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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내손안에 있소이다이혁상(28)씨가 영화제를 지킨 게 올해로 삼 년째. 들고 나는 스탭이 많은 영화제 현장에서 3년차면 중견 아니 노장급이다. 4회와 5회 영화제에서 그는 홍보팀이었다. 기자와 게스트 사이를 오가며 인터뷰 스케쥴을 잡는 것이 그의 일. 그런 그가 돌연 홍보팀을 그만 둔다고 했다.기자들한테 너무 시달린 탓인가? 그러나 그가 찾아낸 피신처는 다시 영화제 사무국. 유능한 웹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가 부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piff.org, www.ciberpiff. org)를 책임지고 나선 것. 작년과 비교하면, 디자인과 내용면에서 변화가 크다. 특히 남포동 거리를 3D로 재현한 지도 서비스와 강화된 보안 서비스가 보다 안정된 시스템 하에 지원된다. 그의 손때가 갈피마다 묻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는 즐거움을 만끽하길.체코에서 온 사나이들일단, 그들은 대조적이었다. 빗은 듯 얌전한 머리칼과 분방하게 뻗친 머리칼. 파블은 조용한 목소리에
PIFF 내손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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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바쁘냐는 인사는 할 필요도 없었다. 김동호 위원장은 대답 대신 자신의 스케줄을 기록한 수첩을 펼쳐 보여줬다. 열흘이 채 안되는 영화제를 위해 일년 내내 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덕에 부산영화제는 6년째 순항 중이다. 영화제의 막이 열리고 영화인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해운대의 밤이면, 어김없이 포장마차를 순례 중인 김동호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여섯번째 행사를 준비하면서, 전과 다른 감회가 있다면.
=올해는 재원 마련 문제나 뉴욕 테러 같은 악재들이 있었다. 하지만 칸, 베를린, 도쿄, 산 세바스챤 등의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부산을 찾는 해외 영화제 관련 게스트가 50명에 이르는 걸 보면서, 우리 영화제가 예년보다 참 많이 알려져 있구나, 실감했다.
-그런 걸 보면, 영화제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는 것 같다.
=거기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 아시아영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영화도 조명을 받고 있고, 화제작들을 자국 영화제에 유치하려는 시도
부산영화제 김동호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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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 마르 청년들의 리더격. 마르를 희생시키려는 에코반 수뇌부의 음모에 맞서 인공지능 델로스를 파괴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 에코반에 산 기억과 제이에 대한 추억이 있다.제이 에코반의 자위대 블루스카이의 대원. 에코반에 침입한 수하가 어린 날의 행복한 한때를 함께한 소년임을 알아본 뒤, 자신의 입장과 감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시몬 에코반의 자위대 블루스카이의 대장. 비교적 냉정을 잃지 않는 성격이지만 제이에 관해서만큼은 초연하지 못한다. 수하를 만나고 흔들리는 제이 때문에 갈등한다.감독 김문생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15년간 광고와 무대영상을 연출해온 베테랑. 클레이와 오브제, 미니어처,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과 같은 갖가지 기법 실험으로 ‘하벤’ ‘치토스’ ‘코카콜라’ 등 25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광고를 제작해왔다. <원더풀 데이즈>로 영화의 수렁(?)에 빠져들었으며, 다시 빠져나갈 생각은 없는 듯.프로듀서 황경선·이경학·김성용김문
등장인물과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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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유럽영화 전양준 프로그래머는 개막이 두렵다. 1회부터 프로그래머 노릇을 했으니 벌써 6번째.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아직도 자긍심보다 불안감이 앞선다. “6년쯤이야 유럽쪽 사람들이 보기엔 오래 한 것도 아니다. 자긍심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정상급 영화제로 도약해야 하는 부담이 더 크다.10회쯤 되면 즐길 기분이 들까?” 영화제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단체, 극장, 호텔 스폰서들과 부딪치면서 겪었던 일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려 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 테러 여파,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파이낸싱도 어려웠다고. 또 영화제 전용관이 없어 영화제 일정을 일반 극장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것도 힘들다. 추석대목을 피하기 위해 ‘추석 3주 전, 또는 추석 3주 후’로 일정을 맞추다 보니 “부산영화제가 국제영화제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듣는다고. 극장들이 멀티플렉스화된 것도 반갑잖은 변화. 영화제는 큰 영화, 작은 영화 고루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스크린
“<얄라 얄라> <쫓기는 자매>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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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의 산업적 발전상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김지석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가 밝히는 올해 행사의 특징은 지난해부터 놀랄만큼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영화 ‘산업’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점이다.영화자본이 탄탄해지고, 국가적 지원이 활발해지는 등 산업화의 단계를 밟고 있는 타이, 인도 등의 대표작을 통해 변화하는 아시아영화계의 흐름을 예감할 수 있다는 얘기. 1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폐막작 <수리요타이> 등 ‘블록버스터’급 작품과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들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작가영화가 줄어들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장르영화들이 각 섹션별로 고루 배치돼 그런 느낌을 갖는 것 같다”며, 예술영화를 옹호하는 부산영화제의 노선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은 타이영화특별전이다. “최근들어 타이영화가 왜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이 행사
“타이영화 붐, 직접 확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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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소망한다. 비를 뿌리거나 잔뜩 찌푸려 있던 하늘에 서서히 구름이 걷히는 틈새로 쏟아지는 햇살처럼, 청명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날을. 환경오염으로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서 사라진 아름다운 날들을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SF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는, 애니메이션의 ‘원더풀 데이’를 기다리는 이들의 바람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국산 장편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어보겠다는 ‘양철집’ 식구들의 한결같은 꿈 말이다. 인류의 유일한 터전으로 남은 남태평양의 시실섬, 인공 돔 안의 에코반과 그 외곽에 버려진 야성의 공간 마르의 대립 속에서 엇갈리는 젊은이들의 운명의 행방은 내년 여름이 돼야 알 수 있겠지만, 제작사 양철집을 찾아갔을 때 그들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는 있었다.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입구에 위치한 양철집은, 이름 그대로 은색으로 빛나는 양철로 된 집이다. 시내 한가운데보다는, 인공도시 에코
원더풀 디스토피아! 아름다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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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프로그래머 한상준“한국의 예술영화를 세계로”‘세계성’. 한국영화 프로그래밍을 맡은 한상준 프로그래머가 밝히는 이번 프로그래밍의 전체기조다. 해외영화제에서 인정받을 만한 작품을 가려내려 한 것이 주된 의도였다고. “영화제에서 선호되는 영화가 있다. 한국사회 안에서 가지는 사회성 보다는, 오피니언 메이커인 해외영화제 관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에 주목했다”며, “그러한 기본원칙은 장편 뿐만 아니라 단편, 다큐, 회고전까지 다 적용된다”고 그는 말했다.예를 들어 신상옥 회고전을 기획한 것은 신상옥 감독이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세계성 있는 감독 중 하나이기 때문이고, 장편의 경우 <라이방> <꽃섬> <고양이를 부탁해> 등 작가적 성향이 짙은 작품들에 무게중심을 둔 것은 “영화제적 가치가 살아있는 유럽영화제에서 영화를 산업적 산물보다는 개인예술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그는 “영화적인 영화”, 즉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 한국예
“큰영화 작은영화 모두 행복한 영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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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영스케줄 및 관객과의 대화, 게스트 방한 스케줄이 변경됐다. 8일 현재 상영취소된 작품은 이석훈 감독의 단편 <순간접착제>. 와이드앵글 한국 출품작의 경우 영문자막을 구비해야 한다는 출품규정을 지키지 못함이 최종확인되어 불가피하게 이 작품의 상영이 취소됐다고 7일 영화제 사무국은 발표했다.이로써 이번 부산영화제 상영작 수는 총 202편에서 201편으로 줄었다. <순간접착제>가 포함된 와이드앵글 한국단편:프로그래머의 시선2 관람권을 예매한 관객은 원할 경우 환불받을 수 있다. 한편, 11월10일 BEXCO에서 한차례만 상영될 예정이었던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15일 오후1시 부산극장 2관에서 한차례 더 상영된다.한편, 게스트들의 방문 취소로 인해 관객과의 대화가 다수 취소됐다. <유혹게임>의 자끄 드와이용 감독, <빵과 우유>의 얀 치트코비치 감독, <리자>의 피에르 그랑브라 감독, <쏜 데 마
극장 가기 전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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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 갓 사춘기에 접어든 말수 적은 소년. 아버지는 바다에서 돌아가셨고 횟집을 운영하는 어머니, 할머니와 살고 있다. 우연히 마리를 만나 잊지 못할 경험을 한다.마리 남우에게 찾아온 아름다운 환상 속 소녀. 하얀 털로 가득한 커다란 개 ‘큰 개’와 함께 남우 앞에 나타난 마리는 남우의 일상에 한 토막 아스라한 꿈을 심는다.준호 남우의 유일한 친구. 남우의 환상에 동참하게 되며 바닷가마을을 떠나 서울로 전학을 간다. 남우와 달리 밝고 장난스런 성격. 준호의 아버지 역시 뱃사람이다.감독 이성강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가. <넋> <우산> <연인> 등 많은 단편을 통해 철학적이고 감성적인 그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왔고, 한국인 최초로 그의 작품 <덤불 속의 재>가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1999년)에 진출했다. <마리이야기>는 그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850컷에 달하는 이 작품으로, 그는 새로운 실험을 선보이게 된다.제작사 씨즈
등장인물과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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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진씨가 부산영화제 개막 무대의 안주인으로 등극했다.
개막식 사회 경력이 벌써 올해로 3년. EBS <단편영화극장> 등 영화 관련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활동한 경력, 그리고 “너무 젊거나 발랄하지 않은” 성숙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일조한 듯.
방은진씨는 “부산영화제가 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가 부산영화제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식구들과도 허물없이 친해져서, 부산을 찾을 때마다 식사나 술을 함께 할 정도다. 그렇다고 ‘영화배우 방은진의 MC선언’으로 본다면, 그건 너무 섭섭한 일이다.
방은진씨는 이미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떨림>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연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어쩌면 내년 영화제에서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그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산이 사랑한 여인, 방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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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이 돌아왔다. 80년대 최고의 흥행사에서 90년대 고독한 작가주의 감독으로 선회했던 배창호 감독이 이제 먼 길을 돌아 다시 젊은 관객들과 만난다. 배창호 감독의 표현을 빌자면, <흑수선>은 ‘대형 벽화’인 셈이다. 그 사이 초상화(<러브스토리>)도 그려보고 풍경화(<정>)도 그려 봤으니, 이제 대형벽화를 그리고 싶다는 것. <흑수선>에 대한 배창호 감독의 각별한 사랑 이야기를 들어 봤다.부산영화제 예매 개시 직후에 매진돼 화제가 됐다. 감회가 새로울 텐데.- 기분 좋지만, 좀 우려가 된다. ‘재미’만을 추구한 영화는 아닌데, 관객이 그것만 기대하는 건 아닐까 해서.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운반수단을 통해서 조금 진지한 얘기를 전달하고자 했다.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것이 감독 개인에겐 어떤 의미인지.- 부산영화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그런만큼 국내외적인 관심이 쏠리는 자리라서, 영화의 위상에도 영향을
“피냄새가 아니라 사람냄새 나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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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꿈을 꿀 때가 있다. 맑은 물이 흐른다거나 유난히 깨끗한 숲에 들어간다거나, 혹은 거기서 ‘꿈에서나 만날 법한’ 아름다운 이를 만나는 꿈. 그런 기억 하나쯤 있다면 어른이 된 뒤의 빛 안 드는 지하철역도 그리 텁텁지만은 않을 것이다. <마리이야기>는 어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젠 어른이 된 한 남자(아이) ‘남우’의 그런 오래 전 꿈 이야기다. 서울 도심에서 시작해 작은 바닷가마을로, 소년의 환상세계로, 그리고 다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으로 돌아오는 <마리이야기>가 두어달 뒤면 세상에 나온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실체가 궁금해 작업실로 찾아가 미리 들여다보았다.소리없는 화면에서 번져온 싸한 감동“이렇게 열악한 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다니!” 누군가 <마리이야기> 작업실에 와서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지만, <마리이야기> 팀의 작업실은 <마리이야기>의 어떤 풍경을 닮은 듯한 옥수동
물고기새 타고 파스텔도원을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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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이야기> 내년 1월13일 개봉, <원더풀 데이즈> 내년 여름 개봉. 그런데, 벌써 영화게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다시 쓸, 최고작이 한해에 연거푸 나오리라는 섣부른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이처럼 색다른 질감의 이미지와 상상력의 국산 장편애니메이션을 만나기까지, 우리는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장편애니메이션 가운데 주목할 만한 시도가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외국 작품의 하청 위주로 창작 기획이 턱없이 부족한 제작환경과, 소비층이 얇고 시장규모가 협소한 국내 장편애니메이션의 척박한 토양에서, 이렇게 기존 애니메이션의 틀을 깨고 관객에게 구애를 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국내외를 막론하고 애니메이션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은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지만, <마리이야기>와 <원더풀 데이즈>가 빚어내는 이미지의 세계는 어딘가 낯
한국애니메이션의 신천지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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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신상옥 회고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7개월 전인 지난 4월의 일이었다.원래 이 회고전은 지난 해 제 5회 부산영화제를 위해서 기획되었지만, 몇 가지 사정에 의해‘춘향전 회고전'으로 변경되었었다. 나는 일단 이용관 전프로그래머에 의해 작년에 준비된 자료들을 토대로 준비를 시작했다.우선 지난 해 영상자료원 상영 시에 녹화한 테이프들로라도 가능한 한 신상옥 감독의 영화들을 많이 보는 것이 급선무였다. (깜박거림이 심해 영화를 보는 도중 종종 회의주의자로 변했다.)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내시> <로맨스 빠빠> <벙어리 삼룡이> <상록수> 등 전에 본 작품들도 다시 보았고, <어느 여대생의 고백> <동심초> <자매의 화원> <지옥화> <젊은 그들> <로맨스 그레이> <쌀> 등은 이번에 처음 보았다.신상옥, 최은희 부부
새로운 또 새로운… 발견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