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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이 왔다. 지난 20여년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미국 TV코미디 프로의 대명사다. 국내에도 여러 차례 방영된 바 있어 친숙한 그들이다. 20세기의 아이콘으로 시작하여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를 즐겁게 하고 있는 그들이 브라운관을 떠나 영화 스크린에서는 또 어떤 웃음을 선사할 것인가. TV코미디 프로 <심슨>이 영화 <심슨가족, 더 무비>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과 완성된 영화의 이모저모를 전한다.
한손에는 맥주를 그리고 나머지 손에는 도넛 또는 핫도그를 들고 비록 그게 상했거나 땅바닥에 떨어진 거라도 결코 마다하지 않고 먹으면서 쇼파에 앉아 멍청하게 텔레비전 시청을 즐기는, 그리고 술에 취해 스프링필드의 주정꾼들이 즐겨 찾는 모의 술집에 널브러져 거창한 트림이나 하는 것이 삶의 전부인 이 게으른 사내 호머 심슨. 그는 위대한 위를 가졌으니 위장의 슈퍼맨이다. 또는 독실하고 성실하며 다정다감한 옆집의 기독교 신자 플랜더스를 사정없이 조롱하거나, 자식
골때리는 가족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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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사람이다>를 완성한 것은, 두 사람이다. 동명 원작만화의 작가 강경옥과, 감독 오기환. 강경옥 작가는 SF(<별빛 속에> <노말시티> 등), 학원물(<현재진행형 ING> <17세의 내레이션> 등), 판타지(<거울나라의 수수께끼> 등)까지 여러 장르를 섭렵한, 명실상부한 순정만화계의 대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다>는 그의 작품 리스트에서 단 한편의 장편 공포물이다.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이무기의 저주를 둘러싼 비극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로, 2001년 대한민국 출판 만화대상 저작상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7년간, 든든한 이야기에 굶주린 충무로가 영화화에 눈독을 들였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만화적인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중에게 맞춤한 멜로(<선물>), 코미디(<작업의 정석>)로 탄탄한 흥행실적을
<두사람이다> “사는 것 자체가 저주라고 가정하고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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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그러니까 8년 전 이규만 감독은 시카고에서 실험영화를 공부하고 온 이현진 감독을 한국독립단편영화제에서 만났다. 4년 뒤, 둘은 함께 실험영화를 찍고 있었고, 몇편의 장편을 개발 중이었다. 산에 오르면서 이현진 감독이 전날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소름끼치는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했다. ‘수술 중 각성’ 피해자들의 증언이었다. 안구 적출 수술을 받던 누군가는 시신경이 까뒤집히고 절단되는 고통을 실시간으로 겪었다. 신경 마취가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으나 근육 마취로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현상이다. 메스의 칼끝이 몸을 헤집고 다니지만 수술이 끝날 때까지 멈추게 할 방법은 없었다. 수술 전 행하는 두 가지 마취 중 한 가지가 알 수 없는 실수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이현진 감독은 이 다큐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위급한 상황이 자신에게 닥쳤을 때 수술을 주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섬뜩했기 때문이었다. 이규만 감독은 산을 내려오면서 두 가지 의문에 휩싸
<리턴> 수술대 위, 새로운 스릴러가 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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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이야기,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듯 이야기와 조우하지 못하는 이미지, 무서워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과도한 사운드와 충격요법… 여름마다 극장가를 찾아오는, 그야말로 ‘호러블’한 공포영화의 무한반복에 질리셨다고요. 시골집 평상 위에서 두런두런 나누던 온갖 괴담이며,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성실한 기본기로 완성한 덕분에 브라운관에서 우리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던 <환상특급>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차라리 그립다고요. 1942년 경성의 신식병원 안생병원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의 기이한 이야기를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엮어낸, 익숙하고도 낯선 공포영화 <기담>을 소개합니다. 생면부지의 시체에 끌려 영혼결혼식을 올리는 젊은 의학도, 사탕을 탐하듯 새아버지를 탐하다가 감당하기 힘든 비극을 맞닥뜨리는 어린 소녀, 일본 유학 길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귀국한 비밀 많은 의사 부부가 간직한 각기 다른 사연이 이곳에 있습니다.
죽마고우이자 선
<기담> 차곡차곡 밀도있는 공포를 쌓아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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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웅성거림이 일었습니다. 좋았어! 정말? 그렇다니까! 신인감독들의 데뷔작, 더구나 호러와 스릴러라는 장르는 아득한 수렁을 대하듯 실눈부터 뜨게 만드는 형국이었습니다. ‘마침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오랜 휴지기를 거쳐 예쁜 그릇이 나왔습니다. 걸작은 아닙니다. 공포에도 아름다운 무서움이 있을 수 있고, 스릴러도 ‘만화처럼’ 허공을 마냥 달리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단단한 영화를 보고 나면 궁금해집니다. 저 재질을 빚어낸 건 무엇이었을까. <기담>의 정가형제, <리턴>의 이규만 감독을 만나 궁금한 대목들을 물었고, 그 제작 이야기를 작품과 섞어봤습니다.
<기담>과 <리턴>, 한국 장르영화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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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좌담을 시작하기 전에 참석자들의 ‘성분’을 살펴본다.
김봉석 | 영화평론가·전 <ME> 편집장. 기본적으로 괴수물의 열렬한 팬이다. 그런 점에서 <디 워>의 제작을 반겼다. <우뢰매>를 포함, 이제는 명맥이 끊겼다 할 수 있는 심형래 감독의 코미디영화를 오늘에 되살려 다시 보고 싶어한다.
김종철 |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심형래 감독의 오랜 팬. 연출, 출연작 가리지 않고 그의 모든 영화를 본 것 같다. <용가리> 개봉 당시 심형래 감독과 7시간 이상 긴 인터뷰를 진행한 경험도 있고, 참고를 권하며 그에게 <평성가메라> DVD를 건네기도 했다.
달시 파켓 | <버라이어티> 한국 통신원. 1997년 한국에 왔기에 코미디언으로서의 심형래를 전혀 알지 못한다. 제일 처음 본 심형래 감독의 영화가 <용가리>고 <디 워>는 그 두 번째다. 그리하여 그의 옛 영화들을 볼
제임스 카메론이 아니라 심형래의 길을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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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가 그 뚜껑을 열었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빈약한 이야기’로 요약된 애초의 평가는 논란을 거듭하며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심형래 감독의 도전을 둘러싼 애국심 마케팅 논란과 더불어, 30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영화의 성패가 향후 다른 한국영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진단이 더해져 그 논란은 더 세분화되고 있다. 여기 <디 워>에 대해 각기 다른 생각, 심형래 감독에 대해 각기 다른 추억을 지니고 있는 세 사람이 만나 난상토론을 벌였다.
김봉석, 김종철, 달시 파켓, <디 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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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개봉할 것을 목표로 이제 촬영을 시작하는 영화들도 있다. 최근 촬영에 돌입했거나 곧 들어가는 이들 영화는 빡빡한 촬영과 후반작업 일정 속에서 상당한 고난을 겪겠지만, 평소보다 넉넉한 연말시장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희생은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인 듯하다.
<색즉시공 시즌2>(감독 윤태윤, 제작 두사부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임창정, 최성국, 신이 등 1편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컴백해 5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기세다. 변화가 있다면 1편에서 하지원이 맡았던 여주인공을 송지효가 연기한다는 점. 설정 또한 약간 바뀌어 차력 동아리 소속이던 주인공 장은식(임창정)은 이종격투기 동아리 회장으로, 상대 또한 에어로빅부에서 수영부가 될 예정이다. 물론 이 영화가 ‘색’(色)과 웃음을 동시에 전면에 내세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김선아가 처음 얼굴을 드러내게 될 예정인 <걸스카우트>(감독
[하반기 한국영화] 2008년 오기 전에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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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흥행 측면에서도 무시 못할 존재가 된 독립장편영화 또한 속속 개봉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기존 아트플러스 체인 외에 독립영화 전용관도 문을 열 예정이어서 독립장편영화의 관객 흡인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촬영에 돌입한 윤성호 감독의 <은하해방전선>(제작 <은하해방전선> 제작위원회·청년필름, 개봉예정 11월)은 제목에서 연상되는 SF영화가 아니라 연애에 관한 블랙코미디다. 주인공은 초보 감독 영재(임지규). 평소 말 많기로 소문난 그는 여자친구 은하가 떠나가고 투자자가 있는데도 시나리오를 쓰지 못하게 되자 어느 날 갑자기 실어증에 걸린다. 더 황당한 일은 입을 열면 하모니카 소리가 난다는 점이다. 여기에 입을 열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복화술 배우, 진심을 말할 때 다리를 떠는 녹음기사 등의 캐릭터가 윤성호 감독 특유의 황당무계한 아나키즘적 상상력을 돋보이게 할 전망이다. 김보경의 출연 또한 이채로운 대목이지만, 영재 역의 임지규는 주목해
[하반기 한국영화] 가늘고 긴 흥행사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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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감독 이준익 출연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장근석 제작 영화사 아침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20일
<라디오 스타>에 이어지는 이준익 감독의 록밴드 영화. 무기력한 아빠들이 꿈을 위해 뭉쳤다. 은행에서 잘린 뒤 하루 용돈 만원에 기생하고 있는 기영(정진영), 공부 잘하는 아들 위해 대리운전과 퀵서비스로 하루를 48시간처럼 보내는 성욱(김윤석), 부인과 자식은 타국에 보내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기러기 아빠 혁수(김상호). 대학 시절 록밴드 활화산의 멤버였던 이들은 이제 전혀 타지 않는 불꽃의 주인공들이다. 하루하루가 싱겁고 재미없게 느껴지던 어느 날, 기영은 옛 멤버들을 꼬여 활화산을 재결성하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또 다른 멤버 상우의 빈자리를 그의 아들 현준(장근석)이 채운다. 외모는 훌륭하지만 성격은 전혀 훌륭하지 않은 현준은 터무니없이 엉망인 아저씨들의 연주에 코웃음을 치지만, 점점 그들에게 정을 느끼며 밴드의 실력을
[하반기 한국영화] 산전수전 Human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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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감독 김미정 출연 박진희,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윤세아 제작 (주)영화사 아침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
조선시대, 궁궐의 비밀을 연다. <왕의 남자> <황산벌> 연출부 출신인 김미정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궁녀>는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해야 했던 조선시대 궁녀들의 삶을 헤집는다. 자신의 목숨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 궁궐에서 어느 날 서까래에 목을 매 자살한 궁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녀의 이름은 희빈전 지밀 궁녀 월령(서영희). 내의녀 천령(박진희)이 시체 검사를 위해 파견되고, 감찰상궁과 희빈 처소의 심 상궁 등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대책에 나선다. 천령은 자살한 궁녀의 시체에서 출산의 흔적을 발견하고 타살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감찰상궁은 궁궐에 물의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살로 은폐하라 명한다.
천령이 사건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궁녀>는 김미정 감독이
[하반기 한국영화] 혼비백산 Thriller & Horror & 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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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감독 김상진 출연 나문희, 강성진, 유해진, 유건, 박상면 제작 감독의 집, 어나더썬데이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9월 중
누군가를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는 것만큼 천하에 나쁜 일이 있을까마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경우에는 해석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인생 한길, 오로지 국밥집 하나만을 경영하면서 소문난 알부자로 꼽히게 된 권순분(나문희) 여사가 어느 날 납치된다. 범인은 부인을 포함해 남들에게 매 맞는 게 일상이 된 도범(강성진), 생김새와 달리 극도로 민감한 감수성의 소유자 근영(유해진), 천성이 백수건달인 종만(유건). 이 어설픈 삼인조가 강단있고 기 세기로 소문난 권순분 여사를 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권 여사는 자신에게 소홀했던 자식놈들을 상대로 500억원의 몸값을 요구하면서 인질극의 주범이 되기로 한다. 평소 ‘욕쟁이 할머니’들이 경영하는 식당을 즐겨 찾았던 사람들이라면 그분들의 배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아닌가
[하반기 한국영화] 희극지왕 Com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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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감독 허진호 출연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제작 라이필름·영화사 집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봄날은 간다> <외출>로 오면서 허진호 감독 영화의 사랑은 잔혹해져왔다. <행복> 또한 그러한 흐름의 연장에 있는 듯 보인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오던 영수(황정민)는 갑작스레 간경변을 앓게 되면서 시골의 요양원으로 향한다. 그는 이곳에서 중증 폐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 은희(임수정)를 만나게 된다. 제한된 공간에서 희망없는 나날을 꾸려가던 영수가 은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일. 두 사람은 결국 동거까지 하게 되지만, 은희의 정성으로 육체가 건강을 되찾게 되자 영수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기 시작하고 과거의 연인 수연(공효진)이 나타나면서 영수와 은희의 관계는 파탄으로 치닫게 된다. ‘사랑, 그 잔인한 행복’이라는 카피가 말해주듯
[하반기 한국영화] 애정만세 Melo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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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영화는 계속된다. ‘단군 이래 가장 힘든 상황’이라는 말이 엄살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가 2007년 가을 이후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충무로는 유난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세가 대단했던 올해 여름시즌을 보내면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의욕적인 새 출발을 준비 중이다. 9월 이후 연말까지 배급일정이 잡혔거나 배급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영화는 모두 57편. 이중 독립장편영화 8편을 제외하면 49편의 영화가 관객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적정 제작편수가 1년에 60~70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개월 동안 개봉되기에는 너무도 많은 영화가 대기 중(남은 17주 동안 매주 평균 2.88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돼야 한다)인 상태다. 게다가 그중 뚜렷하게 눈에 띄는 작품이 드물다는 사실은 2007년의 마지막 3분의 1 지점에서도 한국영화가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자아낸다. 결국 아직까지도 2005년 후반
[하반기 한국영화] 가을, 희망의 진주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