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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으로 찍었는데 처음에 누가 흑백으로 할 생각을 했나?조엘 영화 만드는 첫 단계부터 이번영화는 흑백으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 그랬는지 설명하긴 어렵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흑백으로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마 흑백으로 찍으면 ‘중요한’ 영화라는 생각을 안 할까봐 그랬는지도 모른다. (웃음)흑백영화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이번 영화의 경우 전반적인 색조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데.조엘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찍었다. 촬영은 컬러로 한 뒤 흑백필름에 프린트함으로써 섬세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었다. 콘트라스트가 선명하지않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촬영감독인 로저 디킨스와 많은 실험을 했고 그 결과물이다.영화 속에 원의 모티브가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면 UFO가 그런데 당신은 원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가?에단 UFO는 존재한다. 영화와 관련해 원이라는 형태가 특별히주의를 끈 것은 아니다.조엘 UFO를 실제로
칸 영화제 | <거기에 없던 남자> 조엘 코언 & 에단 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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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하엘 하네케영화의 주인공 에리카는 당신의 퇴폐적 상상의 산물 아닌가? 정상적인 삶과 비정상적 삶 사이, 정상적인 여자와 비정상적인 여자 사이에 차이가있다고 생각하는가.우선 에리카는 병든 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그녀는 신경증을 앓고 있지만 환자는 아니다. 에리카는 우리가 속한 세계를대표하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녀는 바로 우리 세계의 현재 모습이다. 단지, 영화에서 극단적으로 표현되었을 뿐이다. 예외적인 경우로 간주할수 있겠지만 환자는 아닌 것이다. 원작자도 이에 동감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인물은 현대인이 지금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에 따른 결과물이다.당신이 말하는 사회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사회에 국한되는 것인가? 아니면 일반적 사회를 의미하는가.독일이나 오스트리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 나타나는 음악과의 연결지점은 오스트리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스트리아는오랜 음악적 전통을 지닌 나라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문화는 음악적이다. 영
칸 영화제 | <피아노 선생님> 미하엘 하네케 &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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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는 고전적 예술이다. 그렇다면 왜 가장 찬미할 만한 것, 즉 이런 저런 감독의 재능뿐 아니라 그 시스템의 천재성을 찬미하지 않는가?”앙드레 바쟁의 이같은 말을 오늘날 미국영화에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판단일까? 할리우드의 오랜 장르 전통을 높이 평가한 그의 말은 40여년이지난 지금도 그릇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5편의 미국영화는 프랑스 평론가의 혜안을 뒷받침한다. 개막작인 바즈루어먼의 <물랑루즈>는 버스비 버클리, 빈센트 미넬리의 뮤지컬 전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영화이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은어떤가? 디즈니에서 비롯된 귀엽고 예쁜 캐릭터들이 없었다면 <슈렉>의 못생긴 주인공이 돋보일 수 있었을까? 여기에 조엘 코언의 <거기에없던 남자>,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 숀 펜의 <서약>은 필름누아르의 역사와 떼놓고 생각하는 게불가능한 작품들이다. 올해 칸 경
칸 영화제 | 아메리카의 드림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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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죽음에 관해 말한다. 아들의 죽음과 관련, 관뚜껑을 닫는 장면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뫼르소 어머니의 관을닫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소설 <이방인>에서 그 장면이 아주 상세히 묘사되는데, 영화에서도 강조된 듯하다.나는 영화에서 클로즈업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관을 닫는 장면에서 못을 박을 때 클로즈업을 사용했다. 촬영시 가장 중점을둔 바는 진실성과 단순함이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의미심장한데, 왜냐하면 지오반니에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은가톨릭 신자가 아니다. 장례절차에서 종교적인 요소가 배제된 단순성이 강조되었다. 이 신은 죽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내가 직접 썼다.주인공이 정신분석의다. 영화감독은 인간 내면의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푼다는 측면에서 정신분석의에 가까운가 아니면 환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오래 전부터 정신분석의를 연기하고 싶었다. 일정기간 동안 나 자신이 정신분석의가 되어보고 싶
칸 영화제 | <아들의 방> 난니 모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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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마켓에는 시네마서비스, CJ, 튜브, 씨네클릭, 강제규필름, 미로비전 등이 부스를 만들어 해외세일즈에 나섰다. 획기적인 뉴스가 있던 건 아니지만 마켓 시사회에서 계약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걸 감안하면 올해 마켓 성과는 나쁘지 않다. 우선 <비천무>의 북미, 남미 배급권이 미라맥스에 팔렸다. 이번 계약은 미니멈개런티를 보장받고 배급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와 미라맥스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와호장룡> 성공 이후 무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시네마서비스는 이 밖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홍콩에 팔았고 <불후의 명작>을 싱가포르에 수출했다. 시네마서비스는 올해 칸 마켓에서 올린 수출액만 50만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한편 <무사>에 대한 호응도 대단했다. 견본으로 25분 분량의 필름을 상영한 <무사>는 미국
칸 영화제 | 칸 마켓의 한국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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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본, 이란, 미국 등등 덩치 큰 녀석들이 최고의 영예를 놓고 싸우는 동안, 영국과 독일, 북유럽 나라들은 딴 시시한 영화제에 가서 놀란 말인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에 실린 기사의 한 구절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따돌림당한 영국과 독일의 영화관계자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 기색. 마이클 윈터보텀, 켄 로치의 신작이 칸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한 영국은 32년 묵은 켄 로치의 영화 <케스>가 특별상영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옵서버>는 영국영화가 광우병, 구제역 같은 영국산 ‘수출품’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자조적 조크를 던지기도.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칸에서 귀빈 접대를 받지 못한 것이 한두해 된 일은 아니지만 올해에는 사이드 섹션에서마저 소외된 독일의 실망도 만만치 않은 듯. 그러나 독일은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도 경쟁부문에 그리스와 합작한 저예산영화 <마이 스위트
칸 영화제 | 찬밥신세 된 영국과 독일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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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가장 많은 영화기자들이 한곳에 결집하는 칸은 한번의 이벤트로 전세계적인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장소. 국경을 초월한 흥행성공이필수조건인 대작영화들은 촬영중인 영화의 맛보기 필름을 들고 칸을 찾는다. 뉴라인의 <반지전쟁>은 그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끈 영화.2억7천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되고 촬영일수만 해도 2784일에 달하는 이 영화는 칸 교외 카스텔레라성에서 20여분 분량의 필름을 공개하고, 피터잭슨 감독과 이안 매컬런, 리브 타일러 등 출연배우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올 연말 1편의 개봉날짜를 확정하는 <반지전쟁>은2002년, 2003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2편과 3편을 순차적으로 개봉할 계획이다. 국내 수입사는 태원엔터테인먼트이며 시네마서비스의 배급망을탈 예정. 원작소설 마니아들의 감시 속에 만들어지고 있는 <반지전쟁>과 달리, 이미 수차례 영화화됐던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맘편히각색하는 <쿠오 바디스>도 마켓에서 인기를
칸 영화제 | 문 밖의 화제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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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방>의 감독 난니 모레티는양손을 치켜들며 황금종려상 수상을 기뻐했다.<피아노 선생님>은 심사위원대상, 남녀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왼쪽 부터 감독 미하엘 하네케, 이자벌 위페르,> 베노이트 마기멜 ▶■수상결과황금종려상<아들의 방>(La Stranza Del Figlio) 난니 모레티심사위원대상<피아노 선생님>(La Pianiste) 미하엘 하네케감독상조엘 코언 <거기에 없던 남자>(The Man Who Wasn't There)데이비드 린치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여우주연상이자벨 위페르(<피아노 선생님>)남우주연상베노이트 마기멜(<피아노 선생님>)각본상다니스 타노비츠(<주인없는 땅>(No Man’s Land))기술상투두치(<밀레니엄 맘보>(Millennium Mambo)<거기 몇시니?>(What T
칸 영화제 | 수상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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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아들의 방>으로 20여년만의 황금종려, 그러나 아시아는 없었다.올해 칸영화제 기간 동안 이탈리아는 나쁜 소식 하나와 좋은 소식 하나를 건졌다. 지난 5월13일 실시된 총선에서 루퍼트 머독과맞먹는 미디어 재벌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우파가 승리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 <아들의 방>의 감독 난니 모레티는 흥분했다. 그는중도파와 좌파의 연합에 반대함으로써 우파 승리의 빌미를 제공한 이탈리아 공산당 당수 베르티노티를 비난하며 “베르티노티는 앞으로 자신을 묘사할때 ‘정치적’, ‘책임감 있는’, ‘좌파의’라는 세 형용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우파의 집권으로 시름에 잠긴 국민들에게지난 5월20일 난니 모레티의 수상소식은 심심한 위로가 될 것이다. 이탈리아영화가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실로 20여년 만의 일이다.역시 <아들의 방>, 예상밖 <피아노 선생님>놀라운 발견이나 대단한 스캔들이 없었던 제54회 칸영화제는
제 54회 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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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 박윤식이구요, 76년생이에요.크라잉 너트에서 노래하고 기타쳐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여의도에서 고래 한마리 잡았고(이건 꼭 써주세요), 고등학교 들어서 나쁜(?) 친구들이랑어울리면서 음악에 손을 댔죠. 아직도 손을 못 씻고 음악 하고 있구요. 시애틀에서 얼터너티브 음악이 클럽에서 떠오를 때 한창 많이 들었는데,못나가는 우린 언제 저렇게 돼나 싶어서 맘에 와닿았죠. 영화는 애들이랑 같이 본 거, 주로 코미디가 좋아요.한경록| 한경록이구요, 애들이랑 띠는 같은데 77년생이예요. 베이스구요. 아직 졸업은 못했어요. 교육학과라 작년엔 윤리과 교생실습도 나갔었는데,아침 일찍 가는 게 되게 힘들었어요. 음악을 직업으로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건데…. 이번 영화가 <이소룡을 찾아랏!>이잖아요,원래 이소룡 팬이예요. 비디오도 다 샀어요. 애들이랑 같이 본 <퐁네프의 연인들>같은 영화도 좋았고, 채플린, 주성치같은 코미디도다 좋아해요.이상면| 이상
크라잉 너트 | 자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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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appened?”경록의뜬금없는 대사로 시작되는 <이소룡을 찾아랏!>은 낯익은 형식의 영화가 아니다. 록밴드 크라잉 너트의 일상과 연쇄살인사건이 공존하는서울, 아시아 다른 나라의 체류자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표정을 담으며 다큐멘터리와 판타지를마음대로 넘나든다. 경록, 상면, 상혁, 윤식은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홍익대 앞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는 록밴드 크라잉 너트. 드럭의 무대에서맘껏 뛰고 지르는 펑크음악을 하고 있다.그런데 이들이 공연을 하며 살아가는 순간, 서울의 다른 한켠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여고생들을 놀라게 하던 긴 머리 변태성욕자, 드럭공연을 보고 나온 소녀 등 잇따라 살해된 시체가 발견되고, 시체 옆에는 이소룡의 사진이 떨어져 있다. 경록은 폭력적인 ‘이소룡 바이러스’ 때문이라고알려진 이 사건에 의문을 품고 이소룡의 사진을 증거삼아 수사에 나선다. 우선 가깝고 잘 아는 홍대 앞부터. 무술체
크라잉 너트 |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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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34) 감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유목민 기질을 가진 종합 예술인’쯤 될 것이다. 사춘기 시절 해외지사에 근무하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해외 출입을 밥먹듯 하던 소년은 어느덧 성인이 돼 프랑스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연기나 극작을 공부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그에게 다른 유럽국가로통하는 관문이라는 의미가 더욱 컸다. 결국 공부보다 그에게 더 크게 남은 것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두루두루 돌면서 쌓은 감성의 두께였다.97년 서울로 돌아온 그는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만난 예술가들과 함께 ‘몽골몽골’(mONGOL mONGOL)이라는 다국적 종합예술집단을 결성해등의 작품을 만들었고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프린지 부문에 참가하기도 했다. 99년에는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 연출부로 참가했고, 그 계기로 크라잉 너트를 만나게 돼 <이소룡을 찾아랏!>을 연출했다.크라잉 너트와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나는 평소 다양한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있다. 그러다가 적합한
크라잉 너트 | <이소룡을 찾아랏!> 강론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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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일이 벌어지려 한다/ 내 안에꿈틀대는 그 무엇 밖으로 나오려 한다.”-<이소룡을 찾아랏!> 중, <하수연가>(2001년, 3집, 드럭 발매)밴 드 , 영 화 를 만 나 다‘쑈도보고 영화도 보고.’ 최근 서울 곳곳에 나붙은 이런 제목의 전단은 70년대 가수의 ‘리사이틀’이나 ‘효도관람용’ 버라이어티쇼를 알리는 것이아니다. 인기 록밴드 크라잉 너트의 공연소식을 담은 이 포스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도 적혀 있다. ‘크라잉 너트 주연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공개 시사회.’ 원래 장난치기를 즐기는 이들인지라 농담인가 싶지만, 오는 6월9일 서울 정동이벤트홀에서 열리는 이들의 공연 직전 공개되는 <이소룡…>은정말 크라잉 너트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장편디지털극영화다.서울에 나돌기 시작한 ‘이소룡 바이러스’로 주위 사람들이 죽어가자 충격을 받은 크라잉 너트 멤버들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서울 곳곳을 누빈다는내용을 가진 일종의 로드무비인 <이
크라잉 너트 | 크라잉 너트의 스크린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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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밴드 크라잉 너트, 장편디지털영화 <이소룡을 찾아랏!>으로 배우의 길에 서다음악이 영화를 만날 때, 음악의 주인들은 스크린에 투사되는 필름 귀퉁이 사운드트랙에 숨어있곤 한다. 영상은 흐르고, 음악의 주인들은 청각으로감지될 뿐이다. 인디 록밴드 크라잉 너트의 음악이 처음 영화를 만났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어둑한 지하 클럽에서 지붕 없는 무대로 뛰쳐나온자신들의 음악만큼이나 생기넘치는 에너지 때문일까. 크라잉 너트는 사운드트랙 밖으로 튀어나와 스크린 속으로 달려가는 '사건'을 일으켰다. 디지털영화 <이소룡을 찾아랏!>을 찍은 것이다. 크라잉 너트가 주로 연주해온 펑크의 시조 섹스피스톨즈도 아니고, 그들이 많이 들었다는얼터너티브의 기수 너바나도 아니고, 난데없이 '이소룡'을 찾는 영화라니.크라잉 너트가 영화와 부딪친 사건, 혹은 '사고'의 전모가 궁금해진 <씨네 21>은 그들을 찾아나섰다. 이미 국내 인디 록음악을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한 크라잉 너트는
크라잉 너트의 스크린 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