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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안경에 왜소한 체구, 계단 밑 벽장에서 지내온 외토리 소년 해리. 11살 생일이 다가오지만, 부모를 잃고 페투아니아 이모 부부와 심술맞은 사촌 더들리에게 구박당하며 살아온 해리에게는 별다른 기대가 없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 생일이 되는 순간, 선물처럼 상상치 못한 세계로의 초대장이 날아든다. 거인 해그리드가, 마법사라는 해리의 정체와 함께 전설적인 마법학교 호그와트에 초대된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벽장의 음지에서 빠져나와 호그와트 특급에 올라탄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상상이 현실로 펼쳐지는 마법의 세계. 빗자루를 타고 나는 것은 기본. 변신술, 약초와 마술지팡이 이용법 등 갖가지 마법과 신비의 동물들이 실존하는 판타지 세상이다. 이곳에는 전설적인 ‘마법사의 돌’을 노리는 마왕의 음모 또한 도사리고 있다. 마법 수업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인 해리는, 친구들과 함께 마법사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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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링의 모든 코너에서 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20세기의 전사다. 열정적으로 산 사람의 일대기가 그렇듯 알리의 생애에는 시대의 갈등이 그대로 들어 있다. 눈부신 권투 재능과 날카로운 위트, 굽힐 줄 모르는 분노와 강인한 인간만이 갖는 내적인 품위로 현대 미국사에 진한 자취를 남긴 이 거인의 장도(長途)를 어떻게 하면 한 편의 극영화 안에 요약할 수 있을까. 이 육중한 과제를 받아 안은 것은 <히트> <인사이더> 등 전작을 통해 유려하고도 역동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을 공인받은 마이클 만 감독과 슈퍼 헤비급 챔피언이 되기 위해 육체를 ‘리모델링’하다시피한 윌 스미스. “한 인간의 삶에는 나머지 전체를 함축하는 모멘트가 있다. 일단 그것을 발견하면 이야기는 강력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마이클 만 감독은, 알리 개인사의 뇌관을 이슬람 개종, 징병 거부, 결혼, 챔피언 벨트를 따고 잃고 다시 되찾는 사건이 있었던 1964년부터 1974년까지의 1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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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스카이
오픈 유어 아이즈!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길을 잃고서 추락을 택했던 세자르가 뉴욕에 떨어졌다. <바닐라 스카이>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1997)를 리메이크한 작품. 매끈한 외모에 재력을 지닌데다 천하의 바람둥이인 데이비드 에임스(톰 크루즈)는 원작에서 세자르가 당했던 고통 역시 그대로 물려받는다. 자신의 단짝친구의 애인인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에게 한눈에 반하지만, 이튿날 하룻밤 상대였던 줄리(카메론 디아즈)의 복수극에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는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이나, 어렵사리 소피아로부터 사랑 고백을 끌어내지만 이후 자신도 알 수 없는 극한적인 분열증세에 시달리는 것까지 닮았다. 직접 판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톰 크루즈는 <클럽 싱글즈><제리 맥과이어>의 카메론 크로에게 메가폰을 맡겼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관객을 악몽의 크레바스 속으로 내몰았던 아메나바르보다는 강도가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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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의 사랑이 고개를 드는 장소는 별이 쏟아지는 강변이나 휘황한 스카이라운지, 외딴 섬같은 ‘위대한’ 로맨스의 공간이 아닌 변두리의 버스 정류장이다. 많은 사람이 심상한 얼굴로 오가는 그곳에서, 사는 이유를 묻는 일조차 경멸하기 시작한 32살의 학원강사 재섭과 일탈과 자해를 통해 세상을 냉소하는 17살의 여고생 소희가 서로를 알아본다. 재섭은 학원에서 시선을 끌던 소희가 중년남자와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 뒤 소녀의 복잡한 속내를 짐작하고, 집이 같은 동네인 두 사람은 어느날부터 ‘친구처럼’ 대화하기 시작한다. <반칙왕> <조용한 가족>의 프로듀서였던 이미연 감독의 데뷔작인 <버스, 정류장>의 시나리오는, 사랑을 절대적인 보물로 정해놓고 그것을 둘러싼 밀고 당김을 보여주는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사랑과 엇비슷한 형태로 느리게 덩어리져가는 감정의 행로를 따라가는 멜로드라마를 예고한다. <접속> <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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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온기를 구한다면 적당한 영화들이 있다. <줄리엣을 위하여>는 임신중에 암 선고를 받은 여주인공과 가족의 이야기. 익숙한 소재지만 다큐멘터리 출신 감독 솔베이 안스파흐의 침착한 시선이 예기치 못한 담담한 감동과 성찰을 끌어낸다. <작별>은 자매애 이상의 자매애를 통해 일상의 일부로만 여겨지는 가족관계의 운명성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서로를 의지하던 자매가 동생이 사랑에 빠지면서 새로운 비극에 빠진다. <뷰티풀 데이즈>(가제)는 <인생은 아름다워>에 미소지은 관객의 감성을 노크하는 휴먼코미디. 나치가 주둔한 체코 시골마을의 순박한 사람들 사이에 피어나는 웃음과 사랑을 그린다. <댄싱 앳 더 블루 이구아나>는 옷을 벗어도 드러나지 않는 스트리퍼 다섯명의 진실을 일주일간의 생활기록을 통해 들춰보는 드라마. 위로는 때로 사람 이외의 존재에서 온다. 일본영화 <하치 이야기>는 17개월을 함께한 주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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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지금쯤 원작소설의 광팬들은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개봉을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심경으로 가슴을 졸이고 있을 것이다. 반세기 동안 ‘스테디’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판타지소설 <반지의 제왕>의 영화판은 그러나, 원작의 명성에 누가 되진 않을 듯하다. 그것은 <천상의 피조물들> <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로 알려진, 판타지 호러 장르의 재간꾼 피터 잭슨의 이름에서 배어나는 미더움 때문. 피터 잭슨은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뉴질랜드의 숲 속에 시공을 탈색시킨 중간세계(Middle Earth)를 짓고, 2년 넘도록 두문불출하며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만들어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절대반지’의 내력을 소개하고, 원정대가 구성돼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따라잡는다. 엘프족과 난장이족, 그리고 인간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먼 옛날, 악의 힘에 동화된 신 사우론이 만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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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찬 바람을 부탁해!
혼곤히 잠든 거인의 꿈처럼 길고 황량한 계절 겨울. 그 거대한 꿈 안에서 다시 꿈꾸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극장이라는 동굴이 있고 영화가 있다.
12월7일부터 2002년 2월 말까지 극장으로 나설 채비를 차리고 있는 영화는 한국영화 16편을 포함해 줄잡아 70편을 웃돈다. 외화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며 흥행을 주도할 ‘빅3’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세편. 20세기 판타지문학의 양대 베스트셀러를 최신 특수효과 기술에 힘입어 스크린에 옮겨놓은 <반지의 제왕>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3주 간격으로 주술의 효험을 겨루고,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가 행복해지고픈 크리스마스 주간 관객을 유혹한다. 자기 영역을 굳힌 중견감독의 현재를 알려줄 신작도 즐비하다. 마이클 만의 <알리>,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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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애니메이션만 기억하면 어쩌지"‘다르르르르르….’ 프라모델 비행기 한대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간다. 어수선한 오후의 소음 속을 부유하던 비행기가 우리를 인도하는 골목은 낯익은 듯 새로운 세계다. 수채화 붓을 통해 불러낸 유년의 공간. 트램펄린을 반동삼아 구름을 잡을 듯 뛰는 아이들, 담배를 문 입에 미소를 머금은 채 구경하는 중년아저씨, 번개가면을 서로 뺏으려 자전거 위에서 장난치는 동네 녀석들. 그 한가로운 골목풍경 속으로 쭈뼛쭈뼛 걸어들어오던 노란모자 소년. 악동들의 눈을 피해 다른 골목으로 돌아가던 소년은 결국 그들의 눈에 띄어 모자를 뺏긴다. 하늘로 휙, 날아가는 노란 모자. 모자는 대문 넘어 뻗어나온 어느 집 나무 위에 걸리고, 키가 닿지 않는 소년은 한아름 짱돌을 던져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때 소년 곁을 배회하던 강아지의 코 위로, 투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이들의 발걸음은 잠시 나무 아래 계단에 머문다.날렵하게 달려가는 셀 애니메이션의 매끄러운 질감도, 머리카락의
<와니와 준하> 애니메이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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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원안을 냈다는데, 벽장 속의 괴물은 어떻게 구상한 이야기인가.피트 닥터(이하 피트) 래세터와 <토이 스토리>를 만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도 내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었지’ 하고 공감하는 게 좋았다. 그처럼 모두가 공유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난 어릴 때 벽장 속에 괴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아이들은 그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세계 어느 곳, 어느 문화에서나 보편적이다. 그래서 벽장 문을 지나면 아이들을 겁주는 몬스터들의 회사가 있고, 거기도 경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거의 5년이 걸렸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한 작품에 매달리게 하는 힘이 뭔가.존 래세터(이하 래세터) 우리는 미쳤으니까.(웃음) 애니메이션은 아마 가장 노동집약적인 예술 형식일 것이다. 또 내가 좋아하는 점이지만, 아주 협동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 개발 때문이다. 우리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참 어려
“벽장 속 괴물, 모든 유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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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미국 땅에서 제 나름의 분위기를 지닌 도시가 어디 한둘이랴마는, 샌프란시스코는 유난히 독특한 정취를 품고 있다. 멋스런 유럽풍 집들의 이국적인 느낌이 그렇고, 가파른 고개를 꾸준히 기어오르는 전차가 그렇다. 아니 굽이굽이 언덕을 따라 자리잡은 도시 자체가 그렇다. 차가 없으면 꼼짝없이 발이 묶이는 LA는 물론, 비교적 전철과 택시가 발달한 뉴욕 등 여느 도시보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는 것도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한때 히피들의 터전이었다는 헤이트 애시베리에는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이나 그레이트풀 데드 같은 히피문화의 상징이 새겨진 티셔츠가 심심찮게 보이고, 게이들의 거리라는 카스트로의 카페에는 다정하게 마주앉은 동성연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시내 중심가에서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반전시위나 살 집을 요구하는 홈리스들의 시위에 100여명이 몰리는가 하면, 킹 크림슨 같은 60년대산 노장들의 공연에 아직도 수백명이 줄지어 선다. 사랑과 자유의 이상
<몬스터 주식회사>와 픽사 스튜디오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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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판매에 절대 반대하는 사람들도 중국에서 처형된 신 아무개의 일에는 분노하거나 한탄한다. 국가가 재외국민의 인권을 그토록 방치할 수 있느냐는 질책이 쏟아져 나온다. 필로폰 사용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최근의 황수정 사건을 다루는 방식을 한번 생각해볼 법 하다.브라운관의 ‘청순가련’ ‘요조숙녀’가, 더구나 한사람의 ‘공인’이 이럴 수 있느냐는 도덕적 비난 앞에 그는 노출돼 있다. 공인이라면 공직에 있는 사람, 또는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분명 공직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의 텔레비전 드라마 출연은 공적인 일인가. 그의 연기활동은 그 드라마와 함께 대중예술의 영역으로 분류해놓아야 할 것이고, 연기라는 행위는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공적인 일이라 부르기는 어렵다.그러면 왜 그는 필로폰을 함께 마신 이보다 이목을 끄는가.(너무 답이 뻔해서 질문이랄 수도 없다.) 유명인이니까. 기업들이 상품을 팔기위해 그들의 유명함을 거액의 광고모델료를 내고 사듯이, 언론은 상품 그 자체
우리는 얼마나 작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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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중국 전위미술을 소개하는 자리. 왕광의, 쩡판즈, 유에민쥔, 쩌우춘야, 쩡하오 등 다섯 작가의 작품들을 모았다. 독일 표현주의와 소련 사실주의 회화를 융합해 인간의 이중성을 그리는 쩡판즈, 중국 고유의 소재를 이용해 서구적이면서 중국적인 양식을 개척하고 있는 쩌우 춘야, 주변의 사물들을 미니어쳐로 변형시키는 작업을 하는 쩡 하오의 개성있는 작품들과 왕광의의 ‘정치적 팝’, 유에민쥔의 ‘냉소적 사실주의’ 조류 회화들이 전시된다.
전시... <5 Chinese Avant-Garde Artists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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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코미디와 관객 참여와 음식으로 가득 찬 공연극. 1987년 결성된 ‘세컨드 핸드 댄스 컴퍼니’의 독특한 공연이 서울에서 열린다. 세컨드 핸드 댄스 컴퍼니는 앤디 호로윗츠, 폴 고든, 그렉 오브라이언 등 뉴욕주립대 동문들이 만든 무용집단으로, 활동초기 의상 및 소품을 쓰레기 소각장이나 뒷골목에서 구한 것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아마 그들은 뇌수술을 하는 의사이거나 로케트 과학자들일 것”이라는 촌평도 들은 바 있는 이들의 공연은 탈장르적이면서 재미있는 게 특징. 몸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예술에 유머를 실어낸다.
공연... <혹성인의 지구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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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s From The West Coast> 엘튼 존 최근 몇년 동안 감미로운 팝 발라드와 영화음악 위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엘튼 존. 언제나 귀에 감기는 선율을 골라내는 그의 음악은, 사실 결이 풍부하다. 피아노 사운드와 낭랑하면서도 생기와 리듬이 풍성한 목소리로 7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그는 팝은 물론 록, 디스코, 컨트리, 심지어 프로그레시브의 전위성까지 소화해내곤 했다. <Songs From The West Coast7>는 그가 수년 만에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신보. 60년대 초 밴드 활동 무렵부터 등을 거쳐온 그의 오랜 음악 동료인 작사가 버니 토펭과 의기투합해 선명한 피아노와 보컬 위주의 음악을 들려준다.<Britney>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이브 뮤직 발매데뷔 뒤 발표한 음반 석장이 모두 음반 차트 1위에 오른 기록을 세운 ‘아메리칸 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신보. 전작이 1집의 성공에 기대어 안이하게 반복한 것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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