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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쌍두마차(雙頭馬車)<취화선>의 제55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이 확정되자 국내 영화계는 크게 술렁였다. 특히 공식시사 일정이 폐막식 하루 전날인 5월25일로, 경쟁부문 출품작 중 맨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상을 점치는 이들은 크게 늘었다. 결국, 임권택 감독은 “매혹적인 추상의 경지로 인도하는 정확한 연출의 소유자”라는 현지 호평과 함께 감독상을 거머쥐며, <춘향뎐>으로 경쟁부문 대열에 서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2년 전의 아쉬움을 씻었다. 칸의 낭보에 이어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여우상 등 2개 공식부문 상 외에도 국제비평가협회상과 세계가톨릭언론연맹상 등을 휩쓸어 4관왕에 올라 영화인들을 흐뭇하게 했다.>> 할리우드의 잇따른 ‘러브콜’도 달라진 한국영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현상. 지난해 미라맥스가 <조폭 마누라>의 리메이크 판권을 ‘찜’한 데 이어 올해에도 <엽기적인
2002년 충무로를 뒤흔든 사건 베스트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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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만족비결(滿足秘決)시장에서 수요자의 욕구를 한발 앞서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A급 스타를 동원하는 대신 참신한 소재와 명확한 컨셉으로 승부한 기획영화들은 올해도 성공을 거뒀다. <몽정기>가 대표적인 케이스. 10대의 성을 솔직하게 묘사한 이 영화는 수요는 있었으나 공급이 전무했던 ‘섹시코미디’ 장르의 물꼬를 텄다. 현재까지 전국 관객 240만명을 훌쩍 넘긴 상황.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 밀리지 않고 첫주 전국에서 58만명을 불러모은 <색즉시공>의 파란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진 한여름, 단 한편의 공포영화임을 강조하며 나섰던 한국영화 <폰>도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이들의 성공으로 섹시코미디와 공포영화에 대한 충무로의 관심은 높아질 듯. 그렇다고 모델을 단순 변형하는 것만으로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 될 것이다.
2002년 충무로를 뒤흔든 사건 베스트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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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 제작자는 “올해처럼 송년 표정이 우울한 해는 처음”이라는 말로 2002년 제작, 투자자들의 근심을 토로했고 또 다른 제작자는 “이제 잔치는 끝났다”는 한마디로 올해를 정리했다. 하지만 정말 2002년은 한국영화가 가파른 상승곡선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한 해인가 일단 각종 지표에서 큰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올해도 40%를 넘을 것이 확실하고 <친구> 같은 초대형 흥행작은 아니지만 <가문의 영광>과 <집으로…>가 전국 400만 관객을 넘는 성공을 거뒀다. 멀티플렉스의 급증에 따른 전체 관객 수 증가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제작, 투자자들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씨네21>은 10인의 제작, 투자자에게 올해 한국 영화계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을 묻고 그 속에서 답을 구해보기로 했다. 현장에서 피부로 실감한 그들의 목소리는 역시나 귀기울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2년 8문8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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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양적으로 질적으로 합격점"강제규 필름 대표 강 제 규 상반기의 우려와 달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합격점이라고 본다. 작품 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고, 또 <취화선>이나 <오아시스>가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여러모로 기대 이상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비롯해 큰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저조했다. 다들 절감하겠지만 파이낸싱만 하더라도 파급효과가 상당했잖나. 단, 블록버스터를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개별 작품들의 공과을 디테일하게 파악할 수가 없어서다. 이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찾기 어려워진다. 모든 부분을 현장에서 감독의 능력과 재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버젯이 어떻든 촬영에 앞서 철저한 계산이 필요하다. 모든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란 불가능하지만 사이즈를 결정하기 전에 관객을 끌어모을 만한 요소들이 어떤 것인지 컨셉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이러한 책임은 비단 제작자뿐만이 아니라 투자자도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2년 8문8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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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양분화, 극단화된다"명필름 대표 심 재 명 양적성장은 확실히 이룬 것 같다. 제작편수, 개봉편수, 점유율도 올라갔다. 그러나 질적성장 부분은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급변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관객의 취향이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김기덕, 홍상수, 임권택, 이창동 등 기대한 감독들이 좋은 작품을 내놓긴 하지만 여전히 상업적인 주목은 못 이루는 반면 상업적 목적으로 뛰어드는 영화들이 극단적인 흥행몰이를 한다. 갈수록 양분화되고 극단화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제작편수가 20여년 만에 최고를 이루었다는 것. 올해 제작된 한국영화들이 100편에 육박한다고 들었다. 점유율 역시 한국영화가 46%가 넘고, 미국영화가 48%가 넘었다. 특별히 이 사건에 주목하는 것은 자국영화와 미국영화가 영화 시장을 90% 이상 독식한다는 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면 편식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미국영화든지 한국영화든지 상업영화만이 점유율을 차지하는 셈이다. 성숙하고 건강하게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2년 8문8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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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활발, 바람직하다"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정 태 원 올해 한국영화는 지난해와 비교하였을 때, 제작편수나 좌석점유율면에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질적인 면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블록버스터영화가 좋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관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다양한 장르의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급망을 갖춘 대기업의 투자가 활발해진 것. 과거 대기업들과 달리 탄탄한 배급망을 갖춘 대기업들이 안정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한국영화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올해 쇼박스의 등장으로 더욱 활발해졌다. 롯데그룹도 곧 한국영화에 투자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투자가 과거 대기업이나 금융권처럼 흥행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적인 투자가 아닌, 기존의 사업과 연계하거나 자신들의 배급망을 위한 콘텐츠 확보 등 충분한 스터디를 통해 이루어지는 투자이기 때문에 좀더 장기적인 투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므로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2년 8문8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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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샤브롤 영화에서 이자벨 위페르는 결코 요조숙녀일 수 없다. 언제나 스스로 죽어가거나 누군가를 죽이는 악녀 이미지의 위페르는 결국 자기 파괴적 공격욕의 화신으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일을 벌이고야 마는데, 그러한 가운데 드러나는 이자벨 자신의 균열과 살의는 결국 샤브롤이 겨냥한 부르주아적인 삶의 균열을 드러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작용하게 된다. 나치 점령기에 불법 낙태와 매춘을 하며 정부와 놀아나는 지독한 여자 위페르나 고고하고 순진한 척하지만 약아빠진 습성이 몸에 밴 <초콜렛 고마워>의 이자벨 위페르를 어떤 여배우가 따라올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그녀의 눈빛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눈빛은 타락과 속물 근성에 젖어도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온전히 밀쳐낼 수 없게 만드는 촛농 속의 심지처럼 반짝인다. 그녀의 눈빛이 반짝일 때, 샤브롤이 만든 <마담 보봐리>는 단지 사랑에 대한 환상에 빠져 인생을 그르치는 부도덕한 엠마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자본주의의
<피아니스트>의 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매력 탐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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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그를 목격한 것은 1월과 3월, 8월, 그리고 11월 총 네 차례였다. 신출귀몰하기로 신창원 뺨친다는 날렵함은 불행히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반짝이는 미모로 여성들을 홀리는 재주 역시 안타깝게 소지하고 있지 않으나, 특유의 우직함과 무데뽀정신으로 무장한 이 설경구란 작자는 올해 단 4번의 출현만으로도 충무로 건설업계를 싸그리 뒤집었다. 대학로의 전설을 뒤로 하고 꽃잎박람회와 말많은 처녀들의 디너파티를 어슬렁거린다 했더니 마침내 박하사탕공장의 기차화통과 맞장떴다는 소문도 낭자하던 설경구를, 그후 짧은 시간에 이 바닥을 접수해버린 설경구를, 건전인력유통을 위한 종합주간지 <쎄네21>에서는 ‘2002년 가장 힘센 노가다 일꾼’으로 꼽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워낙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타입에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놓지 않는 설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결국 이 UFO 같은 존재가 ‘공공의 안전’을 해칠는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졌고,
영화속 설경구,종두-강철중-재필-김의 가상대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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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이라는 변태 작업반장이 있는데…
종두 | (끼어들며) 아저씨, 저, 계속 말씀 중에 대단히 죄송한데요. 저는 정말 경찰서가 싫걸랑요. 경찰서라면 지긋지긋해요. 그리구요. 그 설경구란 아저씨는 저 되게 싫어하걸랑요. 말도 못 꺼내게 해요. 그 아저씨가 나보고 그랬다구요. “미안한 말인데, 난 니가 싫어. 정말 미안한 말인데, 난 니가 진짜 싫어. 니가 또라이고 한심한 놈이란 건 알겠는데 니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아직도 이해가 안 돼.” 사실 오아시스 나이트클럽 건설현장이 참 만만한 게 아니었거든요. 제 친구 중에 되게 지루한 놈이 하나 있는데, 그 성지루란 놈이 하루는 작업장에 놀러왔다가 “야, 여기 왜 이렇게 살벌해, 뭔일 있냐”고 쫄았을 정도였다구요. 사실 이창동이란 작업반장… 직접 증언을 들어보실래요
설경구(OFF) 아휴, 죽갔죠. 되도 않은 걸 요구하니까, 밉죠. 현장에서 뭐가 안 나오면 막 자학을 하잖아요. 나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데 감독이 머리 쥐어 싸매고 자
영화속 설경구,종두-강철중-재필-김의 가상대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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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데이>의 개봉을 앞두고 국내 관객과 네티즌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이 영화가 본드의 적을 북한으로 잡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들렸지만, 한달 전 미국에서 개봉한 뒤 들려온 영화의 모습은 우려에 불을 댕겼다. 북한군은 잔혹하고 악당인 고위층 자제와 장교가 광적인 데다 휴전선에 전쟁이 터졌는데 남쪽 군인이 한명도 한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틀리게 나타난다는 말도 전해졌다. 부시 집권 이후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 나온 탓에 이 영화의 묘사들이 예사롭게만 읽히지가 않는다. 마침 미군 탱크에 의한 여고생 사망사건으로 소파 개정 시위가 물밀듯 일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007 안 보기 운동’을 시작했고, 영화가 개봉하는 12월30일에는 더 강도높은 반대운동도 예상되고 있다.공교롭게도 이 영화는 007 시리즈가 시작된 지 40년 되는 해에 나온 20번째 영화다. 62년 10월 개봉한 <닥
최장수 프랜차이즈 007 시리즈의 정치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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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냐 데탕트냐, 민감하게 바뀌는 적들64년에 세상을 떠난 이언 플레밍은 냉전시대를 살다 갔고, 그 스스로도 골수 반공주의자였다. 그의 소설에서 악당이 소련과 연관돼있지 않은 건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뿐이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미치광이나 무국적의 테러리스트 집단이 나오더라도 직간접적으로 소련과 연관이 돼 있다.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화는 동서화해의 기운을 담고 출발한다.62년 007 영화로 처음 나온 <닥터 노>의 악당 닥터 노는, 원작에서 소련을 위해 일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내겐 동이나 서나 다 마찬가지”라며 독자적으로 행동한다. 두 번째 영화 <위기일발>(1963)에서 제임스 본드를 제거하려는 악당은, 원작처럼 KGB가 아니라 무국적의 테러조직 ‘스펙터’가 KGB 안에 심어놓은 요원이다. 주로 슬라브, 라틴, 독일인으로 구성된 스펙터는 플레밍의 창작품으로, 소설에서는 케네디와 후르시초프를 중심으로 미-소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던 60년
최장수 프랜차이즈 007 시리즈의 정치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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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평소처럼 세계를 구하기 위해 북한에 잠입한 그는 북한 군복 대신 ‘청천1동대’라고 적혀 있는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었다. 시사회장인 멜버른 크라운 시네마에 모인 기자들 누구도 그것이 정말 북한 군복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한국 기자들만은 그 사소한 소품을 너그럽게 지나칠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007 어나더데이>는 1억4200만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고, 블록버스터는 현실을 잊게 만드는 두 시간의 환상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오직 한 나라에서만은 관객의 현실감각을 날카롭게 자극할 것이 분명했다. 이상하고 서글픈 아이러니였다.살인면허를 박탈당하다<007 어나더데이>는 냉전의 싸늘한 기운이 50년의 무게로 가라앉아 있는 DMZ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파도를 타고 북한에 잠입한 제임스 본드는 무기 거래상으로 위장해 타락한 군인 문 대령을 만난다. 문 대령은 장군의 아들이라는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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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가 짐바브웨 감옥에 수감됐다면 <007 어나더데이>는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판타지를 떠받치는 배경만은 지극히 사실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영화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부시의 발언이 있기 전에 기획됐지만, 그곳을 공격하는 미국인들의 심리만은 같은 수원에서 솟아나온 물줄기다. 어느 작은 나라가 전쟁의 위협에 직면한 채 불타고 있는데 미군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장면- 이 영화에선 영국 정보부지만- 은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종의 버릇이다. 그런 영화를 보고 자란 미국인이 약소국에서 살게 됐을 때 그 버릇을 ‘그건 판타지였으니까’라고 말하면서 손쉽게 팽개칠 수 있을지, 소심한 약소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아마도 타마호리는 의아해할 것이다. 유독 <007 어나더데이>만 문제삼는 까닭이 무엇일까, 남미 사람을 모두 마약상으로 그리는 영화들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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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저 판타지일 뿐”감독 리 타마호리 인터뷰리 타마호리는 <007 어나더데이>가 순수한 액션영화일 뿐이라는 사실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한국인들의 분노를 전해 듣고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승낙한 타마호리는 가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영화를 설명하고 변호했다. 타마호리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현실을 다룬 <전사의 후예>로 데뷔한 감독. <머홀랜드 폴스>를 연출하면서 할리우드 경력을 시작한 타마호리는 제작비 1억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 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타마호리는 “어떤 영화라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007 시리즈는 악당의 국적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영화였다. 하지만 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DMZ에서 결정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강조하기도 한다. 당신은 왜 북한을 선택했는가.북한은 냉전이 끝난 현
스무 번째 007 영화 <어나더 데이> 멜버른 시사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