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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이 두려운 10대 소녀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애니메이션. 아버지의 재혼으로 양어머니와 의붓 자매 제니가 이사 오자, 미나는 침대를 빼앗기고 키우던 햄스터 비고마저 동물보호소로 보내야 할 참이다. 미나는 꿈속에서 사람들의 꿈을 연극 무대처럼 꾸미는 드림빌더들의 세계를 발견하고, 제니의 꿈을 조작해 제니가 현실에서도 자신과 비고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한다.
<드림빌더>는 덴마크 애니메이션 감독 킴 하겐 젠슨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잠자며 꾸는 꿈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애니메이션적인 상상으로 만들어냈다. 한국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의 시각특수효과(VFX)에 참여한 토니 징크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영화 '드림빌더' 꿈을 조작해 현실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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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임무를 마치고 우주 궤도를 돌던 오르비타-4호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침입한다. 이후 오르비타-4호는 원인 불명의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한다. 두명의 우주 비행사 중 한명만이 살아남았는데, 생존자의 회복 속도가 이상하리만큼 빠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뇌전문의 클리모바(오크사나 아킨쉬나)가 연구소에 도착하고 클리모바는 잠든 우주 비행사의 몸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발견한다.
<스푸트닉>은 미확인된 외계 생명체가 우주 비행사와 함께 지구에 도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외계생명체를 구현한 그래픽이 뛰어나고, 외계 생명체와 인간의 공생이란 설정이 <에이리언>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만큼의 위압감은 없다. 긴 타임라인에 비해 긴장감과 볼거리도 부족하다.
영화 '스푸트닉' 잠든 우주인의 몸에서 깨어난 외계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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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부터 운수가 좋지 않은 애나(말린 애커먼). 그날 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카페가 불에 홀랑 타버리고 만다. 풀이 죽은 애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친구 샬린은 비밀리에 운영되는 여성 전용 파이트 클럽에 그녀를 초대한다. <칙 파이트>는 점점 인생이 꼬여만 가는 애나가 파이트 클럽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액션 영화다.
주목할 것은 상대방을 녹다운시키는 마지막 한방이다. 이를 슬로모션으로 담아내며 격투의 타격감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한방을 위해 영화가 쌓아야 할 분노의 빌드업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애나의 분노는 링 밖의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데 영화는 이를 단편적으로만 다룬다. <바이 바이 샐리>와 <컴 백 투 미> 등을 연출한 폴 레이든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칙 파이트' 여성 전용 파이트 클럽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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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차 타지에 온 이브(루시 드베이)는 클럽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한 남자(아리 보르탈테르)를 만난다. 이브는 매너와 유쾌한 춤 솜씨를 겸비한 남자와 즐겁게 어울리다가 함께 클럽 밖을 나선다. 이브가 남자의 차에 타는 순간 남자는 그대로 이브를 납치한다. 알고 보니 남자는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그 모습을 포르노로 제작하는 살인마였던 것.
영화는 유럽의 동화 <빨간 모자>를 모티브로 차용해 범죄 스릴러에 대입한다. 영화 속 원전의 흔적을 엿볼 수 있지만 <늑대와 빨간 재킷>은 교훈적인 동화보다는 말초적인 유희를 겨냥하는 오락물에 가깝다. 영화는 오로지 추격의 재미에만 기댈 뿐, 개연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는 끊임없이 덜컹거린다. 더욱이 살인마가 촬영한 납치 영상을 일부 보여주어 관객에게 불필요한 불쾌함을 덧댄다.
영화 '늑대와 빨간 재킷' 동화 <빨간 모자>를 모티브로 삼은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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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 뉴욕에서 살고 있는 빌리(아콰피나)는 고향 중국에 사는 할머니(자오슈젠)와 종종 통화하며 일상을 공유하고 위로를 주고받는다. 작가의 꿈도, 경제적 독립도 이루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막막하게 보내던 빌리는 어느 날, 할머니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으며 살날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을 전해 듣는다. 당장 할머니에게 전화하겠다는 빌리에게 부모님은 할머니에게는 병에 걸린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내색하지 말라고 한다. 아버지(티지 마)와 어머니(다이애나 린)의 만류에도 고향을 찾아간 빌리는 ‘착한 거짓말’을 하며 할머니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가족들 틈에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실제 거짓말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하는 영화<페어웰>은 중국계 미국인 감독 룰루 왕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중국의 도시 창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미국 이민 2세대 주인공 빌리의 혼란과 갈등을 통해 가족과 삶, 자아
영화 '페어웰' 아시아계 최초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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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장꼬장한 할아버지 에드(로버트 드니로)는 마트에서 점원과 오해가 생겨 실랑이를 벌이다 발을 다친다. 딸 샐리(우마 서먼)는 걱정된 마음에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제안하고, 에드는 마지못해 받아들인다. 자기 방을 내주고 지저분한 다락방 신세를 지게 된 손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결국 에드에게 전쟁을 선포한다. 가족들은 모른 채 말이다.
<워 위드 그랜파>는 방 하나를 두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가족 몰래 전쟁을 치르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미트 페어런츠>에서 사위와 싸운 전적이 있는 로버트 드니로는 이번 영화에서 손자랑 싸운다. 그는 헬리캠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날쌘 손자와 대등한 대결을 벌인다. 둘의 싸움의 재미 포인트는 가족들 몰래 진행된다는 점이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듯 샐리와 그녀의 남편 아서(롭 리글)는 영문도 모른채 에드와 피터가 심어놓은 함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이들의 싸움은 개인전으로 시작해 팀
영화 '워 위드 그랜파' 방 하나를 사이에 둔 할아버지와 손자의 못 말리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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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침공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외계인 연구로 유튜브에서도 화제가 된 맹봉학 박사가 있다는 벙커에 8명의 인간이 모였다. 정작 이들을 구원할 맹봉학 박사는 보이지 않고, 이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한다. 이런 상황에 첫눈에 반했다며 썸 타는 젊은 남녀도 있고, 제대로 가입신청서 내고 정모도 나와야 멤버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불청객을 배척하는 인간도 있다. 그렇게 각색으로 모인 인간들은 갑작스런 외계인의 벙커 침투 이후 감염자를 색출하는 새로운 미션을 떠안게 된다.
정작 외계인은 나오지 않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유머로 승부하는 SF 코미디로, 스펙터클 없이 배우들의 말싸움으로 장르적 긴장감을 만들고자 하는 패기가 눈에 띈다. 그중에는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의 가장 유명한 장면을 대놓고 오마주한 신처럼 귀여운 순간도 있다. 제작비 2천만원으로 3일 만에 촬영을 끝낸 프로젝트임에도 오락성을 목표로 삼았다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유머로 승부하는 SF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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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제로>는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를 먹고 자란 거대 불괴물에 맞선 슈퍼 대디 히어로물이다. 한준수 박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을 위한 세기의 음료, 스트레스 킬러를 개발한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도심 곳곳에 불괴물이 나타나고 대한민국 전역이 혼란에 빠진다. 불괴물의 습격으로 직장을 잃은 짱돌은 친구인 고박사, 타조와 함께 스트레스 킬러를 모방한 스트레스 제로를 판매하는데, 뜻밖에 스트레스 제로가 불괴물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스트레스 제로>는 횟집에서 탈출하려는 물고기의 이야기 <파닥파닥>(2012)으로 독특하고 예리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이대희 감독의 신작이다. <파닥파닥>이 어른의 눈높이에 어울리는 작품이었던 데 반해 <스트레스 제로>는 좀더 친숙하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트레스로 인해 괴물이 나타나고 이를 물리친다는 건 단순한 설정이지만 40대 아저씨 3인방을 주인공으로
영화 '스트레스 제로' 스트레스를 먹고 자란 거대 불괴물에 맞서는 슈퍼 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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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산부인과 병원에 한 소녀가 찾아온다. 의사 알도(카롤리 하이덕)는 손님으로 방문한 적 있는 클라라(아비겔 소크)를 알아보고 대화를 나누는데, 클라라는 어쩐지 알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눈치다. 클라라에겐 아픔이 있다. 부모가 아직 수용소에 있다고 믿는 클라라는, 부모에게 편지로 알도와의 새로운 일상을 공유한다. 그렇게 알도는 부모가 필요한 청소년기 클라라의 아버지가 되어주는데, 둘의 관계를 의심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알도를 괴롭힌다. 그러던 와중 클라라는 알도에게도 자신과 같은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제목과 영화의 배경에서 드러나듯 홀로코스트 이후를 다룬 영화다. 사건의 한가운데에서 그 실상을 들여다보는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처럼 모든 것들이 지나간 ‘그다음’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드물다. 그렇게 떠난 사람만큼 남겨진 사람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보는 영화. 헝가리
영화 '살아남은 사람들' 홀로코스트 이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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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고대하던 베이커리 오픈을 앞두고 사라(캔디스 브라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베이커리 오픈이 무산되며 그 자리에 다른 가게가 들어설 위기에 처하자, 사라의 딸 클라리사(섀넌 타벳),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라의 엄마 미미(셀리아 아임리), 사라의 오랜 친구 이사벨라(셸리 콘)는 사라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로 마음먹는다.
사라의 동창이자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 제빵사 매튜(루퍼트 펜리 존스)가 셰프로 합류하며 마침내 베이커리 ‘러브 사라’가 문을 연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들의 베이커리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민자 손님들을 관찰하던 중에 아이디어를 떠올린 미미는 러브 사라를 다른 나라에서 온 이들을 위한 추억의 빵과 케이크를 파는 ‘고향 같은 베이커리’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는다.
엘리자 슈뢰더 감독의 첫 장편영화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사라를 대신하여 그의 가족과 친구들이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영화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세상을 떠난 사라의 꿈을 위해 가족과 친구가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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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세탁기는 번번이 말썽이다. 그럼에도 아영(김향기)은 세탁기에 돈 쓸 여유가 없어 버틸 때까지 버텨본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 유일한 가족인 아영은 아끼고 버텨서 자립해야 하는 생활에 익숙하다. 마침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던 때, 아영은 생후 6개월 된 아이 혁이를 키우는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술집에서 일하는 영채의 사정도 팍팍하긴 마찬가지. 아이를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려면 스스로 아이를 돌볼 수 없다. 영채의 사정을 잘 아는 술집 사장 미자(염혜란)가 도움을 주지만,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영채의 마음은 무겁다.
<아이>는 필요에 의해 만나 부족함을 채워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돈 벌어올게”라며 현관문을 나서는 영채와, 아동학과 졸업반 학생으로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이를 돌보는 영채는 사실 닮은 구석이 많은 인물이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살다가,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상
영화 '아이' 필요에 의해 만나 부족함을 채워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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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새해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네 커플, 9명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강력반에서 좌천돼 신변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형사 지호(김강우)는 이혼 4년차 싱글남이다. 일도, 연애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호는 이혼 소송 중인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의 신변보호를 맡게 된다. 어설픈 지호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효영의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점차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남자친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별 통보를 받은 스키장 비정규직 직원 진아(이연희)는 모든 걸 내려놓고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 아르헨티나로 훌쩍 떠나버린다.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으로 일하는 재헌(유연석)을 만난다. 까칠한 듯하면서도 다정한 재헌은 진아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을 준다. 어느 날, 진아는 재헌으로부터 그의 남다른 과거사에 대해 전해 듣는다.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휘)은 중국인 여자 친구 야오린(천두링
영화 '새해전야' 새해를 앞두고 느끼는 설렘과 두려움의 감정을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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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movie weekly magazine Cine21 published in its special Lunar New Year edition (#1292) on January 30th a conversation between Parasite director Bong Joon-ho and Youn Yuh-jung of Minari, with Bong assuming the role of the interviewer. Although this meeting could only be held virtually through video call due to the pandemic, it started before sunrise and eventually ended after sunset.
A conversation between Bong, who won the Palme d’Or in Cannes in 2019 and 4 Oscars at the 2020 Academy Awar
Conversation between Minari star Youn Yuh-jung and Parasite director Bong Joo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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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누아르》를 발매한 가수 유노윤호가 <씨네21>과 인터뷰했다. 배우 황정민, 이정현과 함께한 타이틀곡 <Thank U>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해 화제가 된 유노윤호는 뮤직비디오 촬영 뒷이야기는 물론 누아르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전체적인 앨범 제작기를 들려줬다.
누아르영화 주인공들이 “순정이 있으면서도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정서가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는 유노윤호는 <존 윅> <킬 빌> <올드보이> 등의 영화에서 참고한 스토리와 미장센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아르》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는 유노윤호는 ‘열정맨’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속내와 더불어 이 앨범에 담긴 자신의 메시지에 대한 진중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한편 타이틀곡 <Thank U> 이외의 수록곡에도 각각의 장르를 부여해 뮤직 필름, 포스터 등을 공개한 유노윤호는 <씨네21>
새 앨범 ‘누아르’로 돌아온 유노윤호, <씨네21>과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