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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초청작은 2000년 클레르몽 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영했던 프랑스 단편 6편과 완성도 높은 실험영화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블랙마리아영화제화제작 16편을 상영한다.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상영작들은 프랑스 단편의 오늘을 알려주는 개성있는 작품들. 블랙마리아영화제 화제작들은 강렬한이미지의 실험이 돋보인다.클레르몽 페랑, 프랑스 단편은 지금점토애니메이션 <새장 속의 새> (Caged Birds Cannot Fly, LuisEmilio Briceno, 프랑스, 2000년, 애니메이션, 35mm, 3분) (사진 오른쪽)는 새장 속에 갇힌 두 마리 새의 지루한 시간을 보여준다. 들리는건 규칙적으로 똑딱거리는 시계초침 소리뿐. 새장 안에 가득 찬 새들이 시계초침 소리에 맞춰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다. <킬러의월요병> (에릭 발레트, 프랑스, 2000년, 극영화, 35mm, 14분)은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한 작품이다. 장은 지루한일상을 살고 있
인디포럼 | 특별상영작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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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 게임>
이경순·최하동하| 6mm| 90분| 컬러
“아, 씨발…. 도대체 이 나라가 해준 게 뭐야?” 낮술로 얼굴이 불콰해진 한 노숙자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다. “그래, 맞아. 정말 해준
게 뭐지”라고 맞장구쳤다간, 조국과 민족 앞에 이 ‘한몸’ 바치겠다는 맹신도들에게 두들겨맞기 십상이다. <애국자 게임>은 누구에게
질세라 자신의 애국심을 뽐내는 이들을 한명씩 ‘링’ 위에 등장시킨다. 박정희의 생가를 들여다보며 그래도 70년대가 좋았다는 이들이나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는 수구언론의 논설위원에게 ‘애국’은 절체절명의 보루다. 서로 다른 종교 때문에 반목하기 일쑤인 이들도 ‘애국’하자고
하면 어깨를 건다. ‘애국’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이 땅의 뿌리깊은 레드콤플렉스와 만나 수십년 동안 파시즘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 주범이었음을 고발하는
작품. 지난 99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투쟁을 절절히 기록한 다큐멘터리 &l
인디포럼 | 다큐멘터리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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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육지라면>
연출 김지현·김나영| DV6mm| 41분|
컬러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에 대한 각양각색의 조리법을 TV요리쇼 형식으로 보여주는 영화. 가장 손쉬운 요리인 라면에서 사람들의 개성과 가치관을
읽어내는 아이러니를, 참신한 화법으로 풀어간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로 보이는 일곱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와
무관하지 않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라면을 끓여보이며 라면의 유래나 특성, 라면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들을 이야기한다. 계룡산에서 터득했다는 ‘수행정진’
방법으로서의 라면 끓이기, 화학 조미료의 맛과 향을 배가시키는 방법, 라면에 자연재료를 가미해 자연식품화하는 방법, 양 많은 라면을 골라 대충
끓여 먹기, 라면의 사각 모양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방법 등이 소개된다. 공동 연출자인 김지현 감독은 이번 인디포럼에 리얼리티와 말맛을 살린
또 한편의 극영화 <연애에 관하여>를 출품했다. 인디포럼 개막작.
인디포럼 | 극실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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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ence]이명하| 5분40초| Beta| 컬러개와 고양이의 재미있고도 쓸쓸한 이야기. 어딘가 난해한 구석이 있는 작품들 가운데서 유독 돋보이는 쉽고도 감동적인 작품이다. 비오는 어느 날밤 개는 바에서 홀로 술을 마시며 울고 있는 고양이를 만난다. “집에서 쫓겨났단 말이야”라며 괴로워하는 고양이. 개는 고양이를 위로한다. 좋게생각하라고, 여행도 갈 수 있고 이제 주인 잔소리 안 들어도 되지 않냐고. 동물소리로 나누는 이들의 대화내용은 자막으로 나타난다. 절로 웃음이나면서도 가슴 한구석 찡해오는 이 이야기는 이 개와 고양이가 훗날 어떤 노년을 보냈는지에 관한 에필로그까지 들려준다. 그림은 동화책의 삽화같은 느낌. 지난해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인디애니부문 최우수상, 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신인상 수상작으로 2001인디포럼 국내초청작 5편중 1편이다.[Falling]전영찬| 4분| 35mm| 컬러고층빌딩 옥상에 아슬아슬 발을 걸치고 선 소년. 자살을 결심한 듯 소년은 지상으로
인디포럼 | 애니메이션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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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2001 인디포럼’의 슬로건은 ‘영토확장’이다. 슬로건을 얼핏 보면 대중적인 교감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 아니면 눈을 돌려 해외영화제 진출을 통해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쯤으로 넘겨짚기 쉽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이들의 슬로건은 “아직 독립영화 전용관 하나 없는 우리 현실”을 겨냥한다. 독립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독립 미디어센터를 확보하고, 자체 배급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시급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한 고민들이야말로 2001년에도 여전히 독립영화계가 싸워야 하는 이유다.해마다 신청작 수는 늘어 올해는 무려 311편이 선정 대상작에 올랐다. 이중 상영되는 작품은 극·실험부문 42편을 비롯 약 100여편.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조영각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디지털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었다”며 작품들의 질적인 부분 역시 “습작을 넘어 영화적 개성이 돋보이
독립영화의 축제 인디포럼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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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이라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그동안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오던 비둘기 둥지 등 스탭과 제작자, 투자자들의 첫 만남은 <씨네21>의기대만큼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다. 스탭들이 생존권 보장 대책을 제기한 표준계약서, 개별계약제, 최저임금 보장, 인센티브 제도 등을 논의한 뒤감독급 스탭의 처우문제, 그리고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영화의 시스템 개조 등을 차례로 이야기하려던 애초 계획은 스탭들의 현실에 대한치열한 문제제기와 제작자들의 고민에 묻혀 충분히 이뤄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의 테이블은 스탭 생존권을 해결하고 한국영화 시스템을 합리적인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앞으로 펼쳐질 스탭과 제작·투자자들의 속내 깊은 이야기를 기대하며 이날의 뜨거운분위기를 지면에 담았다. 편집자▶ 참석자김혜준 (사회·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김광호 (비둘기 둥지 운영진, 아이디 ‘김호’, 시나리오 작가)김영철 (촬영감독)오기민 (마술피리
스탭 기본권 | 스탭의 현실과 처우 개선을 둘러싼 난상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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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영화노동자들은 지금 - 프랑스프랑스에서 국가가 해마다 정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48프랑(약 8,400원)이고 사회보장비를 빼면 약 38프랑(약 6,650원)이다.이 금액을 최저액으로 하면서 분야별로 담당자간의 임금협약이 있다. 조감독들과 기술스탭(각 분야 감독들과 조수들)은 모두 제작책임자와 각각 계약을맺는다. 제작자노조와 기술스탭노조간의 동의에 의해 해마다 1월과 7월 분야별(1조감독, 2조감독, 편집보조 등으로 세분되어 있다) 최소임금이결정된다. 금액은 주당 39시간(2002년부터는 35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다. 최저임금을 어기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프랑스 스탭들은1주일에 최소 1,872프랑(약 32만8천원), 사회보장비를 빼면 1,482프랑(약 26만원) 이상을 받는 셈이다.일단 작품이 결정되면 이후 촬영기간중 매주 금요일 제작책임자가 촬영현장에 와서 스탭들에게 봉투에 든 임금을 지급한다. 결국 처음 계약 때 촬영기간과계약금을 합의하고, 매주 금요일 주급으로
스탭 기본권 | 해외사례 -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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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영화노동자들은 지금 - 일본일본영화의 총제작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정도다. 규모가 큰 영화는 인건비 비중이 오히려 줄어든다. 일본에서전국 개봉되는 작품은 대개 제작비가 2억∼3억엔쯤 든다. <링> 프로듀서 이치세 다카시가 제작했던 한 작품의 경우, 제작비 4500만엔에스탭 인건비가 1300만엔이었다.계약서의 경우, 관례상 스탭들과는 계약서를 거의 쓰지 않는다. 계약서를 쓰는 대상은 감독과 배우에 국한된다. 큰 프로젝트에서 예외적으로 메인스탭(촬영감독 등 각부의 감독급 스탭)들 정도는 계약서를 쓰기도 하지만, 조수는 따로 계약서를 쓰지 않는다. 계약을 할 때는 팀별 계약이 아닌개별 계약을 한다. 그러나 개개인에게 구두로라도 계약조건은 반드시 전해준다.감독을 제외한 스탭들은 월급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제작기간이 45일이면 월급에 1.5배를 곱하는 식이다. 미술부는 편당 계약을하기도 하며, 현장에 나오는 스탭들과는 개별계약을 한다.
스탭 기본권 | 해외사례 -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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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영화노동자들은 지금 - 미국미국영화들은 왜 비쌀까. 웅장한 세트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최첨단 사운드 등 우리가 할리우드영화에서 떠올리는 일반적인 이미지를생각한다면 이런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없는 아주 평범한 소규모 영화라고 하더라도 수백만달러이하의 영화는 거의 보기 힘들다. 근본적으로 할리우드영화가 비싼 이유는 영화제작에 소요되는 인건비가 비싼 탓이다. 영화제작에 필요한 시간들을세분화해놓고 체계적으로 마련된 시간별 임금이 적용되는 이곳에서는 스탭의 노동시간이 곧바로 돈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미국 영화스탭들의 노동조건은 기본적으로 스탭별 조합이 마련한 규약들에 근거를 둔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 최근 재계약기간을 맞아 파업의위기까지 몰고간 배우조합(SAG)과 작가조합(WGA)을 비롯, 감독과 조연출, 유닛프로덕션 매니저들을 위한 감독조합(DGA) 등이 강력한 파워를가진 대표적 조합이다. 이 밖에 나머지 영화스탭들은
스탭 기본권 | 해외사례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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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당 촬영스탭에게 돌아가는 돈은 얼마일까. <씨네21>은 지난 5월15일 세방현상소에서 열린 가칭 ‘촬영조수협의회’의 첫 번째모임에 참가한 110명의 촬영스탭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행했다. 아래 수치는 경력, 2000년 참여작품, 수입, 촬영기간 등을 묻는간단한 질문에 응답한 55건 중 불충분한 것을 제외한 45건(제1조수급-15인, 제2조수급-20인, 제3조수급-10인)의 결과를 집계한 것이다.아래 제시된 작품은 평균 제작기간이 약 5개월인 것을 감안, 이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골라 제시한 것이다. 현재 충무로에서 활동중인 조수급 촬영스탭의수가 약 150명으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할 때 표본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계약시 촬영기간과 실제 촬영기간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나 전체스탭의 규모(대개 4∼6명 정도로 구성)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해 다양한 방식으로 통계자료를 활용치는 못했음을 알려둔다. 즉, 현 상황에서 임금크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설정할 수 있는
스탭 기본권 | 촬영스탭 보수현황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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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작됐나.지난해 11월부터 준비했다.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던 퍼스트급 동료들 모임이 있었는데, 여기서 스탭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이야기들이 산발적으로나왔고 내부에서 조직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자문하기 시작한 셈이다.준비하는 것이 있다면.일단 개별사례들을 충실히 모을 생각이다. 우리가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받고 있는지. 충실한 실사작업이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강요할생각은 없다. 상황에 따라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일 수도 있다. 따라서 퍼스트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아무래도 표준계약서, 개별계약제 등이 핵심사안일 텐데.물론이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표준계약서의 경우 철저한 실사 이후에야 항목, 기준 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선아무런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니까. 개별계약 역시 촬영부 막내가 제작사 대표를 상대로 “얼마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 자체가문제라기보다 지금 시스템에서 가능하지 않다는 뜻
스탭 기본권 | “얼마나 받는지, 먼저 개별사례를 모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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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둥지’ 회원들은 지난 5월18일 금요일 오후 5시, 혜화동 민들레 영토에서 9번째 정팅을 가졌다.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영화계와의 대화를 위해 목소리를 모아보자는 취지였다. 삼삼오오 모여든 ‘비둘기’들은 약 50여명. 표준계약서, 개별계약제 등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심지어 노조를 설립하자는 이야기 등 여러 주제를 놓고 3시간 넘도록 열띤 토론과 자유발언이 진행되었다. 김영철 촬영감독은 시종일관 열띤 어조로 “이것은 권익에 대한 문제다. 여러분 개개인이 당사자다. 개개인이 나서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아무리 많이 모여서 집회를 하고 시위를 해도 나중에 계약서를 앞에 놓고 내 권리를 주장하고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이길 수 없다”며 후배들에게 분발을 촉구했고, 자신이 계약할 때의 예를 들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인터넷상의 수없이 많은 작은 카페 중 하나에서 충무로를 뒤흔든 작은 태풍으로 떠오른 카페 '비둘기 둥지’(h
스탭 기본권 | ‘비둘기 둥지’는 어떤 모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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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조수급 스탭의 실태신생제작사네티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이준성(34)씨는 충무로 생활 7년차였던 지난해 처음으로 1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94년 청주대연극영화과 졸업 직후 A작품의 제작부 막내로 들어갔던 그는 당시 인건비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B작품에서는 제작차장으로 ‘승진’했지만 1년남짓한 기간 동안 150만원 정도만을 만져야 했다. 곧 C작품의 제작부로 투입됐지만, 6개월 동안 준비하다 기획단계에서 엎어져 200만원의소득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서 맡은 D작품은 6개월 동안 40%가량 촬영하다 취소돼 역시 계약금조로 받은 200만원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E작품에서는 제작실장을 맡아 1천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제작사가 흥행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잔금 500만원을 주지 않았다. 곧이어 터진 IMF사태로10개월 동안 허송세월하던 그는 대기업이 투자했던 F작품을 만났고, 처음으로 애초 계약대로 7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1999년은 그에게다시 시련의 해였다. 시나리
스탭 기본권 | “생·존·권·을·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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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무로 현장 스탭들의 노동현실점검, 그리고 대안 모색비둘기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비둘기 둥지’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국영화계의 수뇌부를 향해 분노에 찬 직격탄을 날리던충무로 조수급 스탭들이 이제 현실의 공간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4월25일 대종상 시상식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인회의 등과 함께 생존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또 촬영 파트를 시작으로 각 분야의젊은 조수급 스탭들은 조수협의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영화 80년 역사 동안 한번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던 일들이 최근2개월 동안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자본의 대거 유입, 50억원이 넘는 프로젝트 속출, 매년 흥행 신기록 경신, 해외배급 확대등 일부에서 ‘한국영화계의 중흥기’를 논의하고 있지만, 정작 밑거름 역할을 해온 젊은 스탭들은 여전히 집세, 전기료, 분유값 걱정으로 밤잠을뒤척이고 있는 탓에
스탭 기본권, 이제는 말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