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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The Gospel Acoording to St.Matthew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 이탈리아·프랑스 | 1964 | 133분<마태복음>은 불경으로 점철된 파졸리니의 인생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다. 99년 바티칸 교황청은 일명 ‘황의 오스카’라 불리는, 신앙을 품고 세상을 사는 데 도움이 될 영화 45편을 발표했다. <마태복음>은 이 리스트에서 <쉰들러 리스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평생 권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공격당했던 파졸리니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그럼에도 <마태복음>은 굽히지 않는 파졸리니의 고집과 함께 이탈리아 민중의 공동체 문화를 먹고 자란 그의 시인으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영화. 그러나 다른 영화들과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버거워하는 모습이 아니라, 칼을 든 전사이자 세심한 신경을 가
[2002전주데일리]추천하는 영화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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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섹스장면이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면 실망하게 될 거다.”28일 씨네21극장에서 상영된 <섹스와 사랑의 지도>의 에반스 찬 감독은 영화 상영 전 관객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상영 시간이 2시간11분에 달하는 이 영화는 사실 감독이 경고한 그대로였다. 쏟아지듯 흘러나오는 나레이션과 세 인물이 되짚는 고통스러운 기억은 감독의 말대로 “세 가지 비밀을 담고 있는” 사적이면서 공적인 홍콩의 현재였다.홍콩 최초의 디지털 영화인 <섹스와 사랑의 지도>는 등장 인물 세 명의 상처를 따라 각각 ‘고무밴드’와 ‘벨그라드’ ‘나치 골드’라는 작은 제목으로 나뉘어 진다. 동성애자인 댄서 래리는 남자를 보고 욕망을 느낄 때마다 따끔하게 튕기라며 고무밴드를 준 상담 교사에게 상처받았고 상처를 줬다. 역시 동성애자인 다큐멘터리 감독 웨이밍은 과거 마카오에 살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나치로부터 흘러나온 황금으로 가족을 먹여 살렸을 거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미미는 정신병자였던
[2002전주데일리]관객과의 대화 - <섹스와 사랑의 지도> 감독 에반스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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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젠준(42) 감독은 전주와 인연이 깊다. 전작 <붉은 구슬>(93년)과 <우체부>(95년)가 재작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허 젠준은 그러나 세번째 영화 <나비의 미소>를 촬영중이어서 한국에 오지 못했다. 그 <나비의 미소>가 올해 초청돼, 결국 전주가 그의 첫 한국 방문지가 됐다. 그는 “한국은 세계영화로 뻗어나가는 창구다, 앞으로도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허 젠준은 20년전인 1982년 중국 4세대 감독인 황지엔종의 조감독으로 영화 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5세대인 첸 카이거, 장이무 밑에서 <황토지> <홍등> 등의 조감독을 맡았다. 1988년 베이징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가 1년반동안 수업한 뒤 <붉은 구슬> 등 독립영화 두편를 만들었다. <나비의 미소>(2000년)는 그가 베이징필름스튜디오(북경재편창)에서 만든 첫 영화다.독립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와 베이징필름스튜디오에서 만들 때
[2002전주데일리]<나비의 미소> 감독 허 젠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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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4시 20분 씨네21 극장에서 <장마> 상영후 최민 영화제위원장(맨 오른쪽)이 유현목 감독(맨 왼쪽)에게 페이스프린팅을 전달하고 28일 오후 4시 20분 씨네21 극장에서 <장마> 상영후 최민 영화제위원장(맨 오른쪽)이 유현목 감독(맨 왼쪽)에게 페이스프린팅을 전달하고 있다.미국독립영화의 대모가 왔다.28일 크리스틴 바숑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 ‘크리스틴 바숑을 만나다’에 언론인 뿐 아니라 국내외 영화제 관계자, 한국의 독립영화인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워 바숑이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스트임을 입증했다. 독립영화가 시들해지던 1990년대 미국에서 토드 헤인즈, 토드 솔론즈 등 역량있는 작가들의 영화를 만들어 ‘미국 독립영화의 대모’로 불리는 바숑은 토드 헤인즈의 <독약>, 토드 솔론즈의 <행복> 등 자신이 제작한 영화 10편으로 차려진 ‘크리스틴 버천 회고전’에 참석차 전주에 왔다.“바빠서 한국에 오는 걸 4번 이상
[2002전주데일리]28일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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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아닌 여배우의 몸으로 타국의 관객과 홀로 대면하고 있는 비키 창(37)은 열성적인 교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한 명의 관객이 평균 3개씩의 질문을 토해낸 덕에 벌써 끝났어야 할 <인간희극>의 GV(Guest Visit)가 40분째 연장되고 있었지만 상영장 안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대만에서 학생들에게 5년째 연기와 탭댄스를 가르치고 있다는 자신의 이력이 무색하지 않게 한국 관객들의 굶주린 영화 열정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기 위한 비키의 열성은 대단해 보였다.남기웅 감독의 <우렁각시>가 우리 고전설화를 재구성한 것이라면, 대만의 홍홍 감독은 <인간희극>에서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효행에 관한 24가지 계율’을 현대 사회에 투영시켰다. 영화의 주제를 묻는 관객의 질문에 그녀는 “모기 때문에 잠 못 드시는 부모님을 위해 자신의 등을 내놓아 모기를 유인하라는 옛 효행의 가르침이,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 애인을 위해 밤새 뜬눈으로 잠든 애인의 옆을
[2002전주데일리]<인간희극> 여배우 비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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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프로듀서는 문제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장벽을 돌파해왔는가’.크리스틴 바숑은 자신의 영화 여정을 담은 책 <슈팅 투 킬>(Shooting To Kill-How an Independent Producer Blasts Through the Barriers to Make Movies that Matter)에서 “저예산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출산하는 것과 같다”고 쓴 바 있다.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고, 끊임없는 설득과 절충을 거쳐야 하는 독립영화 만들기의 과정을 산고에 비유한 것이다. 이같은 저예산 독립영화를 고수해온 배경에는, “독창적이고 도발적인” 감독들의 개성적인 시선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프로듀서로서의 고집이 숨어있다. 프로듀서로서 처음 이름을 올린 토드 헤인즈의 91년작 <독약>부터 <졸도> <고 피쉬> <키즈> <나는 앤디 워홀을 쐈다> 등 바숑이 제작한 영화들은 할리우드 주류영화에서 좀처럼
[2002전주데일리]특별기획 - 그리스틴 바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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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S씨의 하루 S’s Day박용석 | 한국 | 2001 | 24분박용석은 선배작가인 S씨의 하루를 따라다니며 이를 기록한다. 이 작가의 주도면밀한 하루에서 미술작업은 온데 간데 없다.애국자 게임 Patriot Game최하동하, 이경순 | 한국 | 2001 | 90분민족과 국가란 공동체에서 부단히 권력과 부를 얻는 자, 나아가 민족과 국가란 공통체에서 얻은 신분과 부귀를 영원히 그의 자손에게 대물림하려는 자 등, 영생하는 애국의 원동력은 그 순환의 골에서 나온다.11:00거리의 아이들 Streeters제라도 토트 | 멕시코 | 2001 | 85분부패한 경찰관 밑에서 마약을 파는 15살 소년이 경찰의 돈을 빼돌리고 달아난다. 그를 통해 멕시코 뒷골목의 사회상을 파헤친다.정글쥬스 Jungle Juice조민호 | 한국 | 2002 | 98분청량리 588 양아치 기태와 철수에게 만철 형님의 약거래에 따라나서는 기회가 찾아온다.침묵의 강 Silent River닝징우 | 중국 | 2001
[2002전주데일리]29일 오늘의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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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약 Poison토드 헤인즈 | 미국 | 1991 | 85분<독약>은 <벨벳 골드마인>으로 국내에 알려진 미국 뉴퀴어시네마의 기수 토드 헤인즈의 장편 데뷔작. 호러, 실험영화, 다큐멘터리와 SF가 뒤섞인 기묘한 영화다. 성욕의 근원이 되는 호르몬을 발견하고 과다 복용한 뒤 질병에 시달리는 과학자, 동성애에 집착하는 감옥의 죄수, 그리고 아버지를 살해한 뒤 자신을 둘러싼 세계 밖으로 날아가버린 아이. 별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이 세 가지 이야기들은, 남성 중심적인 이성애 문화에 독약처럼 퍼져있는 억압을 드러내는 기제란 점에서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 엄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없애고 싶었던 아이는 욕망을 실현하지만, 자신을 용납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이탈해버린다. 성적 힘과 함께 질병을 얻은 과학자는 마음과 달리 상대를 죽이는 방식으로 사랑을 나눌 수 밖에 없다. 성적인 강박과 억압에 대한 은근하고도 기묘한 진술을, 토드 헤인즈 특유의 리듬감 있는 카메라워크로 잡아냈다.
[2002전주데일리]FOCU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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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애니메이션의 밤불면의 밤을 각오하고 전주를 찾은 관객들에게,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밤’은 제각각 다른 시공간을 넘어온 움직이는 그림들의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장편 애니메이션은 <웨이킹 라이프>와 <한여름밤의 꿈>의 2편. 미국의 독립영화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웨이킹 라이프>는,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 삶에 대한 갖가지 사색을 들려주는 디지털애니메이션이다. 물감으로 채색한 듯한 색감과 물처럼 일렁이는 이미지가 독특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인형 애니메이션 왕국 체코의 거장 이리 트른카의 1959년작 <한여름밤의 꿈>은 저명한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바탕한 애니메이션. 움직임은 적지만, 손놀림과 같은 섬세한 표현과 정교한 세트, 음악과 함께 풍부한 감정을 실어나르는 각양각색 인형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장편 사이사이 기발하고 예리한 웃음, 혹은 낯선 이미지를 보여줄 단편애니메이션으로는 라울 세르베의 작품들
[2002전주데일리]추천영화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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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젊어지는 영화제, 저한테 맡기세요. 열심히 할께요.”톡톡 튀는 끼와 외모로 신세대 스타의 대명사가 된 소유진이 3회 전주국제 영화제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개막식을 앞둔 26일 오후 5시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국제 회의장 전시실에서 열린 임명식에는 최민 영화제 조직위원장과 김완주 명예 위원장이 동참해 소유진의 홍보대사 취임을 축하했다. 이로서 영화제 기간 동안 발랄한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를 원없이 보고 듣게 됐다. 이미 소유진은 공연 일정 소개, 버스 정류장 안내, 상영관 내 규칙 등을 직접 녹음한 상태. 최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안, 독립, 디지털 영화의 슬로건을 건 영화제니 만큼 소유진이 몰고 올 새로운 바람이 축제를 더욱 신선하게 할 것”이라고 위촉 이유를 밝혔고, 김완주 전주시장 역시 “전주영화제는 젊은 영화제다. 따라서 젊은 소유진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영화제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며 새 홍보대사에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두 위원장으로부터 기념품으로
[2002전주데일리]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 소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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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요지(74)는 60년대부터 일본 독립애니메이션을 개척해온 1세대 감독.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 만화체와 실사영상,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 실험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노장이다. ‘일본 단편애니메이션’에 초청된 작품과 함께 처음 한국을 찾아온 그를, 개막식 직후에 만났다. “그림쟁이는 말이 없다. 그릴 뿐”이라는 그는, 인터뷰에서도 그림으로 많은 설명을 대신하곤 했다.좀전에 영화는 안 본다고 하면서 개막작을 안 보고 나왔는데, 영화를 안 보나.요즘은 거의 안 본다. 좋아하긴 하는데, 이제는 영화를 볼 때마다 중간에 잠이 들어 버린다. (웃음) 극장에 가면 사람이 많은데 코를 골며 자 버리니까 안 보게 된다. 애니메이션? 챙겨 본다. 애니메이션은 안 졸린다. 내가 하는 일이고, 생명이니까.애니메이션 감독보다 신문 만화가로 먼저 알려졌는데, 원래 만화를 좋아했나.출발은 그림, 회화였다. 신문만화? 돈 때문에 그렸다. (웃음) 회화는 안 팔리기
[2002전주데일리]특별기획-전주에서 만날 한국단편영화의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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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요지(74)는 60년대부터 일본 독립애니메이션을 개척해온 1세대 감독.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 만화체와 실사영상,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 실험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노장이다. ‘일본 단편애니메이션’에 초청된 작품과 함께 처음 한국을 찾아온 그를, 개막식 직후에 만났다. “그림쟁이는 말이 없다. 그릴 뿐”이라는 그는, 인터뷰에서도 그림으로 많은 설명을 대신하곤 했다.좀전에 영화는 안 본다고 하면서 개막작을 안 보고 나왔는데, 영화를 안 보나.요즘은 거의 안 본다. 좋아하긴 하는데, 이제는 영화를 볼 때마다 중간에 잠이 들어 버린다. (웃음) 극장에 가면 사람이 많은데 코를 골며 자 버리니까 안 보게 된다. 애니메이션? 챙겨 본다. 애니메이션은 안 졸린다. 내가 하는 일이고, 생명이니까.애니메이션 감독보다 신문 만화가로 먼저 알려졌는데, 원래 만화를 좋아했나.출발은 그림, 회화였다. 신문만화? 돈 때문에 그렸다. (웃음) 회화는 안 팔리기
[2002전주데일리]일본독립애니메이션 대부 구리 요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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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6일 김완주 명예조직위원장의 개막사와 함께 6박7일 여정의 첫걸음을 뗐다. 메인상영관인 전주 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영화배우 조재현씨와 김규리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전주영화제 홍보대사 소유진씨, 신상옥 감독과 임권택 감독, 이두용 감독, 이성강 감독, 문승욱 감독, 송일곤 감독, 영화배우 남궁원씨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개막식은 풍물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도깨비 스톰의 공연으로 시작돼 영화제 관계자와 초청 게스트들의 인사로 이어졌다. 조재현씨는 “전주영화제는 그 자체로 새로운 젊은 영화제”라는 서두로 전주영화제의 위상을 소개했으며, 신상옥 감독은 “영화제는 해가 가면서 발전하므로 관객 여러분의 지속적인 성원이 필요하다”며 대안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최민 조직위원장 역시 “우리가 마련한 성찬을 일주일 동안 골고루 맛보기 바란다”는 말로 관객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아쉽게도 개막작 <케이티>의 감독 사카모
[2002전주데일리]개막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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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화는 디지털답게 보자덕진예술관이 명실공히 디지털영화 전용상영관으로 전주의 관객들을 맞는다. 지난해 디지털 프로젝터를 통해, <디지털 삼인삼색>을 필름으로 키네코하지 않고 바로 스크린에 투사했던 이 극장은 올해 디지베타부터 HD까지 여러 종류의 디지털 프로젝터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필름의 도움 없이 촬영부터 상영까지 디지털로 마무리하는 ‘디지털의 독립’을 선언한다. 디지털로 상영되는 작품은 <아미그달라>, 올해 새로 찍은 <삼인삼색> 등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에서부터 헝가리 피테르 고타르 감독의 <패스포트>, 체코 블라디미르 미할렉의 <엔젤역 출구> 등 장편 극영화까지 모두 14편. 한편 영화제 쪽은 고사동 씨네21 극장 3개관 중 한 곳을 16㎜영화 전용상영관으로 정해 한국 단편 16㎜ 영화를 튼다.인터넷으로 영화제를 즐기자영화제 기간 동안 개·폐막식을 비롯해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 게스트 기자회견 등 중요 행사가
[2002전주데일리]짧은 소식들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