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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후회! <로나의 침묵> <더 폴> <언노운 우먼>
주성철 2008-10-21

제9회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10월22일부터 총 22편 상영

어느덧 매진사례가 기본인 인기 영화제가 된 메가박스유럽영화제(MEFF)가 9회를 맞았다. 오는 10월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총 22편의 유럽영화들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케네스 브래너의 <추적>이 선정됐으며 기존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마스터스 초이스’ 섹션을 통해 마이클 리의 <해피 고 럭키>를 비롯해 도리스 되리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 등 다양한 유럽영화들이 선보인다.

<로나의 침묵>

<언노운 우먼>

1972년작 <발자국>을 리메이크한 <추적>은 작가, 감독, 배우 등 언제나 다채로운 변신을 해온 케네스 브래너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작품으로, 무명배우 마일로와 유명 추리소설 작가 앤드류 사이의 기묘한 계약관계를 추적하는 스릴러영화다. <발자국>의 마일로였던 마이클 케인이 세월이 흘러 앤드류로 출연해 무한한 감동을 준다. 각본가인 해럴드 핀터 역시 카메오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해피 고 럭키>는 런던의 싱글녀 포피(샐리 호킨스)의 로맨틱코미디로 ‘노장’ 마이크 리가 좀체 보기 힘든 유머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작품이고,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암선고를 듣게 된 노부부가 둘만의 여행을 떠나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적인 작품이며,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은 시민권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을 반복하는 로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덴 특유의 미학을 다시 재점검하는 또 하나의 걸작이다.

유럽 신예 감독의 화제작을 모은 ‘라이징 디렉터스’에서는 타셈 싱의 <더 폴>, 크리스토프 오노레의 <아름다운 연인들>, 아리 폴만의 <바시르와 왈츠를>이 상영된다. 지난해 시체스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더 폴>은 하반신이 마비된 전문 스턴트맨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판타지영화로, <더 셀>(2000) 이후 너무 오랜만의 신작이다. 역시나 유사한 제목의 두 번째 영화를 만든 그는 일체의 특수효과를 배제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초현실적 무드가 매력적이다.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바시르와 왈츠를>은 전혀 새로운 스크린 체험을 안겨줄 것이며, <아름다운 연인들>은 한 교사와 전학생 소녀의 묘한 애정을 그린 영화로 매력남을 연기한 루이스 가렐은 영화제 기간 중 방한할 예정이다.

특별전으로는 유럽과 다른 대륙들간의 합작영화가 선보인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페넬로페 크루즈 주연의 <엘레지>와 톰 칼린의 <세비지 그레이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라미시스> 등 총 세 작품이다. <엘레지>는 페넬로페 크루즈의 미모가 내러티브의 축을 이루고 있고, <세비지 그레이스>는 20세기 미국 전역을 뒤흔든 실제 살인사건을 충격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이스턴 프라미시스>는 <폭력의 역사>(2005) 등 여전히 걸작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크로넨버그의 작가적 면모와 비고 모르텐슨의 거칠면서도 성숙한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유럽 현지에서 막강한 흥행을 과시한 영화들을 모은 ‘핫 브레이커스’에서는 <시네마 천국>(1988)의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코네가 다시 조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적인 <언노운 우먼>, 국내에 <노킹 온 헤븐스 도어>(1997)로 알려져 있는 감독 겸 배우 틸 슈바이거의 작품이자 독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귀없는 토끼> 등이 상영된다. 그외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영화들을 모은 ‘달콤 쌉싸름한 인생’ 섹션에서는 이탈리아의 거장 난니 모레티가 주연을 맡은 <조용한 혼돈>,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두 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그린 <우리도 사랑한다>, 모나코를 배경으로 중년의 변호사가 한 매력적인 금발 미녀에게 마음이 뺏겨 무너지고 만다는 내용의 <모나코 여인> 등이 상영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쉽게 접하기 힘든 북유럽의 화제작들을 모은 ‘북유럽 스페셜’에서는 올해 노르웨이 최고 화제작으로 스톤 로지즈, REM, 조이 디비전 등 영화 속 배경인 1980년대 말 음악들이 화려하게 귀를 감는 성장영화 <잉베를 사랑한 남자>, 아이슬란드 최고의 스타배우 겸 감독인 발타자르 코루마쿠르의 <백야의 결혼식>, 아동학대 문제를 아이의 시각에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아트 오브 크라잉>, 라스 폰 트리에가 각본에 참여하면서 그 자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짙게 담긴 <에릭 니체의 젊은 시절> 등이 소개된다. 이것으로 올해 유럽영화는 완전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