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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이 따로 있으면서도 영화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영화를 사랑하고 옹호하며, 영화를 전파해내는 ‘영화인’들이 있다. 공중파 TV와 라디오의 영화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홍은철 아나운서와 배유정 동시통역사. 이번 개막식에서도 이들은 공동사회자가 되어 영화의 환상에 흠뻑 빠져들고픈 관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홍은철씨의 부천영화제 개막식 사회는 이번만도 벌써 세 번째. 그렇다면 이 판타스틱 영화제 단골 호스트의 취향은? 황당하게도(?) “호러나 엽기를 뺀 모든 영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은철씨는 부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남다른 매력을 “한밤중의 심야상영장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젊은 관객들의 열기를 느끼며, 도발적인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젊고 재능있는 미지의 감독들을 발견하는 기쁨”이라고 요약한다. 반면 배유정씨의 영화 식성은 부천과 찰떡궁합. 어려서부터 공상과학 영화와 소설에 매료되었던 그녀는 판타지 영화의 열혈 팬이다. “인류 미래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제 사회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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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부천에 없는 것은 장편 애니메이션. 올해의 부천에 넘쳐나는 것은 흥미로운 단편 애니메이션들이다. 13일 관객과 만나는 세 꾸러미의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출품작 가운데에서도 돋보이는 멤버인 작은 애니메이션들을 일람해 본다.-편집자14편의 애니메이션 단편들 중에서 7편이 점토, 인형, 오브제 등 이용한 3D 애니메이션, 나머지 4편이 2D 애니메이션, 3편이 3D 컴퓨터그래픽(CG)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형식의 이미지를 접할 수 있는 셀렉션. 2D의 경우도 관습적인 만화영화의 드로잉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양식의 작품들이 눈에 띤다. 반면에 3D CG의 경우는 기존의 단편들이 주로 보여주었던 새로운 표현 기법에 대한 도전보다는 짤막하면서도 인상적인 에피소드에 초점이 기울어져 있는 편이다.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내용면에서 두드러진 하나의 경향은, 몹시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단편적 상황과 주관적 경험의 강조이다. 주로 <눈이 아름다운 남자> <달팽이> <
단편걸작선의 애니메이션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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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주 집요해요.” 35개국에서 온 140명의 판타스틱한 신부감을 부천의 관객들과 만나게 하기 위해 이 두명의 매파는, 해외영화제를 ‘보따리 장수’처럼 다니면서 ‘돈안되는 영화제는 NO!’라고 외치는 마켓의 장사꾼들에게 문전박대 당하기 여러번, 한손에 카달로그 한손엔 핸드폰 들고 정말 집요하게 아부하고 협박(?)했다는 기억을 먼저 풀어놓았다. 인디포럼 영화제 기획,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밍 팀장을 거쳐 올해 처음 판타지의 배에 오른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호금전 회고전의 전반적인 진행을 맡았고 1, 2회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거쳐 3회부터 올해까지 프로그래머로 부천에 뼈를 묻은 송유진 프로그래머는 다년 간의 노하우로 조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마치 몇살 터울 자매처럼 대답을 서로 미루지 않은채 적절히 나누어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프로그래밍 과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작년과 비교해 볼 때 어떤것들이 달라졌나.송유진 더 재미있다.(웃음) 작년은 프로그래머 외에 많은 모자를 쓰고
여성에게 내재한 공포가 호러와 판타지 장르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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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폴란드·감독 예르지 스투·75분출연 예르지 스투, 안나 딤나저녁 식탁을 나누던 부부의 숟가락 소리가 한순간 멈춘다. “여보, 저 문간에 서 있는 게 뭐죠?” 사비츠키 부부의 모범적이지만 쓸쓸한 삶은 서커스단에서 뒤처진 낙타 한 마리를 입양하던 날,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한다. 낙타를 먹이고 산책하고 옷과 집을 지어주면서, 잔잔한 희열을 간직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 부부. 그러나 셋의 동거는 공동체의 침해로 벼랑에 몰린다. 일부는 관료주의적 발상으로, 몇몇은 돈벌이 욕심으로, 또다른 사람은 아프리카 병균을 운운하며 낙타를 “쓸모없는 가축”이라고 몰아붙인다. 애정어린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낙타는 종적을 감추고, 가슴조이던 사비츠키 부부는 어느 겨울 아침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기차에 오른다. 친구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가 젊은 시절 썼던 각본을 배우 겸 감독 예르지 스투가 연출한 <빅 애니멀>은 사랑으로 말미암은 소외, 인간의 유서깊은 질병인 불관용에 대해
빅 애니멀 Big Ani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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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뉴질랜드 87분감독 해리 싱클레어 출연 다니엘 코맥,칼 어반우유가 버터가 되도록 사랑을 나누는 젖소농장의 두 연인 루신다와 롭의 달콤한 약혼 밀월은 소심한 루신다가 연인의 애정을 무리하게 시험하던 날부터 균열을 일으키고 루신다가 애지중지하던 퀼트 이불을 도둑맞은 날부터 붕괴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차에 치일 뻔한 마오리족 할머니의 집에서 사라진 퀼트를 발견한 루신다는 이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지만, 그 대가로 롭의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하고, 단짝친구까지 연적으로 돌변한다. 여기서 ‘철없는 약혼녀’ 루신다의 이야기는 인어공주와 신데렐라의 슬픔을 담은 현대의 동화로 탈바꿈한다. <시암 선셋>을 연상시키는 바보스럽지만 사랑스런 코미디.Lucinda and Rob, two lovers engaged in a milk-stirred buttery love, live on a farm. Their sweet engagement getaway begins to fall int
뉴질랜드 이불 도난 사건 Price of M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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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를 식힐 판타스틱한 영화군단의 상륙작전. 제5회 부천판타스틱 국제영화제가 7월12일 저녁 7시 부천 시민회관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게스트 중 가장 주목을 끈 인물은 ‘깜짝 스트리킹쇼’를 벌인 <네이키드 어게인>의 두 형제 감독 마르텐, 토르켈 너트슨. 이들은 올해 칸영화제에서도 누드와 스트리킹으로 영화를 홍보해 화제를 모았었다. 홍은철, 배유정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원혜영 부천시장의 개막선언과 임창렬 경기도지사의 축하사, 자우림의 김윤아와 부천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축하 무대가 이어졌다.다소 딱딱했던 개막식장의 분위기를 판타스틱(?)하게 뒤집은 인물은 엽기영화의 대부 로이드 카우프만 감독. 장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그는 <시민톡시: 톡식 어벤져Ⅳ>의 주인공인 고무마스크맨 ‘톡시’와 함께 무대에 올라 “심사위원장인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지금 열심히 교과서를 수정하고 계신가 보다”며 그의 부재와 한일관계을 빗댄 뼈있는 농담을 던지는듯 하더니 “심사
함께 떠나자, 판타지의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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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5개국 140편(장편:75편, 단편:65편)을 상영되는 Pifan 2001 판타지 세상에서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10편의 상영작을 제외하고 볼만한 상영작 10편을 추천한다.<프로그래머 추천작 10편>▲ 레퀴엠 (Requiem for a Dream) 미국 / 110분 / 2000년▲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태국 / 105분 / 2000년▲ 배틀 로얄 (Battle Royale) 일본 / 113분 / 2000년▲ 소름 (Sorum) 한국 / 100분 / 2001년▲ 시민 톡시: 톡식 어벤저 4 (Citizen Toxie:The Toxic Avenger Ⅳ) 미국 / 108분 / 2000년▲ 아멜리에 (Amelie from Montmartre) 프랑스 / 120분 / 2001년▲ 천국의 향기 (The Color of Paradise) 이란 / 88분 / 1999년▲ 커먼 웰쓰(Common Wealth) / 104분 / 2000년▲ 티어스 오브 더
이 영화, 안보면 후회할 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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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플란다스의 개」가 지난 6월 30부터 7월 7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제19회 뮌헨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미로비젼은「플란다스의 개」가 이 영화제의 '젊은 아시아영화(Young Asian Film)'부문에서 '재능있는 신인 감독상(High Hope Award)'를 받았다고 13일 전했다.
이 상은 신인 감독의 데뷔작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지난 해에는 최근 국내에 소개됐던 영화「오! 그레이스(Saving Grace)」가 수상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플란다스의 개` 뮌헨영화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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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들어간 하리수,사내 뒤통수를 후려친다.”일부 언론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하리수씨를 끈질지게 뒤쫓으며 계속 뉴스를 뿌린다. 최근에는 실제보다 나이를 어리게 속였느니, 화보 촬영갔던 베니스에서 외국 사진작가와 연애를 시작했느니 따위를 다뤘다. 하씨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너무나 우호적이어서, 나와 다른 타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용이 갑자기 넓어진 것인지, 아니면 집단적 관음의 시선이 다른 모든 걸 압도할 만큼 높은 것인지 헷갈린다. 누드모델 이승희씨와, 자신의 몸을 미술작품의 오브제로 썼던 한 교사부부의 나체를 수용하는 이 사회의 태도는 워낙 달랐다.하씨가 첫 주연한 영화 <노랑머리2>(21일 개봉)가 11일 시사회를 가졌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집중에 대해 하씨 자신은 뭐라 말하고 싶을까? <노랑머리2> 속에서 “난 여전히 외계인일까”라고 되뇌는 그의 또 다른 대사를 빌리면 이렇다. “인간들 관심도 많네, 지들 일이나 하지.”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연기
하리수 주연의 <노랑머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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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편 애니메이션이 대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다.
12일 독립영화 배급사인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조성연 감독의「그랜드마」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컴퓨터 축제인 제28회 씨그라프 행사 중 하나인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진출했다.
또 장호준 감독의「돌아갈 귀(귀)」는 오는 8월 23일 막을 올리는 제12회 상파울로 국제 단편 영화제 해외 부문에 초청됐다.
이밖에「오토」(전하목, 윤도익 연출), 「존재」(이명하) 를 비롯 계원대 애니메이션과 졸업 작품인「아빠하고 나하고」「초대」「큐빅」「쉐이크」「ssub」, 한서대 영상미술학과 졸업 작품인 「워크」「홍도야 우지마라」등이 오는 7월 13일부터 브라질에서 열리는 9회 애니마 먼디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부분에서 상영된다.
국내 단편 애니메이션, 국제 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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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편 애니메이션이 대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다.
12일 독립영화 배급사인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조성연 감독의「그랜드마」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컴퓨터 축제인 제28회 씨그라프 행사 중 하나인 컴퓨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진출했다.
또 장호준 감독의「돌아갈 귀(귀)」는 오는 8월 23일 막을 올리는 제12회 상파울로 국제 단편 영화제 해외 부문에 초청됐다.
이밖에「오토」(전하목, 윤도익 연출), 「존재」(이명하) 를 비롯 계원대 애니메이션과 졸업 작품인「아빠하고 나하고」「초대」「큐빅」「쉐이크」「ssub」, 한서대 영상미술학과 졸업 작품인 「워크」「홍도야 우지마라」등이 오는 7월 13일부터 브라질에서 열리는 9회 애니마 먼디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부분에서 상영된다.
(서울/연합뉴스)
국내 단편 애니메이션, 국제 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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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Requiem for a Dream 2000년 미국 110분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엘렌 버스틴, 자레드 레토“이것이 바로 ‘중독’이다.” <레퀴엠>은 무언가에 사로잡힌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우리 눈앞에 극접사로 들이민다. 미망인 사라는 TV쇼에 중독돼 있고 아들 해리는 두 친구와 함께 마약에 탐닉한다. 마약을 구하려는 몸부림은 세 젊은이를 파괴하고, 살을 빼던 사라는 다이어트 약의 노예가 된다. 하지만 <레퀴엠>의 관객은 아마 마약보다 영화의 마술에 홀리게 될 지도 모른다. 감독은 화면 분할과 점프 컷 등 현란한 기교를 능란히 구사해 마음의 지옥을 스크린에 불러냈다.“Here’s what you call addiction!.” , the opening movie at Pifan, shows us the state of the human body and soul arrested. A lonely widow in New York called Sara
[Scene of Choice] 개막작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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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년 때던가. 중간고사 시험을 치고 나오니, 어느 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은 어둑하고 바람까지 서늘하게 불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비가 내리는 풍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학교를 나섰다. 버스를 타고 허름한 청계천의 아세아 극장으로 갔다. 눅눅하게 습기를 머금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극장 안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가방을 옆자리에 던지고, 편하게 반쯤 누운 자세로 영화를 봤다. <천녀유혼>이었다.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귀신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곳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푹 빠져들었다. 끝나고도 일어나지 않고, 다시 한 번 더.<천녀유혼>은 그 순간의 나에게, 가장 절실한 무엇이었다. 사랑이 아니라, 그 정서적인 판타지가. 아마도 비를 보던 그 순간 다른 공간으로 가는 문을 발견했다면, 나는 극장 같은 것은 떠올리지도 않고 당장 문을 열고 들어섰을 것이다. 가끔은, 아니 자주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흔
[Column]판타지, 현실 위에 핀 시(詩) 혹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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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본 영화의 감독과 주인공을 5미터 거리에서 만나는 경험. 그것은 영화제만이 영화의 연인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선물이다. 7월10일 방문이 확정된 심사위원, 취재진을 포함한 해외 게스트는 60여명. 이 가운데 개막일인 12일 입국하는 부지런한 손님은 <이누가미>의 감독 하라다 마사토의 아들이자 주연배우인 하라다 유진, <천국의 아이들>로 국내 관객들로부터 잔잔하나 따뜻한 환호를 얻은 마지드 마지디 감독, <트로미오와 줄리엣>의 ‘엽기영화공장장’ 로이드 카우프만, 판타스포르토 판타스틱 영화제 마리오 도르민스키 집행위원장 등이다. 이어 14일에는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장인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이,16일에는 프랑스 거장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와 <칼라 퍼플> <리쎌웨폰>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대니 글로버가 각각 SRF 프로젝트와 존 베리 회고전의 패널로 부천을 찾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부천은 이국 영화 손님
[News] 게스트 줄줄이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