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일어나는 마을 When the Wind Rises
천훙 / 대만 / 2023년 / 18분 / #화석연료 #환경운동 / 에코단편선3
한 노년의 운동가가 작은 어촌의 정유공장 증설에 반대하며 고독한 투쟁을 벌인다. 그사이 마을 주민들의 우유부단함은 전염병처럼 퍼지며, 지속 가능한 변화와 단기적인 사회 안정을 두고 갈팡질팡한다.
만찬 The Feast
리쉬 찬드나 / 인도 / 2023년 / 25분 / #생물다양성 #환경운동 / 에코단편선3
죽어가는 호수를 살리기 위해 한 여성 어부가 지역 유력 정치인을 위한 잔치를 열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요리를 대접하며 그에게 맞선다.
누가 범인인가? Who Killed It?
치잉주, 이보이 / 대만 / 2024년 / 24분 / #동물권 #반려동물 / 에코단편선3
2017년 유기견 살처분 금지 이후, 유기견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2022년까지 18만 마리에 달했다. 이로 인해 야생동물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으며 생태계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추천하는 단편 환경영화 ②
-
우리 안의 환경 민감도를 경각하는 데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엄선한 단편 환경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지구의 미래를 짧게 염려하고 길고 지속적인 행동으로 이어가보자.
창가의 작은 텃밭
이종훈 / 한국 / 2024년 / 4분 /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성 #에너지 / 에코단편선1
이른 아침. 건축가 A는 창가의 작은 텃밭에서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골라 출근 도시락을 싼다. 토마토 줄기에서 에코 에너지가 흘러나온다.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에서 태어나는 에코 에너지. 건축가는 에코 에너지와 함께 오늘도 기후 위기의 현장으로 출발한다.
고양이가 되었다
이희영 / 한국 / 2024년 / 5분 / #반려동물 / 에코단편선1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고양이 하루를 떠나보내고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한 남자. 슬픔을 표현하지도, 해소하지도 못한 채 덤덤한 일상을 살고 있을 때 강아지 모습을 한 사람과 강아지 하루를 만나게 된다.
짱뚱이네 똥황토
박재범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추천하는 단편 환경영화 ①
-
토키토: 요리 거장의 540일
Tokito: The 540-Day Journey of a Culinary Maverick / 아키 미즈타니 / 일본 / 2025년 / 84분 / #먹을거리
파인 다이닝은 건강하고 신선하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재료에서부터 시작한다. 개성 강한 미쉐린 스타 셰프 이시이 요시노리와 함께한 540일의 기록을 담았다. 도쿄의 유서 깊은 일식당을 혁신적인 오베르주 스타일 다이닝 공간으로 바꿔 나가는 이시이 사단의 여정을 따라가며, 독창적인 재료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셰프의 열정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고민, 예기치 못한 전환점을 맞이한 셰프 개인의 창작 고뇌를 포착한다.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고,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 미식, 자연과 생명의 애달픈 현실을 엮는다.
투 다이 포: 식용색소 이야기
To Dye for: the Documentary / 브랜던 캐우드, 휘트니 캐우드 / 미국 / 2024년 / 80분 / #먹을거리
아이가
절대 놓치지 마세요!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프로그램팀 추천작
-
장영자 프로그래머의 추천작과 선정의 변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절대 아니다. 지금처럼 소비 중심의 삶을 지속하고, 플라스틱에 둘러싸인 일상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결국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구를 앞당겨 소모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1960년대에 태어난 세대보다 평균 7 배 더 많은 폭염을 겪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는 이제 불평등하게 나뉜 기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비관적인 전망과 절망적인 수치들이 쏟아지는 지금,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찾아 나가고자 한다.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행동의 동기를 줄 수 있는 5편의 영화를 선정했다. 이 작품들은 기후 위기, 생물다양성,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 다양한 환경 이슈를 각자의 시선으로 조명하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기획]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추천작, 희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
애니메이션 감독. <이 별에 필요한> <그 여름>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 <생각보다 맑은> 등 연출
<모노노케 히메>
내가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모든 이유가 <모노노케 히메>에 담겨 있다.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 이 작품을 보며 처음 상상했다. 인물간의 감정만큼이나 그것이 전체 주제에 영향을 주는 방식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법 등을 배웠다. <모노노케 히메>뿐만 아니라 <붉은 돼지> <마녀 배달부 키키>도 좋아한다.
<카우보이 비밥>
웅장한 우주가 등장하는 SF물, 인물들의 알콩달콩한 생활, 엄청나게 심도 깊은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세 요소가 갖춰진 작품이 바로 <카우보이 비밥>이다. 돌아보면 이 작품으로 전수받은 감수성이 <이 별에 필요한>에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음악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LIST] 한지원 감독이 말하는 요즘 빠져있는 것들의 목록
-
“모든 기적은 작은 흔적을 끊임없이 축적할 때, 그리고 뚜렷한 목적을 갖고 부단히 흔적을 축적할 때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다.” 꽤 오랫동안 이걸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온 명문장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1987년 프레데리크 바크의 동명 단편애니메이션을 통해서였다. 이 경이로운 애니메이션의 아름다움에 한참 먹먹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중에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고 찾아 읽었는 데,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감상이 뒤섞인 탓인지 시간이 흐른 뒤엔 프레데리크 바크의 파스텔 톤작화 속 노인의 온화한 표정과 저 한 문장만 기억에 남았다. 지금 다시 보니 저 문장은 ‘옮긴이의 말’ 속 한 문장이었다.
<나무를 심은 남자>는 갑작스러운 비극 이후 황량한 자연을 바꿔보겠다고 결심한 남자가 우직 하게 나무를 심어 끝내 풍성한 숲을 가꾸는 이야기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홀로 양을 키우며 살아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나무를 심는 사람들
-
<로건>(2017)은 굉장히 속상한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늙고 초라한 로건이 생계를 목적으로 리무진 택시 기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게다가 험한 세월로 인해 그의 클로와 회복 능력은 성치 않다. 자신을 공격한 동네 갱들을 힘겹게 죽인 그는 피를 흘리고 비틀대며 그가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어느 폐공장을 개조한 거처로 돌아간다. 그의 가족은 총 2명으로 치매 노인이 된 찰스 자비에와 “로건의 속옷을 개고 노인의 죽을 끓이는” 칼리반이다. 때는 2029년으로 인간에 의해 대부분의 뮤턴트가 죽었고 또한 25년간 뮤턴트 아기가 하나도 태어나지 않아 뮤턴트는 종족 절멸을 겪고 있다. 심지어 그중 몇몇은 핵무기 수준의 살상 능력을 가졌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해 발작적 폭주를 하는 찰스 옆에 있다가 괜히 죽은 것으로 암시된다. 신체적으로는 90대 노인이지만 그는 여전히 위험하다. 로건과 칼리반은 대량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아픈 찰스를 거의 감금하다시피 해
[이연숙(리타)의 장르의 감정] 희망은 만화책이다, 퀴어 유토피아 영화로서의 <로건>
-
가까운 미래의 도쿄를 영화의 시공간으로 제시하는 <해피엔드>.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영화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것 같다. 후미(이노리 기라라)를 따라나선 코우(히다카 유키토)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그곳에서 소위 운동권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일본 포크송의 상징적 존재인 오카바야시 노부야스가 발표한 <くそくらえ節>(똥이나 처먹어라 타령)이라는 곡이다. 1968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저항을 상징하는 시대적 언표였으며 직설적인 가사 때문에 금지되기도 했다. 테크노 클럽에서 치안에 의해 색출당하며, 인정받지 못할 정체성을 번번이 증명해야 했던 코우는 그곳에서 오래된 금지곡을 배우고 “시위하면 정말 사회가 변해요?”라고 묻는다. <해피엔드>는 미래를 향하는 앞모습과 잔존하는 파시즘의 뒷모습이 동시에 배태된 영화이자, AI 감시체계가 함의하는 판옵티시즘과 자위대라는 극단적인 상징을 반복해서 드러내며 사고실험을 감행하는 동시대의 기획물이다. 소라
[비평] 해커의 탄생, <해피엔드>
-
요즘 뭐하냐는 당신의 물음에, 공연 다 끝난 거 같던데 대체 뭣 때문에 바쁘냐는 그 말에, 저는 몇년째 같은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음악… 그놈의 영화음악이요….
Q. 영화 새로 들어가셨어요? A. 아뇨 그전에 하던 것입니다.
Q. 그걸 아직도 해요? A. 그러니까요…. ^^
Q. 대체 언제 끝나요?
죽어야 끝나… 영화음악이 끝나거나 내 인생이 끝나거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납니다. 분명 지난번에 제 손으로 녀석을 마감시켰던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면 그는 또다시 무덤에서 걸어나와 수정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영화 <화양연화> 속 장만옥 배우가 입고 나오는 아름다운 치파오를 위해 의상팀은 그녀의 몸에 완전히 맞춤인 스물한벌의 의상을 제작했으며 그중 일부는 화면에 예쁘게 나오기 위해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그 정도의 기술은 없지만, 우리 영화에 딱 맞는 옷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만은 매한가지이기에 돌쇠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편집의 변
[김사월의 외로워 말아요 눈물을 닦아요] 영화음악… 그놈
-
지난 1월3일 새벽 5시12분, 뉴스 속보가 시작되었다. 대통령 관저를 비추는 거리 화면은 푸르스름했다. 커피포트를 올려두고 어깨를 뒤로 젖혔다. 촬영 중 먹고 남긴 캔디 포장지가 쏟아졌다. 국회, 한남동. 어느 방향으로 향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 ‘도주 우려, 증거 인멸 가능성,’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의 논리는 간결했다.
새벽 6시, 현장은 관저 밖 모든 골목과 출입구가 차단당한 상황이었다. 머리 위로 헬기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방송사 마크가 보였다. 고개를 저으며 나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경찰 기동대가 동원되었다’는 프롬프트 자막 사이로 밤새 현장을 지킨 기자들의 굳은 얼굴들이 보였다. 바리케이드 앞 경찰과 눈이 마주쳤다. 미처 머리를 말리지 못해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모든 언론사는 관저 앞 상황을 중계하는 실시간 라이브를 전진 배치했다. JTBC는 관저로 헬기를 띄워 전지적 시점으로
[정윤석의 R.E.C: 한남동의 시간] 당신을 기록하세요
-
거울 No. 3 Miroirs No. 3
크리스티안 페촐트 / 독일 / 2025년 / 86분 / 감독주간
<거울 No. 3>는 라벨의 곡을 그대로 차용한 제목처럼 한편의 서늘한 피아노 소품과 닮았다.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이번에도 수수께끼로 문을 연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념과 충동에 사로잡힌 피아니스트 로라(파울라 베어)는 들판에서의 급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연인을 잃고, 이를 목격한 중년 여성 베티(바르바라 아우어)의 시골집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유사 모녀 관계로 보이는 두 여자의 강한 이끌림은 논리적 인과보다는 주술적 이끌림으로 묘사된다. 다만 베티의 가족과 로라가 어울리는 동안 그녀가 누군가의 대체재일 수 있다는 뉘앙스가 적층된다. <거울 No. 3>는 페촐트식의 <레베카>(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1940)이면서, 전작 <피닉스> <트랜짓> 등을 통해 반복해온 정체성의 재구성에 관한 드라마이다. 도플갱어적 존재와 오인
<거울 No. 3> <시라트> <센티멘털 밸류> <스플리츠빌> 최초 리뷰
-
라 올라 La Ola
세바스티안 렐리오 / 칠레 / 2025년 / 129분 / 칸 프리미어
“이 대학은 강간범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강렬한 문구의 거대한 현수막과 함께 여학생들이 분노로 가득한 노래를 시작한다. <더 원더> <글로리아 벨> <판타스틱 우먼>을 연출한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은 2018년 칠레 대학에서 일어난 페미니스트 학생 시위에서 영감을 받아 <라 올라>의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줄리아(다니엘라 로페스)의 모교에선 교내 여학생에게 성희롱, 성폭력을 행한 남학생들과 교직원을 상대로 강력한 항의 시위가 주기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일부 여학생들이 위원회를 조성해 성폭력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데 위원회의 일원인 줄리아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줄리아에게 성폭력을 가한 상대는 같은 성악과의 조교였고 혹시 모를 불이익이 두려워 그는 계속해서 증언을 망설인다. 극 중 가해자와 가해자의 보호자들은 성폭력 피해자가 신분
<라 올라> <시크릿 에이전트> <두 검사> <심플 액시던트> 최초 리뷰
-
누벨바그 Nouvelle Vague
리처드 링클레이터 / 프랑스 / 2025년 / 105분 / 경쟁
<카이에 뒤 시네마> 사무실의 서랍을 열어 지폐 몇장을 몰래 훔치는 청년, 장뤼크 고다르(기욤 마르벡)가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4:3 흑백 셀룰로이드 화면에 대고 말한다. “영화를 비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링클레이터가 택한 가장 좋은 방법 역시 그렇다. 1959년 촬영한 고다르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 작업기를 경쾌하게 좇는 신작은, 고다르의 걸작보다 <누벨바그>를 먼저 볼 세대를 위해 앞장서 띄우는 한통의 러브레터처럼 다가온다. 오토 프레민저 감독과의 악명 높은 작업을 마치고 프랑스로 건너온 할리우드 배우 진 셰버그(조이 도이치)가 고다르의 즉흥성과 충돌하며, 프로듀서인 조르주 드 보르가르는 대중을 위한 플롯과 메시지를 역설하는 상황. 넷플릭스 코미디 <히트맨>과 1940년대 미국 브로드웨이로 돌아간 소니
<누벨바그> <에딩턴> <르누아르> <다이, 마이 러브> 최초 리뷰
-
일요일 밤, 영화제가 중반을 향해가는 시점. <서브스턴스>의 성공 이후 약 10억달러로 기업 가치를 올린 인디 배급사 무비(Mubi)가 올해 경쟁부문 화제작인 <다이, 마이 러브>를 2400만달러에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베를리날레에서 공개된 A24 영화 <이프 아이 해드 레그스, 아이드 킥 유>에 이어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광기를 종말론적으로 풀이하는 린 램지의 신작은 포효하는 동물이 된 제니퍼 로런스를 향해 ‘왜 진작 안 하고?’라고 되묻고 싶을 정도로 절호의 역할을 쥐여준다. 스타 파워와 향후 오스카 레이스까지 고려하면 무비의 야심도 납득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례적인 수준의 구매 가격에 대해 <할리우드 리포터>는 덧붙인다. “<아노라>의 북미 박스오피스 수익보다 많은 액수다.” 전통의 스튜디오들보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무비의 소식은 새로운 시장 질서를 예고하는 것일까. 한층 더 느리고 조심스러운 구매 풍경은 앞서 선댄
5월, 칸, 발견의 즐거움: 절반 지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향방 예측부터 두드러지는 공통적 경향성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