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영화 <자연스럽게> <파반느> <한국이 싫어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 출연
연극 <이상한어린이연극 오감도>
윤가은 감독님이 추천해서 본 어린이 연극이다.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한 구절씩 따와 새로운 시선을 가미했더라. ‘나도 이렇게 연극을 해봐야겠다’ 다짐하게 해준, 내게 귀감이 되어준 작품이다.
제임스 블레이크의 <I Had a Dream She Took My Hand>
한길을 고수하는 아티스트와 동시대에 산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오래 좋아한 제임스 블레이크의 신곡 싱글 <I Had a Dream She Took My Hand>를 그런 마음으로 듣고 있다.
영화 <렌탈 패밀리: 가족을 빌려드립니다>
도쿄라는 독특한 도시에서 이방인이 된 백인 남자가 겪는 군중 속의 고독을 잘 담은 영화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히카리(본명 미야자키 미쓰요) 감독이 바이링
[LIST] 고아성이 말하는 요즘 빠진 것들의 목록
-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폐막 직후 또다시 독일 정치 갈등의 중심에 섰다. 독일의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에 따르면 영화제 폐막 나흘 후인 2월25일, 볼프람 바이머 문화·미디어 장관이 트리샤 터틀 집행위원장을 해임하기 위한 임시 회의를 소집했다. 영화 <크로니클스 프롬 더 시즈>로 최우수 장편데뷔상을 수상한 시리아-팔레스타인 출신 감독 압달라 알카티브가 시상식에서 “당신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주민 학살에 가담 중”이라며 독일 정부를 비난한 것에 대해 터틀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해당 보도 직후 올해 황금곰상 수상자인 일케르 차탁, 배우 틸다 스윈턴 등 2500명이 넘는 전 세계 영화인이 터틀의 해임에 반대하며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차탁은 “터틀이 이 사건으로 해임된다면 다시는 베를린에 영화를 출품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고, 독일영화아카데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영화제 중
[베를린] “터틀이 해임된다면 다시는 베를린에 영화를 출품하지 않겠다”
-
2024년 전세계 아이맥스영화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퀸 락 몬트리올>이 오는 4월 국내 스크린을 채운다. 이 작품은 전설적인 록밴드 퀸이 1981년 1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틀에 걸쳐 진행한 콘서트를 생동감 넘치게 촬영한 것으로, 95분간 등 퀸의 대표곡으로 빼곡한 세트리스트를 즐길 수 있다. 영화 <애프터썬>에도 수록된 노래 를 정식으로 라이브한 첫 무대라는 점, 세션 없이 퀸 멤버 4명이 연주한 마지막 무대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다큐멘터리 <비틀즈: 렛 잇 비>공동 프로듀서이자 조지 해리슨의 공연 실황 <콘서트 포 방글라데시>를 연출한 솔 스위머 감독이 프레디 머큐리를 설득해 퀸의 최전성기를 남길 수 있었다는 일화도 전해져 온다. 2009년 한국에서 이미 극장판으로 개봉했으나, 4K 리마스터링 버전이자 돌비 애트모스로 아이맥스관을 채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oming soon] 퀸 락 몬트리올
-
3월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장가에 활기가 도는 것은 맞지만 영화계의 불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024년 <서울의 봄> <파묘> <범죄도시4>로 이어진 천만 영화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의 반등이 일어나지 않았던 전례 때문이다. 2025년엔 천만 영화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에 <왕사남>의 흥행이 국내 영화·극장 산업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 전망했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다. 극장가의 흥행 양극화 현상, 상업영화의 제작비 규모와 투자 흐름, 극장 관객의 성향이다.
<왕사남>이 극장을 살릴 수 있을까. 과거의 기록과 최근의 양상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소수의 거대 흥행작이 나오며 비슷한 양상을 만들었던 2024년 상반기를 돌아보자. <파묘><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넘었으나 2024
[포커스] 흥행 양극화, 바이럴마케팅, 소재주의,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보는 영화산업 전망
-
-
지난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홀드백 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꽃은 화려한데, 뿌리가 썩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영향으로 국내 극장과 제작 현장이 위축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그로부터 2주 뒤인 2월6일, 국회에서는 ‘한국영화산업 선순환 구조 복원을 위한 홀드백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이 토론회는 지난해 임오경 의원,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내놓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일부개정법안을 중심에 두고, 홀드백 법제화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였다. 임오경 의원 개정안은 홀드백 기간을 극장 상영 종료 후 6개월 이후로 명시한 반면, 박정하 의원 개정안은 대통령령에 기간을 위임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견해차가 존재하나 규정을 위반한 자에게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항목은 유사했다.
[포커스] 홀드백 법제화, 영화산업의 다각적 성격 검토해야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격언이지만 최근엔 동의하기 어려운 일만 잔뜩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너무 많은 생각들이 흙탕물처럼 피어나 덮쳐온다. 가만히 보면 딱히 크게 문제가 생긴 건 없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밤에는 수시로 깬다. 이 상태를 설명할 길이 없어 며칠 끙끙대고 있으니 아내가 옆에서 가만히 말을 건넨다. “속이 시끄러워?” 맞다. 그거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정보들이 넘쳐 마음을 어지럽힌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철학은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그 말을 약간 비틀자면 인문학은 명확히 정의할 수 없는 것조차 어떻게든 설명하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체로 실패한다.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흙탕물처럼.) 반면 과학, 특히 물리학은 말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설명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과학을 바탕에 둔 영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What happens next?
-
영화가 시작되고 타이틀 크레딧이 끝날 때쯤, 프레임 오른쪽 상단이 밝아지며 창이 드러난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옅은 빛은 실내에 드리워진 강한 어둠을 밝히지 못한다. 빛은 빅토르 에리세의 전작 <벌집의 정령> 마지막 장면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던 것과 같은 블루 빛이다. 주인공 아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정령’들을 향해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의 시선을 보내던 바로 그 빛이다. <남쪽>의 역사적 배경은 1957년이다. <벌집의 정령>이 1940년대 스페인 내전 직후, 프랑코 독재정권 아래에서 피비린내 나는 복수와 공포, 억압이 짙게 드리워진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남쪽>은 프랑코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자유를 위해 파시스트 프랑코에 저항했던 공화주의자들의 희생과 투쟁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공포는 노골적인 폭력 대신 일상의 침묵과 망각 속으로 스며든 시간이다.
<벌집의 정령>에서 실내를 지배하는
[박홍열의 촬영 미학] <남쪽>에 도착하는 빛의 서사
-
<이터널스> 이후 5년 만의 신작에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세계로 향한다. <햄넷>은 매기 오패럴의 소설에 기반을 둔 영화인데, 소설은 셰익스피어가 아들 햄넷의 사망을 계기로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집필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에서도 소설을 한 차례 스크린으로 옮긴 바 있다. 그러나 마블 시리즈인 <이터널스>를 사이에 두고 감독이 추구하는 전개 방식이 현저히 달라졌다는 인상이다. 천착하는 주제는 변함없지만 전과 달리 촘촘히 감정의 방향을 설정해둔 <햄넷>의 방식은 일말의 의아함을 남긴다.
자연이 무대에 종속될 때
클로이 자오는 이번에도 본인의 인장과 다름없는 광활한 자연 풍광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초록빛으로 우거진 나무 아래 붉은 의상의 아녜스(제시 버클리)가 웅크린 채 누워 있다. 깨어나자마자 그는 자신의 매를 불러들여 교육하고 그 모습을 윌(폴 메스칼)이
[비평] 빈틈없이 완결된 세계, 조현나 기자의 <햄넷>
-
고작 4분이다. 제리 시장이 연못을 메우고 고속도로를 설비하면서 인간이 얻을 이득은 4분간의 이동시간 절약이다. 그가 이 짧은 시간에 목맨 이유는 오직 대중으로부터 환호받고 싶어서다. 그의 재임 여부는 사람들의 호불호에 달려 있다. 연못에서 인생 절반을 느리게 보내며 많은 생명체의 존재를 목격해온 19살 소녀 메이블은 터무니없는 시장의 욕망에 적극적으로 반기를 든다. 도시개발이냐 자연보호냐. 산업화 이래로 오랫동안 인간사를 뒤따라온 첨예한 논쟁이 이번엔 디즈니·픽사를 찾았다. 여기까지 보면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의 보편적 문법에 따라 다음 전개가 무리 없이 예측된다. 아마도 제리 시장은 탐욕에 찬 음모를 꾸려 자연을 죄책감 없이 파괴하고 도시행정으로 사리사욕을 채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용감한 주인공 소녀는 빌런을 처치하고 동물들과 힘을 합쳐 다 함께 공생하는 유토피아를 구해낼 것이다. 하지만 <호퍼스>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개척해 걷는다.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의 오래된
[비평] 극우화 시대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와 비혼주의 비버 왕, 이자연 기자의 <호퍼스>
-
잠에서 깬 레이(구로사키 기리카)에게 오빠 히로키(오다 신이치로)와 아버지(쓰루다 고조)는 “학교는?”이라고 묻는다. 레이는 “끝났다”라고 대답하며 겨울방학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방학은 학기와 학기 틈 사이에 자리한 시간이다. 또한 방학의 시작은 학기의 중단으로부터 기인하는, 말하자면 학교의 시간들을 일시정지하고 획득한 무좌표의 시간이다. 학교의 수업, 친구들, 등하굣길, 일상이라 믿었던 시간들이 잠시 멈추는 나날들. 그리고 학기 중의 시간을 통솔했을 시간표마저 제 몫을 다하고 만기되어 사라진다. 레이는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일시정지된 시간 속에 머문다. 엄마는 할머니의 병간호로 집을 비우고 있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만나기가 쉽지 않다. 레이는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운동하기를 멈춘 것 같은 따분한 세계 안으로 홀로 농구공을 튀기며 말을 걸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이어지는 시퀀스에서 이방인이자 여행자인 규리(정주은)는 도쿄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만나러 왔다. 그
[비평] 빛에서 빛으로, 문주화 평론가의 <레이의 겨울방학>
-
근래의 국내 독립·단편영화제를 찾은 관객이라면 장요훈 배우의 얼굴을 한번쯤은 마주쳤을 것이다.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기담’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등 2025년 화제의 단편영화로 호명된 <스포일리아>부터, <시지푸스의 공전주기> <블랙홀을 여행하는 메탈 밴드를 위한 안내서> 등 다양한 독립·단편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활동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파반느>에서는 경록(문상민)과 미정(고아성)을 살짝 괴롭히는 백화점 직원 동환 역을, 3월18일 개봉하는 앤솔러지 영화 <극장의 시간들> 중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에선 작품의 가장 주요한 이미지인 침팬지 역을 소화했다. 가수 십센치의 <5.0> 뮤직비디오 등에서 꾸준히 협업해온 박세영 감독의 신작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에서도 모습을 비춘다. 몇달 사이 관객의 호응을 이끈 화제의 단편, 독립, 상업영화 어디에서나 강
[인터뷰] 형태로부터의 연기, <스포일리아> <극장의 시간들>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배우 장요훈
-
3년 전 <씨네21>이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 8인 중 한명으로서 표지를 채웠던 배우 이이담은 2026년 “만으로도 서른”이 된다. 그사이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간호사 들레, <원경>의 후궁 채령 역으로 시청자들과 가까워졌다. “20대에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달려왔다면, 30대에는 내 경험을 믿고 밀어붙여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다짐한 배경에는 연초 공개된 세편의 넷플릭스 작품이 있다. 그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레이디 두아> 그리고 영화 <파반느>를 차례로 통과하며 “나를 더 잘 알게 되었고, 기대하게 되었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속 데이팅 프로그램 <로맨틱 트립>의 PD 지선을 연기할 때는 “정확해지고 싶었다”. 처음으로 “슬픈 서사를 갖고 있지 않은 캐릭터”를 담당한다는 점도 새로웠지만, 세 남자와 엮이는 상황이 지선을 가볍게 보이게 해서는 안되었
[인터뷰] 진짜가 되고 싶어,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레이디 두아> <파반느> 배우 이이담
-
<휴민트>가 품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기 속에서 유독 더 차갑고 무자비해 보이는 인물이 한명 있었다. 바로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의 오른팔 금태(이신기)다. 사사건건 박건(박정민)과 대적하며 끝내 지독한 카 체이싱 액션까지 펼치던 이다. 그 잔인한 얼굴을 이전에도 본 적 있다면, 지난해의 인기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속 도진우 부장(이신기)일 확률이 높다. 사회생활의 하이퍼리얼리즘을 보여주며 전국의 모든 직장인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 도 부장이다. 2018년 연기를 시작해 최근 극장가와 안방에 그 얼굴을 또렷이 각인 중인 이신기 배우를 만났다.
- <최악의 악> 서 부장부터 <김 부장>의 도 부장, <휴민트>의 금태까지 그간 맡았던 주요 배역이 악역에 가까운 이들이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아무래도 외적인 이미지가 큰 이유지 않을까. (웃음) 하지만 서 부장
[인터뷰] 철두철미하게, 자연스럽게, <휴민트> 배우 이신기
-
<왕과 사는 남자>에서 ‘왕과 사는 남자’는 촌장 엄흥도(유해진)만이 아니다. 그의 아들 태산(김민) 역시 광천골로 유배 온 단종 곁에 가까이 있는 인물이다. 관객수가 925만명을 넘은 시점에 만난 배우 김민은 영화의 건재한 힘을 체감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영월 청령포가 영화를 보고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는 소식을 들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처럼 말이다. 내가 출연한 영화가 촬영 장소를 찾아갈 만큼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역할을 준비하면서 김민이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사춘기 소년”이었다. 과거에 급제해 입신양명하고 싶으나 어떠한 연도 없는 시골 현실에 가로막혀 일찍이 꿈을 접은 청년, 마을 사람들에게는 싹싹하지만 아버지에게는 툴툴대는 사내의 모습이 그가 해석한 태산이다. “아마도 태산은 오늘 먹을 식량을 어떻게 구할지 고민하며 하루를 보내는 데 익숙해졌을 테다. 초반에는 간절히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하는 시기의 생
[인터뷰] 인간미 마스터, <왕과 사는 남자> 배우 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