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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용산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무리한 진압 끝에 화재로 사망한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홍지유, 2011)은 불타는 망루 앞에서 끝난다. <두 개의 문>은 인터넷 실시간 방송, CCTV, 경찰 채증 영상과 무전녹음, 사진과 언론 보도, 경찰의 법정 진술 등 재판에 제출된 증거와 변호사, 활동가, VJ 등 진상규명을 도왔던 관계자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두 개의 문>의 카메라는 일종의 내비게이터로 관객을, 다종다양한 영상 정보를 스캐닝하며 당일의 사건과 재판을 재구성하고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를 스스로 찾고 해석하는 탐정이나 판사(혹은 편집하는 감독)의 위치에 둔다. 그러나 사건현장과 법정을 누비던 카메라와 관객은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부르짖는 불타는 망루 앞에서 더 들어가지 못하고 멈춰 선다. 카메라의 접근 불가능성은 ‘죽음의 스펙터클’이 될 수밖에 없는 이미지 정보의 한계와 농성 철거민의
<공동정범>, 투쟁과 트라우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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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시네마 365일 개봉관_ 롯데시네마 3개관(부천 신중동역, 안양일번가, 라페스타)
● 상영시간_ 1일 2회 오전 10시~오후 1시 중 1회, 오후 6시~밤 9시 중 1회
● 2018년 2월 2주 상영작_ <천화> <공동정범>
<천화>
감독 민병국 / 출연 이일화, 양동근, 하용수, 정나온, 이혜정 / 113분 / 15세 관람가
제주의 한 요양원, 문호(하용수)라는 이름의 노인이 백주에 아랫도리에 손을 넣고 볼썽사나운 짓을 한다. 그 모습을 본 윤정(이일화)이 익숙한 듯 문호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문호를 어린아이처럼 달랜다. 안개가 자욱한 날, 서귀포를 향해 달리던 수현(이혜정)의 차가 앞서가던 종규(양동근)의 고물차를 들이받는다. 수현은 수년 전 사라진 남편 문호를 사망신고 처리한 뒤 제주를 찾았다. 사고 후, 종규는 친구 나온(정나온)이 운영하는 카페로 수현을 데려온다. 그곳에서 윤정을 마주한 수현은 남편이
[경기도 다양성영화 G-시네마]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시네마 다양성영화 2월 2주 상영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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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겨울밤, 경복궁역 근처를 걷다가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죽은 놈이었다. 어쩌다가 번잡한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길 가던 어떤 이는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부주의한 어떤 이는 녀석을 차거나 밟고서야 기겁했다. 만져보니 따뜻했다. 방금 죽은 걸까. 어쩌면 내 손이 찬 탓에 느낀 온기였을지 모른다. 녀석을 안고 잠시 걸었다. 어둑한 화단이 보이자 거기에 뉘였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튿날 나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 ‘고양이의 보은’을 떠올렸다. 물론 그럴 리 없고, 찾을 물건을 찾은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여겼을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죽은 동물을 만나면 한참을 바라보곤 한다. 죽은 사람이었다면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내가 사람인 탓에, 죽은 사람을 무심히 볼 수 없다. 그래선 안 된다는 강박이 머리를 누른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 동물일 뿐인데.
죽은 동물이 하필 내 눈에 잘 띄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노순택의 사진의 털] 모르는 자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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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조디 포스터, 매튜 매커너헤이, 제임스 우즈, 존 허트 / 제작연도 1997년
내 인생의 영화를 단 한편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콘택트>를 선택할 것이다. 조디 포스터 주연의 1997년작 <콘택트>를 말하는 것이다. 만약 2017년에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Arrival>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아재가 아니라는 뜻이리라. 당시 대학 2학년 공대생이었던 나는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특수시각효과(VFX)를 직업 삼아 살아가는 어엿한 40대 중년이 되었다.
1997년 여름 우연히 응모 끝에 당첨된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무슨 장르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서 이 이야기의 끝이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라는 질문을 되뇌며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내가 마치 주인공
최완호의 <콘택트> 그런 전율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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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영화의 바운더리는 점점 좁아지고 독립영화의 관객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대환 감독은 “마치 편의점 냉장고에 탄산음료만 진열된 것 같다”는 말로 다양한 영화를 품지 못하는 상업영화계의 포용력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에 우리는 <꿈의 제인> <초행> <시인의 사랑> <용순> <폭력의 씨앗>처럼 용감한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다섯편의 영화는 하나같이 용감한 시도를 보여준다. 더불어 만드는 과정에서도 용감한 결단과 인내가 필요한 영화들이었다. <철원기행> <초행>의 김대환 감독, <시인의 사랑>의 김양희 감독, <용순>의 신준 감독, <폭력의 씨앗>의 임태규 감독, <꿈의 제인>의 조현훈 감독까지, <씨네21>이 주목하는 신인감독 다섯명에게 대담을 청했다. 신인감독으로서, 젊은 감독으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들려달라 했더니 김양희 감독은 제주
다섯 신인감독들이 말하다 - 영화 완성과 영화제에서의 수상이 정신승리로 그치지 않게 ‘다음’을 기약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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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톰 티크베어를 심사위원장으로 18편의 경쟁부문 상영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올해의 베를린영화제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2019년 5월 계약이 끝나는 집행위원장 디터 코슬릭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베를린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디터 코슬릭은 취임 당시 베를린영화제에 바람을 몰고 올 거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가 재임 기간동안 이룬 것은? 가장 정치적인 국제영화제, 그리고 일반 관객도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국제영화제라는 명성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말 독일 영화인 79명이 베를린영화제의 미래를 혁신하자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 중에는 독일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파티 아킨, 도미닉 그라프, 마렌 아데, 안드레아스 드레센 등 쟁쟁한 독일 감독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서한에는 현 디터 코슬릭 위원장에 대한 간접적 일침도 들어
[베를린]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얼마나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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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The Post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수입 CJ엔터테인먼트 / 배급 CGV아트하우스 / 개봉 2월 28일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것. 자기 인생과 자신이 평생 몸담아온 회사를 건다는 것. 그거야말로 그분의 용기라고 생각해.”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더 포스트>는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과 닉슨 행정부 사이에 실존했던 갈등 상황을 다룬 영화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워싱턴 포스트>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이 있다. 그녀는 편집장 벤(톰 행크스)으로부터 베트남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짓말이 담겨 있는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의 특종 기사에 따른 여파로 닉슨 정부는 펜타곤 페이퍼와 관련된 보도를 금지시킨 상황. 자칫하면 신문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캐서린
[Coming Soon] <더 포스트>, 캐서린은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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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포트레이트> FINAL PORTRAIT
감독 스탠리 투치 / 출연 제프리 러시, 아미 해머, 클레멘스 포시, 제임스 포크너, 토니 샬호브, 실비 테스튀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삶을 다룬 영화. 스탠리 투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미국 평론가인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를 그리겠다며 자신의 스튜디오로 불러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제프리 러시가 당대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명이었던 자코메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자코메티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가 가장 가까이에서 그가 기쁨과 절망 사이에서 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와 치열하게 논쟁하다가 자코메티 생애 마지막 걸작의 완성을 목도하게 되는 평론가 제임스 로드는 아미 해머가 연기한다. 영화는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호평받았다. 3월 23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파이널 포트레이트>,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삶을 다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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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완 감독과 제작사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제이슨 블룸이 협업해 만든 <인시디어스> 시리즈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를 성공시킨 제작사의 노하우와 호러 장르 문법에 정통한 제임스 완 감독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제임스 완 감독은 이 시리즈의 특징을 몇 가지 추려내어 심화 버전인 <컨저링>을 만들기도 했다. 시리즈 4편인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를 보기에 앞서 전통적인 호러영화의 화법을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변주를 통해 공포영화 흥행 공식을 새롭게 다진 이 시리즈의 미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복잡한 시간대로 얽힌 시리즈의 사건 개요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전작들의 특징을 간단하게 요약해봤다. 4편을 보기 전에 숙지하고 보면 더욱 극대화된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시디어스>(2010)
지금은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명가로 잡은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회사 설립 직후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의 노하우를 일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를 보러 가기 전에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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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할리우드에서 열린 <블랙팬서>(2월14일 국내 개봉)의 프리미어는 단순한 시사회가 아니라 화려한 연출이 겸해진 영화 팬을 위한 행사였다. 티찰라/블랙팬서를 연기한 채드윅 보스먼이 입장할 땐 영화 속 티찰라의 여성 호위무사대인 도라 밀라제가 나타나 보스먼이 탄 차량을 호위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토속 의상을 입은 악대가 전통악기를 두드릴 때 출연진이 한명씩 등장하는, 새로운 방식의 프리미어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이 지면에서 꺼내놓은 이야기는 지난해 12월 4일 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에서 <블랙팬서>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만나 나눈 인터뷰가 바탕이 됐다. <블랙팬서>의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주연배우 채드윅 보스먼, 악역 에릭 킬몽거를 연기한 배우 마이클 B. 조던 그리고 와칸다의 공주이며 명석한 두뇌를 가진 (토니 스타크보다 더 똑똑한) 슈리를 연기한 영국 배우 레티시아 라이트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키워드로 풀었다. <블랙팬서>를
[설 연휴 기대작③] <블랙팬서>를 더 재미있게 보는 여섯 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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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맡은 적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영화 <독전> 촬영현장에서 고 김주혁은 우리가 그에 관해 잘 알고 있던 이미지, 예를 들면 영화 속 ‘광식이 형’이나 예능 프로그램 속 ‘구탱이 형’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의 결을 보여주는 재미에 대해 언급했었다. 홍상수 감독의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부터 ‘악역’ 연기에 처음 도전했던 <공조>(2017)나 <석조저택 살인사건>(2017)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독전> 등의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는 그가 앞서 언급했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으리라.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전 <흥부전>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줄 <흥부> 역시 지금껏 봐왔던 김주혁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영화임에 분명하다. 그를 직접 만나 새 영화의 캐릭터에 대해, 현장에 대해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그럴 수 없음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2월 14일 개봉하는
[설 연휴 기대작②] 미공개컷으로 만나는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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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두번 바뀌었지만, <조선명탐정>은 그대로다. 감독도, 배우도, 심지어 제작사, 투자·배급사, 홍보사까지 바뀌지 않고 어김없이 설 연휴에 돌아왔다. 이 시리즈를 모두 연출한 김석윤 감독은 평균 사람의 수배의 시간을 사는 것 같다. JTBC 제작1국(드라마) 국장이기도 한 그는 현장에서 매년 한편씩 연출도 하고 있다(2014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2015년 드라마 <송곳>, 2016년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내가 원래 관리자 체질은 아니라서, 데스크에서 결재를 하다보면 촬영 끝나고 모텔방에서 소주잔 기울이던 게 참 그립다.” 영화 현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김석윤 감독을 만나, 시리즈를 이어온 힘의 근원 그리고 변화에 대해 들었다.
-같은 배우와 감독으로 3편까지 왔다. <장군의 아들> 시리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웃음)
=1편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설 연휴 기대작①]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김석윤 감독 - 오락물에는 오락의 연출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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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강추위의 여파로 온몸을 롱패딩으로 휘감고 다니는 요즘, 설 연휴를 준비하는 극장가에서는 지난 연말 <신과 함께-죄와 벌> <1987> <강철비> 등이 한껏 띄워놓은 흥행 열기를 붙잡아두기 위한 예매율 끌어올리기 전쟁에 돌입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또 한번의 흥행 기록 경신을 이어갈 영화가 탄생할지 기대되는 가운데, 설 연휴 가장 화제를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화들의 소식을 한데 모아봤다. 최근의 한국영화 제작 환경에서 굳건하게,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배우와 감독의 교체 없이 3편까지 버티고 달려온 시리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개봉 2월 8일)의 김석윤 감독을 만나 영화 안팎에 얽힌 궁금한 것을 물었다. 또 이번 연휴에는 고 김주혁의 출연작인 조근현 감독의 <흥부>(개봉 2월 14일)도 만날 수 있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현장의 모습과 더불어 최근 연기 폭을 넓히는 시도를 했던 근작들에서의 모습도 함께 살펴
설 연휴, 극장에서 뭐 볼까? ①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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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글리>의 마크 샐링이 자살한 채 발견됐다.
올해 35살인 마크 샐링은 선랜드에 있는 LA강에서 발견됐다. 마크 샐링은 2015년 12월 10대 아동 포르노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디즈니의 어드벤처영화 <정글 크루즈>에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출연한다.
디즈니 월드 고전 테마파크 놀이기구에 기초한 영화로, 세계의 강을 지나 지구를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다룬다. 5월 중에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톰 행크스가 프레디 로서스의 전기영화 <유 아 마이 프렌드>에 캐스팅됐다.
TV쇼 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프레드 로저스와 저널리스트 톰 주노드의 우정에 영감을 얻은 이야기다. 트라이스타 픽처스가 제작하고 마리엘 헬러가 연출을 맡았다.
톰 행크스, 프레디 로서스의 전기영화 <유 아 마이 프렌드>에 캐스팅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