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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Anxiety, 1978년감독 멜 브룩스출연 멜 브룩스 EBS 2월23일(일) 낮 2시히치콕에게 바치는 코미디이 영화, 수상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많은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던 행인이 새떼에 공격을 당하고 샤워를 하는 이는 갑작스런 침입자를 맞이한다. 고소공포증에 얽힌 에피소드 역시 기시감이 들게끔 한다. 어디서 봤더라? 그런 의문은 영화의 초반에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히치콕(Hitchcock)에게 바친다’라는 문구가 <고소공포증>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공포증>은 히치콕 마니아라면 빠뜨릴 수 없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싸이코>와 <현기증>, 그리고 <새>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을 패러디하고 있는 것이다. 멜 브룩스는 1970년대 할리우드의 패러디코미디의 ‘대부’격 존재로 통했는데 이 영화에선 제작, 감독은 물론이고 주연까지 겸하고 있다. 그가 묘한 악센트를 강조하면서 무대에 올라 주제가를
멜 브룩스 감독의 <고소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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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을 의심하라?<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당신의 눈을 믿지 못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디 아워스>의 니콜 키드먼을 소개했다. 아무렇게나 틀어올린 잿빛 머리카락, 깊은 불안을 품은 눈동자, 그리고 생각 많아 보이는 길쭉한 코. 세 여인의 하루가 교차하는 <디 아워스>에서 작가 버지니아 울프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은 울프의 초상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달라진 외모로 등장해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연기력으로도 인상을 좌우하는 코의 형태는 바꿀 수 없었다. 키드먼은 특수분장의 도움을 받아 결코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는 얼굴이 됐고, 대가를 얻었다. 배우는 자신의 얼굴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키드먼이 이런 대담한 결정을 내린 유일한 배우는 아니다. 가짜 코는 군인이자 시인인 시라노 백작을 연기한 배우들이 필수적으로 택해야 했던 분장. <시라노 드 벨쥬락>의 호세 페레와 <시라노>
[서브웨이] 배우들의 외모변장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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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믿고 싶은가요?<엽기적인 그녀>로 동급최강의 흥행을 기록한 감독의 신작 멜로영화가 개봉되었다. 전작이 깨는 여성상을 그렸다는 이유로 관객과 여성 평단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것을 상기해보면 <클래식>의 다소곳한 분위기는 전작과 사뭇 달라 보인다. 그러나 기실 <엽기적인 그녀>는 깨는 장치들을 활용했을 뿐 전체적인 서사나 구조는 지극히 보수적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그녀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었으며, 둘째, (혈연을 근간으로) 만날 사람은 어쨌든 만난다는 운명론을 펴고 있으며, 셋째, (이 점이 가장 중요!) 그녀는 대상이었을 뿐, 바라보고 기술하는 주체는 차태현이었다. 즉 그녀의 행동들은 그의 눈을 통해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럽다’는 미적 판단이 된 상태로 우리에게 보여진 건데, 그 ‘사랑스러운’ 이유는 다름 아닌 그녀의 외모가 그의 이상형이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엽기적인 그녀>의 파격성은 새로운 여성 캐릭터에 있는 것이 아
<클래식>,전통의 창조 혹은 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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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늘고, 심술은 줄었다우디 앨런의 <스몰 타임 크룩스>는 그의 다른 몇 작품들과 달리, 잘 만들어진 유쾌한 야단법석 이상의 뭔가가 있는 척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반갑다. 이것은 근 십년간 앨런이 만든 영화들 중 가장 웃기고 또 가장 덜 심술궂은 작품으로서 단정한 클라이맥스를 곁들인 소품이다. 지난해의 <스윗 앤 로다운>(Sweet And Lowdown)과 달리 <스몰 타임 크룩스>는 시대극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제공하는 구식 미덕들을 고려해보면 시대극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크리스 웹의 <Stomping at the Savoy>가 흐르는 가운데 프롤레타리아 앨런이 <데일리 뉴스>를 들여다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어느 정도 환상적일지는 모르지만 아주 분명하고 확고한 30년대 취향으로 일관한다. 이것은 부르주아의 무릎 위에 편안히 둥지를 틀지 않는 보기 드문 우디 앨런 코미디다. 영화의 배경은 어떻게 손써볼 수 없
유쾌한 소동 이상이 있는 영화 <스몰타임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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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가불하지 말라나는 장이모의 영화는 다 본다. 적어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소재를 다루든 그의 영화에는 복사해서 걸어두고 싶은 그림 몇점이 있고, 연애편지 쓸 때 슬쩍 끼워넣고 싶은 대사 한두 마디는 있다. 그리고 늘 공리가 있었다. 남성의 소유욕을 난폭하게 자극하는 미모는 흔하지만 선의를 불러일으키는 미모는 드물다. 초기의 공리는 남자를 선량하게 몰입시키는 들꽃 같은 느낌이 있었다.물론 <영웅>에는 공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전혀 본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기원에서 장천이 진나라 검객을 물리치는 장면에서 나는 이미 7천원을 다 지불해 버렸다. 호수에서 파검과 무명이 벌이는 검무나 진나라 사수들이 만들어내는 화살비는 마일리지 덕분에 덤으로 얻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영화가 끝까지 그렇게 나가주기를 바랐다. 예상대로 감독은 <라쇼몽>의 미로에서 시작해서 화려한 색채의 연금술과 스펙터클로 나아간 다음, <와호장룡>의 로맨스
건달,<영웅>의 `대의론`에 코웃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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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일상 속에서 술로 일탈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꼭 술 깨는 오후엔 따뜻한 햇볕에 몸을 데우면서 생각에 빠져드는 것을 즐긴다(물론 대부분은 수분 섭취와 잠을 자지만).
지나간 일기장을 뒤지듯 마음속으로 낙서를 하면서 지나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려본다. 그러다가 얼굴이 벌게지는 일이라도 생각나면 이내 이불 속으로 숨어버리지만 기분 좋은 일이나 가슴 뭉클한 기억들이 생각나면 벌떡 일어나 서성이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 결의(?)를 다지곤 한다. 그런 기억들은 지금을 사는 나에게 새로운 힘이 되고 활력이 되며 지침이 된다.
<상계동 올림픽>을 처음 접한 때가 언제인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선배들과 함께 본 노이즈가 잔뜩 들어간 사운드와 간간이 사라져버리는 이미지들. 처음엔 뭐 그렇고 그런 운동권 비디오인 줄만 알고 봤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뭔가 모르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였다고 할까. 투박한 내레이션 너머로 허물어져가는 집들 사이로 희망이 꿈틀거리며 생존하는
희망의 술잔을 기울이며, <상계동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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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엄청나게 유행한 신조어 중에 ‘아햏햏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정말 그 뜻조차 ‘아햏햏’해서, ‘도대체 저 단어를 실생활에서 진지하게 한번이라도 쓸 기회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런데 극장에서 맞닥뜨린 은 ‘맞아, 저게 바로 아햏햏한 유머로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박자가 계속 늦는데다 엄청나게 웃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웃기는 것은 절대 아닌, 즉 100년 전의 상황을 머릿속에 함께 그려볼 때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것이 영락없이 ‘아햏햏’한 느낌이었다.신기한 것은 그런 식으로 헐렁한 도포자락 같은 유머만 기억에 남던 ‘아햏햏’했던 영화 <YMCA야구단>이, DVD 타이틀로 변신하면서 어딘가 잘 짜여진 듯한 완결감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것은 DVD만을 위해 재편집되었다는 4분 분량의 프롤로그와 에필로
조선시대 진국 우려내기,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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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County, 2002년감독 제이크 캐스단 출연 콜린 행크스, 카일 하워드R. J. 놀, 브렛 해리슨, 실러 피스크장르 코미디 (파라마운트)<오렌지 카운티>는 할리우드의 2세들이 만든 청춘영화다. 이름들만으로도 눈길이 간다. 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캐스단과 행크스. 감독인 제이크 캐스단은 <보디 히트> <그랜드 캐년>의 감독인 로렌스 캐스단의 아들이다. 주인공인 숀 브루너를 연기한 콜린 행크스는 미국의 국민배우로 자리잡은 톰 행크스의 아들이다. 이름으로는 알 수 없지만, 숀의 여자친구 애슐리 역의 실러 피스크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시시 스페이섹의 딸이다. 그 호화로운 배경답게 조역과 카메오도 풍성하다. <솔로몬은 외계인>으로 코믹 연기의 절정을 선보인 존 리츠고, <내겐 너무 가벼운 당신>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서 엽기적인 연기력을 과시한 잭 블랙이 골치아픈 숀의 가족으로 등장한다. 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희망은 있지 <오렌지 카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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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5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일반인이 만든 영상물이 상영된다.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열리는 영화제부터 신설되는 비경쟁 'JIFF MIND(Joen Ju Mobile INteractive Digital' 부문에 해외작가들의 웹아트와 함께 일반인이 만든 애니메이션, 실사영화, 인터렉티브 영상물 등을 상영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장르, 형태, 내용에 제약 없이 최종 출품본이 디지털화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신청서 ▲시놉시스 ▲연출 의도 ▲기술 설명서(A4 2매 이내) ▲CD나 DVD에 저장된 작품 등을 서울시 중구 장충동 2가 186-33번지 문구회관 4층 전주국제영화제 서울사무소로 보내면 된다.문의 ☎(02)2285-0562 e-메일 lounge@jiff.or.kr한편, 최근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를 이원화하는 등 조직을 개편한 전주 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 기간을 일주일에서 열흘로 늘리고 관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전주국제영화제에 일반인 참여 섹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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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채널 MBC무비스는 오는 24∼28일 매일 오후 4시에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를 연속 방영하는 `무비스 VS 노블' 특집을 마련한다.첫날인 24일에는 19세기 영국의 호러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메리 라일리>(사진)를 방송한다. 지킬 박사의 하녀인 메리 라일리를 중심으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극단적인 내면의 이중성을 조명한 작품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다.
25일에도 줄리아 로버츠 주연에 존 그리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펠리칸 브리프>가 방송된다.이후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콘돌>(26일), 동명 소설보다 영화로 더 유명한 <산타클로스>(27일), <어싸인먼트>(28일)가 이어진다.(서울=연합뉴스)
MBC무비스 `무비스 VS 노블`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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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뽑은 최고의 북한 영화는 86년에 제작된 역사무협극 <홍길동>인 것으로 나타났다.영화진흥위원회 연구팀(책임연구 이효인 경희대 교수)이 성별, 연령별, 출신지별, 학력별 분포를 고려해 뽑은 탈북자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길동>이 가장 많은 20표(복수응답)를 얻었다.역시 역사무협극인 <림꺽정>이 47부 연작영화 <민족의 운명>과 함께 17표로 공동 2위에 올랐으며 <봄날의 눈석이>(15표), <이름없는 영웅들>(14표), <도라지꽃>(13표), <명령 027호>, <보증>(이상 11표), <조선의 별>(10표), <군당 책임비서>, <춘향전>(이상 8표) 등이 뒤를 이었다.신상옥 감독이 춘향전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 영화 <사랑 사랑 내 사랑>은 공동 12위에 랭크됐고 72년 체코의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 수상
탈북자가 뽑은 최고 북한영화는 <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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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의 영화데뷔작 <오!해피데이>(제작 황기성 사단, 감독 윤학열)가 19일 촬영을 마쳤다.<오!해피데이>는 활달한 성격의 20대 여자 성우 희지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 현준을 만나 사랑을 얻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펼친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장나라와 TV 드라마 <리멤버>의 박정철이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마지막날 촬영분은 영화의 엔딩장면으로 인천공항에서 촬영됐다.
<오!해피데이>는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4월 11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장나라 주연 <오!해피데이>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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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열기’가 식지 않는다. CJ엔터테인먼트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개봉 열흘만인 지난 15일 기준으로 전국관객 211만명, 서울관객 68만3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개봉 열흘만에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조폭마누라>와 <친구> 밖에 없다며 CJ엔터테인먼트는 희색이 얼굴에 가득.권상우·김하늘 2인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투 윅스 노티스>의 샌드라 블럭·휴 그랜트도 발렌타인데이 바람을 타고 개봉 첫주말, 서울에서 4만6천86명의 관객을 만나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잇는 손예진·조승우의 <클래식>은 그간 전국관객 97만600명을 끌어모아 관객 100만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성룡과 오웬 윌슨이 공연한 <샹하이 나이츠>는 서울주말관객 3만5천명, 4위를 기록했다. 오웬 윌슨이 짝을 에디 머피로 바꿔 벌이는 코미디 모험극 <아이 스파이>가 9위에 머무른 것을 보면 성룡의 안정세는 여전한 듯. &l
<과외..> 커플 앞서고 <클래식> 커플 뒤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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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에게>가 다음달 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특별시사회를 개최한다.LG아트센터는 완벽에 가까운 음향시설을 자랑하는 고급문화예술공간으로 그동안 음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 공연 예술을 주로 무대에 올렸으며 영화 시사회는 이번이 처음이다.<그녀에게>는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와 여자 투우사를 돌보는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이번 시사회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위쉬의 '마주르카 포고'의 공연이 4월 말 LG아트센터에서 실제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시사회에는 문화계, 영화계 인사와 LG 아트센터 회원 등이 참석하며 참여를 원하는 일반인들은 인터넷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나 드림위즈(www.dreamwiz.com)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그녀에게>는 오는 4월 18일 국내 개봉한다. (서울
<그녀에게> LG아트센터에서 시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