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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영화가 아닌 일반영화로서는 최초로 해군의 지원을 받으며 무려 1년6개월의 긴 촬영 끝에 모습을 드러낸 <블루>는 예상했던 우려와 달리 탄탄한 멜로드라마의 축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심해 촬영기법으로 신선한 느낌을 던져준다. 지난 2월7일 개봉 이후 입소문도 꽤 좋은 편이다. 최초의 해양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에는 <유령>의 그림자가 자못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가 여러 측면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연기와 훨씬 리얼해진 심해장면, 그리고 블록버스터의 무게감을 떨쳐내는 야들야들한 멜로가 관객의 마음을 푸근히 녹여내는 덕이다.무려 18만자라는 어마어마한 촬영분량을 자랑하는 이 영화의 촬영감독인 최지열(41)씨는 애초에 남자들의 거친 세계를 제대로 구현해낸 김해곤씨의 시나리오에 반해 카메라를 들었다. 해양영화니만큼 전체적인 색감을 다양한 블루톤(시커먼 빛을 띤 코발트 블루에서부터 투명한 스카이 블루, 오션 블루, 민트 블루
촬영분량,자그마치 18만자!<블루> 촬영감독 최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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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할 텐데 미안하다고 인사치레로 말을 건넸을 때, 유덕화는 그냥 엷게 웃었다. 2월11일 오후 4시30분, 힐튼호텔. <무간도>의 개봉을 앞두고 그날 아침에 도착한 이후 쉴새없이 기자회견과 인터뷰, 사진촬영을 했다니, 그럴 만도 했다. 인사치레에는 예의바른 정도로만 반응했지만, 질문에 흥미를 느끼면 그는 표정이 많아지는 배우였다. 청춘스타에서 어느덧 중견배우로 자리잡은 세월에 대해 채 물음을 끝내기도 전에 “지금도 청춘스탄데?”라며 장난꾸러기 아이처럼 싱끗 웃어버리는가 하면, “좋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던” <무간도>의 배역 유건명을 얘기할 때는 이맛살에 심각한 주름을 잡았다. <무간도>에서 “연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며 부러 잘난 척 폼을 잡다가 웃으며 의자 옆으로 쓰러지듯 기대는 모습이, 도무지 불혹을 넘긴 아저씨 같지 않았다.
확실히 유덕화는 ‘청춘스타’였다. 80년대 중반 이후 홍콩누아르와 액션, 도박영화 등이 유행하면
나,지금도 청춘 스타인걸! <무간도>의 유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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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에서 유준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신세대 와이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봉강철(<여우와 솜사탕>)부터 민초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자애로운 지도자 박문수(<어사 박문수>)까지 TV 속 그의 분신들이 유난히 친근했던 까닭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이웃집 아이 대하듯 “고생이 많네” 하며 등을 다독이고, 꼬마들은 “하이마트다”를 연발하며 아는 척을 해온다니, 전 국민적 관심과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즈음이다. 개인적인 경사도 앞두고 있다. 유준상은 오는 삼일절에 아리따운 후배 홍은희를 아내로 맞아, 만세 삼창을 외치게 된다. 입이 귀에 걸려도 모자랄 판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가장 큰 변화라면, 제가 결혼을 하게 됐다는 거죠. 저, 여자 못 만날 줄 알았거든요. (웃음) <여우와 솜사탕>으로 많이 알려졌다는 것도 의미가 크고요. 뮤지컬(<더 플레이>) 공연할 때도, 그래서 많
평범男子 감격時代, <쇼쇼쇼>로 돌아온 유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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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Y에게 ‘근하신년’ 메일을 보냈다. “복 많이 받아라. 여기에 첨부한 비디오 리스트는 형님이 주는 설 선물이다. 로또는 잊어라. 이것이 ‘인생대역전’이다!” 다음날 Y가 전화를 해서 대체 그 비디오 리스트가 어디서 났냐고 물었다. 그 리스트는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 청음회관의 시청각제작 담당자인 B로부터 받은 것으로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 리스트였다. B는 한국영화 DVD에 한글자막이 들어가면서 청각장애인에게도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몇주 전의 칼럼을 읽고 우군을 만났다는 격려 메일과 함께 리스트를 첨부해 보냈었다. Y는 무려 300편에 달하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에 감동을 먹었는지 B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보고 싶다고 했다. B가 96년부터 작성한 이 비디오 리스트는 비디오숍에 있는 영화만이 아니라 장애인영화제, 인디포럼 상영작, 부산국제영화제, 인권영화제, 애니메이션, 청소년영화제, 여성영화제 출품작까지 아우른 것으로 누구라도 리스트 자체에 감동을 받을 만하다.
키워드: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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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ster of Disguise, 2002년감독 페리 앤들린 블레이크출연 다나 카비, 제니퍼 에스포지토, 해롤드 골드제임스 브롤린, 브렌트 스피너 장르 코미디 (콜럼비아)<마스터 오브 디스가이지>는 제목 그대로 ‘변장의 달인’을 말한다. 이탈리아 디스가이지 가문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비술이 있었다. 세상의 누구로든 깜쪽같이 변장을 하는 비술이다. 디스가이지 가문은 변장술을 이용하여 악당들을 물리치고 세계의 평화를 지켜왔다. 하지만 파브리찌오는 자신의 아들인 피스타치오가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했고, 변장술을 가르치지 않았다. 피는 못 속이는 탓에 어린 시절부터 흉내내기를 즐겼던 피스타치오지만 일상에서는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푼수다. 어느 날 세계 최고의 보물을 훔쳐내려는 데블린 보우맨에게 아버지가 납치당하자 피스타치오도 용기를 낸다. 물론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할아버지가 홀연히 나타나서 도와준다. 할아버지는 다락방에 있는 파브리찌오의 비밀 방을 찾아내서
이런 웃기다 마는 놈들!<마스터 오브 디스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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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독일이 2차대전 후 화해를 선언하며 `엘리제 우호조약`을 맺은지 40년째인 올해, 서울의 프랑스인과 독일인들도 공동 문화행사를 잇따라 열어 우정을 확인하고 있다. 양국 문화원은 오는 23-25일 아트선재센터 지하에 있는 영화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만남'이란 행사를 열고 `광산의 비극`을 상영한다.양국 국경지대에 있는 광산에서 일하는 두 나라 광부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 프랑스의 갱도에서 사고가 났지만 갇힌 광부들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자 독일 광부들이 갱도를 프랑스 쪽으로 파들어가 구출에 나선다는 내용이다.양국이 1차대전 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외교적 상황에 비춰, 게오르크 빌헬름 팝스트 감독이 1931년 이 영화를 제작했을 때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평가받았다. 영화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독일인 배우는 독일어로, 프랑스인 배우는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도 양국의 화해와 협력을 상징한다.두 나라 대사관은 지난달 22일에도 광화문 영화관 시네큐브에
영화 함께보는 프랑스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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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야 더욱 아름다운 걸까. `둘이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의 후일담을 떠올려보면 구질구질한 일상이 겹쳐지지만, 죽음이 갈라놓은 연인의 사랑은 영원토록 깨지지 않는다.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딱 중간인 28일 영원한 이별을 상징하는 국화 향이 사랑에 빠져 있거나 사랑에 빠지고 싶은 관객을 유혹한다. 수백만 독자의 심금을 울린 베스트셀러 소설 <국화꽃향기>가 마침내 스크린으로 선보이는 것이다.지난해 <가문의 영광>으로 `돈방석에 오른` 태원엔터테인먼트(대표 정태원)가 제작을 맡았고 <사의 찬미>,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 <정글스토리> 등의 조감독 생활로 오래도록 내공을 다진 이정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소름>과 <오버 더 레인보우>로 비로소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진영과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질투는 나의 힘>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새 영화]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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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로 알려진 천 카이거(50) 감독이 새영화 <투게더>(Together)로 한국을 찾았다.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투게더」는 김형구 촬영감독, 디자이너 하용수, 이강산 조명감독 등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해 화제가 돼온 작품.영화는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서 대도시 베이징으로 막 상경한 한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연상의 여인에 대한 사랑, 성공과 행복 사이에서의 갈등 등 성장 과정의 소년이 마주치는 삶의 순간순간이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배경으로 경쾌하지만 감동적으로 펼쳐진다.장이머우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5세대 감독으로 꼽히눈 천 카이거는 <황토지>, <현 위의 인생> 등으로 중국내에서 알려진 뒤 93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패왕별희>로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투게더>는 감독의 장편 중 처음으로 현대 중국을
[인터뷰] <투게더> 의 천 카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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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는 2003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 참여할 자원봉사자와 데일리 기자를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선발된 자원봉사자들은 상영관 운영과 게스트 서비스,사무국 지원,데일리 취재,행사 기록,티켓팅,캐릭터 판매 등의 부문에서 일하게 된다.지원서는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영화제 홈페이지(www.basff.org)를 통해서 접수할 수 있다.(부산=연합뉴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자원봉사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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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진영인(양조위)은 경찰학교 시절 황 국장에게 발탁되어 10년째 갱단을 떠돌며 비밀요원을 하고 있다. 반면 유건명(유덕화)은 ‘삼합회’의 보스 한침의 명으로 18살에 경찰학교에 들어갔고, 지금은 전도유망한 강력계 반장의 자리에 올라 있다. 삼합회의 마약밀매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삼합회는 서로 자신의 조직 내에 상대방의 첩자가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첩자를 밝혀내려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황 국장과 한침은 살해되고, 진영인과 유건명은 위기에 빠진다.
■ Review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한국영화 문화의 거의 모든 대중적 아이콘을 주도하는 하나의 진영으로 급부상했던 ‘홍콩누아르’는, 그러므로 다른 곳에서가 아닌 한국에서만 부르는 홍콩 액션영화에 대한 ‘애정’의 표시였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미 소멸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다들 잊고 있었던 ‘홍콩누아르’라는 비평적 용어를 영화 <무간도>는 다시 기억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무간
홍콩누아르의 규칙을 벗어나,<무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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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정글을 떠난 모글리는 자신을 인간 마을로 이끈 여자친구 샨티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모글리는 정글에 두고 온 아빠 곰 발루와 친구들을 그리워하지만, 양아버지는 위험한 정글에 다시 발을 들여선 안 된다는 엄명을 내린다. 어느 밤 발루가 모글리에 대한 그리움으로, 호랑이 쉬어칸이 모글리에 대한 원한으로, 나란히 인간 마을로 넘어오면서, 마을엔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Review강보 바람으로 정글에 버려진 인간의 아기 모글리를 친아들처럼 키워준 아빠 곰 발루는 그 아들을 떠나보내야 할 때를 알고 있었다. “여긴 네가 살 곳이 아니다. 인간의 마을로 돌아가렴.” 아빠 곰의 호소와 설득에도 끄떡 않던 모글리를 흔들어 놓은 것은 또래 여자아이와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야릇한 눈맞춤이었다. 그렇게 인간의 마을로 섞여 들어간 모글리는 그뒤 어떻게 됐을까. <정글북2>는 36년 만에 청해 듣는 ‘그 뒷얘기’다.<정글북2>는 인간의 마을에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모글리의 정체성 혼란,<정글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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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앰버(마돈나)는 남편, 그리고 두쌍의 부부와 함께 지중해를 가로질러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여행길에 오른다. 잘 나가는 아버지, 부자 남편을 둔 그녀는 여행 내내 까탈스럽게 굴며 속물근성을 드러낸다. 특히 그녀의 변덕스럽고 성마른 요구를 다 받아들여야 하는 선원 페페(아드리아노 지아니니)는 분노심마저 품는다. 어느 날 페페는 앰버의 요구대로 고무보트로 동굴여행을 간다. 하지만 갑작스런 엔진 고장과 폭풍우로 보트는 무인도에 다다르고, 둘의 관계는 역전된다.■ Review영화의 원작인 리나 베르트뮬러 감독의 1974년작 <귀부인과 승무원>은 당시 이탈리아 상황을 반영하는 정치 조크와 반페미니즘적 성향, 역전된 계급관계 등을 담고 있어 커다란 논쟁을 몰고 온 영화다. 좌파에 대해 싸늘한 시각을 품고 있는 귀부인과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을 가진 선원이 외딴섬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와 멜로드라마를 무정부주의적으로 뒤섞어놓은 묘한 영화였
유아적 마초영화,<스웹트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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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한밤중 교외의 작은 역을 나서려던 승객이 갑작스런 폭우로 발이 묶인다. 도리없이 역사 안에서 비를 피하게 된 호기심 많은 대학생, 샐러리맨, 젊은 커플에게 선글라스를 낀 정체불명의 중년 신사(다모리)는 기묘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Review음식과 잠, 섹스를 구하는 절체절명의 허기에는 비할 바 아니겠지만 이야기에 대한 인간의 갈증은 질기고 뿌리 깊다. 스토리가 희극이냐 비극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본성상 기승전결 구조를 지닌 ‘이야기’는 선명한 형상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현실의 치명적 지루함에 가상이나마 질서를 부여해 우리를 위안하기 때문이다.옴니버스영화 <기묘한 이야기>는 제목대로 다른 어떤 영화적 요소보다 스토리의 기발함에 승부를 거는 기획이다. 반 시간 안에 공포와 놀라움을 반드시 서비스하도록 설계된 <환상특급> <어메이징 스토리>를 떠올리면 수긍이 쉽다.1990년 4월 처음 전파를 탄 <후지TV> 인기 프로그
브라운관을 넘어서,<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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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지난 2월10일 크랭크인했다. 이날 새벽부터 시작된 촬영장면은 전쟁 중에 진태(장동건)가 헤어진 동생 진석(원빈)을 찾아 헤매는 장면. 제작비 130억원이 투자되는 대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앞으로 8개월간 촬영해 내년 설에 개봉할 예정이다.
레디, 액션! <태극기 휘날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