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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동안 그린 궤적이었지만 눈부신 궤적이었다.” 28살에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는 카메라 앞에서도 뒤에서도 활약한 열정적인 아티스트였다. 그는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약했다. 빛의 노출을 계산하던 포토그래퍼였으며 친구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사생활 면에서도 그는 쾌활하고 사람을 좋아했다. 히스 레저가 살아생전 직접 찍은 각종 영상과 주변 인물의 인터뷰를 토대로 제작된 인물다큐멘터리 <아이 앰 히스 레저>는 고인의 에너제틱한 면모에 포커스를 맞춘다.
어려서부터 긴장감이 없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그는 필연적으로 누구든 될 수 있는 연기에 흥미를 느꼈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다르게 찍는 법을 고민하던 신인이 금세 할리우드에서 배짱 있고 재능 있는 배우로 주목받는 과정은 일종의 짜릿함까지 선사한다. 영화는 그가 배우로서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취를 거뒀다는 것을 주변 인물의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
<아이 앰 히스 레저> 카메라 앞에서도 뒤에서도 활약한 열정적인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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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제강점기의 인물 김창수(조진웅)가 일본도를 든 일본인을 맨손으로 죽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창수는 ‘국모 시해’에 가담한 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정은 이 일본인이 그저 상인일 뿐이라고 판단해 사형을 선고한다. 김창수는 인천 감옥소에 사형수로 수감되고, 감옥소의 소장이자 친일파 강형식(송승헌)은 김창수를 눈엣가시로 여긴다. 설상가상으로 죄수들 중 최고 권력자 마상구(정만식)까지 김창수의 꼿꼿한 태도에 불만을 품기 시작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김창수의 살인이 옳은 것이었다고 강변하지 않는다. 그보다 영화의 방점은 인천 감옥소에서 핍박받는 죄수들을 그려내는 데 찍힌다. 이 점에서는 <라스트 캐슬>(2001)이나 <쇼생크 탈출>(1995)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김창수가 간수의 소유권 분쟁을 해결해주고, 감옥 내에서 죄수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설정은 <쇼생크 탈출>과 유사하다.
조진웅뿐만 아니라 마상구 역의 정만식, 간수
<대장 김창수> 청년 김창수가 일본인을 죽이고 체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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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30살이 되는 수련(보아)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친척인 작은 마을의 우체국 직원이다. 그들은 사당을 모시고 가문을 중시한다. 그녀 또한 이곳 생활에 순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버지 제사를 낮에 지내는 일탈을 한다. 13촌 조카 준(이학주)은 그녀와 함께 이 마을을 떠나려고 돈을 모은다. 영화의 초반 수련은 마술을 부린다. 손짓으로 가로등을 켰다 끄고 잠깐 시간을 멈춘다. 자신을 쫓아다니는 준을 따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수련이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난 후 다시 원래대로 시간을 돌려놓는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마치 마법에 걸린 듯 거의 흘러가지 않는다. 어쩌면 시간이 멈춰버린 것이 아닐까.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공간 속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결을 느낄 수가 없다. 수련이 왜 자신을 10년 동안 좋아하는 준을 멀리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후반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생전에 했던 것처럼 버려진 물건들(계란판에 과꽃을 그리고 철가방
<가을우체국> 가을을 배경으로 찍은 한편의 ‘그림엽서’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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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마조리(로이스 스미스)는 치매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85살 여성이다. 그녀의 곁에는 죽은 남편의 40대 모습으로 복원된 인공지능 월터(존 햄)가 있다. 마조리가 월터의 모습을 40대로 원했던 것은 그녀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남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월터는 그녀의 요청에 따라 행복했던 순간의 추억을 들려주고 그녀와 대화를 나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미래다. 프라임이라는 인간의 환영(죽은 자)이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홀로프로그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프라임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프라임에게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전달해줘야 한다. 영화에서는 사위 존(팀 로빈스)이 인공지능 월터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장인(월터)에 관해 얘기해준다. 영화는 인간의 기억이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기억을 감추고 유리한 기억만을 소환하기 때문이다. 딸 테스(지나 데이비스)의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기억은 퇴적층과도 같아서 잊어버려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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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상류층이 모두 우주 식민지로 떠나버린 2049년의 LA.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는 경찰 신분의 안드로이드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반란을 일으키고는 인간 사회 곳곳에 숨어 사는 안드로이드, 즉 ‘리플리컨트’들을 추적해 ‘퇴역’시키는 일을 하며 산다. 그러던 중 K는 약 30년 전 구모델이었던 여성 리플리컨트의 유골을 발견하고 그녀가 당시 출산을 했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의 진위 여부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리플리컨트 제조사를 운영하는 천재 과학자 니앤더 월레스(자레드 레토)는 완벽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내는 창조주의 욕망에 사로잡힌 자로, 자신의 심복인 안드로이드 러브(실비아 혹스)를 시켜 K가 추적하는 리플리컨트의 아이를 찾아낼 것을 지시한다.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의 30여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제작에 참여한 리들리 스콧 감독과 함께 인간을
<블레이드 러너 2049> <블레이드 러너>(1982)의 30여년 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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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예기치 않은 강도사건 때문에 살해당한 엄마 명숙(김해숙)이 되살아났다. 검사 진홍(김래원)은 “엄마가 살아나 집에 왔다”는 누나(장영남)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향한다. 엄마는 언제 죽었냐는 듯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이를 지켜본 진홍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진홍을 본 엄마는 눈빛이 바뀌면서 칼을 들고 진홍을 공격한다. 이를 본 친척이 경찰에 신고하고, 엄마는 정신을 잃은 채 수사기관에 잡힌다. 사건을 조사한 국정원 요원 영태(성동일)는 엄마를 희생부활자(RV, Resurrected Victims)라고 판명한다. 좀비도 귀신도 아닌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임을 당한 뒤 복수를 하기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을 뜻한다. 진범에게 처벌이 내려지지 않은 경우에만 나타난다. 이 규칙에 따르면 엄마가 진홍을 공격한 것은 엄마에게 일어난 강도사건의 범인이 진홍이라는 얘기다. 진홍은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찾기 시작하고, 경찰 수현(전혜진)은 진홍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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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부활자> “엄마가 살아나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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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는 그림 같은 집에 사는 한 부부의 일상으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은 시를 쓰고, 아내(제니퍼 로렌스)는 집을 꾸민다. 이들 부부의 보금자리는 남편이 결혼 전부터 살던 집인데, 이곳은 한때 큰 화재로 잿더미가 되었다가 아내의 헌신으로 재건되었다. 아내는 자신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이 집을 더욱 완벽한 낙원으로 꾸미고 싶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의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는 남자(에드 해리스)는 하룻밤 신세를 지는가 싶더니 부부의 집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의사의 다른 가족들이 연달아 찾아오며 아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고갈로 시를 쓰지 못하고 있던 남편은 낯선 손님들의 방문이 새로운 영감을 준다며 그들을 집에 머물게 한다.
“이 작품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롤러코스터다. 첫 번째 오르막에서 속력을 늦추다가 예상대로 속도를 내고, 그런 다음 또 질주하는.” 대런 애
<마더!> “이 작품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롤러코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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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왕가위 / 출연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 제작연도 1994년
나의 20대는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도 잡을 수 없었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순탄하지 않았다. 계속 도망만 다녔던것 같다. 처음엔 무작정 휴학을 했고, 그다음엔 영장을 받자마자 군대를 갔다. 그리고 고시공부를 핑계로 또다시 휴학을 하고,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는 어학연수를 핑계로 아예 한국을 떠나버렸었다. 세상은 내게 너무도 혼란스러웠고 난 언제나 도망치고 있었다. 실은 도망다닌 것이 아니라 답을 찾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때쯤 영화 <중경삼림>을 만났다.
유통기한이 다 된 통조림을 꾸역꾸역 먹어치우던 금성무. 마릴린 먼로 스타일의 금발 가발에 레인코트 그리고 까만 선글라스를 쓴 임청하. 그녀가 가발을 벗어던지던 순간 화면을 정지시킬 듯 빛나던 그녀의 날카로운 검은 머리. 양조위의 새하얀 러닝과 팬티 그리고 끊임없이 피워대던 담배. 양조위를 짝사랑하던
장경익의 <중경삼림> 계속 울기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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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의 ‘착한’ 소년 코너는 누군가가 자신을 벌주길 남몰래 소망한다. 엄마의 투병이 ‘어떤 식으로든’ 끝나기 바라는 본인의 잠재의식이 죄스러워서다. 피학적 욕구를 냄새맡은 권력 있는 급우는 코너를 괴롭히다가 진정한 사디스트답게 “오늘부터 널 못 본 척하겠다”고 잘난 척한다. 이에 학교식당에서 코너가 폭발하는 장면은 <문라이트>의 샤이론이 소년원에 가는 계기가 된 사건과 놀랄 만큼 비슷하다. <몬스터 콜>이 주인공 소년의 파괴와 폭행을 묘사하는 데에 있어 특기할 만한 것은 수위다. 코너는 손톱이 부러질 때까지 할머니의 거실 전체를 완전히 부수는가 하면 상대의 뼈를 부러뜨려 응급실에 실려가게 한다. 귀여운 일탈로 치부될 규모를 넘는 폭력이다.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은 극단적 스트레스에 처한 아이는 어른이 선선히 수용할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한다는 현실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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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은 난치병으로 천천히 죽음에 다가가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스위트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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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후반부에서 첫째 사치(아야세 하루카)와 막내 스즈(히로세 스즈)가 함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가마쿠라의 기누바리산 정상까지 다녀왔다. 감독님께서 이번 <씨네21>에서 영화 속 촬영지로 꼭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추천한 장소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높고 힘들어서 걷는 내내 감독님을 원망했다.(웃음)
=기누바리산 정상에서 촬영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도 촬영 기자재를 가져가느라 정말 고생했다. 대형 크레인까지 가져가야 해서, 대학 산악부 동아리 학생들이 도와줬다. 사치와 스즈가 정상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땀 흘리며 함께 올라갔다고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말없이 산을 오르면서 이미 무언의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주요 촬영지인 가마쿠라 지역과 에노시마섬은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만화에 종종 등장하는 곳이다. 이 지역이 일본인들에게, 그리고 감독님에게 어
<바닷마을 다이어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아직 되고 싶은 어른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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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허지웅과 <씨네21>이 일본정부관광국의 지원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촬영지 투어를 다녀왔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에서 ‘동쪽의 교토’라 불리는 가마쿠라 지역과 에노시마섬의 정취를 근사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도쿄에서 1시간 거리로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속 에노시마섬의 바다고양이 식당, 자매들이 헐레벌떡 출근하던 고쿠라쿠지역, 첫째 사치(아야세 하루카)와 막내 스즈(히로세 스즈)가 속마음을 털어놓던 기누바리산 정상, 그리고 네 자매가 마지막에 이르러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던 시치리가하마 해변 등을 돌아다니며 다시 한번 영화를 곱씹었다. 그중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추천한 장소와 음식도 있었다. 허지웅의 기행문과 함께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인터뷰를 더한다.
공항을 나설 때면 있는 힘껏 숨을 들이쉬는 버릇이 있다. 다른 동네에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촬영지 가마쿠라를 찾아나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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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해리슨 포드는 훗날 <블레이드 러너>(1982)의 속편이 만들어질지 조금이라도 예상했을까. 레이첼(숀 영)의 손을 붙잡고 방을 나가는 <블레이드 러너>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주 잠깐 머뭇거리는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의 모습은 영원한 퇴장을 원치 않는 듯 했다(고 믿고 싶다).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보여준 연기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이 35년 만에 제작돼 우리 앞에 당도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봤다.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35년 전, 그러니까 <블레이드 러너>(감독 리들리 스콧)에서 타이렐 회장이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를 만나 신형 복제인간(리플리컨트 넥서스6)의 모토라고 알려준, 아이러니한 이 말은 아주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인간 못지않게 오래 살고 싶다”는 요청을 들어주지 않아 자신의 창조주인
걸작!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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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미 박스오피스는 R등급 영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다. “잘 팔리는 성인 등급 영화(Marketable R-rated film)”의 등장이다. 시작은 지난해 R등급으로 개봉해 흥행 대박을 터뜨린 <데드풀>이었다. 미국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데드풀>의 성공을 두고, 슈퍼히어로 장르가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관객층을 발견했고, 올해 초 개봉한 <로건>은 그 예상을 보란 듯이 적중시켰다고 분석한다. 당시 영화 예매 사이트인 판당고닷컴(Fandango.com)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성인 관객의 71%가 “더 많은 슈퍼히어로영화가 R등급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답했고, 86%가 “좀더 폭력적인 슈퍼히어로영화를 보고 싶다”고 답했다. 올해 북미 박스오피스에는 눈에 띄는 R등급 영화가 많았다. <그것>은 2017년 R등급 영화로는 최고 수입을 기록했는데, 10월 첫쨋주 주말 북미 내 누적 흥행 수입 3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LA] 할리우드에서 시장성 재평가되는 R등급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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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에서 조조가 처음 악인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순간은 진궁과의 일화에서다. 조조는 동탁 암살에 실패한 뒤 진궁과 함께 지인인 여백사의 집으로 도망치는데, 조조는 여백사의 가족들이 자신을 살해하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그들을 몰살한다. 조조는 자신이 오해했음을 깨닫지만, 그 후 집으로 돌아오는 여백사까지 살해한다. 진궁이 놀라며 불의를 꾸짖자 조조는 “내가 천하 사람들을 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버리게 하진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조조가 목격자가 될 수 있는 여백사까지 모두 살해했다면, 이 일화를 진술할 수 있는 증인은 진궁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진궁은 죽을 때까지 조조와 대립하는 인물이기에, 진궁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다. 독자들도 이 일화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머릿속에 각인된 살인자의 이미지는 강력해서 그 후 조조의 행위에 대한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지가 가진 기만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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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주의와 신화적 장치로 점철된 <남한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