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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호 [스페셜] 영화를 두고 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 특별기획 프로그램 소개
조현나 2025-09-18

<안녕, 용문객잔>

영화를 보고 논하는 진정한 축제의 순간. 2~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꾸려지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서는 총 5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앞의 기사에서 언급된, 영화 및 문화계 명사가 직접 선정한 작품에 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까르뜨 블랑슈’ 외에도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를 영화제 기간 동안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거장들의 회고록부터 도래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여성감독들과의 대화까지. 조화롭게 꾸려진 특별기획 프로그램, 놓치지 말아야 할 국내외 감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스틸 라이프>

부산영화제는 2015년부터 5년 주기로 전세계 영화 전문가들에게 설문을 돌려 아시아영화 100선을 선정하는 일을 진행해왔다. 2015년 선정된 ‘최고의 아시아영화’ , 2021년 선정된 ‘최고의 아시아 여성영화’에 이어 2025년에는 ‘1996년 이후 지난 30년간의 베스트’ 설문을 통해 100편의 아시아영화가 선정됐다.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한국 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 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에서는 선정된 100편의 영화 중 10편의 작품을 택해 감독 혹은 배우들이 자신의 대표작을 선보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의 <내가 여자가 된 날>, 차이밍량 감독의 <안녕, 용문객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왕빙 감독의 <철서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 두기봉 감독의 <흑사회>, 지아장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 자파르 파나히, 모즈타바 미르타마스브 감독의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상영된다. 지아장커 감독, 차이밍량 감독과 이강생 배우,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 두기봉 감독, 이창동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 야기라 유야 배우 등이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위해 참여, 부산에서 직접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아시아영화 100’의 세 번째 프로젝트에 걸맞게 아시아영화의 흐름을 재조명하고 영화사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최적의 계기가 될 것이다.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

<뽀르또벨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은 지난 60여 년 간 50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했다. 1939년생 감독의 왕성한 활동의 기반엔 이탈리아의 정치, 근현대사,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짚는 통찰력, 주인공을 경유해 드러나는 권력 억압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 에너지가 자리한다. 이탈리아 영화계의 황금기를 견인했던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최초로 한국에 내한한다.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1965년 내놓은 첫 장편 <호주머니 속의 주먹>, 부조리한 사회 및 법적 질서에 맞서는 여성을 좇는 <허공으로의 도약>과 <육체의 악마>, 알도 모로 총리 납치 사건을 다룬 <굿모닝, 나잇>, 무솔리니의 내연관계 묘사를 통해 파시스트 정권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승리>,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자기 가족의 비극을 스크린으로 옮긴 <마르크스 캔 웨이트>, 알도 모로 총리 납치 사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시 다룬 <익스테리어, 나잇>, 이탈리아의 TV 진행자 엔조 토르토라의 실화를 옮긴 2025년 발표작 <뽀르또벨로> 등 마르코 벨로키오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총 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마르코 벨로키오와 그의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영화계의 수십 년의 역사를 압축해 접할 수 있다.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

<퐁네프의 연인들>

표정, 목소리, 몸짓, 변화를 도모하는 연기 스타일까지 스크린 속 줄리엣 비노쉬는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이면서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을 지닌 연기자다. 1985년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랑데부>,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마리아에게 경배를>을 시작으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뒤 줄리엣 비노쉬는 <세 가지 색: 블루>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압바르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랑을 카피하다>에 등장해 2010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그는 2025년 제7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서 칸의 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그가 15년 만에 마침내 부산을 방문한다. 줄리엣 비노쉬의 특별전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에서는 40년간 확장되어온 그의 연기 세계를 폭넓게 확인할 수 있는 엄선된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퐁네프 위를 달리는 두 연인의 에너지로 기억될, 줄리엣 비노쉬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퐁네프의 연인들>, 그의 첫 연기상 수상작으로서 그의 연기관을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세 가지 색: 블루>, 무대 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다큐멘터리이자 연출가로서의 줄리엣 비노쉬의 면모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인-아이 인 모션>을 큰 스크린으로 만나볼 기회다. 영화 상영과 함께 마련된 줄리엣 비노쉬의 마스터 클래스에선 그의 작품 해석, 영화예술에 대한 애정 등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나란히 놓인 이름과 작품명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5명의 한국 여성 감독들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친 한국영화를 한 편씩 선정해 상영한 뒤, 해당 작품을 연출한 선배 감독들과 함께 대화를 주고받는다. 첫 작품은 스무 살의 성장과 부침을 그린 <고양이를 부탁해>로, 마찬가지로 청춘의 갈등에 주목한 <지옥만세>의 임오정 감독이 정재은 감독과 <고양이를 부탁해>에 관해 대담한다. 두 남녀의 사랑의 여정이 담긴 <미술관 옆 동물원>에 관해선 <우리들> <우리집>으로 세심한 연출력을 증명한 윤가은 감독이 이정향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영화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 기>로 데뷔한 김태용, 민규동 감독에겐 서늘한 감정을 공유한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감독이 질문을 건넨다. 아웃사이더들의 노래로 채워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메가폰을 잡았던 임순례 감독과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이 다시금 우리 곁으로 소환한다. 2003년 부산영화제가 발견한, 질투와 갈망의 감정을 짙게 그려낸 <질투는 나의 힘>은 연출을 맡은 박찬옥 감독과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이 깊게 파고든다. 11명의 연출자의 시선에서 <고양이를 부탁해> <미술관 옆 동물원>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와이키키 브라더스> <질투는 나의 힘>을 새롭게 들여다 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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