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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뉴튼 존의 히트곡 <Physical>(1981)의 비디오는 청순한 이미지의 컨트리 음악 요정이 남성을 자극하는 섹시한 뉴웨이브의 여신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을 효과적으로 담아냄으로써 MTV와 뮤직비디오의 시대가 탄생시킨 성공 신화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 뮤직비디오란 매체를 통해 뮤지션의 외모가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위한 것은 물론이고, 대중의 관음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그들 뇌리에 각인된 기존 이미지를 제거하고 변화상을 이식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것은 음악과 영상의 결합이 진화해온 과정과 그 방향성에 대한 알레고리인 동시에 프로모션 도구이자 마케팅 수단으로서 뮤직비디오의 전략적 배경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그렇기에 새 앨범 <Stripped>(2002)를 통해 변신을 시도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에 대해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지적하는 비판이 일색인 최근 분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크리스티나 아길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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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이 부시 대통령과 닮았다면?한동안 가수 보아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는 낭설이 있었다. 해리 포터가 무도회에 참석할 때 파트너로 원하는 동양계 여자선배 초챙 역에 낙점되었다는 것. 물론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들의 게시판에 몇몇 팬들이 올린 글이 와전되면서 퍼져나갔던 것으로,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즉시 그런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해명을 하면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런 내용이 기사거리가 될 정도였는지는 의문이다. 당시 소문의 진원지로 지목되었던 머글넷(mugglenet.com), 해리포터닷컴(iharrypotter.com),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www.imdb.com) 등의 사이트들을 뒤져본 결과, 보아에 대한 소문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아주 극소수 몇몇 네티즌들끼리 주거니받거니 하는 수준에 불과해 보였기 때문이다.오히려 당시 그러한 관련 사이트들의 게시판
인터넷에서 말 많은 영화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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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교 밤 11시10분)문학작품의 영화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60년대 중반을 흔히 `문예영화'의 전성기라 부른다. 이효석의 단편을 이성구(1928~ ) 감독이 영화화한 <메밀꽃 필 무렵>도 그런 문예영화의 하나. 박준규의 부친 박노식이 왼손잡이 장돌뱅이 허생원으로, 젊은 날의 이순재가 그와 우연히 길동무가 되는 왼손잡이 젊은이 동이로 출연한다. 김지미, 김희갑, 허장강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원작의 서정성을 비교적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1960년 <젊은 표정>으로 데뷔한 뒤 40여편의 영화를 만든 이성구 감독의 대표작. 그의 이력에서 아주 신기한 고양기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사랑이 문을 두드릴 때> <하늘과 땅 사이에> <신촌 아버지와 명동 딸> 등 범상한 멜로드라마나 풍속극을 생산하던 이 감독이 67·68년에 만든 일련의 문예영화는 그의 이전과 이후 영화들과 절연돼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이어
배우도 아련한 `메밀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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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M 밤 11시10분)트루먼 버뱅크는 작고 조용한 섬마을에 사는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고 믿는 세일즈맨이다. 하늘에서 촬영용 조명등이 떨어진 그날 이전까진 말이다. 어린 시절 아빠의 익사를 보고 물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던 그는 그날, 죽었다고 생각한 아빠를 길에서 만나고 누군가 아빠를 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에서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생활용품을 설명하는 아내, 일정한 주기로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태어나면서부터 30년 가까운 생을 24시간 전세계에 생방송되는 T텔레비전쇼의 주인공으로 살아온 남자라는, 아주 독특한 설정이 돋보인 피터 위어 감독의 98년작. 원래 각본을 쓴 앤드루 니콜이 감독(이후 〈가타카〉 〈시몬〉의 감독이 된다)을 맡기로 했지만 경험 부족을 이유로 〈죽은 시인의 사회〉의 위어 감독이 영입됐다. 미디어가 ‘신’이 되어버린 사회에 대한 우화, 또는 평범한 삶에 대한 예찬 같은 휴먼드라마다. 코미디 배우로만 알려
‘미디어의 지배’ 비꼬는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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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가 매주 월요일 발표해오던 박스오피스 집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영화인회의는 21일 "최근 배급사의 스코어 공개 거부가 늘고 있으며 일부 극장과 입회사의 비협조로 더 이상 의미있는 집계가 불가능하게 돼 박스오피스 집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배급개선위원회는 지난 2001년 4월초부터 배급사들이 밝힌 관객수를 집계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발표해왔으나 이달 초부터 <캐치 미 이프 유 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개선위원회의 관객 집계가 신빙성이 없다"며 자료 공개를 거부해왔으며 지난주부터는 코리아픽쳐스와 콜롬비아, 월트디즈니 등의 배급사도 발표를 중지했다.배급개선위원회는 "영진위가 오는 6월 도입하겠다고 밝힌 영화관 전국 통합전산망의 조기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인회의, 박스오피스 집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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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보도자료집을 최근 발간했다.380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집은 국내 주요 언론과 프랑스의 르몽드지, 로이터 통신, 할리우드 리포터, 스크린 데일리, 무빙 픽처스, 버라이어티 지 등 외신의 기사를 싣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검은 물 밑에서>의 영화 수입사 '스폰지'는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공포영화 <디 아더스>를 무료로 보여주는 이벤트를 마련한다.이 영화의 티켓을 소지한 영화팬들은 서울 종로의 시네코아에서 밤 10시50분에 상영되는 <디 아더스>의 심야상영을 무료로 볼 수 있다.(서울=연합뉴스)
[영화가] 부산영화제 보도자료집 발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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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바람난 가족>(제작 명필름)이 최근 촬영을 마쳤다.<바람난 가족>은 연하의 여자와 바람 피우는 남편, 지병을 앓고 있는 남편 대 신 첫사랑과 바람을 피우는 시어머니, 그들의 '바람'을 인정하며 자신도 고등학생과 바람을 피우는 아내 등 바람난 가족의 얘기를 다룬 영화.<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문소리(사진)와 <YMCA 야구단>, <로드무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황정민이 바람난 아내 호정과 남편 영작으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바람난 가족>은 지난해 12월 초 촬영을 시작해 서울을 중심으로 파주, 일산, 전주 등에서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스튜디오, 공연장, 법원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후반작업을 마친 후 2003년 상반기 중으로 개봉될 예정.(서울=연합뉴스)
<바람난 가족>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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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되어버린 낭만주의의 자기혐오로만 폴란스키가 만든 남성형의 <피아니스트>가 전쟁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미하엘 하네케가 만든 여성형의 <피아니스트>(la pianist)는 일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두 영화는 여러 면에서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는 생존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는 극단적인 현실 속에서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의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반면 하네케의 <피아니스트>는 권태롭고 변화없는 유럽의 현대생활 속에서 한 사람의 예술가/일상인이 품고 있는 ‘욕망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나 둘은 모두 예술가라는 호칭이 부여된 사람들이 현실 앞에서 때로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물론 둘 모두, 이 보잘것없는 시도 자체가 현실에 던지는 의미심장한 파문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하네케의 <피아니스트>는 유럽 문화를 보는 우리의
미하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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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외 29인 지음 박맹호 고희 기념집-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
마치 동공이 영혼의 황폐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뼈만 남은, 그러나 뼈보다 견고한 예술의 형식(시인 최승호-조각가 자코메티), 음악의 황홀경을 육체-감각의 황홀경으로, 그러나 다시 육체보다 명징한 예술의, 육체와 다른 생애(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소설가 함정임), 죽음의 사건과 본질을 매개로 한 대중문화 신화 뒤집기(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소설가 김미진), 건축언어와 문학언어 사이 치열한, 상상력 풍부한 교호를 통한 예술 유토피아의 공간-가시화(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시인 김혜순), 일상(의 결과 범위)을 어느 정도 확대심화하면 예술과 혁명은 등식을 이룰 수 있는가(지하철 낙서 화가 키스 헤링-시인 디자이너 박상순), ‘코스모스=키오스’를 품은 여체를 형상화하는 페미니즘 넘어 페미니즘(화가 프리다 칼로-시인 김승희), 가공할 무의식의 멀쩡함(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브루통-불문학자 송진석), ‘양변기
[컬렉터 파일] 고희의 아방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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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스파이스는 한국 최초의 모던 록 밴드 중 하나이다. 비교적 최근에 태어난 장르/스타일들이 그렇듯, ‘모던 록’ 또한 난삽한 유전자를 지닌 용어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매끈한 선율에 내성적인 정서(가사)를 지닌 기타 팝/록’이라는 해석이 승리했고, 델리 스파이스의 음악은 그 승리의 주요 공신이다. 영화 <후아유>(2002)의 사운드트랙에 리메이크되어 실리기도 한 <챠우챠우>를 듣다보면 델리 스파이스의 시작이 어떠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데, 반복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선율과 가사, 재기 넘치는 기타 연주, 예민하고 정감어린 편곡은 이들의 데뷔 음반을 관통하는 특징이었다. 그뒤로도 석장의 음반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스타일(전자음, 관현악 등)을 건드렸지만, 그 중심은 언제나 명료한 선율을 지닌 기타 팝/록에 있었다.하지만 2년 만에 나온 새 음반은 베테랑 밴드의 자기쇄신 노력을 보여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빨래판 긁듯 거칠게 내달리는 드럼을
모던 록에서 하드록으로,델리 스파이스 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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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쌍둥이 꼬마 악마가 숲 속 작은 집에서 엄마, 아빠, 할머니와 살고 있다. 악마인 할머니는 천사인 할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었단다. 어느 날 자는데 구름 나라에 계신다는 할아버지가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어졌다. 당장 만나러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서로서로 도와 몰래 창문을 넘어간다. 밖은 깜깜한 숲이다. 혼자서는 무섭지만 모두 함께니까 괜찮아. 손을 꼭 잡고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지만 밤마실 나온 늑대 울음 소리에 혼비백산 줄행랑이다.<XI5>(‘사이 사이고’라고 읽는다)는 퍼즐 게임이다. 소니가 운영하는 게임 스쿨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팀을 만들어 제작한 1편 이래 지금까지 5편이 나왔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XI5>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위상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왜냐하면 90년대 중반 이후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코드가 가장 분명한 형태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옛날에는 게임은 하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고 밸런타인이고 방
꼬마 악마들은 시간을 먹는다,(사이 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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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기 드문 아낌없는 사랑을 그린 영화 <국화꽃 향기>의 홈페이지는 예쁜 풍경으로 꽉 채워진 달력이자 주인공들의 일기장이다.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풍경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으로, 일본 삿포로에서 담아온 것. 한장한장 달력를 넘기듯 메뉴를 클릭할 때마다 그림 같은 화면이 눈앞에 활짝 펼쳐진다. 1일부터 31일까지 각 날짜에 시놉시스와 제작과정 등이 담겨 있고 각 메뉴들은 주인공이 쓴 가슴 아픈 일기로 시작한다. ‘방송듣기’ 코너는 다른 홈페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코너. 남자주인공 ‘서인하’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착안했다. 박해일이 인터넷 방송 DJ를 맡아 차분한 음성으로 사연을 읽고 신청곡도 전한다. 벌써 여러 회 방송분이 업데이트되었고 중간에 장진영이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 사연들은 12월에 있었던 이벤트에서 뽑힌 글들이다. 2월28일 개봉을 앞두고 또 다른 이벤트가 진행 중이니 지금이라도 체크해보면 좋을 듯. ‘성시경의 <희재&
예쁜 풍경의 일기장,<국화꽃 향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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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신이시여, 우리가 정녕 이 영화를 만드나이까”마틴 스코시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갱스 오브 뉴욕> 13인의 가상 다중시점 제작기<갱스 오브 뉴욕>의 제작을 놓고 마틴 스코시즈란 사람의 집념을 의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1970년에 아이디어를 내고, 77년에 광고를 게재하면서 제작에 박차를 가했던 이 ‘뉴욕창세기’는 ‘대작기피’의 80년대를 맞이하며 영원히 수면으로 가라앉는 듯보였지만 98년에 기적적으로 부활해 2003년 대한민국 땅까지 날아오게 되었다. 행여 색이 바랠까, 향기가 달아날까, 한 노인이 허리춤에 꼭꼭 밀봉해놓았던 이 세기의 프로젝트는 30년 만에 마침내 그 시절 색 그대로, 좀더 노련한 호흡으로 세상과 조우한 것이다.평생의 숙제를 마친 감독 마틴 스코시즈는 물론이거니와 그와 함께 이 불가능해 보였던 프로젝트를 가능으로 이끌었던 많은 스탭들, 그리고 이탈리아 치네치타 스튜디오에서 보통 영화의 2배가 넘는 기간의 합숙촬영을 견뎌낸 배우
1970-2003,<갱스 오브 뉴욕>은 이렇게 태어났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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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다. 이곳에 처음 이주한 것은 네덜란드인. 1626년 식민지 초대 총독인 미누이트가 인디언으로부터 맨해튼섬을 사들여 뉴암스테르담으로 명명했으나 1664년 영국함대가 점령한 뒤 영국 왕의 동생 요크공의 이름을 따서 뉴욕으로 바꾸었다. <택시 드라이버> <뉴욕 뉴욕> <분노의 주먹> 등에서 뉴욕 하층민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마틴 스코시즈는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York)>을 통해 뉴욕의 역사 탐험에 나선다.1846년 뉴욕의 슬럼가 파이브 포인츠. 감자 기근에 시달리던 아일랜드인이 대서양을 건너 이곳으로 몰려들자 토박이들의 텃세가 기승을 부린다. 이주민을 대표하는 데드 래빗파의 보스인 프리스트 발론(리암 니슨)은 원주민파의 우두머리 빌 더 부처(대니얼 데이 루이스) 일당과 대결을 벌였다가 숨지고 만다.아버지의 무참한 죽음을 지켜본 아들 암스테르담 발론(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1
뉴욕에 관하여..<갱스 오브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