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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의 일본사회 비판
영화경력의 초창기부터 오시마가 영화 속에 빈번히 끌고 들어온 소재들 가운데 하나는 범죄 행위에 관한 것이었다. 단순한 스펙터클말고도 영화에서 이걸 갖고 논할 수 있는 건 다른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시마는 일본사회, 예를 들면 <소년>(1969)의 경우에서 보듯 자유에의 갈구가 범죄행위로 인도되고 마는 불모의 일본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할 영화적 도구로 이것을 이용했다. 그리고 좀더 과감히 나갈 때 그는 범죄행위를 국가 자체에 대한 근저로부터의 공격과 연결지었다. 그 예를 우리는 오시마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교사형>(1968)에서 볼 수 있다. 교수형 집행을 당했으나 ‘죽음을 거부한’ 재일한국인 R을 둘러싸고 영화가 전개된다. 당황한 사형집행인들은 기억을 상실한 채 살아난 R에게 범죄사실을 인식시키기 위해 R의 과거를 재연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착수한다. 사형수는 자신의 죄를 의식한 상태에서 처벌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 여고생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회고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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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일본사회를
청춘잔혹이야기
중년 남자의 차를 얻어탄 여학생 마코토가 이 남자로부터 겁탈을 당하려는 찰나 기요시라는 젊은이가 나타나 마코토를 구해준다. 기요시와 마코토는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마코토는 집을 나와 기요시와 동거를 시작한다. 돈이 필요한 두 사람은 함께 거리로 나가 마코토가 중년 남자의 차를 얻어타면 뒤이어 기요시가 나타나 남자의 돈을 갈취하는 식의 사기 행각을 벌인다. 쇼치쿠 누벨바그의 만개를 알린 <청춘잔혹이야기>는 당시 유행했던 청춘영화인 ‘태양족 영화’의 틀을 빌려 만든 오시마의 두 번째 영화다. 말 그대로 청춘의 잔혹한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다가 오시마는 섹스, 폭력, 범죄와 같은 대중영화적 요소를 이용하면서도 당시 사회에 대해 젊은 세대가 느끼는 지독한 환멸감을 잘 불어넣었다. 꿈이 없어 비참하게 끝나지 않을 거라 소리치는 기요시와 학생운동의 패배로 인해 절망한 그 윗세대 사이의 갈등이 일종의 정치적 사상 투쟁에 근접하게 그려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회고전 [3] - 상영작 12편 가이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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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의 살인마
다케다 다이준의 단편을 각색한 작품으로 여자들을 강간하고 살해하는 남자 에이스케를 중심에 놓고 스토리가 펼쳐진다. 영화는 그와 관련된 두 여자, 즉 죽음 직전에 에이스케로부터 구출된 다음 그에게 강간당한 시노와 에이스케의 부인인 교사 마츠코가 그들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을 통해 그들 사이에 감춰진 비밀을 풀어낸다. <백주의 살인마>는 우선 범죄적 성향, 시체를 둘러싼 섹슈얼리티, 죽음의 에로티시즘 등을 탐구하는 부조리극으로 비치지만 그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한 이상적인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시도의 붕괴와 폭력의 문제를 연계시키는 영화로도 읽힐 수 있다. 형식적으로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전부 2천개가 넘는 숏들을 가지고 격한 몽타주를 구사했다는 점이다. 노엘 버치는 <백주의 살인마>를 가리켜 에이젠슈테인의 이래 가장 창조적인 몽타주영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
교사형
1958년 9월 한 재일한국인 소년이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회고전 [4] - 상영작 12편 가이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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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의식>은 오시마의 이름을 서구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다. 영화는 사쿠라다가(家) 지역의 한 부유한 가족의 전쟁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연대기를 주인공 마스오가 회상하는 형식을 통해 들려준다. 마스오의 회상은 주로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의식’이 벌어지는 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럼으로써 영화는 사쿠라다가의 가족 성원들을 불러모아 그들 내부의 붕괴되는 모습을 그려간다. 또 다른 한편으로 눈여겨볼 것은 마스오의 회상이 시작되는 지점들이 하나같이 일본의 현대사에서 중요한 지점들이라는 것. 여기서 오시마가 한 가족의 연대기를 일본의 역사와 맞물리게 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감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각의 제국
오시마의 영화세계에서 한 정점을 차지하기 때문에,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오시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 군국주의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던 30년대 중반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외부와는 완전히 격리되어 오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회고전 [5] - 상영작 12편 가이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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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유럽 유료텔레비전 방송사들과 영화 방영권 계약을 맺으면서 경쟁을 해쳤는지에 대해 유럽연합 반독점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조사 결과 계약이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미국 영화사가 유럽 방송사에 대한 영화 방영권 판매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유럽연합은 워너브러더스·컬럼비아트라이스타·월트디즈니 등 7개 영화사에 유럽 방송사와 맺은 영화배급 계약을 설명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퍼트 머독의 영국 위성방송 비스카이비(BSkyB)나 비방디유니버설 그룹의 프랑스 카날플뤼스 등 유럽 방송사에는 이미 이들 영화사와 맺은 계약의 세부항목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 조사는 아직 예비단계지만 유럽연합은 이들의 장기 독점공급 계약이 영화사들 간의 경쟁을 막는 것은 물론, 경쟁 방송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해 시청자에게 비싼 요금을 물리게 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할리우드 영화사들 유럽서 불공정경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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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개봉작 4편이 모두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올랐다. 연말연시 전국극장은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으로 도배되어 관객들의 원성을 샀던 것이 사실. 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이들이 극장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개봉작 가운데는 일본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링>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며 출발했다. 겨울에 보는 공포영화라는 색다른 맛, 원작의 유명세 등이 큰 이유가 된 듯하다. 10~20대 청춘관객을 노리는 <마들렌>이나, 가족애니메이션 <보물성>은 각각 명확한 타깃관객층을 가진 영화다. 박중훈씨의 본격 할리우드 진출작 <찰리의 진실>은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지난주를 넘기며 겨울 흥행왕자는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으로 굳혀졌다. 개봉이후 줄곧 경쟁해오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4위로 밀려나며 전국누계 관객수도 14만명 정도 앞서게 된 것. 이들의 틈에서 전국
‘반지’ 완승 속 입맛따라 관객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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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는 3월 8일까지 영상 창작물을 공모, 시상하는 제2회「EBS 청소년 영상제」를 개최한다.「청소년 영상제」는 새로운 영상시대를 개척할 주역인 우리 청소년의 영상물에 대한 관심과 창작 의욕을 높이고자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행사다.
만 18세 이하의 국내 거주 청소년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지며 친구, 가족, 세상, 꿈 중 하나를 소재로 선택, 신청서(www.ebs.co.kr에서 다운로드)와 창작 영상물 원본을 3월 8일까지 EBS 편성기획팀으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02)526-2555
(서울=연합뉴스)
제2회 「EBS 청소년 영상제」 창작물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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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신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는 유럽의 영화사와 배급사가 제작과 투자, 배급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독일의 판도라 필름이 제작과 투자에, 바바리아 필름 인터내셔널이 유럽 배급에 참여한다.13일 오후 서울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발표회에 판도라 필름의 칼 바움가르트 대표와 바바라 필름의 마이클 베버 대표 등이 참석했다.이들은 “김 감독의 영화가 유럽 사람들도 공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며 “개인적으로 김감독의 전작에 매료된 사실이 합작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판도라 필름은 에밀 쿠스타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레오 카락의 <폴라 X>, 미라 레어의 <몬순 웨딩>의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유럽의 아트하우스며 바바리아 필름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의 제작, 배급, 구매, 캐릭터 산업까지 총괄하는 유럽의 복합 미디어 그룹이다.다음은 판도라 필름 칼 바움가르트 대표와의
김기덕 감독의 <봄..> 합작사 바움가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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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큐브2>의 수입사 우성시네마는 영화 감상을 위한 매뉴얼 형식의 ‘단서 코믹북’을 15일부터 배포한다.
<큐브2>는 정육면체의 연속공간에 갇힌 7명의 남녀가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속에서 ‘큐브’의 실체와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의 공포 스릴러 영화로 오는 24일 개봉된다.
20 페이지 분량의 코믹북은 주인공들이 큐브를 밝히기 위해 필요한 4가지 단서들을 영화속 장면과 함께 보여준다. 수입사는 이 책을 서울시내 주요 극장가에서 무료 배포할 예정이며 영화전문지 무비위크의 부록으로 나눠줄 계획이다.
▲공포 스릴러 영화 <거울속으로>(제작 키플러스 픽쳐스)가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크랭크인했다.
유지태, 김명민 주연의 <거울속으로>는 화재사건 후 재개장할 준비중인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공포 스릴러 영화로 서울과 대전 등에서 촬영을 마친 후 올 여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단신]<큐브2> 단서코믹북 발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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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타이틀을 대여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DVD 전용 자동 대여 판매기가 개발됐다.
통신기기 및 방송장비 제조업체 모렉스테크놀로지(대표 호영춘)는 총 27억의 개발비로 최대 600개의 DVD 타이틀을 내장할 수 있는 DVD 자동 대여 판매기 ‘DVD 메이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DVD 메이트는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로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반납은 빌린 단말기와 다른 기계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대여비는 2천원선.
모렉스테크놀로지는 22일 낮 12시30분 서울 신사동 리베라호텔 멜로즈홀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DVD 자동 대여 판매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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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가 한국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으로 <신라의 달밤>에 이어 블록버스터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15일 경주시에 따르면 <쉬리>, <은행나무침대> 등으로 유명한 강제규 감독이 맡은 <태극기 휘날리며> 라는 영화가 다음달 7일부터 5월11일까지 경주시 암곡동과 도투락목장 일원에서 촬영된다. 이 영화는 인기배우 장동건과 원빈, 이은주 등이 주연으로 등장해 6.25전쟁의 참상속에서 서로 다른 운명을 걷는 형제의 사랑과 휴머니즘을 그릴 예정이다.배우와 촬영스탭, 보조출연자 등 1천100여명이 촬영에 동원되며 촬영경비 5억원을 비롯해 촬영세트 설치 등 지역경제에 뿌리는 금액이 적잖을 뿐더러, 영화가 개봉된뒤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시는 이번 영화촬영을 계기로 신라고도의 유적지와 경주남산, 보문관광단지 등 지역을 배경으로 삼는 영화와 TV드라마 촬영을 적극 유치해 경주를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다.(경주=연합
경주서 한국전 배경 전쟁영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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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5일 영화배우 안성기씨와 프로골퍼 박지은 선수 등 인기인 13명을 민간홍보대사에 위촉했다.
이밖에 탤런트 최불암.김민자 부부와 김규리씨, 영화배우 강수연씨, 첼리스트 정명화씨와 성악가 김동규씨, 방송인 임백천.김연주 부부와 이참씨, 가수 패티김과 설운도씨도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이들은 앞으로 시정홍보물 모델, 홍보영상물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고 서울브랜드인 ‘Hi Seoul’ 마케팅과 서울사랑축제 등 이벤트 홍보 등에 참여한다.
위촉식은 이날 오후 1시30분 시청 태평홀에서 열리며 식이 끝난 뒤 홍보대사들은 청계천 홍보관과 청계천 현장을 방문한다.
영화인 안성기 등 서울홍보대사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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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투 콜린우드동료와 함께 자동차를 훔치려다 감옥신세를 지게 된 코지모는 한 무기수로부터 30만달러의 거금이 들어 있는 금고 이야기를 듣는다. 이 금고를 털고자 하는 그는 애인 로잘린에게 자기 대신 감옥에 들어올 인물을 구해줄 것을 부탁한다. 앤서니 루소, 조이 루소 감독, 루이스 구즈먼, 마이클 제터, 조지 클루니 출연, 스티븐 소더버그, 조지 클루니 제작, 미디어필림인터내셔날 수입, 상영시간 86분김봉석 한심해서 정이 가는 도둑들 ★★★☆박평식 스타는 없어도 빛난다. 사랑스런 빙충이들! ★★★심영섭 <오션스 일레븐>의 마이너버전 ★★★■ 시몬한때 성공을 구가했으나 이제는 변덕스런 할리우드 스타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구차한 처지가 된 감독 빅터 타란스키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광적인 과학자 행크 알레노가 완벽한 사이버 배우를 창조하는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 원’을 남긴 것. 타란스키는 클래식 스타들의 장점만 모은 배우 ‘시몬’을 창조한다. 앤드루 니콜 감독, 알 파치
웰컴 투 클린우드/시몬/메트로폴리스/체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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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의 소운은 말한다. “임권택 감독님하고 촬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첫 회 촬영 딱 끝나자마자 제 마음을 읽으시더라고요.” <춘향뎐>의 이몽룡은 말한다. “그 이미지를 벗으려고 많이 애썼어요, 그러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가자, 생각했죠.” 손예진과 조승우는 그렇게 임권택이라는 거목의 그늘을 서로의 방식으로 기억했다. 그 기억은 배우로서의 자의식이 생겨난 출발점에 대한 술회이기 때문에 중요할 것이다. 배우에게 ‘어머 너무 예쁘시네요, 어머 너무 잘생기셨네요’라고 던지는 첫 인사 그 이상의 무례함은 없다. 그건 이들에게도 이제 마찬가지일 수 있다. 손예진과 조승우 역시 이제 막 ‘시작하는’ 그 문지방을 밟고 서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 마주친 것은 곽재용 감독의 신작 <클래식>이다. 손예진은 <연애소설>의 수인 역을 거쳐 순수함의 이미지 안으로 더욱더 파고들어 <클래식>에 이르렀고, ‘자연스러
<클래식>의 두 배우, 손예진&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