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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만 보면 친구 아무개가 생각난다. 그는 인사동으로 나를 불러내더니 김치찌개 집으로 다짜고짜 끌고 갔다. 평범한 가게였다. 그는 평범할수록 숨은 맛집인 경우가 많다는 걸 강조했다.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자신이 이 집과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를 장황하게 말하는데 그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무슨 대꾸를 하기도 어려웠다. 뚝배기가 나오자 감탄사는 절정에 이른다. 이야, 이야. 으허, 으허. 그런데 그는 너무 김치찌개에 취했나보다. 내가 숟가락을 들기만 했을 뿐인데 이런다. “어때? 끝내주지?”
친한 사이였으니,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 그어진 선이 없으니 한바탕 웃으며 넘어갔다. 아직 먹지도 않았다는 뜻을 담아 내가 귀엽게 눈을 찡그려주니 친구는 그제야 자신의 성급함을 알고 미안함을 전한다. 그러면서 너도 나처럼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면서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대화의 균형을 겨우 맞췄다. 누구에게나 종종 있을 만한 일일 거다. 자기가 좋아하는 건 친구도 경험해봐야 한다는 지인 한명쯤은 곁에
[오찬호의 아주 사소한 사회학] 감히!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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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200억달러 요청.’ 1997년 11월22일, 나는 조간신문 헤드라인에 소스라쳤다. 한해 전, 중2 사회 교과서에서 ‘IMF’(국제통화기금)를 보고 친구에게 한 말이 있었다. “나라 꼴 보니 우리도 여기 손 벌릴 날이 온다.” 부정 탔나 싶어 죄책감이 엄습했다. 그때 가장 먼저 눈에 밟힌 것은 주식이었다. 주가 폭락으로 빚더미에 눌린 분들은 가까운 친지 중에도 있었다. 알아보니 주식거래는 유상증자 등 신주발행이 아니라면 기업으로 직접 자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 유익보다 투기적 성격이 더 짙어 보였고 이것은 내가 주식과 거리를 두고 산 배경이 됐다. 처음 주주가 된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초심은 소박했다. 고물가-금리인하 국면의 자산 방어. 여전히 주식 투자금보다 정기예금의 비중이 더 크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돈맛에 슬슬 변해갔다. 연초의 ‘랠리’ 속에선 사나흘 잠을 설쳤다. ‘주식에 다 넣을걸!’ 벌어도 이 모양이라니. 미련에서 헤어나는 데 스무날쯤 걸렸다.
[김수민의 클로징] 28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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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14일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던 박일수 열사가 분신 투쟁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 이후 노동조합 진영은 각종 분열과 대립에 빠진다. 영화는 박일수 열사를 기억하는 두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명은 박일수 열사의 동지였던 조성웅씨다. 그는 산속에서 시를 쓰고 땅을 일구며 산다. 한명은 아이들과 동요를 만들어 부르고 있는 민중가수 우창수씨다. 두 사람은 박일수 열사의 역사를 두고 한국 노동권과 자본주의사회가 드러낸 과오를 짚으면서 또 다른 극복의 방식을 논한다. 맞닿기 어려운 이상과 현실의 균열, 기록과 실제의 차이가 양분할 스크린을 횡단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6’ 후원작가 선정 등 미술계와 영화계를 오가며 활동 중인 홍진훤 감독의 두 번째 장편다큐멘터리다.
[리뷰] 실패의 기록인가, 기록의 실패인가, <오,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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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PD 채소연(조윤서)은 일본 기자 마츠다(곽시양)와 함께 의문의 종교 집단을 취재하기 위해 한 마을을 방문한다. 외부인을 경계하는 주민들, 예언을 둘러싼 기이한 의식, 취재가 진행될수록 의문의 사건이 이어지며 이들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탐사취재라는 현실적 장치를 출발점으로 삼은 영화는 사라진 줄 알았던 일제강점기의 종교 사건을 현재의 인물들과 연결하며 폐쇄된 공동체와 종교적 광기를 결합한 한국 오컬트의 익숙한 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동체의 집단적 신념이 만드는 비밀스러운 분위기는 점차 초자연적 영역으로 기울고 서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취재 과정의 설득력과 직업적 전문성이 충분히 강조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모던한 장면 연출과 일정하게 유지되는 서늘한 온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리뷰] 공포는 특수분장이 아닌 서사의 구체성에서 나온다, <삼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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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쉬는 입김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의 밤, 데이비드(앨런 리치)는 손님 한명 없는 레스토랑에서 허기를 달랜다. 별안간 한 남자(얀 투알)가 쳐들어와 웨이트리스 애나(니나 베르그만)를 협박하자 그는 사태를 수습한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평온을 찾나 싶지만 아까 본 남자의 트럭이 데이비드의 차를 쫓는다. 트럭을 피하던 그는 결국 사고를 당하고 고립된다. <콜드 미트>는 겨우 지난 혹한의 고통을 소환한다. 고립된 이의 얼굴이 점점 사색이 되고 숏에 빛이 줄어들수록 공포와 긴장은 커진다. 극한 상황에서 본성이 드러나는 심리극이자, 손에 쥔 물건들이 곧 생존 도구가 되는 재난영화다. 여기에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암시하는 환상 동화적 분위기도 스민다. 중반 이후 꼬아놓은 난제를 쉽게 풀어버리며 맥이 일찍 빠지는 감이 있으나 아직 쌀쌀한 3월에 즐길 만하다.
[리뷰] 체온이 떨어질수록 긴장은 오른다, <콜드 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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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미국 시카고. 의학 박사 유프로니우스(아네트 베닝)는 한 여성의 사체를 소생해낸다. 새 생명을 얻은 ‘신부’ 페넬러피(제시 버클리)는 교감에 목말랐던 피조물 프랑켄슈타인(크리스천 베일)의 연인이 된다. 두 커플은 미국 전역을 오가며 기행을 일삼고, 이들의 뒤를 명석한 수사관 미르나 멀로이(페넬로페 크루스)가 추적한다. <브라이드!>는 <프랑켄 슈타인의 신부>(1931)로부터 느슨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의 속편을 집필한다는 대전제나, 한 배우가 신부와 메리 셸리를 모두 오가는 설정 등이 1931년작과 동일하다. 다시 태어난 <브라이드!>를 지탱하는 두축은 서양 영화사와 페미니즘이다. 표현주의부터 할리우드 클래식 뮤지컬, 필름누아르와 아메리칸 뉴웨이브에 이르기까지 서양 영화사의 명작들이 러닝타임 내내 오마주되고, 동시대 가장 훌륭한 여성배우들이 고전기 남성배우들에게 주로 돌아가던 배역을 미덥게 재해석한다
[리뷰] 선대 페미니스트를 향한 오마주, 선배 필름메이커를 향한 콜라주, <브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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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구름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서기 2932년. 소년 아르코(오스카 트레사니니)는 날고 싶다. 12살이 되기 전까지는 비행할 수 없대도 말이다. 자신을 뺀 온 가족이 하늘을 누비는 게 부러웠던 그는 모두가 잠든 사이 누나의 날개와 다름없는 무지갯빛 망토를 슬쩍해 창공을 가른다. 얼떨결에 착륙한 땅은 잿빛 기류가 자욱한 2075년의 지구. 부모 대신 어린 동생을 로봇과 공동육아하는 소녀 아이리스(마고 린가드 올드라)가 아르코를 발견하면서부터 둘 사이에 우정이 싹트는데, 수상한 선글라스를 낀 세 남자가 이들을 주시하며 거리를 좁혀온다.
시간 여행, 첨단기술, 기후 재난의 상상력을 친숙한 화법으로 풀어낸 애니메이션 <아르코>는 어린이를 ‘귀엽게’ 그리는 일에 관심이 없다. 보호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어른들이 내뿜는 위협마저 느끼면서 문제를 대면하는 이들은 미래의 주인이라는 정체성을 자신하듯 늠름하다. 잇따른 이별의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14살에 <모노
[리뷰] 귀엽지 않아서 귀한, 미래의 늠름한 주인들, <아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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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동물을 사랑하는 메이블은 우리 안에 갇힌 교내 동물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거북이, 개구리, 뱀 등을 책가방 안에 욱여넣어서라도 구출하려 하지만 얼마 안돼 선생님의 눈에 띄어 저지당하기 일쑤다. 지극히 일방적이고 서툰 계획. 그러나 실패할지언정 당장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은 메이블에게 몹시 익숙한 사랑의 방식이다. 유년 시절 많은 것을 함께한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그와의 오랜 추억이 새겨진 연못가는 이제 제리 시장의 도시개발 계획 아래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연못가에서 같이 놀았던 비버, 노루, 오리, 잠자리들도 터전을 잃었다. 제리 시장으로부터 연못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샘 교수를 찾고, 그가 인간의 의식을 동물 로봇에 옮기는 ‘호핑’ 기술을 발명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메이블의 계획은 더욱 선명해졌다. 호핑 기술을 이용해 비버가 되어 실제 동물 세계에 잠입하는 것. 그리고 비버들을 이끌고 연못을 찾아가 아직 이곳에 많은
[리뷰] 웃은지 오래됐나요? 여러분 여기입니다, <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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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준상, 신성록 배우는 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박은태 배우는 처음 <스윙 데이즈_암 호명 A>에 합류했다. 작품과 배역 유일형을 선택하도록 이끈 원동력이 있다면.
유준상 삼일절에 결혼해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로 한국 독립운동사에 관심이 깊다. <스윙 데이즈_암호명 A>를 처음 무대에 올린 해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다녀왔다. 그날 이 작품의 재연을 곧 올릴 수 있도록 소원을 적고 기부도 하고 왔는데 바람이 이루어져 기쁘다. 유일형의 모델인 유일한 박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중에 유일한 박사에 관련된 책이 세권 정도 출간됐다. 그 책들을 모두 읽으며 유일한 박사의 삶을 면밀히 살피고 연기할수록 더욱 공부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유 박사의 삶이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명징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초연 때도 그 마음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일형의 마지막 넘버인 <내가 가야할
[인터뷰] 낭만을 찾다,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배우 유준상, 박은태, 신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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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제목은 제약회사 유한양행의 창업주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유일한 박사의 회고록으로부터 왔다. 유 박사는 언젠가 미국인들에게 단오라는 아름다운 명절이 조선에 있다며 그날의 풍경을 ‘그네의 날들’(Swing Days)이라고 묘사했다. 유일한의 삶을 모티브로 만든 인물,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유일형’에게도 그네는 무척 중요하다. 어린 시절 일형은 친구들과 그네를 타며 오늘의 우정과 내일의 꿈을 나누었다. 하지만 1940년대 식민 치하의 경성. 일형은 허공에 흔들리는 그네를 보며 잘못된 길을 걷는 친구와 민족 말살 통치 앞에 신음하는 동포들을 떠올린다. 숱한 문학작품이 그네를 하늘로 오르고자 하나 땅에 묶일 수밖에 없는 비애로 표상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속 그네의 날들 또한 이상을 향해 발버둥쳐도 결국 현실에 두발을 가둬야 하는 한국인의 설움에 다름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윙 데이즈_암
[커버] 대한독립을 향한 유쾌한 왕복,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배우 유준상, 박은태, 신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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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와 <국화꽃 향기>의 공통점은? 접점이라고는 없이 서로 멀어 보이는 두 한국영화는 모두 김희재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일찍이 충무로에서 활약하기 전부터 그는 만화 스토리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시나리오작가 입봉 이후에도 스토리 컨설팅 전문기업 올댓스토리를 설립하고 소설을 출간하는 등 늘 이야기를 만드는 일에 투신했다. 이어 김희재 작가가 도전한 이야기는 뮤지컬이다. 그는 꼬박 3년, 어쩌면 그 이상을 매달려 2024년 11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인내의 결실인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초연 무대를 올렸다. 그리고 2026년 4월, 초연의 호평에 힘입어 더욱 원숙해진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두 번째 시즌을 같은 극장에서 기약 중이다.
- 처음엔 올댓스토리에서 유한양행의 독립운동 콘텐츠 제작을 도우면서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비화를 접했다고.
당시 유한양행의 스토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진행 중이었다. 유
[trans x cross] 다음 세대를 향해,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김희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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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K팝 차트는 바야흐로 하우스 장르의 시대다. UK 하우스에 기반해 반복적 스윙 리듬을 내세운 키키(KiiiKiii)의 <404 (New Era)>, 하우스 비트에 신스의 경쾌함을 올린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RUDE!>가 유행의 앞자리에 있다. 이 흐름 속 <RUDE!>뮤직비디오의 미니멀한 감성이 무척 반갑다. 더 강한 그루브의 전작 <FOCUS>가 쪼개지는 비트의 속도에 맞춘 카메라 무빙과 컷 편집으로 리듬의 쾌감을 일으키는 테크닉에 몰두했다면, <RUDE!>는 큰 기술적 야망 없이 멤버들의 개성과 퍼포먼스를 자연스레 비춘다.
<RUDE!>에 대한 반가움의 기원을 좇아보자. K팝에 하우스 열풍이 분 기점은 2015년 f(x)의 <4 Walls>와 샤이니의 <View>였다. K팝 신의 자타공인 명곡으로 남은 두곡은 손에 닿을 듯 말 듯한 디프 하우스 장르의 몽롱함을 중추로
[culture music video] 소박하고 정갈한 하우스가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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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나비잠>, 드라마 <탄금> <멜로무비>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출연
야구
어릴 때부터 한화 이글스의 팬이었으며 그 구단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크다. 때로 응원팀이 밉더라도 절대 떠날 수는 없다. (웃음) 지지난해부터 한화 이글스의 야구를 오랜만에 행복하게 기쁜 마음으로 보는 중이다.
구두
원래 워커를 좋아했는데, 몇달 전부터 구두의 매력에 푹 빠졌다. 관련 역사를 공부하고 심사숙고해서 사고 싶은 모델을 하나씩 사 모으는 재미로 지낸다.
파스타
예전보다 파스타를 자주 만들어 먹는다. 실수로 많은 양의 파스타 면을 구매해서인데, 연말까지 다 먹기 어려울 것 같다. (웃음) 여러 번 해먹다보니 실력이 점점 는다.
<카우보이 비밥>
내가 좋아하는 0순위 애니메이션. 죽을 때까지 이 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카우보이 비밥>의 O.S.T도 전부 외우고 다닐 정도로
[LIST] 김재욱이 말하는 요즘 빠진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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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는 ‘사라 킴의 명품 사기극’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수사극이기도 하지만 여성 청년 목가희(신혜선)의 생애사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미스터리 수사극으로만 본다면 사라 킴은 “걘 진짜 난 년”이라는 최채우(배종옥)의 말처럼 영리한 범죄자지만, 목가희를 중심으로 읽는다면 그는 계급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피해자이자 생존자다. 사라 킴의 ‘처음’인 목가희라는 이름도 가짜다. 그는 어쩌다가 목가희가 됐을까? 가방 공장 노동자 김미정(이이담)에게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김미정은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어릴 때 살기 위해 가출한 후 제때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미정을 두고 사라 킴은 “닮았다”라는 말을 한다. 단지 외모가 아닌, 살아온 과정의 닮음을 의미한 것이다.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 목가희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도난 사고가 발생했고, 가난한 그에게 모든 손해가 전가됐다. 잘못이 없어도 시스템의 보호나
[오수경의 TVIEW] 레이디 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