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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극장가를 탄탄한 허벅지 근육으로 달구었던 <툼레이더>의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의 주요 촬영지였던 캄보디아를 다시 방문했다. 배우이자 감독인 남편 빌리 밥 손튼과 동행한 이번 1주일간의 방문은 유엔 난민협회의 친선대사 자격으로 이루어진 것. “나는 이 나라를 너무 사랑해요.” 지난해 촬영 동안 앙코르와트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졸리는 “우리는 캄보디아의 전통과 문화를 보호하고 이 나라의 자체적 재건의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라며 자신의 ‘캄보디아’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안젤리나 졸리, 캄보디아 재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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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한국어 더빙판 해리 포터 역을 ‘복성군’ 오승윤군이 맡았다.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경빈 못지않은 권력욕을 불태우고 있는 복성군 역으로 출연중인 오승윤군은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토이스토리>의 앤디, <타잔>의 타잔, <아이언 자이언트>의 호가스 등을 더빙했던 베테랑 성우. 이외에도 해리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만난 친구 ‘헤르미온느’ 역에 이선영양이, ‘론 위즐리’ 역에 뮤지컬 <하드락 카페>의 아역으로 열연했던 김성은군이 각각 목소리 출연을 맡았다.
어마마마! 제가 바로 해리 포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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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끄고 돌아오겠습니다! <리메라 메>에서 홍일점 소방관 역으로 눈길을 끌었던 김규리가 오는 11월17일 <리베라 메>의 일본 개봉을 앞두고 일본 마르노치 소방서의 일일 소방서장으로 임명받았다. 도쿄 중심가인 긴자에 자리한 마루노치 프타제르 극장에서 지난 11월6일 진행된 이 행사는 영화상영중 화재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설정해 옥상에서 미처 피난을 못해 남아 있는 마지막 1명을 구하는 것으로, 소방대원들은 김규리 소방서장의 지휘하에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출하는 40여분간의 모의훈련을 가졌다.
불이 났스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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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이 부산행 기차를 탄 건 부산국제영화제를 가기 위함이 아니다. 바로 400원짜리 일회용 라이터 때문. 라이터를 둘러싼 쫓고 쫓기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 김승우가 캐스팅되었다. 이미 ‘폼에 살고 폼에 죽는’ 건달보스 철곤 역에 차승원의 출연을 알렸던 <라이터를 켜라>는 노총각 백수 허봉구 역으로 현재 <예스터데이>의 막바지 촬영중인 김승우를 합류시켰다. 착하고 순해서 늘 바보취급당하기 일쑤인 허봉구는 부모님 주머니에서 훔친 돈으로 산 ‘금쪽 같은’ 라이터를 서울역 화장실에서 잃어버리고, 우연히 그 라이터를 손에 넣은 철곤파를 따라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선물> 등을 섰던 박정우가 시나리오를 쓰고 <박봉곤 가출사건>의 시나리오 작가 장항준이 감독으로 첫 메가폰을 잡은 <라이터를 켜라>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 주요역을 중심으
라이터를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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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와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음악 조율사 히사이시 조가 지난 11월8일 한국 공연을 다녀갔다. 히사이시 조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부터 <브라더>까지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음악 대부분을 맡아온 일본의 영화음악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과 오케스트레이션, 전자악기와 민속악기를 자유롭게 활용한 리듬 파트 등 클래식과 팝,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을 넘나드는 그의 음악은 동화 같은 판타지와 비정한 현실의 풍경을 감성적으로 끌어안으며 많은 관객의 귀를 사로잡아왔다. 예전부터 한국 공연 제의를 받았다는 그는, 지난 10월 말부터 ‘히사이시 조 슈퍼 오케스트라 나이트’란 제목으로 일본 순회공연을 시작하면서 서울 순서를 따로 마련해 한국을 찾았다.국내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히사이시 조는 일본 국
스크린 속 그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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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상(28)은 웃음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거절할 때나 승낙할 때나 웃음이 먼저다. 그의 말마따나 호텔 지배인이나 식당 주인을 했어도 썩 잘 어울릴 얼굴이다. 정작 본인은 그런 성미 덕분에 일거리를 등에 짊어지고 산다고 엄살이지만, 상대는 그의 웃음 덕분에 참 편안하다. 그가 영화제를 지킨 게 올해로 삼년째. 들고 나는 스탭이 많은 영화제 현장에서 3년차면 중견 아니 노장급이다. 4회와 5회 영화제에서 그는 홍보팀 사람이었다. 기자와 게스트 사이를 오가며 인터뷰 스케줄을 잡는 것이 그의 일. 그런 그가 돌연 홍보팀을 그만둔다고 했을 땐 기자들한테 너무 시달린 탓이라 여겨져 얼마간의 죄책감마저 들기도 했다.하지만 그의 피신처는 다시 영화제 사무국이었다. 한때 인터넷 벤처회사에서 웹PD로 활약할 정도로 유능한 웹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가 부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piff.org)를 책임지고 나선 것. 그래서일까. 지난해와 비교하면, 디자인과 내용면에서 모두 괄목할 만큼 알차졌다
사이버의 바다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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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아시아에서 여성 영화인력의 숫자는 가파른 상승세에 있다. 한국의 경우 제작자는 이미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았고, 감독은 특히 올해의 활약이 눈부시다. 여타 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성 영화인들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며 각 분야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타이의 경우 여성 영화인력은 그동안 편집등과 같은 일부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었지만, 듀앙카몬 림차로엔처럼 타이영화산업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여성제작자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로저 코먼 문하에서, 그리고 홍콩영화인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제작자의 역할을 배웠고, 지금은 ‘시네마시아’라는 독립영화사를 차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그녀는 타이에서 본격적인 독립영화제작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제작자와 감독의 역할마저도 혼재되어 있던 영화제작 시스템을 근대화시키는데에 앞장서고 있다. 논지 니미부트르나 펜엑 라타나루앙, 옥사이드 팡 등과 같은 타이 뉴웨이브의 리더들의 등장에는 듀앙카몬의
[특집]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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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현대 대만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우울한 초상을 그린 <밀레니엄 맘보>가 상영되는 동안 객석은 기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진지했다. 그 분위기는 관객과의 대화로 그대로 이어졌고, 너무나 진지하게 대화가 오가자 진행자가 “철학자의 강의를 듣는 분위기”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허우샤오시엔 감독은 10년에 걸쳐 현대 타이페이를 담아낸 3부작을 찍을 것이며, <밀레니엄 맘보>는 그 1부라고 말머리에 밝혔다. 영화를 찍을 때 무엇을 중시하느냐는 질문에 “영화를 창조하는 것은 관객을 거절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진짜 영화를 만들려면 흥행성적, 관객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영화관을 피력했다.<밀레니엄 맘보>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찍지 않고 물흐르듯 찍은 영화다. “그냥 배우들을 시추에이션에 몰아넣고 몰입하게 했다. 연기가 마음에 안 들어도 그 자리에서 컷을 부르지 않았고, 신이 마음에 안 들어도 그 다음 행동을 계속 찍었다.” 전작들
[포럼]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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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절간에서 벌어진 난데없는 ‘369게임’. 숨막히는 긴장 속에 숫자의 행진이 이어지고, 시간이 갈수록 정적 속에 박수만 목탁소리처럼 오고간다. 머리와 육체가 혼미해진 틈을 타 슬쩍 실수를 넘기려던 ‘조폭편’. 그때 게임을 지켜만 보던 한 스님이 외치는 비명 같은 한마디, “그만!!!” 게임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인 단서 제시를 위해 3년간의 긴 묵언수행을 과감히 깨버린 이 스님 ‘명천’은 그날 이후 세상없는 수다쟁이로 돌변한다. ‘왕구라’의 쉬지 않는 ‘구라’에도 모든 대답을 합장으로 대신하던 조용했던 그가, “속세에 있을 때 제 연애 얘기 들어보실랍니까…” 하는 지점에 이르면 관객은 ‘저 사람이 누구야?’ 하는 의문을 품게 되리라.
71년생, 올해 31살의 부산 출신 배우 류승수. 아직 낯선 이름과 얼굴의 그가 충무로를 어슬렁거린 지도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미술관 옆 동물원>의 오프닝 결혼식장면에서 신랑으로, <세이예스>에서 살인마 박중훈에게
“이제야 말문이 터졌습니다”, <달마야 놀자>의 류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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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외국의 관객 모두에게 외면받을까 걱정됩니다” 장선우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부산을 찾은 토니 레인즈는 긴장된 모습이었다. 영국의 저명한 아시아 영화 평론가이며, 밴쿠버 및 런던 국제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부산영화제 자문위원인 토니 레인즈는, 이미 중·고 시절부터 단편을 찍었고, 대학 졸업 후 TV 방송 경력도 있는 베테랑이지만, 우리나라에 작품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그래서인지 관객과의 대화는 ‘외도의 이유’를 묻는 해프닝으로 시작됐다. 이에 그는, “평론을 쓰면서 카메라를 놓긴 했지만, 투자자만 있다면 앞으로도 지면과 화면 위의 글쓰기를 병행하고 싶다”고 답했다.장선우 감독과는 10년 이상 지기로, 그의 영화적 행보가 다른 감독과 차별점을 가진다고 생각했던 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밝힌 그는, “왜 장선우인가”라는 질문에는 “독특하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권위와 관습을 부정해 온 장감독의 다면적 모습에 대한 서술이야말로 한국 영화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주석이
[포럼]<장선우 변주곡> 감독 토니 레인즈,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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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이와이 순지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화면은 감각이고 명징하며 카메라의 시선은 ‘아이’의 시선으로 대체되고, 영화음악은 이야기의 매듭을 풀고 다시 조여든다. ‘순정만화파’ 감독이라 칭해지는 이와이 감독이 과연 원조교제와 이지메, 아이의 살인극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진짜 제목은 <소년들의 모든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어디선가 <릴리…>를 감독 ‘유작’으로 하고싶단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대표작이라면 아무래도 <러브 레터>일거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만약 내가 재미없는 영화를 찍다가 죽어버리면 그게 유작이 될테니까. 차라리 <릴리…>가 유작이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거다.
-초기작부터 현재까지 독특한 ‘청춘’영화를 많이 만든 편인데.
=내가 아직 어린 탓이겠지. 어른이 되질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무엇이던 사물을 볼 때 객관적이고 중간적 위치에서
[인터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감독 이와이 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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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음모> 감독 장밍 장밍 감독은 중국 감독으로선 드물게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외딴 섬에 놀러가서 겪는 하룻밤의 일을 그린 <주말음모>는 미스테리 스릴러의 분위기를 지닌 기묘한 드라마다. 장밍은 “나는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가 허가해주지 않아 유사 공포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데뷔작 <무산의 비구름>은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았고, <주말음모>는 지난해 PPP프로젝트의 하나.<주말음모>는 중국영화로선 보기 드문 미스테리 스릴러다.데뷔작 때부터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했지만, 당국의 검열 때문에 실패했다. 이번에 두번째 시도를 한 건데 역시 공포영화적 요소가 많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한국도 한때 검열이 심했지만, 공포영화를 규제하진 않았다. 중국 정부의 태도는 이해가 안된다.아주 간단하다. 법적이 규제가 있는 건 아니다. 공포라는 요소
[인터뷰]<주말음모> 감독 장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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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한 사내가 있다. 폭력과 강간미수의 전력이 있는 전과자다. 이번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뒤 2년6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사회로 나왔다. 어느날 사고 피해자의 집에 찾아간 사내는 보기에도 흉한 중증 뇌성마비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 피해자의 딸이며 누구도 돌봐주지 않는 지푸라기 인형처럼 살아가고 있다. 기적처럼 아주 서서히 둘의 로맨스가 싹트지만, 이런 기적을 좋아하지 않는 주변사람들이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이창동 감독의 신작 <오아시스>는 대강 이런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은 일찌감치 “다음 작품은 멜로를 하겠다”고 말해왔다. <박하사탕>의 무거움을 벗고 휴식 같은 소품을 하려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는 이렇게 누구도 손대고 싶어하지 않을 추한 인간들의 로맨스를 시나리오로 만들었다. 이창동 감독은 결국 쉽게 가지 않거나 가지 못한다. 주연은 <박하사탕>에서 사람들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 첫사랑의 연
“가슴 터지는 멜로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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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이런 눈빛이 있었던가. 에든버러 뒷골목길을 한없이 질주하던 <트레인스포팅>의 냉소적이고 쿨한 마크 랜튼이, 돈가방을 위해 친구를 살해하는 <쉘로우 그레이브>의 여피 알렉스가, 마스카라 흘러내린 검은눈과 타이트한 가죽바지의 ‘치명적 유혹’으로 글렘록 스타를 사랑의 절망 속에 좌초시킨 <벨벳 골드마인>의 커트 와일드가, “무엇이 온다 해도, 나 죽는 날까지 당신만을 사랑하겠소”() 같은 닭살스런 연가(戀歌)를 능청스럽게 부르게 될 거라고, 질투와 갈망에 휩싸여 연인의 가슴에 화대를 던지며 그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안달난 맹목적 사랑의 노예가 될 거라고 어디 한번 상상하기나 했던가.
언제나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이완 맥그리거는 갈망의 대상이었지 주체가 아니었다. 사랑을 조롱했지 사랑에 허우적대지 않았으며 격정의 순간에서도 가장 냉담해질수 있는, 오히려 그가 ‘창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물랑루즈>가 전하는 그의 매력은 다르
쿨가이, 사랑의 노예가 되다, <물랑루즈>의 이완 맥그리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