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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빌보드>(2017)에는 <디어 헌터>(1978)와 <쳐다보지 마라>(1973)에 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니콜라스 뢰그의 <쳐다보지 마라>에 관해서는 과거 이 지면에서 한회차를 통째로 할애해 소개한 적이 있다.
영화 속에서 다른 오래된 영화들의 흔적을 찾는 건 즐거운 작업이다.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경우라면 영화사라는 거대한 흐름이 개별의 영화들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어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어 즐겁다. 정말 재미있는 건 감독이 의도했을 경우다. 노련한 이야기꾼은 이야기가 도달하고자 하는 결승점 혹은 고취시키고자 하는 바에 관해 작품 안에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굳이 작품 안에서 창작자의 주제의식 따위를 설명하고 싶다면 영화를 만들 것이 아니라 거리에 나가 웅변을 하거나 사설을 쓰는 게 낫다. 다만 어떤 감독들은 이야기에 질감을 더하고 해석에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오래된 영화들의 특정한 장면이나 대사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쓰리 빌보드>, 스스로를 구제하려는 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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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뭔지는 알아?”
이번호 <씨네21> 기획회의 시간에 장영엽 기자가 도발하자 다른 기자들이 깔깔 웃었고 내 속에서는 천불이 났다. 내가 ‘컴맹’이고 트렌드에 뒤처진 ‘아재’라는 사실을 두고 농을 던진 줄은 잘 알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튜브가 생긴 지 언제인데 아직도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내일모레가 40대이지만 나는 평소 유튜브에 가서 팟캐스트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박주민&송채경화의 법발의바리>를 즐겨 듣는다. 그럼에도 “(유튜브가 뭔지는 잘 모를 것 같은) 선배의 역할도 나름 중요하다”는 임수연 기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갔다.
일주일 안에 유튜버가 되어라. 그게 내게 주어진 임무다. 만들 콘텐츠를 정하고, 촬영과 편집을 직접해 완성된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린 뒤 올라온 반응을 확인하면 된다. 인기 유튜버들은 유튜브의 모든 것을 유튜브에서 배운다던데, 서점에 달려가 <유튜브로 돈 벌기>나 &
[유튜브 특집③] 김성훈 기자, 유튜브 방송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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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씨네21>은 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로 플랫폼을 옮겨가고 있는 현상을 기사로 전하면서(<씨네21> 1024호 특집 ‘진화하는 1인 미디어의 세계’) 영화 정보와 평점은 궁금해하지만 더이상 검색 엔진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요와 재미있게 영화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창작자라는 공급이 유튜브라는 강력한 플랫폼에서 결합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적 있다. 이번 대담에 초청한 4명의 크리에이터는 그 이후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개인 채널을 개설한 뒤 국내 유튜브 영화 채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치열한 생존 과정을 거쳐 어느덧 결실을 맺고 있는 이들에게서 지난 몇년간 유튜브를 통해 무엇을 만들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을 꿈꾸는지 그 생생한 경험담을 직접 들어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유튜브를 기반으로 영화 관련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네분 모셨다. 인터뷰 대담의 경우 기본적
[유튜브 특집②] 유튜브 영화 채널 운영하는 고몽·김스카이·리뷰엉이·삐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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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무한도전>은 너무 길어서 못 보겠던데요.” 최근 중학생들 말을 듣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세대차를 극복하고 그들과의 교집합을 찾기 위해 요즘 모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멋지지 않으냐, 지난주 <무한도전>은 혹시 보았느냐 하고 이야기를 꺼내자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TV프로그램이 너무 길다고 말하는 이들은 대신 5~20분의 짧은 유튜브 토막 영상을 즐겨 보고, “갓보겸”, “양띵님”이라 부르는 유튜브 스타에게 열광했다. “집에서 TV를 켜두기는 하지만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동안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 것”이라거나 “반에 방탄소년단 팬이 10명, 유튜버 팬이 10명”이라고 평소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의 단편적인 사례가 아니다. 닐슨코리아의 ‘세대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용 현황 분석’에 의하면, Z세대(13~24살)의 가장 두드러지는 스마트폰 이용 특성은 ‘유튜브’의 이용 커버리지가 86%로 타 세대 대비 10% 이상 높다는 것이다. T
[유튜브 특집①] 유튜브는 어떻게 뉴미디어 중 최고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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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새로운 플랫폼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 됐다. 유튜브는 기존 매체가 제공하지 못했던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수준을 넘어, TV와 포털 사이트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TV보다 모바일에 친숙하고, 특히 가까운 미래에 주 소비층이 될 10대는 유튜브를 통해 무엇이든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고 짧은 호흡을 자랑하는 유튜브 콘텐츠는 영화예술과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다. 유튜브에 익숙해진 새로운 세대의 취향이 선호할 영화는 무엇인가, 혹은 여전히 영화를 소비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다. 한때 뷰티나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라 평가받던 영화 리뷰어 시장 역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때문에 최근 유튜브의 독주 현상은 영화계와 유리된 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가장 주목하고 신경 써야 할 매체의 흐름이다. <씨네21>이 2015년 1인 미디어 특집에 이어 다시 한번 유튜브에 주목한
뉴 킹 오브 미디어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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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2>는 전편보다 더 황홀한 속편으로 자주 거론될 만하다. <패딩턴> 시리즈를 견고히 이끌어온 폴 킹 감독이 그 능력을 인정받아 1940년에 발표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실사판의 감독으로 낙점됐다. 여기에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새롭게 리메이크하는 작업도 논의 중인 상황. 한편 일본의 거장 감독이자 배우, 코미디언인 기타노 다케시가 설립한 오피스 기타노(Office Kitano)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수장인 기타노 다케시가 퇴사를 선언했는데, 현재 일본 언론에서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 도중에 있다는 보도 역시 나온다. 오피스 기타노는 일명 ‘다케시 군단’이라 불리는 소속 코미디언과 배우들의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Up&DOWN] <패딩턴2> 폴 킹 감독,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실사판 감독으로 낙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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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위대한 물리학자 중 한명인 스티븐 호킹이 76살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방송사 <BBC>는 호킹의 부고 소식을 보도했다.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한 3월 14일에 숨을 거둔 호킹의 부재에 전세계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은 상대성이론과 우주에 대한 독창적인 이론으로 잘 알려진 영국 과학자다. 특히 블랙홀에 적용되던 특이점을 우주 전체에 적용한 이론은 학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더불어 블랙홀이 모든 물체를 삼켜버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는 호킹의 이론은 과학자로서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된다. SF영화의 팬이라면 외계인과 접촉하려는 시도가 아주 신중해야 한다는 스티븐 호킹의 말이 얼마나 많은 작품에서 변주되었는지 되새겨봄직하다.
촉망받는 젊은 과학자였던 스티븐 호킹은 21살에 루게릭병(운동신경원이 점점 손상되어가는 희귀병)을 진단받았다. 당시 의사는 그에게 남은 시간이 2년여 정도라고 말했지만, 호킹은 상대성이론과 우주론에 대한 연구에
SF영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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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자원활동가 ‘그린티어’를 3월 5일부터 28일까지 모집한다. 환경재단(www.greenfund.org)이나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www.seff.kr)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메일(ukul18@greenfund.org)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 02-2011-4313.
*(사)전주영상위원회에서 ‘2018전북영화제작인력인턴십’ 사업에 참여할 인턴과 업체를 모집한다. 월 158만원의 실습비를 최대 4개월간 지원하며 인턴이 필요한 영화제작사 및 관련 기관/단체는 지역에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접수방법 및 자세한 내용은 (사)전주영상위원회 홈페이지(www.jjfc.or.kr) 참조. 문의 063-286-0421(내선 1번 기획홍보실).
*제19회 장애인영화제에서 사전제작지원작을 공모한다. 장애와 관련한 소재로 기획, 제작 중인 작품 혹은 장애인이 제작에 참여한 영상물을 대상으로 사전제작을 지원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사)전주영상위원회, ‘2018전북영화제작인력인턴십’ 사업에 참여할 인턴과 업체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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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봄날의 약속>(감독 백승빈), <메이트>(감독 정대건), <한강에게>(감독 박근영) 등 극영화 10편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극영화 부문에서는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 많았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3일 열린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8이 3월 22일부터 29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열린다.
독립다큐멘터리 44편이 상영된다. 전문가 패널과 함께하는 시네토크, 관객과의 대화 등 여러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가 한국영화 <치즈인더트랩>의 CGV 단독 개봉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번 단독개봉이 대기업 멀티플렉스 3사 중심으로 독과점화하는 영화시장에 더 심한 경쟁을 불러오고, 그 결과 영화시장 상황을 더 불공정한 쪽으로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3월 22일부터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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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4>에서 카이(왕카이), 마크(왕대륙), 차오(마천우) 세 주인공은 누가 맡더라도 원작의 적룡, 주윤발, 장국영과 비교될 게 당연하다. 원작 팬들이 추억의 클래식을 어떻게 훼손시킬지 쌍심지를 켜고 보는 가운데, 배우 왕카이는 잘해봐야 본전인 카이를 세 주인공 중에서 가장 먼저 맡기로 했다. 원작의 적룡에 해당되는 카이는 마크와 함께 밀수업을 하는 의리의 사나이다. 동생 차오가 경찰이 돼 자신과 다른 길을 가면서 형제 사이에 금이 가고,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적룡과 비교하기엔 이야기가 전혀 다르고, 적룡의 아우라에 비할 바도 못 되지만, 그럼에도 왕카이가 보여준 카이는 우직하다.
왕카이는 2006년 드라마 <한추>(寒秋)로 데뷔해 10년간의 무명 생활을 보낸다. 목소리가 좋고, 표준어 발음이 정확해 후시녹음을 직접 하는 몇 안 되는 배우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한국
<영웅본색4> 왕카이 - 기꺼이 망가트린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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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씨네21> 창간 21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에서, 당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을 만들었던 이해영 감독과 <비밀은 없다> 개봉을 앞둔 이경미 감독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들은 데뷔의 기억을 꺼내놓으며 영화에 매혹됐던 첫 순간을 회상했다. 시나리오작가였던 이해영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2006)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연출까지 맡았다. VIP 시사 때 아버지가 혼자 일어나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박수를 치고 계시더라. 태어나 처음 아버지에게 존재를 인정받은 순간이었다”라고 말했고, 이경미 감독은 “첫 장편이라 가장 진심으로 와닿는 인물을 떠올리며 <미쓰 홍당무>(2008)를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이고 뜨거운 반응에 들떠서 돌아왔는데, 서울역 가판대에 놓인 <씨네21> 표지가 바로 <미쓰 홍당무>였다. ‘공효진의 화양연화’라는 기사와 함께. 정말 행복했다”며 그 시
[주성철 편집장] 인터뷰어의 거짓말과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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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이병헌 감독의 신작 <극한직업>(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을 캐스팅했다. 범죄조직을 소탕하려는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하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했는데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코미디영화다. 3월 말 촬영을 시작한다.
쇼박스, 호두앤유픽쳐스
한준희 감독의 신작 <뺑반>(배급 쇼박스)이 3월 11일 크랭크인했다. 광역수사대에서 좌천된 형사 시연(공효진)과 뺑소니전담반 에이스 순경 민재(류준열), 시연과 민재가 쫓는 광기의 레이서 재철(조정석)이 벌이는 숨막히는 카체이싱 영화. 염정아, 전혜진, 김기범 등도 출연하며 하반기 개봉예정이다.
영화사 두둥
훈민정음 창제에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사극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에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이 캐스팅됐다. 송강호가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훈민정음을 창제
조철현 감독 <나랏말싸미>, 송강호·박해일·전미선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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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고 있다. 2016년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부터 최근의 미투(#MeToo) 운동에 이르기까지 영화계에서 묵과해온 문제가 터져나오자 영화계에서 자성의 움직임이 등장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단체가 설립된 것이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3월 1일 개소했다(사진). 12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개소 행사 현장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하는 1부 행사에서 센터장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인상적인 발언을 남겼다. “미투 운동이 거대한 다른 것을 덮기 위한, 진보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잡스러운 이론이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 여성과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논리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것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최근의 미투 공작설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2부 행사에서는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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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임민주 음악감독은 <씨네2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신인 음악감독이며 언젠가 <씨네21>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적극성은 여전했다. “데모 음악을 가지고 영화사를 많이 돌아다녔다. 영화사 문이 잠겨 있으면 배우 프로필 모집함에다가 데모를 넣어두기도 했다. 그렇게 연락이 와서 작업한 작품이 <태양을 쏴라>였다. 이병우 음악감독님, 방준석 음악감독님, 심현정 음악감독님 등 여러 감독님의 작업실에 무작정 찾아가 인사드리기도 했다.” <괴물들> 역시 자기 홍보의 결과로 맡게 된 작품이다. <괴물들>은 학교폭력의 피해자 재영(이원근)이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괴물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임민주 음악감독은 “재영의 정서를 따라가되, 음악이 감정에 개입하지 않도록 미니멀한 음악”을 만들었다. 음악의 레퍼런스로 삼은 건 데이비드 핀처의 <나를 찾아줘>(2014)이다. 멜로디
<괴물들> 임민주 음악감독 - 적극적으로, 보다 저돌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