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영화제
기대되는 신작 & 오래된 걸작
박성렬 2008-10-27

10월 28일부터 하이퍼텍나다에서 ‘커밍순 & 베스트 컬렉션’

기다려지는 신작과 다시 보고 싶은 걸작을 함께 본다.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나다에서 10월28일부터 9일간 ‘커밍순 & 베스트 컬렉션’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제가 열린다. 지난 7년간 하이퍼텍나다의 관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던 14편의 영화와 개봉을 앞둔 7편의 영화를 함께 선보이는 자리다. 내부공사로 10월2일부터 잠시 문을 닫은 하이퍼텍나다는 영화제가 시작하고 이틀 뒤인 30일 문을 연다. 재개관을 앞두고 다큐멘터리·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로 구비된 24편의 영화는 동숭동에 위치한 예술영화관의 아담한 역사와 미래를 확인하는 조감도라 할 만하다.

‘커밍순’섹션은 해외의 다양한 영화제에 등장했던 신작 영화들로 꾸며진다. 2008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바시르와 왈츠를>을 비롯해 제61회 칸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눈먼 자들의 도시>에 이르는 9편의 영화들은 정식개봉으로 한국 땅을 밟아보기 전에 곳곳의 영화제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모두가 해당 영화제에서 ‘베스트’였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제에서 미리 볼 기회를 놓치고 개봉일만 기다리는 관객에게는 한줄기 빛이다.

‘커밍순’ 섹션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팬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리스트에 포진한 9편의 영화를 훑어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팔 드림>은 <풀 몬티>를 만든 피터 카타네오 감독의 최신작이며 <이스턴 프라미시스>는 주특기였던 신체 변형 호러에서 벗어나 <폭력의 역사>로 범죄영화를 촬영하기 시작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방향전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난니 모레티가 주연과 각본을 맡은 <조용한 혼돈>과 멜빌 푸포가 출연하는 <로스트 맨>은 각각 프랑스와 남미를 휘어잡은 두 배우의 매력을 십분 살려낸 작품들이다. 또한 노부부의 뒷모습을 그려낸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에는 독일영화의 여성거장 도리스 되리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그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전설적인 마에스트로를 지켜본 다큐멘터리. <아빠의 화장실>은 교황의 방문으로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 ‘커밍순’ 섹션의 몫이라면 지난날들을 결산하는 자리는 따로 있다. ‘나다 베스트 컬렉션’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상영된 작품 중에 매년 가장 인기있었던 작품들을 다시 보는 섹션이다. 디지털 문화 속에서 관계맺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몸짓(<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이나 아일랜드의 독립에서 엇갈린 선택을 하게 된 두 형제의 비장한 운명(<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포함한 8편의 영화는 오랜 세월 소규모 예술영화관으로 자리를 지켜온 하이퍼텍나다의 자화상이다.

작은 극장답다. 주류에 맞서는 반항심을 유쾌하게 잡아낸 시선들이 베스트 섹션을 빛낸다. 기타노 다케시의 <키즈 리턴>은 두 소년의 방황과 도전을, <나의 즐거운 일기>는 난니 모레티가 들여다본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굿바이 레닌>도 거대한 변화에 대한 개인의 저항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작품이다. <엘리펀트> <원스>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도 빼놓을 수 없다.

하이퍼텍나다와 다큐멘터리 사이의 인연도 어느덧 8년이다. 그간 쌓인 다큐멘터리의 베스트를 한자리에 모은 것이 ‘나다 다큐 베스트’섹션.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마지막 수업> <송환> 등 7편의 작품은 정색한 얼굴로 갈등과 고통을 담아내다가 희망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들이다. <소리 아이>의 두 신동은 ‘명창’의 짐을 지고 살아가지만 내일의 꿈을 꾸는 어린이들이고, <우리학교>의 조선학교 학생들은 편견 속에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성장해간다. 한편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는 콜카타 홍등가에서 성장하는 소녀들의 미래를 스스로 촬영하도록 한 다큐멘터리이며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털어놓는 사생활과 속내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준비되었다. 영화제 동안 하이퍼텍나다 네이버 카페에 가입하면 초대권 또는 카페 이용권 1매를 준다. 티켓 가격은 7천원. 유료회원에 한해 베스트 섹션의 작품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고 그 외의 작품은 반값 할인이 된다. 관람 티켓 4장을 모아가면 극장 초대권 혹은 카페 이용권으로 교환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카페(http://cafe.naver.com/inada)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