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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3. ‘찌리리’와 ‘찌지직’을 극복하라 -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다
“잠깐 스톱. 영화사에서 온 분들 좀 불러줘요.” 백윤식은 등골 저편에서 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아직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인데 벌써 찌리리하다니.’ 백윤식은 걱정이 됐다. 일을 하다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맞거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몸 안 깊숙한 곳에서 전류 같은 게 발생하곤 하는데, ‘찌리리하다’는 건 이때 쓰는 그만의 표현이다. 이보다 더한 단계는 ‘찌지직’이라고 하는데, 촬영 도중 이 단계로 진입한 적이 없었던 건 천만다행으로 보인다.
이날의 ‘찌리리’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쌀쌀하던 어느 날 신체의 틀을 뜨기 위해 미사리 부근의 특수분장 업체를 찾았을 때 발생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특수분장 직원이 그에게 “혹시 감기 걸리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난데없는 질문에 도리질을 치며 맥락을 파악하려는데 갑자기 콧구멍만 남겨두고 머리 전체에 실리콘을 칠하는 게 아닌가.
<지구를 지켜라!> & 백윤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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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5. 세대를 넘어 부산을 넘어 - 행운과 불운의 쌍곡선
따지고 보면 운이 좋은 거였다. 천재인지는 몰라도 특별한 것만큼은 확실한 장준환 감독이나 개성이 진한 홍경표 촬영감독, 집요할 정도로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장근영 미술감독을 굳이 거명하지 않더라도 그의 영화작업에 함께한 스탭들은 모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벌레들이었으니까. 백윤식에게 2002년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단지 만족스런 영화 한편에 출연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대부분 20년 이상 어리지만 마음만은 어울릴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보냈다고 추억하기 때문이다. 이건 스탭들이 그를 배려했던 만큼, 그 또한 그들의 젊음 안으로 들어가려 무던히 노력한결과이기도 하다. 장준환 감독에 따르면 백윤식은 촬영장의 활력소였다. 그는 김 형사 역의 이주현을 보면서 “쟤는 칙칙이(백윤식은 땀을 표현하기 위해 물을 분사하는 기구를 그렇게 불렀다)만 뿌려주면 좋아하더라” 식으로 엉뚱한 말을 툭툭 던져 촬영장의 긴장감
<지구를 지켜라!> & 백윤식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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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反戰)과 반전(反轉), 어두웠던 파티장전쟁과 쇼 사이에서 갈등했던 75회 오스카, 작품상은 <시카고>몇몇 스타들이 이라크 전쟁을 이유로 불참할 것을 밝혔을 때, 이번 오스카에서 반전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터져 나올 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지상 최대의 쇼'는, 세계 최고의 각본 없는 드라마답게 또 다른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제75회 아카데미 영화상 주요 부문 수상 결과작품상 <시카고>(미라맥스 제작) | 감독상 로만 폴란스키 <피아니스트> | 여우주연상 니콜 키드먼 <디 아워스> | 남우주연상 에이드리언 브로디 <피아니스트> | 여우조연상 캐서린 제타 존스 <시카고> | 남우조연상 크리스 쿠퍼 <어댑테이션> | 각본상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녀에게> | 촬영상 콘래드 L. 홀 <로드 투 퍼디션> | 각색상 로널드 하우드 <피아니스트> | 의상상 콜린 애
제75회 아카데미 영화상 The 75th Annual Academy Awar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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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부시 정신차리시오!" 부시 대통령에게 강도 높은 비난을 한 마이클 무어.캐서린 제타 존스(왼쪽)는 만삭의 몸에도 퀸 라티파와 <시카고>의 주제가를 불렀다.스코시즈 역시 미라맥스의 열의에 밀려 각종 토크쇼 홍보까지 참여했다. 작품상 후보 중 유일하게 미라맥스와 연고가 없는 <피아니스트>의 선전도 ‘무조건 따놓은 당상이니 인정하라’는 식의 귄위적인 홍보전이 저항을 자극했음을 짐작게 한다. <갱스 오브 뉴욕>에 비할 수는 없지만 <디 아워스>의 실망도 컸다. 문학적 배경, 유려한 형식미, 명품 연기 앙상블로 제작단계부터 확실한 오스카 카드로 불렸던 <디 아워스>는, 영화가 지닌 미덕의 1/3 미만인 니콜 키드먼의 연기를 공인받는 트로피 한개로 만족해야 했다.또 다른 통쾌한 반란은 시상식 현장 공연에서 제외된 에미넴의 <Lose Yourself>에 돌아간 주제가상.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 시상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게서
제75회 아카데미 영화상 The 75th Annual Academy Awar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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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자살한 비운의 영화배우 장국영의 장례식이 오는 8일에 열린다.
대만 일간지 중앙사는 장국영의 친누나인 장연평(張綠萍)이 4월 8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장례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초청인사의 목록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초청인사중에는 그의 애인으로 알려진 당학덕을 비롯하여 감독 관금붕, 배우 주윤발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날 장례식에는 수많은 팬들도 참석하여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할 예정이다.
한편 장국영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그의 영화 <이도공간>이 출품된 금상장 영화제는 한때 연기설에 휘말렸으나 영화제 관계자는 예정대로 6일에 제22회 금상장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 중에는 장국영을 애도하는 행사도 삽입될 예정이다.
인터넷 씨네21팀 cine21@news.hani.co.kr
장국영 장례식 오는 8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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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가수 보아가 홍콩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소속사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4일 전했다. 아직 제목이 결정되지 않은 이 영화에서 보아는 대부호의 딸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기가수역으로 출연, 재키청(張學友), 양쯔충(楊紫瓊)과 호흡을 맞춘다. 제작은 홍콩의 '한 엔터테인먼트'에서 맡으며 <성원>, <동경공략>의 마초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보아는 영화에서 연기뿐 아니라 라이브 무대도 선보일 계획이며 직접 부르는 노래는 올 가을 국내에서 발매될 스페셜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개런티에 대해 "아시아 최고 스타에 합당하는 대우"라고 밝히며 "촬영은 6월초 상하이에서 8일간 진행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보아, 홍콩영화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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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가 된 것 같네요. 긴장도 되고 마음도 졸이고…"
3일 오후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의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문성근(49)은 "본업에 복귀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질투는 나의 힘>은 문씨가 지난해 5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를 그만두며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3월에 촬영을 마친 영화.
같은 남자에게 두번이나 여자를 빼앗기는 남자 원상(박해일)에 관한 이야기로 문성근은 그로부터 두번씩 여자를 빼앗는 문학잡지 편집장 한윤식으로 출연한다.
이날 기자회견은 문씨가 지난달 31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탈퇴를 선언한 후 처음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 그는 "어느 정도 선에서 이야기 해야할지 고민했다"고 밝히며 조심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계획대로 현업에 복귀한 것"이라며 "연기나 방송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지만 '통일맞이
[인터뷰] <질투는 나의 힘>의 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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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제75회 아카데미상에서 가장 부당한 대우를 받은 영화로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을 꼽았다.
영화 포털 인터넷 사이트 씨네21(www.cine21.co.kr)이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이용자 9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 47%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은 지난해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한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시각효과상과 음향편집상 2관왕에 머물렀다.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가 빈 손으로 돌아간 <갱스 오브 뉴욕>은 29%를 얻어 2위에 랭크됐고 역시 무관에 그친 잭 니컬슨 주연의 <어바웃 슈미트>(14%)와 니콜 키드먼의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랜 9개 부문 후보작 <디 아워스>(9%)가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아카데미에서 가장 억울한 영화는 <반지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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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역사 되돌아본 작가주의 나들이아시아 영화의 거장 허우샤오시엔의 주요작품이, 그것도 필름으로 상영된다. 15일부터 25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26일부터 5월16일까지 부산의 시네마테크부산에서 화인 커뮤니케이션스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시네마테크부산이 공동주최하는 `허우샤오시엔 특별전'이 그 자리.데뷔작 <귀여운 여인> 등 초기작 3편은 빠져 있지만, <광음적 고사>에 이어 대만뉴웨이브의 푯대로 나부낀 옴니버스영화 <샌드위치 맨>(1983) 이후 <밀레니엄 맘보>(2001)까지 12편 모두를 만날 수 있다. <펑꾸이에서 온 소년>(1983), <동동의 여름방학>(1984), <동년왕사>(1985), <연연풍진>(1986>, <나일의 딸>(1987), <비정성시>(1989), <희몽인생>(1993), <호남호녀>(1995), <남국재견>(
서울·부산서 ‘허우샤오시엔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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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와 <선생 김봉두>의 흥행싸움이 시작됐다. 지난주말 이틀간의 개봉성적에서 <시카고>는 서울관객 13만6천명, 전국 28만4천명을, <선생 김봉두>는 서울관객 11만200명, 전국 34만2천명을 각각 불러모아 서울1위와 전국1위를 나눠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흥행작에 힘입어 1~5위까지 서울관객 합계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50% 이상 많은 기염을 토했고, 2주 전 1·2위였던 <데어데블>과 <러브 인 맨하탄>은 3·4위로 밀려났다.2일 오전 현재 맥스무비의 예매순위에서도 <시카고>는 47.12%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예매율에선 <시카고>가 2위 <선생 김봉두>와 큰 차이를 보이고도 결과는 비슷했듯이 <선생 김봉두>의 저력은 만만찮다. 친숙한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영화인 데다 모처럼 만나는 맑고 감동적인 코미디라는 점이 <선생…>
<시카고>, <선생 김봉두> 흥행싸움에 관객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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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어떻게 쓸까?'영화 비평'이라는 말 속에 들어있는 것처럼 영화를 비평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화에 대한 이해와 글쓰는 능력이다. 템플 대학에서 영화 이론을 강의하고 있는 티모시 코리건의 영화 비평 가이드 「영화비평, 어떻게 쓸까?」(시공사)가 최근 발간됐다.저자는 영화 지식과 작문실력 등 영화 비평을 위한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책은 영화 비평의 목적, 이유 등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영화 비평 용어, 비평을 위한 접근방법 등 영화 비평의 개론을 정리해주고 있으며 글쓰기 방법, 영화에 대한 자료 조사법 등 영화 비평문을 쓰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다루고 있다.책의 앞머리에서 저자는 글을 쓸때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것들로 '영화를 이해하고 있는가', '머리말의 문장은 명확한가', '추상적인 관점은 구체적인 예로 뒷받침 되는가', '주제 문장은 주제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는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옮긴이 이권. 312쪽. 1만5천 원
[새 책] <영화비평 어떻게 쓸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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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느와르의 스타며 가수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장궈룽(張國榮)이 지난 1일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케이블의 영화채널과 음악채널들은 장궈룽의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긴급편성했다. 영화전문채널 MBC무비스는 9일 밤 장궈룽의 대표작 중 영화 <금지옥엽2>와 <색정남녀>를 각각 8시와 11시에 방영한다.
<금지옥엽2>는 장궈룽이 웬융의(袁詠儀), 아니타 뮈(梅艶芳)와 함께 출연한 영화로 <첨밀밀>의 천커신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가수가 되려고 남장을 한 소녀의 사랑이야기. 영화에서 장궈룽은 웬융의와 서로 사랑하지만 웬융의가 남장을 한 여자가수라는 사실 때문에 동성연애자라는 오해를 받는다.
<색정남녀>는 에로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인 영화 감독의 딜레마를 통해 홍콩의 영화제작 환경을 풍자한 영화. 수치(舒淇)와 장궈룽의 파격적인 누드 장면으로 화제를 낳았으며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다른 영화
케이블 채널 장국영 추모프로그램 긴급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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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전 계기로 본 히치콕 베끼기의 역사4월4일부터 4월1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히치콕 회고전’이 열린다. 수없이 많은 숭배자들을 거느리고, 여전히 서스펜스의 아버지로 우뚝 서 있는 히치콕. 히치콕과 그를 따르는 히치콕주의자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그 간격의 폭을 재본다. (서울시네마테크는 5월 중순 히치콕 회고전 2탄을 준비 중이다.)프랑수아 트뤼포는 이렇게 썼다. “히치콕이 서스펜스만을 다루었다고 비난하는 것은 그가 가장 덜 지루한 영화감독이라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1925년 <쾌락의 정원>으로 데뷔하여 76년 <패밀리 플롯>을 끝으로 은퇴하기까지 총 54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히치콕이 흥행에 실패한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이다. 그는 언제나 대중을 사로잡는 감독이었다. 누벨바그 세대는 그런 히치콕을 전면에 세워 영화의 본질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하나”라고 트뤼포는 히치콕의 독창적
4월 4∼11일까지 열리는 히치콕 회고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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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 드 팔마는 그를 모방하지 않았다?히치콕에 대한 트뤼포의 말을 조금 변형하자면,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누구의 영화를 따라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몇 안 되는 감독’이 바로 브라이언 드 팔마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자신을 히치콕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싸이코>에 영감을 얻어 <자매들>을 만든 것이라고 말한 그 순간부터 평단은 브라이언 드 팔마를 히치콕의 인형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브라이언 드 팔마는 <강박관념>을 만든 뒤에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나아가 히치콕의 <현기증>과 <사이코>를 조합한 것으로 유명한 <드레스드 투 킬>을 만든 다음에는 자신의 영화가 히치콕과 다른 점이 많다며 오히려 성질을 냈다. 특이한 반응이긴 하지만, 다행스럽게 드 팔마만의 창조력은 점점 더 빛을 발한다.하지만 <강박관념>은 <현기증>을, <드레스드 투 킬>
4월 4∼11일까지 열리는 히치콕 회고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