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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 대극장/ 3월4일 3시·7시/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 02-3143-2561
박명숙 교수가 이끄는 서울현대무용단의 작품. 서울현대무용단은 1986년 창단하여 200여회 국내외 공연을 해온 국내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 중 하나다. 1999년 12월 초연되었던 창작활성화 지원작으로 올해 문예진흥원 우수레퍼토리로 선정돼 다시 무대에 올려지는 <유랑>은 옛 소련 동포들의 60년 역사를 모티브로 하여 ‘고난의 역정과 끈질긴 생명력’을 현대무용으로 형상화한 작품. 프롤로그와 8개의 장면,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초연 당시 이 작품은 “무대 위에 사람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의 실험”(<춤과 사람들> 2000년 1월, 이근수)이라는 평을 들었다. 박명숙은 육완순이 안무한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의 막달라 마리아 역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무용가. <초혼> <에미> 등의 작품이 있다.
공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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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갈 곳 없이 버려진 음지의 청소년들이 주인공이다. 본드불고 떡치고 담배피우고 술마시고 싸우다가 얻어맞고 결국은 경찰소로 잡혀가는 그들이다. 그들은 가정적, 사회적 폭력 앞에서 무방비 상태고 스스로 그 폭력의 상태를 재현한다. 그들에 대한 사회적인 착취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문제의식이 살아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암울하다.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출구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래서 때로는 이 ‘막힌 곳’에서 노는 아이들이 자기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암울한 공간의 아이들은 인생 한때의 파티를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생양아치들의 즐거운 지옥. 그렇다면 한번 끝내주게 노는 걸 보여주는 영화인가.감독 임상수는 “코믹하고, 찢어지고, 뽀개는 느낌의 한마디로 ‘생양아치’ 같은 음악”을 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본적인 톤은 “경쾌했으면” 했다고 한다. 따라서 음악은 일종의 파티음악일 수도 있다.
양아치 음악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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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ing…Ruben Gonzalez][Ibrahim Ferrer][Omara Portuondo] ...워너뮤직 코리아 발매전세계적으로 공전의 성공을 거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후속 음반들이 나왔다. 역시 ‘논서치’ 레이블에서 발매되었으나 왜 그런지 지난 앨범에서 프로듀싱을 했던 라이 쿠더는 기획자 명단에서 빠져 있다. 논서치 레이블은 그간 크로노스 콰르텟이나 존 존(John Zorn) 같은 이른바 아방가르드 성향으로 분류되는 뮤지션들을 주로 소개하면서 간간이 진보적인 월드 뮤직 성격의 음반도 기획하던 레이블이다. 이런 유의 음반을 기획하는 레이블치고는 유례가 없는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성공으로 단단히 한몫을 챙기기까지 한 것이 우리나라의 척박한 풍토에서는 부럽기조차 하다.지난번에 나온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이 올스타 앨범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음반들은 올스타 멤버들의 개별음반들이다.
카리브의 태양을 머금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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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O.S.T / 록 레코드 발매<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는 착하고 순진한 영화다. 그런데 그게 좀 지나쳤던지 관객도 너무 순진하게 취급하고 있는 느낌이다. 뒤로 갈수록 더욱 그런 인상인데, 그래서 흥미진진할 뻔했던 내러티브가 후반부에서는 좀 지리멸렬해진다. 점점 가지를 쳐 나가게 돼 있는 ‘사랑나누기’(pay it forward)라는 것이 구조의 축이다. 사랑나누기의 첫 기점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그 기점을 역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기자를 등장시킨 이중구조를 취하고 있으므로 나중에 그 둘이 만나게 되어 있다. 사랑나누기를 시작한 중 1년생 아이도, 그것을 추적하는 기자도, 또 그 전개와 역추적을 바라보는 관객도 각기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 ‘가능성’의 지점들을 모색한다. 그 가능성은 ‘호기심’을 유발한다.음악을 맡은 토머스 뉴먼은 이미 <아메리칸 뷰티>에서 어떤 사람인지 설명한 적이 있다. 거기에 추가하자면 그는 1994년에 <
영화음악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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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갤러리/ 2월21∼27일
열혈예술청년단/ 019-212-1549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뭉친 집단 열혈예술청년단의 세 번째 기획전시. 나비와 벌의 이미지를 이용, 예술가에게 있어 ‘쏘는 순간’은 바로 누군가에게 작품을 ‘보여주는’(show) 순간이라는 예술가적 자기정체성을 표현한다. 회화, 조각, 디자인, 영상, 음악, 무용, 연극, 퍼포먼스 등 20∼30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제1전시 공간은 불규칙적인 구획을 통해 새로운 관람방식을 유도한다. 이 구조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공동작품이다. 제2전시 공간에서는 열혈예술청년단의 활동사항이 전시되고, 작은 무대를 활용한 공연과 전시회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이 이루어진다.
전시 -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SHO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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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이벤트홀/ 2월23일 7시30분
AD엔터테인먼트, 유투피아/ 02-574-6882, 02-2187-7491
독일 출신 헤비메탈 그룹 헬로윈이 밴드 결성 1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1980년대 중·후반 심야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 전파를 탄 헬로윈은 [Keeper of the Seven Keys] [a Tale that wasn’t right] [I want out]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0월 새 앨범 [The Dark Ride]를 발매한 기념으로 여는 전세계 투어의 일환. 현재 안디 데리스, 롤란트 그라포, 미하엘 바이카트, 마르쿠스 그로스코프, 울리 쿠시의 라인업을 보이고 있는 헬로윈이 다양한 키보드와 강력한 기타사운드,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보컬을 들려준다. 좌석과 스탠딩석이 함께 마련된다.
공연 - 헬로윈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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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 소극장/ 2월20일∼3월4일 월∼토 4시·7시, 일 3시·6시
극단 쎄실/ 02-334-5915, 5925, 02-780-6343
작가 이현화와 연출가 채윤일 콤비가 만든 극단 쎄실의 대표작 <산씻김>을 오리지널 콤비가 작품의 원형을 살려 작업하는 무대. 97년 서울 세계연극제 공연 뒤 98년 취리히 세계연극페스티벌에 공식초청작으로 참가하고 계속하여 스위스 4개 도시를 순회공연한 팀이 귀국하여 올리는 공연이다. <산씻김>은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정토로 보내는 전통무속 씻김굿을 연극적 양식으로 수용, 재구성하여 ‘산’자의 정신을 ‘씻김’시킨다는 의도가 담긴 현대적 제의극. 자동차사고를 당한 ‘여자’가 고속도로변의 사무실을 찾으면서 극이 시작한다. 이영숙, 서영민, 정소희, 남기홍, 김미진, 손정민 출연.
공연 - 산씻김 : 하나의 오보에를 위한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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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뮤직 발매
한·일 합작 테크노 컴필레이션 플러시리즈의 세 번째 음반. 테크노 음악 전문 레이블 디엠에스 트랙스가 소니뮤직과 함께 기획했다. 데뷔음반 [O.N.DA]를 발매하고 국내 활동에 나선 가재발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으며, 한국과 일본의 뮤지션들을 모아 그들의 최신 테크노하우스 뮤직을 한장의 음반에 담았다. 덴키 그루브, 겐 이시이, 다큐 이시노 등 일본 뮤지션들과 모하비, 캐스커 등 국내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덴키 그루브의 [Flashback Disco]는 신보 [Voxxx]에 수록되어 인기를 얻은 곡이며, 지난 5월 테크노 페스티벌 ‘TRI-MIX2000’에 헤드라이너로 참가하기도 한 겐 이시이의 [Iceblink]는 영화 <화이트아웃>의 타이틀곡이다. 가재발의 [Kiss], 모하비의 [Memories of Thriller] 등 모두 열세곡이 수록돼 있다.
음반 - PLUR3:The House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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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라뮤직 발매<사계>에 이어 KBS제1FM이 신나라뮤직과 공동으로 기획하여 내놓는 클래식 컴필레이션 음반. 개개의 색깔에는 저마다 독특한 미적 심상이 있고 이에 어울리는 음악 또한 있다는 생각에서 색깔별로 모은 클래식 소품집이다. 컬러 시리즈가 선택한 첫 두 색깔은 오렌지와 그린. ‘마음의 불빛’을 표상하는 ‘오렌지’ 음반에는 노르웨이의 바이올리니스트 수산네 룬뎅이 연주하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호세 루이스 메를린의 <초혼> 등 마음의 위안이 될 만한 음악들이 담겨 있고, ‘내 인생의 푸른 나뭇잎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그린’ 음반에는 청춘의 생기와 풍요로운 휴식을 느끼게 하는 곡들인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중 ‘아침인사’, 바흐의 <사냥 칸타타> BWV 중 ‘양들은 편안히 풀을 뜯고’ 등이 수록돼 있다. 정성이 깃든 깔끔한 선곡이 돋보인다. 가곡이나 오페라의 경우에는 한글로 번역된 시가
음반 - FM가정음악 컬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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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선 지음/ 책이 있는 마을 펴냄 /1만3천원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 18편을 텍스트로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사회를 알기 쉽게 풀어썼다. 저자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현대 세계문학의 중심에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이미지의 힘이 세계 곳곳의 감독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영화는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거미 여인의 키스>, 보르헤스의 <배신자와 영웅의 논고>를 스크린에 옮긴 베르톨루치의 <거미의 계략>, 옥타비아 파스의 <신앙의 덫>이 원작인 <나는 모든 여자 중에 가장 형편없는 여자> 등 대체로 작가주의영화들이지만,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시고니 위버의 진실> 등 대중적인 작품도 포함돼 있다. 개략적인 설명 위주여서 라틴아메리카 문학 초심자에게 적합할 듯. 부록으로 라틴아메리카의 붐 소설과 작가들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글이 덧붙
책 - <영화 속의 문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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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7500원
‘인간적 비극과 소외’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동독 출신 작가 크리스토프 하인의 1997년 작품. 하인리히 만 상, 레싱 상 등을 수상한 하인은 크리스타 볼프와 함께 독일 통일에 반대했던 지식인 중 하나다. <처음부터>는 작가 나이 53살 때 13살 시절을 회고하며 쓴 자전적 소설로, 13살의 1년 동안 주인공 다니엘이 겪게 되는 다양한 체험과 성적 성장을 여과없이 그리고 있다. 부모의 불화, 동성애, 첫 키스 등은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첫 ‘서베를린 방문’과 비슷한 톤으로 이야기된다. 작품 배경인 1950년대 중반 동독은 스탈린주의 속에 있었다. 주인공 다니엘에게 13살이 사춘기에 진입하는 인생의 ‘처음’이었듯, 이 시기의 경험은 작가 크리스토프 하인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첫장면’으로 기능한다. 이것이 하인이 쉰이 넘어 열셋 무렵을 한권의 소설로 써내려간 이유이며, 의의일 것이다.
책 - <처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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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 / 라디오 뮤직 발매루시드 폴은 <송시> <파노라마> <시간> 등으로 알려진 미선이의 메인송라이터 조윤석이 1년여에 걸쳐 준비한 솔로 프로젝트이다. 98년 데뷔앨범 [Drifting]을 발표한 미선이는 기존 밴드의 일반적인 방식에서 조금 어긋나 있는 존재였다. ‘록’보다는 ‘팝’을, 그것도 주류 팝이 아닌 보사노바나 뉴에이지를 즐겨 듣던 미선이의 연주는 ‘저항’이 아닌 ‘서정’에 중심이 실려 있었고, 이들은 어떻게 연주하느냐보다는 무엇을 노래하고 싶은지에 충실했다. ‘개 같은 세상에/ 너무 정직하게 꽃이 피네’(<진달래 타이머>)라고 여린 발성으로 자신의 눈에 비치는 세상을 노래하던 미선이는 요란스런 프로모션 없이도 천천히 팬들의 반응을 얻었고, [Drifting]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팬들이 꾸준히 찾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Drifting]은 최근 4곡의 보너스 트랙이 추가되어 [Drifting Again]이란 이름으로 재발매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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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만화 도매상에서 신간들을 둘러보다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아니, 이게 언제 적 작품인데 지금 번역되어 나왔지? 그중에는 <터치>나 <은하철도 999> 같은 고전적이면서도, 국내에 꽤나 명성을 얻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유한 클럽>이나 <에로이카의 사랑을 담아서>처럼 만화사적으로는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별달리 알려져 있지 않고, 그다지 인기를 얻을 가능성도 없어보이는 작품들을 접하면 솔직히 의아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만화사(漫畵史)의 빈곳을 채우려는 출판사의 의미있는 작업이라 여기면서 흐믓한 마음을 가져보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작가의 인기에 편승해, 그 작가의 어설픈 초기 단편선에 불과한 작품들을 OOO 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펴내는 것을 보면 돌연 실망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 후배작가가 그린 리메이크작을 마치 문제의 원작처럼 내놓는 경우도 보게 된다. 그래
이 만화를 보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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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애니메이터 지망생들의 배움터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한겨레문화센터 애니메이션 학교가 처음 생겼을 때이다. 당시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던 (주)서울무비의 기획실을 찾았다가 애니메이션 학교 1기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이곳을 마치면 뭐할 거예요?”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요.” “그러면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예요?” “캐나다의 캐롤라인 리프가 좋아요.” “어떤 점이 좋은데요.” “사람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 아름답잖아요.”솔직히 이때 머리가 ‘띵’한 충격을 받았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나 디즈니 정도를 말할 줄 알았던 22살의 여학생이 당당하게 캐롤라인 리프의 이름을 말하는 것에 ‘너희가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느냐’라며 내심 우쭐했던 자만심이 깨졌던 것이다.지금도 크게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일반 학생이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 그것도 상업 애니메이션이 아닌 단편 순수 애니메이션을 구해 본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엽기보다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