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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영화제작 지원, 촬영 유치 등의 업무 관장서울영상위원회(Seoul Film Commission 이하 서울영상위)가 첫발을 내디뎠다. 11월30일 남산 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서울영상위는 제작자인 황기성 대표를 위원장으로, 배우 장미희씨를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황기성 위원장은 “한국영화 거품론에 반대한다”고 운을 뗀 뒤, “지금은 한국영화의 퀄리티를 높여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때다. 영상위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말로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황 위원장과 장 부위원장 외에도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을 비롯한 12명의 임원들이 이사로 위촉됐다.부산, 전주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만들어진 서울영상위원회는 국내외 영화제작을 측면지원하고 촬영을 유치하는 업무를 주활동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작관련 시설, 인력에 관한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제작을 도울 계획이다. 영상위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조력자인 서울
서울영상위원회 첫삽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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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villa)란 본래 주로 휴가 때 이용하는, 시골에 있는 정원 딸린 저택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한국에서 그것은 그리 크지 않은 다세대 주택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당연히 여러 가구가 살고 있는 그곳을 훑어보면 다양한 인간상들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들어 특히 서울의 주택가에 늘어나고 있는 ‘빌라’라는 한국적 주거양식을 매개로 삼아 박종원 감독은 동시대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일면과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욕망의 단편들을 조감하려고 한다.
아마도 서울 강남의 삼성동 어딘가에 있음직한 ‘파라다이스 빌라’에 발을 디디면 이런저런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몰래카메라 찍기가 취미이자 사업인 고등학생들, 주인집 남자의 섹스 파트너가 돼준다는 조건으로 빌라의 옥탑방에 살고 있는 소녀, 정수기를 팔기 위해 급기야는 옥상 물탱크에 흙을 쏟아붓고 마는 주부, 오래 전부터 다른 사람들 몰래 만나온 펀드매니저와 그 옆방에 사는 피아노 강사 등 여기 살고 있는 이들은 우리 현실과 그다지 멀
파라다이스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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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와 CGV가 후원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하는 디지털 장편영화 사전제작 지원작으로 김지현 감독의 <뽀삐>가 선정됐다. 총 41편이 응모한 가운데 2500만원의 제작지원금을 받게 된 <뽀삐>는 개를 사랑하는 이들이 번갈아 나와 애찬론을 펼치는 일종의 릴레이 토크. 김지현 감독은 올해 ‘인디포럼 2001’ 개막작으로 화제가 됐던 <바다가 육지라면>을 연출했다.
<뽀삐>, CJ 사전제작 지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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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무림의 전설로 전해내려오는 학교 화산고에 8번 퇴학맞은 전력을 가진 경수(장혁)가 전학온다. 어릴 적 벼락을 맞고 무시무시한 공력을 갖게 된 경수의 힘을 첫눈에 알아보는 것은 화산고의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송학림(권상우)뿐이다. 한편 교감 선생과 역도부 주장 장량(김수로)은 무림 최고수가 되는 비법을 전한다는 비서(秘書) <사비망록>을 얻기 위해 송학림을 모함하고, 학림은 감방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교감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학원5인방이라는 해결사를 불러들여 학교를 완전히 장악하려 한다. 검도부 주장 유채이(신민아)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이들 세력에 맞서다가 역부족을 느끼고 경수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이번만큼은 퇴학당하지 않고 조용히 졸업하고자 하는 경수는 비굴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Review 초반부 뻔뻔스럽게 흘러나오는 “때는 화산 108년…”이라는 내레이션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화산고>가 무의미하게까지 느껴
화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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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어머니가 자살한 뒤 중심을 잃은 상류 가정의 반항아 니콜(커스틴 던스트)은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일하던 중, 2시간씩 버스로 통학하며 사관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가난하고 성실한 멕시코계 동급생 카를로스(제이 헤르난데즈)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니콜과 어울리며 생활의 리듬을 잃은 카를로스는 니콜의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의 권고로 니콜로부터 한발 물러서고, 니콜은 비행청소년 교육기관으로 전학하게 된다.■ Review 두팔에 안긴 소녀를 놀라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소년이 말한다. “너는 미쳤어.” 여자아이가 흡족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너는 아름다워.” <크레이지/뷰티풀>은 로맨스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수수한 여자-반항적인 남자’, 청춘영화가 즐겨 캐스팅하는 ‘도발하는 소년과 매혹된 소녀’ 구도를 비켜나는 것으로 시작한다.열일곱살의 어린 연인들은 사랑이라는 말의 중량감을 정확히 이해한다. 처음 사랑을 고백하는 니콜의 음성은 긴장으로 뻣뻣하다. 고
크레이지/뷰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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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매주 월요일, 연옥엔 새로운 사람들이 도착한다. 이들을 반기는 면접관들은 죽은 이들에게 각자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하나를 고르라고 말한다. 그러면 연옥에서 일하는 자들이 그것을 영화로 만들고, 죽은 이들은 영화를 보며 영원의 시간 속으로 떠나는 거다. 면접관 모치즈키(아라타)는 와타나베라는 노인을 담당하게 되는데 와타나베(나이토 다카시)는 행복한 순간을 고르는 데 특히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천천히 되돌아보면서 아내와의 추억을 상기한다. 모치즈키는 우연히 와타나베의 아내가 자신의 한때 애인이었음을 알고 더이상 그를 담당하기 힘들다고 상급자에게 말한다. 모치즈키는 연옥의 후배에게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건 ‘행복의 순간’을 택하지 못했기 때문임을 밝힌다. ■ Review이 마을엔 TV가 없다. 자동차도 없고, 네온사인도 없다. 작은 건물 몇채, 시사실, 그리고 필름 창고만 있을 따름이다. 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우산도
원더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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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닷컴 기업에 투자해 거액을 번 리처드(피터 사스가드)는 사람보다 컴퓨터와 친한 젊은이다. 어느날 스트립쇼를 하는 여자 플로렌스(몰리 파커)를 만난 그는 그녀에게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3일간 함께 지내자고 제안한다. 1만달러를 주겠다는 리처드의 말에 플로렌스는 조건을 내건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리처드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일하겠지만 키스나 삽입섹스는 할 수 없다는 것. 둘은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욕망의 끝으로 달려간다.■ Review 스트립쇼 관객에겐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떠도는 갖가지 에로틱한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욕망은 부풀어올라 폭발 직전이지만 규칙을 어기면 게임은 끝난다. <센터 오브 월드>에서 남녀는 규칙에 합의하고 3일간 동거를 시작한다. 키스나 삽입섹스는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여자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남자의 성적 환상을 채워주는 쇼를 한다. 짙은 화장을 하고 라텍스의
센터 오브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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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2차대전중의 영국. 쾌활하고 당찬 런던 아가씨 릴리(안나 프릴)는 휴가나온 캐나다 군인 찰리(에이든 영)와 클럽에서 눈이 맞는다. 만난 지 며칠 만에 결혼을 해버린 직후 찰리는 또다시 기약없이 전쟁터로 떠나고 혼자 남은 릴리는 딸을 낳는다. 곧 캐나다의 시댁으로 오라는 전갈을 받는 릴리. 그러나 전쟁통인 영국을 벗어나서 찰리가 자랑하던 존 웨인네 옆집, 몇천평 대지의 시댁으로 향한다는 기대에 부푼 릴리를 기다리는 건 황량한 벌판의 초라한 작은 집과 탐탁잖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무뚝뚝한 시어머니와 시누이뿐이다.■ Review 찰리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휴가나온 그를 다시 만나고 또다시 전장으로 떠나보내기까지. 이 많은 사건이 일어날 동안 릴리가 찰리를 직접 만난 건 고작 도합 13일이었다. 결혼이란 ‘결국은 혼자 사는 거’라더니! 모르긴 몰라도 전쟁통에, 순간의 매혹적인 이끌림에 기약없는 기다림을 저당잡힌 처녀들은 꽤 많았을 것
잉글리쉬 브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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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OFFICE (서울) 12월 1일 - 2일순위TITLE개봉일스크린좌석수서울주말서울누계(전야제)전국누계1달마야 놀자2001.11.074513,68379,7001,108,2003,080,8002아메리칸파이22001.11.30206,39236,30048,50095,0003흑수선2001.11.16379,70835,000363,900926,8004무서운영화22001.11.30204,70118,30023,20051,2005키스 오브 드래곤2001.11.23133,48418,00082,500326,8006와니와 준하2001.11.23203,78417,30079,400171,3007물랑루즈2001.10.2671,70116,500475,700856,3008고2001.11.2348036,30034,20053,4009스트레이트 스토리2001.12.01121,9914,9004,90011,00010멀홀랜드 드라이브2001.12.0111962,5002,5004,200# 참고사항1) 배급위원회 회원사
BOX OFFICE (서울) 12월 1일 -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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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기 전에 외양간 튼튼히 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고양이를 부탁해> <나비> <라이방> <꽃섬> 등 그간 호평 속에서도 흥행부진을 면치 못했던 영화들이 개봉 뒤에야 관객에 의해 ‘살리기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재 촬영중인 영화도 미리 ‘안 죽이기 운동’에 나섰다. 문성근, 배종옥, 박해일 주연의 <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의 제작사인 청년필름은 ‘질투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회원을 모집하여 타깃층의 관객에게 미리 영화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펼치겠다는 것. ‘질투사랑’에 선발된 20여명의 회원들은 영화 시나리오와 콘티북을 받은 뒤 촬영현장 탐방, 감독, 배우 스탭과의 만남, 영화 편집본 시사 및 모니터링, 회원 정기모임을 갖게 된다. 물론 <고양이를 부탁해> <나비> <라이방>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적극적인 관심과 격려 덕에 센트
[충무로는 통화중] 질투,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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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 <해리 포터>의 시사회가 12월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26일 열렸다.영화 <해리 포터>는 소설 속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던 매혹적인 환상과 마법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어떻게 펼쳐 놓았을까, 라는 게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편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놀라울 만큼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의 중요한 내용은 거의 모두 스크린으로 옮겨졌고 구성도 소설에서의 사건의 흐름을 쫓았다. 그리고 등장인물과 장면들은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머리 속에 그려봤을 모습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영화는 밤하늘을 나는 부엉이가 위엄있는 풍모에 긴 수염을 늘어뜨린 마법사를 향해 내려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인적 없는 거리를 걸으며 가로등 불빛을 하나씩 거둬 들이고 이어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은 거구의 해그리드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마에 번개모양의 흉터가 나 있는 그 아기가 바로 해리 포터. 악의
해리 포터, `떠나자 환상과 마법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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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 ‘007’ 시리즈의 스무 번째 작품이 북한을 소재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국 할리우드 영화사 엠지엠이 내년 초 제작에 들어갈 계획인 007시리즈 제20탄은 북한군의 강경파 특수요원이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북한의 온건파 장군을 제거하려 하자, 007이 이 장군을 보호하기 위해 북의 특수요원과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인다는 줄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최근 엠지엠 쪽의 배역 책임자가 간접적으로 최민식, 송강호씨 등 주연급 배우들에게 출연 제의를 해옴으로써 알려졌다.최씨와 송씨의 매니저인 전영민씨에 따르면 엠지엠 쪽은 “북한군 배역을 맡을 한국인 배우가 세 사람 필요하며, 한 명은 중요한 배역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007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과 쫓고 쫓기는 대결 신을 벌이게 된다”며 출연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전씨는 최민식씨와 송강호씨가 이 제안에 대해 “영화의 컨셉에 예민한 점이 있고, 국내 촬영 일정과도 맞지 않아 거절했
`007` 새영화 북한 소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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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충무로에 ‘이명세교’라는 종파가 있었다.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을 보고 매료된 젊은 영화인들이 그를 받들며 뿌리내린 이명세교는 궁핍한 살림살이를 면치 못했지만 새로운 영화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넘치던 사람들에게 영혼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샘물과도 같았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세계를 사랑하고 영화에 대한 이명세 감독의 태도를 존경하던 그들 가운데 김태균 감독과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씨는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 90년대 초반 영화아카데미를 나온 젊은 감독지망생들과 영화공장이라는 영화사를 차렸던 김태균 감독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사랑> <남자는 괴로워> 등 이명세 감독의 영화 3편의 프로듀서였고 당시 차승재씨는 단순히 옷장사를 하는 김태균 감독의 친구로서 이명세교에 가입했다. 지금은 감독과 제작자로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지만 이명세 감독과 그들의 인연은 어릴 적 친구에 대한 추억처럼 애틋한 것이다.
<인정사정 볼 것
<화산고>의 김태균, 선배 이명세에게 `개기며` 영화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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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진짜 나쁜 놈은 따로 있다. <투캅스>에 나오는, 업소 돌면서 관리비 뜯는 경찰관에 대한 강우석 감독의 애정은 그런 것이었다. 적당히 때묻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태도로 임하는 <투캅스>의 안성기를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양심에 어긋하는 일에 몸서리치던 패기만만한 젊은 형사 박중훈도 결국은 안성기의 전철을 밟고 말았다. 강우석 감독이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3년 만에 연출하는 작품 <공공의 적>에 등장하는 형사 철중도 그런 인물이다. 사소한 불법은 거리낌없이 눈감을 줄 아는 이 남자가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이유를 법의 잣대로 가늠할 수는 없다. 그는 진짜 나쁜 놈을 만난다. 이름하여 ‘공공의 적’. 먼지 한올 떨어지지 않은 말끔한 양복에 흐트러짐 없이 빗어넘긴 머리를 한 펀드매니저에게 철중은 무턱대고 덤벼든다. 그가 자기 부모를 살해한 범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철중에겐 증거도 증인도 없지만 분노와 투지는 넘쳐난
겨울영화 74편 올가이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