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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가 사랑한 영화들4월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히치콕 회고전 상영작 9편39계단 | The Thirty-nine Steps | 1935년 |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 출연 매들린 캐롤 | 81분 | 흑백“<39계단>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빠른 전환입니다.” 영국 시절 히치콕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영화이며, 히치콕의 이름을 알리는 데 공헌한 영화. 영국을 여행 중이던 리처드 핸니는 ‘미스터 메모리’의 공연을 보게 된다. 공연 도중 총성이 울리고 뮤직홀은 엉망이 된다. 핸니는 공연장을 빠져나오며 영국 스파이인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 자신이 영국을 위해 일하는 스파이고, 39계단이라는 국제 범죄단이 중요한 정보를 국외로 빼돌릴 것이라고 말한 뒤 칼을 맞고 죽는다.숙녀 사라지다 | The Lady Vanishes | 1938년 |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 출연 마거릿 록우드 | 97분 | 흑백도시에 눈사태가 나고 기차가 정지한다. 승객들은 호텔에 머문다. 그리
4월 4∼11일까지 열리는 히치콕 회고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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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씨 부부 | Mr. and Mrs. Smith |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 출연 캐롤 롬바르드 | 95분 | 흑백“이 영화는 여배우 캐롤 롬바드에게 내 우정을 표하기 위해 만든 겁니다.” 데이비드 스미스와 애니 스미스 부부는 많은 부분에서 규칙들을 무시하면서 살아간다. 애니는 시간을 거슬러갈 수 있다면 그래도 다시 결혼할 거냐고 데이비드에게 묻는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털어놓는다. 스크루볼코미디에 가까운 히치콕 코미디영화. 그러나 질 들뢰즈가 가장 히치콕적이라고 부른 영화.망각의 여로 | Spellbound |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 출연 잉그리드 버그만 | 111분 | 흑백그린 매너스 정신병원 원장 머치슨 박사가 은퇴하고, 에드워즈 박사가 새로 부임한다. 그러나 에드워즈 박사에게서 이상한 모습들이 발견된다. 직원들의 질문에 이상한 답변을 하기도 하고, 극도의 신경증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여의사 피터슨은 에드워즈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심한 정신분열
4월 4∼11일까지 열리는 히치콕 회고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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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일곱 악동이들애본리 마을을 떠나 진학한 앤은 친절한 두 할머니의 배려로 예쁜 집에 둥지를 틀었고, 자매들과 헤어진 조우는 개성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하숙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덕분에 ‘하숙집’에 대해 낭만적인 감정을 품고 있었건만, 스무살 무렵 내가 살던 곳은 그런 환상을 완전히 깨고도 남는 곳이었다. 좁고 어두운 방, 물도 제대로 안 내려가는 화장실, 먹다만 반찬이 일주일 넘게 나오던 밥상…(그렇다고 하숙비가 싼 것도 아니었다). 지금도 그 집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할 만큼, 쓰디쓴 경험이었다.무참히 짓밟힌 환상이 십여년 만에 다시 살아 움직인 것은 <우비소년>의 ‘우거지 맨션’을 보고 나서다. 골목 깊숙이 눈에 뜨일세라 붙어 있던 그 하숙집에 비하면, 전원 주택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우거지 맨션의 모습은 얼마나 위풍 당당한가. 집안의 귀엽고 예쁜 가구들은 또 어떤지. 하숙이라면 치를 떨었건만, 이런 집에서 하숙한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무심코 하고는 흠
인터넷에서 TV로 자리 옮긴 <우비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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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는 2002년 최고의 영화라는 격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드디어 4월18일 국내개봉을 앞두고 홈페이지가 문을 활짝 열었다. 이 영화는 또 다른 영화 속 영화와 무용공연 등 볼거리가 풍부한 것이 특징. ‘Side Story’ 코너에 들르면 영화를 보지 않고도 이런 요소들을 맛보기로 즐길 수 있다. 짧지만 독특한 흑백 무성영화 <애인이 줄었어요>와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의 공연 동영상이 바로 그것. 마침 4월 말 피나 바우쉬가 내한해 영화에 삽입되었던 ‘마주르카 포고’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삽입곡 <쿠쿠루쿠쿠 팔로마>의 뮤직비디오는 보너스 클립으로 즐길 수 있다. ‘Love Messenger’는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글을 올리면 메일로 발송되고 시사회 초대권이 주어지는 일석이조의 코너. ‘Trailer’ 코너에서는 예고편, 뮤직비디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은 알모도바르 감독과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한 <그녀에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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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 속의 서플DVD라는 매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혹자는 고화질과 다채널 입체음향을 꼽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서플먼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할리우드가 DVD를 세상에 선보이면서 비장의 무기로 선택한 것도, 바로 본편 영화보다 재미있는 서플먼트였다. 비디오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인터넷을 통한 영화파일의 공유가 확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DVD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차별적인 요소로 서플먼트가 꼭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렇게 해서 DVD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어버린 서플먼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주요 배우나 제작진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다. 항상 편집과정을 통해 정제된 배우들의 연기 장면만 볼 수 있었던 관객에게,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보여주는 제작 다큐멘터리는 아주 매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전에도 그런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들은 존재해왔다. 할리우드영
인터넷에 공개된 <시카고>의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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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그러나 가슴 뜨끔하게‘만화 같은’이라는 관용어가 있다. 어처구니없는, 허무맹랑한, 유치한, 열혈소년이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연애가 가능한, 싸구려처럼 보이는, 판타지한, 욕망을 충족시키는 등과 같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관용어다. 나는 이 관용어를 싫어했다. 영화잡지를 보다가 ‘만화 같은’이라는 관용어가 나오면 발끈했다.만화는 역사 속에서 가볍지만 진실되게 시대의 모습을 표현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 온,오프라인상에서 많은 반전 만화들이 나오고 있다. 위 만화는 <딴지일보>에 게재된 양시호의 작품.내가 사랑하는 만화가 왜 너희들에게 ‘만화 같은’이라는 관용어로 활용되어야 하는가. 유사한 용어로 ‘삼천포로 빠지다’는 관용어가 있다. 물론 용법은 ‘만화 같은’과 매우 다르지만. 바보스러운, 주제에서 벗어난 등의 뜻을 갖고 있는 이 관용어에 대해 삼천포 시민들이 무척 반발했다고 한다.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삼천포라는 명칭이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만화 같
전쟁을 반대하는 만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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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극장주의적 변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뒤 스티브 마틴이 이라크전을 끝낼 방법이 있다고 허풍을 떨었던 모양이다. 그 방법은? 조지 W. 부시와 사담 후세인을 한 방에 가두어놓고 <사랑은 비를 타고>를 함께 보게 한다. 그 영화를 본 뒤에도 전쟁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결코 가장 좋은 스티브 마틴 농담도 아니고, 일반적인 기준으로 봐도 그렇게 좋은 농담이 아니며, 사실 요새 분위기 속에서는 그냥 농담이라고 받아들이기도 좀 그렇지만, 한 가지는 맞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는 분명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마음을 풀어놓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그건 할리우드 뮤지컬의 기본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관객에게 거친 현실을 잠시 잊을 만한 행복한 몇 시간을 제공하는 것. 대부분의 뮤지컬들이 단순 소박한 해피엔딩의 로맨스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반 극영화에서 비극적 로맨스를 즐기는 관객도 진 켈리 주연의 뮤지컬영화에
오스카 작품상 받은 <시카고>의 허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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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과시하기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스파 노에는 <돌이킬 수 없는>을 엔딩 크레딧과 함께 시작하고는, 열두개의 에피소드들을 시간의 역순으로 늘어놓는다. 첫 에피소드에서 카메라는 침대 위에 나체로 앉아 있는 뚱뚱이(필립 나혼)를 비추고는 밖으로 빠져나가 혼란스런 거리로 내려앉아, 경찰차로 끌려가는 두 사내를 보여준다.
그들은 무슨 일을 저질렀는가? 두 번째 시퀀스는 연행 바로 전에 일어났던 일을 소개한다. ‘클럽 렉텀’(直腸)이라는 우스운 이름의 어두운 섹스 지하감옥을 찾아가는 이 미치광이들을 쫓아가는 것이다. 이들은 ‘르 테니아’(촌충)라는 이름의 사내를 추격 중이다. 하지만 이 지옥 같은 사도마조히즘의 혼란스런 클럽에서, 그들은 또 다른 사람의 두개골을 소화기로 내리쳐 부숴놓고 만다. 다시 이어지는 시간 역순의 세 번째 시퀀스. 마커스(뱅상 카셀)와 피에르(알버트 듀퐁텔)는(이제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안다) 렉텀을 찾기에 바쁜 나머지 이
<돌이킬 수 없는>과 <8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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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백인우월주의영화 보고 한참 만에 신나게 웃었다. 순전히 한 남자 때문인데, 그자의 인상착의는 이렇다. 얼굴은 중국식 호떡 같다. 모양은 쟁반처럼 둥글고 포동포동하게 부풀어 올라 있는데 피부는 달 표면처럼 푸석푸석하다. 눈은 거봉포도 알 같아서 일견 경이와 호기심으로 충만한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장난기로 가득하다. 여기에 반대머리와 올챙이배로 약간의 악센트를 준 원통형의 체형이 접합된다. 그리고 혀짤배기 허스키 목소리와 읍소로 시작해서 으름장으로 끝나는 독특한 어조가 음향효과로 믹싱된다. 그가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합성한 캐릭터라면 작고한 코미디언 이기동과 한때 슬라브 세계의 최고 권력자였던 흐루시초프를 참조했음이 분명하다. 그의 직업은 그리스 식당 ‘춤추는 조르바’의 사장, 특기는 윈덱스(유리 닦는 세제)로 피부병 고치기, 취미는 가출한 영어단어 제집 찾아주기이다.이 남자가 살던 나라는 “민주주의와 철학과 점성술을 발명한 나라”이다. 지금 기술문명으로 메소포타미
건달,<나의 그리스식 웨딩>을 보고 미국의 신경증에 이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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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출판가의 베스트셀러로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다.현대의 마키아벨리라 일컬어지는 로버트 그린이 쓴 것으로 무력이나 완력이 그 이상의 소기를 이룰 수 없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에서 물리적 작용이 아닌 소통의 한 형태로서, 9가지로 유형을 정한 뒤 그 증상과 특징들을 기술한 책이라는데 튼실한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내 관심사안의 사람들을 그 범주에 넣고 재단(?)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여 지금도 무료할 때마다 시시덕거리며 간간이 읽는 중이다. 어느 한날, 열대여섯명이 판을 벌인 술자리, 그 술자리가 무르익는 순간부터 머릿속에 시종일관 ‘대체 이 사람은 어느 유형에 속할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킨 인물이 있었는데, 이름하야 영화제작사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였다.그 사람과 나 사이에 호칭이야 형, 동생이지만 서로의 안부를 챙긴다거나 인신을 염려해주는 그런 애틋한 관계도 아니고 또 내가 달리 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그날의 필이 그에게 꽂힌 것은 온전히 질
유혹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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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씨네21>의 ‘인기필자’ 김은형의 친구 김소희입니다(독자께서는 그녀의 글에 온갖 기상천외한 몰골로 등장하는 “내 친구” 역을 기억하시지요?)
김은형은 제 영화 컨설턴트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저를 끌고 시사회장에 다니는 이유는 순전히 혼자 가기 심심하거나 중간에 졸았을 때 줄거리를 끼워맞추기 위해서지만, 저는 꿋꿋이 따라갑니다. 공짜니까요. 물론 그녀가 처음부터 컨설팅을 한 것은 아닙니다. 몇편의 ‘예술영화’에서 제가 자다가 의자 밑으로 굴러떨어지거나 20분 경과 뒤 “참을 만큼 참았어!”라고 저도 모르게 소리지르며 뛰쳐나가는 걸 목격한 뒤부터 아무 영화나 보자고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제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의 목록을 짜서 줍니다. 최근 그녀가 권고한 영화는 <샹하이 나이츠>였습니다. “<미녀 삼총사>에 버금가는 재미와 감동을 네게 줄 것이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저는 영화를 온몸으로 보는 편입니다. 감동적인 장면은 꼭 따라해봅
아름다운,아름다운 육체의 늙음이여!<용형호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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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관객, 아니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미소년의 미소가 저문 1일, 장궈룽(장국영·레슬리 청)의 팬사이트 등엔 추모의 글이 끊이지 않았다. “전설이여, 영원히”
어찌도 이리 영화처럼 갔는지. 영화 <패왕별희>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 앞에서 칼을 들고 춤추다 자결했던 우미인처럼, 그는 1일 오후 홍콩섬 센트럴에 있는 만다린오리엔탈 호텔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이별을 고했다. 올해 46살.
* 대만 일간지 장국영 유서내용 발표 -
2일 홍콩·대만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그의 죽음은 애정관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동성애자인 장궈룽은 18년 가까이 사귀어왔던 연인 외에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 돼 갈등을 빚었다고 알려져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건강악화와 사업비관 등의 이유를 대는가 하면 2001년 <이도공간>에서 귀신을 보게 되는 정신과의사역을 맡으며 그가 급격히 예민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가 길에 쓰러진 채 발견된 1일 오후 7시께(홍콩
영화처럼 가버린 상처투성이 미소년 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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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제75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각색상 등 3개부문을 수상한 영화 <피아니스트>가 4-6일 평촌 주공공이에서 재개봉된다. <피아니스트>는 전쟁의 포화속에서 살아남은 한 피아니스트의 삶을 사실적 영상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그려낸 영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지난달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각색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의 수입사 ‘감자’는 “아카데미 수상결과 발표 이후 재개봉 요청이 몰려와 재상영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재상영되는 극장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광화문 씨네큐브는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애드리안 브로디의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주간을 마련했다. 다음달 9일부터 <피아니스트>가 <빵과 장미>와 번갈아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아카데미 수상작 <피아니스트>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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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제작 현진씨네마, 감독 정흥순)이 지난달 29일 촬영을 시작했다. <조폭마누라2>는 상대파의 습격을 받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조폭마누라’ 은지(신은경)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던 중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시장상인들을 위해 싸운다는 내용. 신은경, 박상면이 전편에 이어 ‘어울리지 않는’ 부부로 나오며 주현, 박준규, 이원종, 장세진 등이 출연한다.
첫날 촬영된 장면은 중국집 배달부가 된 은진에게 동네 ‘양아치’들이 시비를 거는 장면. 순제작비 30억이 투입될 계획인 <조폭마누라2>는 오는 6월 말까지 촬영을 마치고 추석시즌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크랭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