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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나는 솔로>가 있어 다행이다. 친척 어른들 모두 <나는 솔로> 얘기하느라 진로, 취업, 출산 잔소리를 안 한다.” SNS상에서 많은 사람의 공감과 호응을 얻었던 이 짧은 글은 이번 추석의 진풍경을 보여준다.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 구성원이 <나는 솔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추석 연휴 내내 화제였고, 탁구 여자복식에서 신유빈·전지희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됐을 때 순간시청률은 20.3%에 달했다. 한편 1020시청자들은 디즈니+ <무빙>에 이목을 집중했다. 다양한 콘텐츠가 각자의 화제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는 안타깝게도 관객을 사로잡지 못했다. 뼈아픈 질문을 건넬 차례다. 혹시 영화는 다양한 콘텐츠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게 아닐까?
극사실주의를 추구하는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특집] 아시안게임, ‘무빙’, ‘나는 솔로’ 사이 극장에 간다는 것 - 마케팅과 화제성으로 보는 한국영화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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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시장에 성수기란 여전히 유효한가. 텐트폴 영화 네편의 뜨거운 접전을 예견했던 여름 시장과 긴 연휴를 겨냥한 추석 시장의 삼파전은 예상과 달리 조용히 흘러갔다. 먼저 주요 배급사들의 전통적이고 암묵적인 성수기 배급 공식을 살펴보자. 제작 규모, 배우 패키지, 유명 감독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배급사는 한해의 가장 큰 작품을 영화시장의 대목인 여름 시즌에 내놓는다. 일명 7말8초.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에 개봉하여 관객들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 오랜 배급 공식은 최근 관객 성향과 각도를 달리하기 시작했다. 황재현 CJ CGV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근 2~3년간 관객들은 영화가 언제 나오는지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나왔는지 여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가 아무리 길어도 보고 싶은 게 없으면 찾지 않고, 비수기여도 자신이 보고 싶은 게 나오면 꼭 찾아 나서는” 주도적인 관객 반응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영주 CJ ENM 배급팀장은
[특집] 변수가 된 절댓값, 흥행의 공식은 없다 - 성수기 무용론과 연말 배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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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과 추석 극장가의 침체, 한국영화 대작들의 부진은 그래프로 보았을 때 더 직접적으로 체감된다. 여름 대작 4편의 관객수를 합쳐도 5월에 개봉한 <범죄도시3>를 넘어서지 못한다. 추석 3파전 작품의 전체 관객수는 외화 <엘리멘탈>의 절반 아래였다. 그러나 이 상황을 단지 개별 영화의 품질 문제로만 차치하기엔 다른 맥락들이 도사리고 있다. 예년에 비해 줄어든 영화 상영 횟수나 관객의 절대적인 양, 그리고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의 미미한 효과 역시 눈에 띈다. 침체의 결과를 수용하되 이에 관한 객관적 수치를 분석하는 일이 먼저 필요하다
2023 여름 빅4, 추석 빅3 관객수 / 손익분기점
여름, 추석 대작 중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손익분기점을 가까스로 넘겼고, <밀수>가 가장 성공했다. 나머지 다섯 작품은 모두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한 상황이다. 한편 <밀수>의 흥행도 예년 여름 극장가의 성적에 비하면 선방 수준이라는
[특집] <범죄도시3>보다 관객 적었던 여름 빅4, 그래프로 보는 2023 여름, 추석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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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가 충격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를 감안해도 부진한 추석 극장가였다. 10월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9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456억원으로 2017~19년 9월 평균(832억원)의 54.8%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도 48%(432만명) 감소한 수치다. 9월의 부진은 추석 연휴 전날인 9월27일 동시 개봉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이 일제히 힘을 쓰지 못한 요인이 크다. 연휴 사흘간 전체 매출액은 약 160억원으로 이 또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과열 경쟁이 극장가에 남긴 것
암울한 변화는 여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7월26일 첫 타자로 나선 <밀수>가 현재까지 514만명, 8월2일 맞붙은 <비공식작전>과 <더 문>이 각각 105만명, 51만명,
[특집] 냉담한 시장, 뜨거운 경쟁 - 추석 영화 3편 모두 손익분기점 못 넘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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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지난해보다도 영화시장은 오히려 더 얼어붙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 8월, 영화관을 찾은 총관람객은 2022년 3124만8077명에서 2023년 2884만4662명으로 줄어들었다. 여름 빅4인 <더 문> <밀수>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중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저력을 보여줬지만 각각 514만명, 385만명으로 스코어를 갈무리하면서 극장행에 냉담해진 관객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추석 시장에 대한 깊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같은 날 맞붙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은 추석 연휴를 낀 첫주 사흘 동안에 관객수 100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2020~21)을 제외하면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거미집>은 현재 관객수 31만명
[특집] 한국영화의 갈림길 - 추석과 여름 시장, 박스오피스 흥행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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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술이란 무엇인가
프로덕션 디자인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기점으로 해외에서 정립된 개념이다. 그 이전에는 아트 디렉터라고 불리던 직군이 인물과 서사, 의상, 로케이션 등을 광의적으로 총괄하는 역할을 도맡아 하면서 전체 프로덕션을 디자인하는 사람, 즉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명칭이 바뀌게 됐다. 한국영화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연출부에서 세트 및 소품 등을 함께 맡는 것이 관례였지만, 1992년 아트 디렉션 시스템을 도입한 <그대 안의 블루>가 영화의 미학적 성취를 인정받으면서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충무로에 프로덕션 디자인의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프로덕션 디자인은 한편의 영화를 시각적 의미로 해석하고 영화 전체의 외양, 즉 비주얼과 룩을 총괄함으로써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세계관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영화의 시각 기호를 표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학 시절 도예를 전공한 류성희 미술감독은
[기획] 한국영화박물관 기획 전시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계> 류성희, 조화성, 한아름 미술감독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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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기획 전시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계>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덕션 디자인은 한편의 영화를 시각적 의미로 해석하고 영화 전체의 외양, 즉 비주얼(visual)과 룩(look)을 총괄함으로써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세계관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영화미술은 단지 세트를 만드는 제작과 생산의 일을 넘어 영화의 해석부터 시작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까지 독립적인 예술적 창조를 아우른다. 이번 전시 기간 중 마련된 류성희, 조화성, 한아름 미술감독과의 토크 행사에서 나온 이야기를 옮긴다. 시나리오 및 캐릭터 분석, 장면 컨셉과 무드의 설정, 디자인 및 세트 제작, 실제 시공 과정 등 프로덕션 디자인의 전 과정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계>는 한국영화박물관에서 7월28일부터 11월18일까지 열린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
[기획] 영화의 미학은 이렇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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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과 세미의 감정선을 진지하게 설명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에게 장난 같은 농담을 건네며 <너와 나>의 현장을 회상한다. 다투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던 하은과 세미의 모습이 여지없이 오버랩되는 인터뷰였다. 배우 박혜수가 세미 역으로 <너와 나>에 먼저 합류한 뒤, 김시은은 네번의 오디션 끝에 하은 역을 손에 쥐었다. 극 중 내내 함께하던 세미와 하은은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기점으로 상반된 운명을 마주한다. “이 영화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세미와 하은의 사랑”(박혜수)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두 배우는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작품에 녹아들었다.
- <너와 나>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김시은 조현철 감독님을 선배 배우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연출도 하시는구나 싶어 놀랐다. 시나리오에 쓰인 시적인 표현들도 인상적이었다. 하은이가 세미를 사랑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동물, 동물이 아닌 것들까
[인터뷰] 나는 네가 되기도 해, ‘너와 나’ 배우 박혜수, 김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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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투명한 이야기의 그물을 세상에 던진 조현철은 자신이 경험한 죽음의 공포와 투병 끝에 떠난 아버지의 통증, 사회적 참사와 재해로 희생된 여러 이름들이 끊임없이 하나되는 우연을 건져 올렸다. 상대의 고통이 절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음의 아득함을 아는 창작자는 <너와 나>에서 그 절망을 절박한 사랑으로 바꾸어 쓴다.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를 겹쳐내는 꿈이다.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공존이 영화가 보존하는 시간 속에서 영원히 지속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D.P.> 시리즈로 배우로서의 인지도를 탄탄히 구축한 조현철은 이미 오래전 단편영화 <척추측만>(2010)에서부터 소외된 표정을 비추는 재능 있는 감독이었다. 숙려의 시간을 갖고 성숙해진 손길로, 그는 이제 이름 없는 무수한 슬픔을 쓰다듬어본다.
- 영화를 기획하고 세상에 내놓기까지 근 7년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태도, 그와
[인터뷰] 모두들 여기에 함께 있다면, ‘너와 나’ 조현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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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친구 하은(김시은)이 죽었다. 불길한 내용의 꿈이 마음에 걸린 세미(박혜수)는 서둘러 학교를 조퇴하고 하은을 찾아간다. 다리를 다쳐 병상에 누워 있던 하은은 그런 세미를 반갑게 맞이한다. 자꾸만 밀려드는 불안감에 세미는 자신이 꾼 꿈을 들려준 뒤 하은에게 혼자 남아 있지 말고 같이 수학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여행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하은과 세미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만다. <너와 나>는 하은과 세미를 중심으로 세월호 사건을, 사건의 생존자와 희생자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분노나 애도가 아닌 지극히 순수한 사랑으로 둘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가 더없이 애틋하게 묘사된다. <너와 나>를 통해 연출자로서의 걸음을 내딛는 조현철 배우 겸 감독과 배우 박혜수, 김시은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너와 나> 조현철, 박혜수, 김시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그날 이후, 우리는’, <너와 나> 감독 조현철, 배우 김시은, 박혜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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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호걸 마틴 스코세이지는 정의의 신 디케가 되어 손수 저울을 든다. 그가 저울 왼편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로버트 드니로를 올린 후 우매한 백인 남성들을 206분간 가차 없이 골리는 사이, 저울 오른편에선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는 한 여성 배우가 혀를 끌끌 차며 끈질긴 생명력과 영원한 사랑을 현현한다. 낯선 얼굴과 이름을 가진 이 배우는 홀로 저울에 서도 현대 미국영화의 얼굴과도 같은 두 남성배우를 합친 존재감을 자랑하며 무게의 평형을 이룩한다. <플라워 킬링 문>을 통해 전세계가 주목하는 배우, 릴리 글래드스턴을 소개한다. 한편 <플라워 킬링 문>은 실제 오세이지 원주민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알고 보면 더욱 재밌을, 영화 전후 오세이지 부족에게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도 정리해보았다.
릴리 글래드스턴에 주목하라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는 일견 남성배우들의 얼굴로 기억되지만 곰곰이 돌아보면 여성배우들에게도 새로운 얼굴을 드러낼 수 있는 한
[기획] ‘무엇이 마틴 스코세이지를 매혹시켰나’, <플라워 킬링 문>의 배우 릴리 글래드스턴과 영화 전후의 실제 역사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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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인용한 마틴 스코세이지의 언급은 <마틴 스코세이지와의 대화>에서 빌려온 것임을 밝힙니다.
<플라워 킬링 문>이 원작으로 하는 데이비드 그랜의 논픽션 소설 <플라워 문>은 (현재는 FBI라 불리는) 수사국 요원 톰 화이트(제시 플레먼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마틴 스코세이지는 그 중심을 어니스트 버크하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몰리 카일리(릴리 글래드스턴), 그리고 어니스트의 삼촌인 윌리엄 킹 헤일(로버트 드니로)로 옮겨놓는다. 만약 <플라워 킬링 문>이 원작처럼 톰 화이트 중심이었다면, 이 작품은 백인의 탐욕에 희생양이 된 오세이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구원자-백인’ 서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실제로 원작 소설의 부제는 ‘오세이지족의 살인과 FBI의 탄생’이다). 스코세이지는 동일한 사건을 정반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 결과,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구원자 백인이 아니라, 오세이지족을 죽여 그들의 부를 가로
[기획] 높고 넓은 스코세이지의 산맥 속 ‘플라워 킬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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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가 4년 만의 신작 <플라워 킬링 문>을 내놓았다. 1920년대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 오세이지 카운티로 시네마 여정을 떠난 스코세이지의 역마차엔 또 한번 오랜 동지인 편집감독 델마 스쿤메이커, 음악감독 로비 로버트슨, 촬영감독 로드리고 프리에토가 올라탔다. 그리고 스코세이지의 첫 30년을 상징하는 얼굴인 로버트 드니로와, 최근 20년을 대표하는 얼굴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어김없이 빼어난 연기로 스코세이지표 백인 남성을 소름 돋게 그려낸다. <플라워 킬링 문>은 훌륭하지만 새롭진 않은 스코세이지 사단의 향우회가 될 뻔했다. 하지만 릴리 글래드스턴이라는 걸출한 배우의 입회로,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스코세이지의 영화는 다시 생경해졌다. 높고 넓은 스코세이지의 산맥에서 <플라워 킬링 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긴 리뷰를 전한다. 그리고 <플라워 킬링 문>의 영혼인 릴리 글래드스턴에 관한 소개와 1920년대 전후 미국사
[기획] 미국의 역사, 그의 시네마, 마틴 스코세이지 ‘플라워 킬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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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의 최근 필모그래피는 그가 평생 만들어온 백인 남자 중심의 영화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에 가깝다. <좋은 친구들> <카지노>의 갱스터들은 어느덧 노년이 되어 <아이리시맨>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하고, 그들이 저질렀던 과오는 젊은 세대에 용서받지 못한다. 동명의 논픽션을 기반으로 한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원주민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다. 인디언들의 마을에 유전이 터지면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원주민들과 이들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백인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플라워 킬링 문>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로버트 드니로 등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가 사랑했던 두 백인 남자배우가 조우하는 첫 영화로서도 의미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명백히 오클라호마의 원주민 몰리 카일리를 연기한 릴리 글래드스턴이며 예상을 뒤엎는 전복이 중요한 작품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몰리 카일리와 사랑에 빠지는
[인터뷰] ‘다른 문화, 다른 사고방식, 다른 삶에 관하여’,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