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배급사간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다 지난해에 비해 상영작 수가 많으니 개봉관을 잡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배급하는 시네마서비스 이원우 배급팀장은 “많이 치열하다. 목표가 있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상영관 수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올해 추석 3주 전인 9월 첫주부터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총 11편. 9월6일 <브라보 마이 라이프>(쇼박스), <마이파더>(롯데)가 극장에 입성하면, 9월13일 <즐거운 인생>(CJ), <두 얼굴의 여친>(쇼박스),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시네마서비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롯데), 9월20일 <사랑>(롯데), <두사부일체3: 상사부일체>(이십세기폭스코리아) <무림여대생>(프라임) 등이 대결구도에 가세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3주 전부터 10월 첫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는 <타짜>를 포함해 총 9편이었다. 추석 바로 전인 22, 23일이 휴일이고 일부는 평일인 27, 28일까지 몰아 쉴 가능성이 높아 예년보다 추석 성수기가 길기는 하지만, 9월6일 <데쓰 프루프>, 9월13일 <본 얼티메이텀> 등 타깃이 분명한 외화까지 가세하면 올해 추석 극장가는 한층 어지러울 전망이다.

올해의 치열한 경쟁에는 뚜렷한 시장 주도작이 없다는 점도 일조하고 있다. 2007년 추석 개봉작을 장르별로 살펴보면 드라마 6편, 코미디 3편, 멜로 1편, 액션 1편으로 비교적 무난한 작품이 대세다.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추석 시즌에 나오는 영화 중에는 몇달 전부터 이슈가 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잔잔한 영화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2006년 추석 <타짜>가 도박이라는 다소 센 소재를 다뤄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듯이 애초 눈에 띄는 한 작품이 상영관을 몰아서 가져가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니 고만고만한 영화들 속에서 승리하려면 개봉 첫주 맹렬히 스코어를 올릴 수밖에 없다. “9월6일 개봉작 중 흥행이 부진한 작품은 11일 즈음 극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사례를 봐도 추석 3주 전 개봉하면서 첫주 120만명을 동원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총관객 310만명을 기록했고, 2주 전 개봉한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역시 첫주 동원한 125만명이 총관객 340만명의 토대가 됐다. 물론 결과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일. 추석 성수기의 치열한 싸움에서 어떤 영화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