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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망록>이라는 전설 속의 책을 얻기만 하면 무림의 최고수가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오는 가공의 학교 화산고. 이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스틱액션영화 <화산고>에서 장혁은 핵심인물이다. 그가 학교에 등장하면서 학교에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며 비정과 배신, 그리고 우정과 사랑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화산고를 장악하려는 장량, 교감, 수학교사 등의 음모에 분연히 맞서 진흙탕에 처박힌 정의를 구해내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영화 경력이라곤 ‘세상물정 잘 모르던 시절’ <짱>에 출연했던 것이 고작인 장혁은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배우가 뭔지, 연기가 뭔지, 영화가 뭔지를 깨달았다. 2000년 8월31일 시작, 2001년 7월13일까지 무려 11개월 가까이 진행된 촬영과정에서 그는 자신만의 캐치프레이즈 ‘열정과 패기와 젊음’이 영화 안에서 어떻게 구현돼야 하는지를 깨닫게 됐고, 다른 사람과의 작업이 얼마나 힘겹고 감동적인지를 알게 됐다. 이
`열정소년` 장혁이 쓴 15개월의 <화산고> 고군분투 촬영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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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고>의 김태균 감독은 제작비 60억원짜리 블록버스터답지 않게 신인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인이 아니었으면 이 고된 촬영을 어떻게 견뎠을까 싶다.`는 게 김감독의 말이다. 촬영기간 11개월 동안 안전장치도 없이 5~10m 높이의 와이어에 매달리고, 6번 졸도하기까지 하면서 고생한 주인공 신인은 장혁(25)씨다. <학교> <왕룽의 대지> 등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이미 스타이지만 본격적인 영화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수는 어린아이 같고 만화적인 캐릭터다. 어렸을 때 만화광이었다. 그때 봤던 <미래소년 코난> 같은 만화와 <토이스토리> <슈렉> 등 3D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표정을 연구하고 따라했다. 만화의 표정은 섬세하진 않지만 포인트가 세게 들어가 있다.`
<화산고>에서 장씨의 표정은 정말 만화같다. 약간 좌우 비대칭인 그의 얼굴이 훨씬 더 찌그러져 보이고,
장혁, `난 정우성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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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이 세 번째 영화 <오아시스>(제작이스트필름)를 찍는다.2년여 만이다. <초록물고기>와<박하사탕>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신작 소식을 손꼽아 기다려 왔었다.<오아시스>는 감옥에서 막 출소한 사회부적응자 종두(설경구)와 순수한 영혼을 지닌 중증뇌성마비 장애인 공주(문소리)와의 사랑을 그린다. 평범한 멜로 영화라고는 보기에는 상황이 좀 처절하다."<박하사탕>을 찍으면서 솔직히 지겨웠다. 이 영화에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난 `꿈 깨'라고 말한다. <오아시스>는 그냥 사랑 이야기다. 가능한 군더더기 없이 두 남녀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특별한 계기가 뭐 있었겠나. 예전부터 사랑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고,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은 내적 욕망이 있었다. 또 처절함 속에서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감독은 주변에서 자신의 영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부담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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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1회(11:40)2회(14:00)3회(16:20)4회(18:30)5회(20:50)12월7일(금)신나는 일요일이웃집 여인아델 H의 이야기400번의 구타훔친 키스12월8일(토)사랑의 도피아메리카의 밤부드러운 살결훔친 키스피아니스트를 쏴라12월9일(일)상복입은 신부여자를 좋아했던 남자쥴과 짐피아니스트를 쏴라400번의 구타12월10일(월)400번의 구타훔친 키스개구쟁이들신나는 일요일이웃집 여인12월11일(화)훔친 키스피아니스트를 쏴라아델 H의 이야기사랑의 도피아메리카의 밤12월12일(수)피아니스트를 쏴라400번의 구타부드러운 살결상복입은 신부여자를 좋아했던 남자12월13일(목)쥴과 짐신나는 일요일이웃집 여인400번의 구타훔친 키스12월14일(금)아델 H의 이야기사랑의 도피아메리카의 밤훔친 키스피아니스트를 쏴라12월15일(토)피아니스트를 쏴라400번의 구타상복입은 신부부드러운 살결여자를 좋아했던 남자12월16일(일)쥴과 짐개구쟁이들신나는 일요일400번의 구타훔친 키스12월17일(월)이웃집
프랑수아 트뤼포 영화제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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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버스운전석 옆자리에서 불어오던 상쾌한 바람, 그녀의 가방에서 들려오던 청아한 방울소리, 디즈니랜드에서 먹던 맛난 핫케이크, 비행하던 순간 눈부시게 빛나던 구름, 그리고 무릎에 뉘고 귀를 파주던 엄마의 살냄새. 죽음 이후, 일생을 통틀어 행복했던 하나의 기억만을 간직하고 갈 수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순간을 선택할까? 98년에 만들어져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는 <원더풀 라이프>는 무심코 스쳐지나간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이 뒤흔들려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를 명상적인 화면에 담아냈던 데뷔작 <환상의 빛>으로 1995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오셀리오니상을 받으며 데뷔한 고레에다 히로카즈(39)는 99년작 <원더풀 라이프>를 거쳐 2001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세 번째 작품 <디스턴스>로 명실공히 필름으로 말하는 젊은 철학자의 풍모를 갖추었다. 목 주위로 빨간색이 덧대어진 남색니트,
고레에다 히로카즈vs김봉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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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개인적으로 <원더풀 라이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죽은 사람이 스스로 하나의 기억을 선택해서 영원으로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강한 확신과 함께 심판이나 처벌이 기다리는 사후가 아니라, ‘행복한 사후’라는 독특한 인식이 있는 듯합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되었습니까.고레에다 내가 만들어서 이야기하기 뭐하지만, 처벌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 속 이세야란 청년의 “나쁜 일 해도 지옥에도 안 가고 처벌도 없나요?”라는 대사를 특히 좋아하지요. (일동 웃음) 타자에 의한 심판이 아니라 자기책임하에서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마음에 들어요. 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인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야겠군요. 어릴 적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 즉 치매에 걸려서 고생을 하셨어요. 당시에는 치매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는데 그저 ‘할아버지가 왜 아
고레에다 히로카즈vs김봉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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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님의 영화는 뚜렷한 기승전결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사건은 이미 영화 이전에 시작되었고 영화가 끝나고도 해결되지 않는 식입니다. 현실적인 해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아니면 <원더풀 라이프>처럼 그저 판타지로서 가능한 일일까요?고레에다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영화를 만들면서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는지 몰라도, 답은 영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직접 그걸 찾아야 합니다. 그것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고 중요한 일이니까요.김 이건 아주 개인적인 의문입니다. <환상의 빛>에서 이쿠오는 왜 자살한 것일까요?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이 되었고, 가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세상엔 불가해한 것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감독님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왜 자살했다고 생각하는지.고레에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자살이란
고레에다 히로카즈vs김봉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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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금까지 몇몇 일본감독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인데, 비단 일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일본이라는 사회에 문제가 많지만 그 시스템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그렇다면 영화라는 것이 가지는 힘이 무엇일까요? 영화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고레에다 제가 요즘 가장 절실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영화가 변화를 위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 하는 겁니다. 물론 여전히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한 구상도 열정도 많지만 과연 영화를 만드는 동안 사회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제가 영화를 찍기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도 고베대지진이 있었고, 일장기와 기미가요가 법제화되었고, 도청법이 성립되었고, 역사교과서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나왔고, 심지어 테러사건을 계기로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파병이 되는 일까지 생겨났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나고 사회는 점점 악화돼가는데 내가 영화를 찍는다는 핑계로 사회에 무관심해도 되는 건지, 막
고레에다 히로카즈vs김봉석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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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더풀 라이프>에서 이세야라는 청년은 과거의 기억을 선택하기보다 “미래의 꿈을 찍으면 안 되나요?”라고 묻는데 이것이야말로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욕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감독이 영화를 찍는 것도 보고 싶어하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기억을 영화에 담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요.고레에다 좋은 질문이에요. 실제로 이 영화 속의 사람들이 과거를 복원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사람들의 희망이 담긴 복원이기 때문에 기록이라기보다 픽션이 가미된 기억이죠. 이세야 역을 연기한 청년이 오디션에서 “나는 과거를 고르지 않고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겠다”고 말했는데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이 친구는 참으로 감독다운 답변을 했던 것 같아요. 우리는 그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을 했고 그래서 영화에서도 ‘네가 한 말을 그대로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김 <환상의 빛>에서 <디스턴스>까지 감독님의 영화에서 공통되는 질문은 죽음과 기억인 듯합니다. 바깥
고레에다 히로카즈vs김봉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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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들 Les Mistons 1958년 23분 흑백5명의 악동들은 베르나데트와 제라르라는 두 연인의 주위를 맴돌며 그들을 관찰하고 때론 훼방을 놓기도 한다. 연애담을 다룬 영화라기보다는 연애를 지켜보는 자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광 트뤼포의 자의식이 반영된 작품이다. 동시에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애정어린 묘사에서 를 예견케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짧은 영화지만 이 영화에는 이후 트뤼포의 영화를 특징짓는 요소들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그 가운데 여성에 대한 매혹, 장르영화의 창의적인 인용 등이 특히 눈에 띈다. 팬과 트래킹숏 및 고속/저속 촬영의 자유분방한 결합을 통해 놀랄 만큼의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현란한 스타일의 영화이기도 하다.400번의 구타 Les Quatre cents coups 1959년 94분 흑백트뤼포의 장편 데뷔작.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며 못된 짓을 일삼지만 발자크에 나름의 경의를 표할 줄도 아는 수줍은 악동 앙트완 드와넬이 주인공이다. 드와넬
상영작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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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은 날의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만든다”고 말했던 프랑수아 트뤼포는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물결이지만 다가가서 바라보면 수많은 개성의 소용돌이였던 프랑스 누벨바그에서 구심점 역할을 했던 감독이다. 작가적 소우주와 장르의 바다에서 번갈아 유영했던 그의 영화는 누벨바그와 대중 사이에 놓인 다리이기도 했다. 하이퍼텍 나다가 12월7일부터 25일까지 마련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주간(주최 동숭아트센터 후원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올 겨울 서울지역 관객에게 배달된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몇해 전 개봉됐던 <쥴 앤 짐>과 몇몇 비디오 출시작을 제외하면 접하기 힘들었던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 한 꾸러미를 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영화 교과서들을 통해 익숙한 <피아니스트를 쏴라>와 같은 명성 높은 영화부터, 몇해 전 개봉을 시도했다 좌절됐던 이자벨 아자니 주연의 멜로드라마 <아델 H의 이야기>, 히치콕풍 스릴러 <상복입은 신부>, 영화에 관
프랑수아 트뤼포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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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주 극 장 (12월7일 ~ 10일)12월7일8일9일10일11시리빙 하바나뱀파이어 헌터 D이 투 마마 탐 비엔2시30분큐비스트H스토리*피아니스트의 전설6시개막식이 투 마마 탐 비엔집으로 돌아가련다권태8시30분개막작 상영(7시30분) 시간의 사용피의 기억알게 되리라집으로 돌아가련다▶광 주 극 장 (12월11일 ~ 13일)11일12일13일11시큐비스트씨받이장군의 아들2시30분리빙 하바나세일링 홈서편제6시세일링 홈*고양이를 부탁해*안양의 고아*8시30분피아니스트의 전설늦은 결혼*나쁜 남자*▶씨 네 씨 티 (12월8일 ~ 11일)12월8일9일10일11일11시일본곤충기양귀비돼지와 군함기온바야시1시30분산쇼다유적선지대일본곤충기치카마츠 이야기4시가야코를 위하여*죽음의 가시*오빠산쇼다유6시30분(8, 9일은 7시)진흙강*잠자는 남자*가야코를 위하여죽음의 가시9시(8, 9일은 10시)기온바야시치카마츠 이야기붉은 살의오빠▶씨 네 씨 티 (12월12일 ~ 14일)12일13일14일11시적선지대아제아제
상영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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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 고헤이는 80년대 이후 일본에서 작가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온 대표적인 감독으로 꼽힌다. 한편, 한편의 영화에 4∼5년 동안 공을 들이는 그는, 20년간 4편의 작품을 선보인 과작의 감독이기도 하다. 가난한 서민들의 삶과 일본인, 재일한국인의 우정을 담은 <큐포라가 있는 거리>로 잘 알려진 우라야마 기리로 감독 아래서 연출 수업을 한 그의 데뷔작은 81년에 만든 <진흙강>.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전후 일본 서민들의 삶을 아이의 눈으로 보여주는 흑백영화다. 강가 다리 옆에서 우동집을 하는 부부의 아들 노부오는 새로 강에 정박한 배에서 사는 소년과 친구가 된다. 소년의 가족은 전쟁으로 가장을 잃고 몸을 파는 어머니의 매춘으로 살아가는 처지. 우연히 매춘 현장을 목격한 노부오는 혼란에 빠지고, 친구의 배는 또 어디론가 떠나간다. 전후의 폐허는 끝났다고 공언하던 50년대 중반의 오사카를 배경으로 삼은 이 영화는, 살아남은 부모 세대의 기억과 빈곤한 생활에, 소년들
2001 광주국제영상축제-스포트라이트; 오구리 고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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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로 가장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을 이름이지만,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무궁무진하다. 62년에 데뷔한 이래 무려 9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어온 그는 충무로 도제시스템 아래서 흥행영화를 만들며 영화 수련을 쌓았고, 70년대를 거치면서 작가적 자의식과 대면하며 숱한 문제작을 선보였다. 사극, 멜로, 코미디, 액션, 전쟁영화 등 다양한 장르와 탈장르적 드라마들을 통해, 한국인의 뿌리뽑힌 정체성과 이식된 근대화의 감춰진 상처를 성찰해왔다. 물리적으로 편수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래 전 작품일수록 접할 기회가 드문 그의 영화세계 일부를 이번 광주국제영화제 회고전에서 엿볼 수 있다.임권택 회고전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모두 10편. 만주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펼치는 젊은이들의 투쟁을 액션드라마 형식에 담은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부터 판소리를 바탕으로 소리와 영상의 일체화를 실험한 최근작 <춘향뎐>까지를 아우르되, 80년대 이후의 작품들이 주축을
2001 광주국제영상축제- 임권택 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