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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는 그녀. 사연은 이렇다. ‘이미연 과로 입원’ 혹은 ‘이미연 열애-결혼설’. 아마도 연예인 동정을 빠짐없이 실어나르는 일간지들이 이미연을 주시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미연은 “기자들이 날 너무 좋아해서 그런다”고 건들건들 대답하다 말고, ‘하하하’ 호탕하게 웃어보인다. “<흑수선> 연기 일품이다, 뭐 이런 거 써주면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다시 함박꽃처럼 터지는 웃음. 진상이야 어떻든, 이런 추론은 가능하다. 그동안 영화도, 친교 활동도 어지간히 열심히 해온 모양이라고.
이미연을 만날 때마다 깨닫게 된다. 모름지기 스타란 우리가 먼 발치에서 가슴 떨려가며 훔쳐보는 존재이거늘, 이미연은 멋쩍은 눈길을 보내며 서성대는 이들에게 먼저 손짓을 보내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아주 드물게 ‘친화적인’ 배우라는 사실. ‘스타’는 하늘에 떠 있는 존재만이 아니라, 우리 곁에 발딛고 서서 기꺼이 ‘대변자’의 역할을 자
“나는 떳떳해요!” <흑수선>의 이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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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과 스승과 부모는 일체라. ‘두사부일체’는 조직 폭력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영동파 두목 계두식이 철저히 신봉하고 있는 좌우명. 계두식은 주먹이면 다 될 줄 알았던 조직세계에서 점점 학력에 주눅 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급기야 폭탄 선언을 한다. “얘들아 나 학교 간다!”조폭영화 붐이 이는 가운데 제작되고 있는 영화 <두사부일체>는 조직폭력 두목이 고등학교에 편입하면서 일어나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원주 한 나이트클럽에서의 촬영현장. 두목 계두식이 부하 상두와 대가리로부터 무식하다는 말을 듣고 분노하는 장면이다.“형님 요즘 인터넷 붐인 거 아십니까? 메일로 거래도 하고 이력서도 받고…. 혹시 다음카페라고 들어보셨습니까?”“그 카페 우리 구역에 있는 거냐?”계두식 역을 맡은 정준호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스탭들마저 웃음을 참지 못해 NG 연발. 여기에 정운택이 연기하는 부하 대가리는 한술 더 뜬다. 룸살롱 아가씨 면접장면에서 이메일 주소를 받아적던 직원에게 소
조폭, 짱이랑 맞장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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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6일로 다가온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영국 개봉이 스크린 수나 관객 동원 면에서 사상 최대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가디언 언리미티드>가 보도했다.
개봉을 2주 앞둔 11월 초 현재 UGC 극장 체인이 집계한 <해리 포터…>의 예매 기록은 이미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전체 예매기록을 따라잡았다.
배급사 워너는 이같은 초기 수요에 부응해 1천벌에 달하는 <해리 포터…>의 프린트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포터, 영국서 사상 최대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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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5편 만들겠다”<신주쿠 벚꽃 판타지> 제작준비하는 이마무라 쇼헤이“앞으로 5년간 5편을 만들 생각이다.” 일흔넘은 감독이 했다고 믿기 어려운 말이다. <우나기>로 2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도 매년 칸영화제를 긴장시키는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가 차기작 <신주쿠 벚꽃 판타지>의 제작준비차 부산을 방문했다.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주쿠 벚꽃 판타지>를 구상한 계기나 다큐멘터리에서 판타지로 스타일이 변한 이유 등 심각한 질문에 다소 힘겹게 한두마디 답변만 하면서도 앞으로 만들 영화에 관해 자신감을 표하는 이마무라는 어쩌면 힘을 아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든 에너지를 영화연출에 쏟기도 버거운 나이,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촬영현장에 여력을 다하려는 듯하다.2차세계대전기간 신주쿠의 유곽에 있던 여자들을 그릴 <신주쿠 벚꽃 판타지>는 벚꽃이 만개하는 내년 4월 촬영에 들어가 사계를 담은 뒤 완성될 예정. 제작비 6억엔을 예상하고 있으며
[피플]<신주쿠 벚꽃 판타지> 제작준비하는 이마무라 쇼헤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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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물들이 안 싸우죠?”“싸우는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닌가요.”“끈에 매달린 배가 무슨 의미죠?”“배는 그냥 배에요. 말하면 의미가 사라집니다.” 관객 간의 대화? 아니다. 부드러운 표면 아래 칼부딪는 소리가 챙챙거리는 관습과의 싸움, 관습적인 관객과의 싸움이었다.송일곤 감독은 “나는 새로운 세대다. 아버지성으로 점철돼온 리얼리즘 계보에서 벗어나겠다. <꽃섬>은 어머니성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라고 역설했다. 아마도 그가 택한 건 정면승부인 듯했다.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떠나는 세 여인의 이야기 <꽃섬>을 ‘낯설어’하는 관객에게, 그는 시종일관 “그렇다, 이것은 낯선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김혜나, 임유진 등 배우와 음악감독, 미술감독, 프로듀서까지, 스탭들이 대거 참여한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꽃섬> 팀의 돈독한 팀웍을 과시하기 충분했다. 라이브콘서트에서 기타에 누구! 드럼에 누구! 하면 신나게 솔로연
[포럼] <꽃섬> 송일곤 감독,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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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영국영화 <톰과 제시카>는 야생적이고 강렬하면서도 진한 슬픔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성폭력으로 상처입은 어린 소년 소녀의 도피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사랑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종교와 관련된 장면이 꽤 많다는 한 관객의 코멘트에 돔 로스로우 감독은 “유럽에서 성폭행은 큰 문제인데, 가톨릭이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해서 문제가 더 심해졌다.”면서 종교를 비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성폭행 당한 주인공들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가시관을 쓰고 자학하는 장면도 예수가 십자가에서 피흘리는 가톨릭에서 비롯된 상상력. 또, “톰이 죽은 것은 제시카를 자기에게서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며, 그런 희생을 한다는 점에서 톰은 예수와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장면을 전환할 때 화이트 아웃을 쓴 의도도 명쾌하다.“처음엔 블랙아웃을 썼는데, 속도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게 되는
[포럼]관객과의 대화 : <톰가 제시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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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말, 대만 영화는 이란 영화와 함께 눈부신 미학적 신세계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 허우샤오시엔이 있었다. 민족의 상처를 성장의 통증에 실어보냈던 초창기를 지나 엄격한 형식미로 시간과 존재의 문제를 탐구해온 그의 필모그래피는 20세기 영화미학의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성취다.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한국을 첫방문한 이 쉰살의 거장은 신작 <밀레니엄 맘보>에서 이제 동시대 대만 젊은이들의 생활에 카메라를 갖다대고 있다. “이건 10년동안 만들어질 3부작의 미완성 서장”이라고 그는 말했다.<밀레니엄 맘보>는 대만 젊은이들을 그린 3부작 중의 첫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3부작 구상의 동기가 궁금하다.타이페이에 살고 있으면서도 타이페이를 잘 모르고 살았다. 나를 먼저 자극한 건 스트레스가 많기로 이름난 일본인들이었다. 내가 아는 30대 일본인 한사람이 투신자살을 했다. 성실하고 착한 전형적인 일본 직장인이었는데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마음을 털어놓
“마약을 해보니까, 젊은이들과 대화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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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가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개봉 성적을 거두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11월2일 미국 3237개 극장에서 개봉한 <몬스터 주식회사>가 주말 3일 동안 거둬들인 수익은 약 6350만달러. 지난 여름 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거둔 드림웍스의 <슈렉>의 4230만달러는 물론, 99년 57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애니메이션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던 <토이 스토리2>의 개봉 성적을 능가하는 수치다. 이는 역대 11월 개봉작 중에서도 최고 기록이며 실사영화까지 통틀어 6번째다.<몬스터 주식회사>는 <토이 스토리> 이후 공조체제를 유지해온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디즈니가 4번째로 선보이는 장편애니메이션. 아이들의 비명을 채집하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소재로 한 3D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설리와 외눈박이 괴물인 친구 마이크가 라이벌인 랜달과 사장의 음모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괴물 주식회사, 디즈니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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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전 11월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불꽃이 된 전태일을 상상하면, 홍경인(25·사진)의 모습이 겹쳐진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95년)에서 홍경인의 몸을 입은 전태일은 뒤틀린 세상을 향한 절규를 다시한번 토해냈다.전태일 분신 31주기를 맞아 홍씨에게 감회를 물었다. 그는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에게 “죄송하다”는 말부터 했다. 영화 찍는 내내 아들처럼 대해주었는데 찾아뵙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다. 그는 전태일을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평범한' 20대 청년이었고, 현실을 바꾸려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한동안 그는 전태일로 기억되었기에 그 굴레가 무척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행동도 부자연스러웠고, 솔직히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문화방송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선택했다. 누구에게나 잘 빌붙는 웃음연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해 얼마전 개봉한 코믹영화 <달마야 놀자>에서도 마음 여린 조직
`전태일`의 무거움 `시트콤`의 가벼움 - 홍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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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테러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벌써 2002년 여름 흥행전 전략과 스케줄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내년 여름 개봉날짜를 일찌감치 받아놓은 영화는 26편. 지난해 이맘때 2001년 여름 개봉일을 확정한 23편을 웃도는 숫자다. 내년 여름 개봉작들은 편수와 예산에서 예년 규모를 능가할 것이라는 것이 <버라이어티>의 예상.스튜디오들이 작가, 배우조합의 파업에 대비해 올해 봄 프로덕션에 박차를 가한데다가, 테러의 파장으로 올해 개봉을 포기한 액션 갱스터영화들이 겨울과 내년 봄, 여름까지 스케줄이 밀리면서 2002년 할리우드 여름 달력은 더욱 빽빽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봄으로 연기된 톰 행크스 주연 샘 멘데스 감독의 <지옥으로 가는 길>, 올 크리스마스에서 내년 여름으로 밀린 마틴 스코시즈의 <갱 오브 뉴욕>은 200
2002 여름 영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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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극장 개봉한 태국영화는 단 한편이다. 지난 추석때 말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부살인업자 청년의 암울한 삶을 현란한 스타일로 그린 <방콕 데인저러스>가 국내 관객을 만난 게 처음이다. 그만큼 태국영화는 낯설다.그러나 최근 들어 태국영화는 여러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도 태국영화의 급부상과 관련해 <타이영화의 힘: 뉴 타이영화와의 근접조우>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잔다라> <방라잔> 등 7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책자발간과 세미나 등 행사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태국영화를 조명하고 있다.폐막작으로 16세기 중반 미얀마의 침공에 맞서 싸운 수리요타이 왕비의 일대기를 그린 스펙타클 시대물 <수리요타이>를 선정하기도 했다. “도대체 태국영화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국제무대에서 태국영화를 대표하는 논지 니미부트르,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과 손을 잡고
“타이영화엔 지금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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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아시아영화 프리마켓인 부산프로모션플랜(이하 PPP)이 12일 코모도호텔 2층에서 네번째 막을 열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영화의 대약진을 반영하듯, 아침 일찍부터 각국에서 찾아온 500여명의 게스트들은 행사장을 누비며 출품작 관계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19개의 프로젝트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는 공간인 미팅룸의 예약률도 100%를 기록했다. 총 700여건의 미팅 신청이 들어왔지만, 공간 문제로 300여건은 취소했을 정도. 때문에 미팅은 게스트라운지와 로비 커피숍, 심지어 오프닝 파티 자리로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 한국 감독들과 시에동, 대니팡 등의 프로젝트가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PPP쪽은 전한다.프로젝트를 출품한 감독들과 투자, 제작사들이 이번 PPP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활>이라는 ‘차차기작’을 내놓은 김기덕 감독은 “모두 19번의 미팅이 잡혀있는데, 쇼치쿠, 니카쓰, 콜럼비아 등 세계적인 배급사가 많다. 차기작인 <해안선>에 관한
PPP 막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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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의 아트하우스 뮤직홀에서 상영중인 이란영화 <숨겨진 반쪽>(The Hidden Half)은 평소 페미니스트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타흐미네 밀라니 감독의 작품이다. 40살을 눈앞에 둔 여자주인공이 정치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여인의 재판을 위해 출장을 떠나는 남편의 옷가방에 넣은 편지 속에서 80년대 정치적 혼란기를 지나왔던 자신의 지난일을 회상하면서 사형수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것을 탄원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영화는 78년 회교혁명 직후 79학번으로 테헤란대학에 입학한 주인공이 마오이스트로 정치 운동에 깊숙이 개입하지만 한편으로 중년의 자유분방한 문학가와 사랑에 빠지며 결국 혁명정부가 자신의 이념을 실현해주지 못했다는 실존적 고민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비슷한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후일담형식의 작품이다.이 영화는 지금 미국 독립영화계의 주목의 대상이 됐다. 감독 밀라니가 영화 속의 반혁명적인 내용 때문에 이란 회교 법정에 의해 8월 체포된 상태이
밀라니 감독에게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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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홍콩, 태국이 함께 하는 아시아 옴니버스 프로젝트 의 제작발표회가 12일 오후 코모도 호텔 충무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국편을 제작하는 영화사 봄, 홍콩편을 제작하는 어플로즈픽쳐스, 태국편을 제작하는 시네마시아 관계자들을 비롯, 각국의 대표 선수들인 김지운, 진가신,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이 패널로 참석했고, 이 작품의 전세계 세일즈를 맡은 폴티시모의 바우터 바렌드레히트 대표가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미스테리 옴니버스 영화 는 3개국의 자본과 인력과 시스템을 공유해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해내는 새로운 시도. 30분 분량의 에피소드 셋으로 구성되는데, 기획은 함께, 촬영을 따로, 후반작업은 분업한다. 총 제작비 250만 달러 규모로, 국가별로 각기 다른 투자자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하게 된다. 어플로즈픽쳐스의 대표이기도 한 진가신 감독은 “1년반 전쯤 기획한 것으로, 국내시장을 확대해 아시아 지역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라고 의기투합의 계기를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 공존하는
아시아 옴니버스 프로젝트 제작발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