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분단이후 처음으로 DMZ(비무장지대)내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군인들이 악수를 했다.통일부 조명균(趙明均) 교류협력국장은 지난 26일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지점에서 측량단의 측량작업에 앞서 남북 연락장교들이 군사분계선상에서 작업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 지에 대해 협의했다고 28일 밝혔다.그동안 판문점에서 남북의 장교들이 회담을 하거나, 사병들이 마주보면서 경계근무를 서기는 했지만 이처럼 판문점이 아닌 DMZ(비무장지대)내 군사분계선상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를 나눈 것은 분단이후 처음이다.이 자리에 우리측은 중령.소령.대위 등 3명의 장교가, 북측은 소좌 2명.대위 1명이 참석했으며 부드럽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의가 이뤄졌다고 한다.이런 장면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배경으로 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에서 남측의 병장 이수혁과 일병 남성식, 북측의 중사 오경필이 접촉하는 장면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는 게 당시 공
<공동경비구역JSA>, 현실로 나타나
-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에 빛나는 <오아시스>(제작 이스트필름)가 26일 춘사영화상 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영평상 심사에서도 최우수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었다.
28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정용탁)는 제22회 영평상 대상 수상작으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를 선정했다. <오아시스>에서 각각 사회부적응자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열연한 설경구와 문소리는 나란히 남녀 주연상에 뽑혔다.
<복수는 나의 것>의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과 각본상을 동시에 차지했고 <로드무비>도 신인감독상(김인식)과 신인남우상(황정민) 두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밖에 촬영상은 <취화선>의 정일성, 음악상은 <집으로…>의 김대홍ㆍ김양희, 미술상은 <YMCA야구단>의 강승용ㆍ오상만, 신인여우상은 <연애소설>의 손예진에게 각각 돌아갔다. <미워도 다시한번> 시리즈를 만든 정소영
영평상 주요 부문도 <오아시스>가 석권
-
좁은, 그나마 분단되어 4면이 막힌 한반도 남쪽에서 사는 내게 ‘중국’은 아주 어릴 때부터, 상상이 만주에 미처 이르기도 전에 대륙의 파란만장한 깊이를 느끼게 했지만 ‘일본’이 내게 모종의 ‘충격=감동’적 실감으로 온 것은 약 5년 전, 나이 40을 넘기고서다. 프랑스 라루스 테마 백과사전 ‘예술과 문화’편을 뒤지다가 마주친, 약 1천년 전에 출간된 무라사키 부인의 ‘세계 최초-걸작 소설’ <겐지 모노가타리>(源氏物語> 삽화는, 명징한 색깔과 명징한 모양의 결합이 달하는 또한 명징한 깊이가, 개방된 성(性)으로서 색이 예술로서 색과 상호교통하는 통로를 응축하는 듯하여, 내 눈과 감각이 유교민족주의에 찌들어 있다는 점을 단박에 깨닫게 했다.이러한, 일본적 일상의 ‘색과색’은 정치지상화할 경우 잔혹한 ‘육체성’을, 예술지상화할 경우 ‘죽음의 탐미주의’를 낳지만( <바람의 검심>은 그 결합이다), 일본 만화는 이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을
일본의 색과 색,그리고 만화 <천황을 알아야 일본이 보인다>
-
모든 훌륭한 예술작품이 그러하듯이 좋은 영화는 한동안 사람의 안온한 일상을 뒤흔든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흔들림을 소화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나의 경우, 그 소화 행위는 감독사전을 펼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영화로부터 받은 재미와 감동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가 무엇보다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그리고 감독사전을 통해 그 영화의 전후사를 읽다보면 오로지 그 역사의 지평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사실과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그동안 가장 빠르게 또 가장 쉽게 나의 이런 갈증을 풀어주었던 것이 바로 <씨네21 영화감독사전>이었다. 사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판 감독사전으로는 거의 유일무이한 것이었으므로 어찌보면 강요된 선택이었던 셈이다.감독사전은 관객과 감독의 좀더 깊은 의사소통의 매개체이자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이다. 또한 그것은 한 나라 영화문화의 폭과 깊이를 가늠케 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3년 전
3년 만에 개정판 나온 <씨네21 영화감독사전>
-
-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로 잘 알려진 독립영화판의 여걸 변영주가 메가폰을 쥔 첫 본격 극영화인 <밀애>는,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교과서적인 사랑의 전복’을 꿈꾼 영화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일부일처제의 구조를 받아들였던 한 여자가 남편의 외도에 의해 그 구조 자체가 허위라는 걸 깨닫는다. 2) 배신감에 젖어 있던 그녀가 역시 일부일처의 구조에 회의를 품고 있는 한 시골 의사와 한여름 동안의 격정적인 밀애를 겪는다. 3)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찾는다. ‘격정멜로’라는 근사한 장르명이 붙어 있는 이 영화는 마치 플로베르의 <보바리부인>의 현대 한국판 같다. 특히 시골 밤길을 잠옷바람으로 달려 자신의 애인을 찾아가는 장면 같은 데가 그렇다. 이 불륜의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 ‘고전’의 느낌이 풍긴다.음악은 이 영화의 그런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나 싶다. 심리극에 잘 어울리는 실내악적인 분위기를 주로 구사하고 있다. 브람스의 <피아노
덜 격정적인,더 평온한 <밀애> O.S.T
-
<스노우 맨>을 기억하시는지…. 부드러운 색연필과 파스텔로 눈사람과 소년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영국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작가인 레이몬드 브릭스의 대표작. 가슴이 섬뜩해질 정도로 청아한 알레드 존스의 보이소프라노가 인상적이었던 하워드 블레이크의 음악 <하늘을 걸어가며>(Walking in the Air) 역시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명곡이다. 그래서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이 작품은 어디선가는 한번쯤 보여지거나 들려지는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레이몬드 브릭스는 1934년 영국 윔블던에서 태어났다. 15살 때 정규 학교를 그만두고 미술학교에 들어가 유화 및 회화 공부를 했을 정도로 그림에 빠져 지냈다. 그의 그림 실력은 워낙 탁월해서 23살 때 옥스퍼드대학으로부터 전래동화의 삽화를 의뢰받았을 정도였다. 그의 동화세계에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따뜻한 감성이 잘 드러난다. 1967년 <The Mother Good T
그 품에 안기고 싶어!,<베어>
-
최대 만화매장 ‘북스 리브로 을지점’ 오픈3만권 이상의 만화를 한곳에서 골라보고 살 수 있는 전문 매장이 생겨났다. 서울의 옛 을지서적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북스 리브로 을지점’은 매장의 절반 가까운 공간을 만화 전문 서가로 꾸며놓고 만화 독자들을 서점으로 유혹하고 있다. 신간 코너와 더불어 출판사마다 서가가 배치되어 여러 만화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해놓아, 좋은 만화에 대한 ‘소문’을 듣고도 막상 만화책을 구할 수 없었던 만화 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게 되었다. 만화 제국 일본이 ‘만다라께’, ‘망가노모리’, ‘코믹 스테이션’ 등 대형 만화 전문 서점을 통해 더욱 그 독자를 늘리고, 훌륭한 만화 문화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도 리브로의 만화 매장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다른 대형 서점이 사법당국의 단속 여파로 ‘19세 미만 구독불가’의 작품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분류로 성인만화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점도 환영받고 있다.바나나 피쉬 외전 발간요시다 아키미의 미
`북스 리브로 을지점` 오픈 외
-
연말이 되면 각종 순위 발표와 시상식이 이어진다. 믿을 만한 통계가 없기로 유명한 만화쪽에서도 나름대로 행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최근에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독자들이 뽑는 만화 대상’ 같은 행사도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어떤 작품이 인기가 있었는지도 궁금하긴 하지만, 어떤 소재의 작품들이 인기가 있었는지 좀더 관심이 간다. 올 한해 국내에서 출간된 만화들을 소재별로 나누어 집계하면 과연 어떤 소재들이 상위권을 점하고 있을까 여기에 약간 도박의 요소를 가미해 추측해보자. 만약 복승식으로 베팅해보라면 어떤 소재들에 돈을 걸어볼 것인가 나는 일단 한 자리를 메우고 생각해보겠다. 두 번째 써넣을 것이 야구만화인지, 해적만화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첫 번째는 ‘요리’다.못 말리는 백수 아빠<맛의 달인> <아빠는 요리사> <미스터 초밥왕> 등이 몰고온 요리만화 열풍은 어느 정도 잠잠해진 듯하지만, 그래도 요리 소재의 만화는 쉴새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단돈 1천원,맛은 문제없어 <빈민의 식탁>
-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던 때에, “미국에 가면 반드시 미국 이름을 써라”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한국 이름 자체를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미국인들과 가깝게 지내려면 영어 이름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쓰기 시작한 이름이 제이슨(Jason).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제이슨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전설적인 마피아 알 카포네의 조직원 중 한명이었던, 한국인 제이슨 리의 이름에서 땄던 것. 한국인 마피아라면 무언가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다. 게다가 유승준을 주인공으로 제이슨 리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었던 당시 상황도, 그런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한 것도 있을 것이다.문제는 원래 한글 이름을 안 쓰고 영어 이름을 쓰는 내게, 대부분의 미국인 친구들이 적어도 한번은 “왜 제이슨이냐”라고 캐물었다는 사실이다. 그때마다 마피아 제이슨 리에 대해 이야
<제이슨 X>의 바탕이 되는 13일의 금요일에 대한 금기
-
코진스키의 소설 <정원사 챈스>(Being There)의 주인공 챈스 가드너는 이름 그대로 정원 가꾸는 일말고는 아무것도 해본 적 없다. 챈스에게 세상은 곧 정원이었다. 주인의 죽음 이후 억지로 정원 밖으로 떠밀려 나왔어도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건 여전히 정원 가꾸기다.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뿌리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대답하고 실업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면 꾸준히 벌레를 잡고 잡초를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물어도 정원 가꾸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건 실은 그것말고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올해 일본에서 ‘게임뇌’라는 희한한 단어가 화제가 되었다. ‘β파’란 뇌의 제일 앞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의욕, 판단력, 감정억제 등의 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니혼대학 모리 아키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게임을 오랫동안 하는 사람은 β파 발생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는 치매 환자의 경우와 아주 흡사하다며 모리는 이렇게 β파가
게임뇌 증후군,<정원사 챈스>
-
최근 오픈한 <마들렌> 홈페이지는 그림도 내용도 예쁜 한편의 영화 같다. 요즘 홈페이지 제작에서 빠짐없이 쓰이는 플래시 기법은 나날이 발전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한껏 안겨준다. 메뉴에 접근하기까지 사용자가 마우스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인터랙티브한 점도 색다르다. 콘텐츠가 다양해서 조금 복잡한 느낌도 들고 다 보려면 시간도 꽤 걸리지만 처음부터 차근차근 화면에 뜨는 지시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메뉴들을 둘러볼 수 있다. 당장 한눈에 메뉴를 보고 싶다면 위쪽에 있는 아이콘에서 ‘바로가기’를 선택하면 된다. 제작노트와 인터뷰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동영상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제작부에서 직접 쓴 제작일기에 에피소드마다 동영상을 곁들였고, 배우 조인성, 신민아, 김수로 등의 인터뷰도 팬들이 좋아할 부분이다. 상품광고에 지나지 않는 협찬사 소개마저 영화 속 장면을 보여주고 상황설명을 덧붙여 거부감을 없앤 것은 얄미울 정도. 홈페이지 어딘가에 뭔가 더 숨어 있을 것만 같아
<마들렌> 홈페이지
-
세계 영화시장은 누구 손에?프,파테와 고몽의 선두다툼 치열세계영화 시장을 둘러싸고 프랑스의 파테와 고몽의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우세는 파테에 기울어 있지만, 파테보다 1년 늦게 영화제작에 나선 고몽의 추격도, 그 기세가 만만치 않다.1896년 설립된 파테 프레르는 1907년을 지나면서 생필름과 카메라, 영사기 생산에서 영화의 제작과 배급, 상영까지 총괄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영화사로 급성장했다. 파테의 성장은 실로 눈부시다. 파테는 1905년 이미 3개의 스튜디오에서 많은 영화를 제작했으며, 제작된 영화 프린트는 뱅센에 있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돼 상영업자들에게 판매되었다. 이어 파테는 영화상영에도 손을 대기 시작한다. 곧 1906년에 들어 유럽 각지의 극장들을 사들였으며 파리에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극장을 직접 짓기도 했다. 여기에 힘입어 파테는 1907년 영화를 상영업자에게 판매 처분하는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프린트를 ‘임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업 확장으
영화사 신문 제 3호 (1904~1907) [1]
-
■영화사신문이 만난 사람 ┃ 토머스 에디슨 ■“영화 만드는 데는 예술적 기술이 필요”1905년 5월6일, 미국 법원이 ‘여러 장면 영화’의 사진 저작권을 인정했다. 이로써 여러 장면 영화들의 무단복제와 판매 등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 소송의 피고는 에디슨사였다. 현재 미국 최고의 영화제작자로 군림하고 있는 토머스 에디슨은 또한 ‘소송의 제왕’이기도 해서, 특허권 침해 혐의로 경쟁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가 하면, 지난 1902년에는 원고가 되어 저작권 소송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는 그가 패자가 됐다.지난해 바이오그라프사가 당신 회사가 <퍼스날>을 임의로 리메이크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걸었다.→ 성립이 안 되는 소송이었다. 영화의 저작권은 그것이 한 장면으로 된 영화일 땐 인정된다. 그것이 법원의 판례였다. 내가 소송을 제기했을 때, 법원은 “한 장소에서 찍은 프레임들은 그 통일성이 인정되며, 따라서 영화 한 장면은 한장의 사진으로 간주된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영화사 신문 제 3호 (1904~1907) [2]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를 처음 보았다는 고백은 자신이 왕초보 무비고어(moviegoer)라는 자백일 터이다. 최인훈이나 황석영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는 고백이 자신이 왕초보 독서인이라는 자백이듯.<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를 봤다. 이 소문난 이란 시네아스트와의 첫 대면이었다. 황홀경의 기대로 너무 들뜬 채 영화관엘 들어간 탓인지, 그만그만하다는 소감으로 차분해진 채 나왔다. 물론, 반반한 영화 한편을 내 시네마 천국에 새로 등록했다는 속물적 만족감은 있었다.화면은 달디단 박하차 같았다. 나는 박하차를 파리의 한 터키 식당에서 몇 차례 얻어 마셔본 적이 있다. 터키와 이란은 아랍 국가가 아니면서도 이슬람 문명권의 중요한 역사적 주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의 배경인 시어 다레 마을은 쿠르드족 거주지라니, 아마 터키 국경 언저리에 있을 터이다. 시어 다레는 ‘검은 계곡’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나 스크린에 오른 이 마을 풍경이 내 뇌리
아저씨,<바람이 우리를....> 키아로스타미와 조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