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장 이시백(박희순)은 이들의 논쟁에 흔들리지 않고 무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조정이 논쟁으로 치닫는 사이 날쇠(고수)는 백성의 목소리를 낸다. 신하들 사이에서 인조(박해일)는 조정의 안위와 백성의 안전을 위해 고심한다. 이병헌,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 네 배우가 47일 동안 고립된 성에서 벌어진 ‘썰전’의 출연 뒷이야기를 전한다.
<남한산성> 이병헌, 박해일, 박희순, 고수 - 삶의 길은 땅 위로 뻗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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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작가로, 배우로 활동했으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조이 목소리 배우, 드라마 <팍스 앤드 레크리에이션> 배우, 그리고 티나 페이와 호흡을 맞춰 오랫동안 동료이자 친구로 여러 코너를 함께해온 에이미 폴러의 에세이. 여성으로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뜻인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책이다. 대중에 노출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커리어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오래 고심해온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커리어는 마치 나쁜 남자친구 같아서 적게 신경 쓰고 원하는 것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면서 오랫동안 어렵게 일을 따라다닌 시간을 적은 부분은 에이미 폴러의 에세이스트로서의 재능이 빛난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예스 플리즈>, NO! 보다 강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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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다’는 말이 유일한 구원인 때가 있다. 19세기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흑인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장을 탈출해 밤새 달리고 있다면, 주황색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사람들이 자신의 부재를 알아차렸다는 경계 신호로 받아들인다면, 떠나온 곳의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않고 완전히 잊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재산’의 손실을 잊는 법은 없다. 노예로 태어나고 자라 자유를 위해 도망친다는 일의 어려움은 거기에 있다. 심지어 자신이 누군가의 재산이라는 데 완전하게 길들어, 애초에 그 바깥을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꿈꾸지도 못한다. 노예로 나고 자란 코라는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재산을 지켜주는 재능으로 명성을 쌓은 리지웨이가 그녀를 뒤쫓는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1800년대,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전에 남부 노예들이 자유민으로 살 수 있도록 탈출을 도왔던 점조직을 일컫는 말에서 따온 제목으로, 실제 철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간절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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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어게인> Home Again
감독 헬리 마이어스 샤이어 / 출연 마이클 신, 리즈 위더스푼, 레이크 벨
남편 오스틴(마이클 신)과 헤어진 앨리스(리즈 위더스푼)는 새 출발을 위해 두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의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앨리스는 마흔 번째 생일에 우연히 세명의 젊은이를 게스트하우스에 들이지만 전남편이 갑자기 들이닥치며 새로운 로맨스가 깨질 위기에 처한다. 감독이자 각본가인 낸시 마이어스의 딸로 잘 알려진 헬리 마이어스 샤이어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리즈 위더스푼의 활약이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7.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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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 <스타워즈> 시리즈에 재합류한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연출했던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 <스타워즈> 새 시리즈 9편의 연출자로 확정됐다. 콜린 트러보로 감독이 하차한 뒤, 루카스필름은 에이브럼스 감독을 최종 선택했다. 기존 각본은 완전 폐지할 예정이며 개봉시기도 2019년 여름에서 12월 20일로 밀렸다.
-기예르모 델 토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9월 9일 폐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돌아갔다. 심사위원 대상은 이스라엘 감독 사무엘 마오즈의 <폭스트롯>이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한나>의 샬롯 램플링이, 남우주연상은 <더 인설트>의 카멜 엘 바샤가 수상했다. 김진아 감독의 VR 단편 <동두천>은 베스트 VR 스토리상을 수상했다.
-온라인 플랫폼, ‘007’ 시리
J. J. 에이브럼스, <스타워즈> 시리즈 재합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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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그것> 내가 누군지 알겠니?
[정훈이 만화] <그것> 내가 누군지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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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칩니다. 그들은 오마주를 바치지 않지요.” 쿠엔틴 타란티노의 명언이다. 후대의 많은 영화감독들에게 귀감이 된 위대한 감독들에게도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 그들 각자의 멘토가 있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때로는 회고록을 통해서, 영화감독들이 직접 밝힌 영감의 대상에 대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을 엮어 소개한다.
▶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사를 통틀어 막스 오퓔스가 가장 위대한 감독이라 생각했으며 “모든 가능한 방식으로” 그에게 사로잡혀 있음을 고백한 바 있다. 큐브릭의 마지막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은 막스 오퓔스의 영화 <윤무>(1950)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아서 슈니츨러의 소설 <꿈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광의 길>(1957)을 촬영할 당시 큐브릭은 막스 오퓔스의 기일인 3월 25일을 기억하기 위해 그날의 촬영분을 롱트래킹숏(막스 오퓔스는 유려한 트래킹숏으로 유명했다)으로 채웠다고.
[감독들의 감독들⑦] 영화감독들이 영감을 얻는 법에 대한 몇 가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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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딱딱하게 정의 내리는 것만큼 무의미한 짓도 없지만 전쟁을 다룬다고 전부 전쟁영화는 아니다. 정확히는 이런 전쟁영화가 있을 수도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는 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심리적인 구조는 차라리 탈출극에 가깝게 다가온다. 놀란 감독이 전체적으로 참고했다는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의 <서부전선 이상없다>(1930)의 경우엔 전쟁을 통한 반전영화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원작인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동명 소설부터 전쟁의 거대한 참상을 비판하는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29년 발표된 원작 소설은 르포 형식으로 실제 군인의 기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전 군인의 심정을 생생한 묘사를 빌려 담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실제 군인의 일기, 1인칭의 체험담이라는 형식이다. 원작 소설은 전쟁의 모든 상황을 전지적인 시점에서 재현하는 대신 어린 병사의 제한된 시점에서 파고든다. 루이스 마일스톤을 자극한 것도 이 지점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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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감독들⑥] <서부전선 이상없다> 루이스 마일스톤 - 전쟁영화의 형식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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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랫팩 틴에이지 로맨스’ 영화의 대부. 1980년대에 활동하며 인기를 누리던 하이틴 스타들을 일컫는 ‘브랫팩’이란 단어는 존 휴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그가 각본과 연출을 도맡아 성공시켰던 <아직은 사랑을 몰라요>(1984), <조찬클럽>(1985), <신비의 체험>(1985), <페리스의 해방>, <결혼의 조건>(1988) 등을 비롯해 각본을 쓴 <휴가 대소동>(1983), <핑크빛 연인>(1986), <나홀로 집에>(1990) 등을 통해 몰리 링월드, 앤서니 마이클 홀, 빌 팩스턴, 매튜 브로데릭, 매컬리 컬킨 같은 배우들이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존 휴스 감독은 1980년대 할리우드 청춘영화의 상징처럼 늘 할리우드의 중심부에 존재해왔다. 그는 10대들의 눈높이에서 10대들의 일상과 사랑을 그대로 영화 안에 담아내겠다는,
[감독들의 감독들⑤] <페리스의 해방> 존 휴스 - 신나잖아! 유쾌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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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바로 할리우드의 역사다. 로버트 와이즈는 이 무책임한 수식어의 무게마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전설이 된 할리우드의 명감독이다. 19살에 생계를 위해 RKO 픽처스 말단 직원으로 영화계 첫발을 디딘 그는 곧바로 두각을 드러내 편집 일을 시작하게 된다. 로버트 와이즈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다름 아닌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1941)이다. 음향, 필름 편집을 병행하던 그는 <시민 케인>으로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오슨 웰스는 로버트 와이즈의 영화적 스승이기도 했다. 딥 포커스, 사운드 연출을 통해 정보를 지연시키고 이를 통로로 관객을 서사에 동참시키는 방식은 이후 로버트 와이즈의 연출적 뼈대가 된다. 로버트 와이즈는 호러, SF, 뮤지컬 , 멜로드라마, 필름누아르, 서부극까지 실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장르를 넘나들었지만 이 모든 형식을 관통하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관객의 지적인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구축했다
[감독들의 감독들④] <더 헌팅> 로버트 와이즈 - 긴장감을 조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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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무명감독.” 지난 2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김성욱 평론가는 미국 영화감독 리처드 플라이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해저 2만리>(1954)나 <바디 캡슐>(1966, 국내에는 <마이크로 결사대>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한 작품이다)과 같은, 누구나 제목을 들으면 무릎을 칠 만큼 잘 알려진 영화들을 연출했지만 정작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관객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47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한 리처드 플라이셔의 스펙트럼은 무척이나 다채롭다. 누아르, 전쟁, 뮤지컬, 코미디, SF, 호러, 판타지, 다큐멘터리, 전기영화…. 플라이셔는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영화감독이었고, 연출작의 규모 역시 다채로웠다. 그런 그의 삶을 <가디언>의 부고기사는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한편의 걸작(그 작품이 무엇인지 <가디언>은 독자의 상상에 맡겼다), 몇편의 작은 보석
[감독들의 감독들③] <보스턴 교살자> 리처드 플라이셔 - 미지의 두려움에 카메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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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코폴라는 <매혹당한 사람들>(2017)의 원작인 돈 시겔의 <매혹당한 사람들>에 대해 “명성은 들었지만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미국 남북전쟁 시기, 부상을 입은 북군 존(클린트 이스트우드)이 여자들만 있는 기숙학교에 들어가 겪는 고전을 그린, 직선적이며 하드보일드한 남성적인 캐릭터를 구축해 온 시겔의 작품 안에서 비죽 솟아나온 독특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남성이 여성의 질투와 기만에 희생당하는 서사는, 46년 후 여성감독의 시각으로 여성의 응징으로 변환되니 두 작품의 비교지점도 상당하다. 그만큼 시겔의 스타일과 작품세계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그 극단에 자리한 것 같은 지금의 소피아 코폴라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시겔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언제나 로버트 알드리치, 새뮤얼 풀러 등을 위시한 ‘B무비의 제왕’이었고, 저예산으로 만들어낸 액션영화의 대가로 통했다. 빠듯한 예산, 한정된 기간은 그의 영화에
[감독들의 감독들②] <매혹당한 사람들> 돈 시겔 - 직선적인 표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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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모든 영화는 서부극이다.” MTV와 로큰롤, 현대 액션영화의 스타일 안에서 서부극의 장르적 특성과 정서를 접목시키고자 노력했던 월터 힐 감독은 자신의 영화세계를 ‘서부극’으로 정리한다. 수십년 동안 <에이리언> 시리즈의 제작을 맡고 있으면서 1940년대 필름누아르 시절 갱스터영화를 연상케 하는 <라스트맨 스탠딩>(1996), 1980년대 버디 액션을 주름잡았던 <레드 히트>(1998)와 <48시간>(1982), MTV 스타일의 로큰롤 뮤지컬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1984) 등의 대표작을 만들어낸 그는 위 세대인 돈 시겔, 샘 페킨파 감독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처음 제2 조감독으로 참여하며 현장을 경험한 영화가 노먼 주이슨 감독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1968)와 피터 예이츠 감독의 <블리트>(1968)였는데 이때부터 낮에는 촬영현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시나리오를 썼
[감독들의 감독들①] <드라이버> 월터 힐 - 도시의 서부극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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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월터 힐의 <드라이버>(1978)였다. 언젠가는 이 영화를 닮은 작품을 꼭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출하게 되었다는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말로부터, 과거의 영화와 그 영화를 만든 연출자들이 후대의 재능 있는 감독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때때로 좋은 영화는 감독들에게 새로운 영화를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영화의 역사가 곧 수많은 영향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지면에서는 21세기의 관객에게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으나 동시대 감독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화감독과 그들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더 잘 알려진 영화감독들이 선망하는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감독들의 감독들] 멋진 영화보다 좋은 영감은 없다 ① ~ 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