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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아시스>가 대단히 훌륭한 영화이고, 상업영화로서 도달하기 힘든 지점에 이른, 우리 영화사의 커다란 획득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러나 이 영화가 장애자의 현실을 다룬 감동적인 영화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정성일씨가 지적하듯이 ‘누구라도 하여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소재를 가지고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거쳐 ‘뻔한’ 결말에 이르는 영화에 그치기 쉬웠을 것이다. <오아시스>는 그러나 그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다. 즉 <오아시스>의 구조는 매우 다층적이고, 그 의미망은 단순치 않으며, 그 내용과 형식은 수미일관하게 삶의 일원적 의미, 영화의 일방적 의미를 강요하는 시각의 부당함을 드러내는 데 맞춰져 있다. 그리고 그 전략도 크고 힘준 외마디 구호로서가 아니라, 마치 공주의 듣기 힘든 목소리처럼, 종두의 횡설수설과 갈지자 걸음처럼, 낮고 드러나지 않게 스며들어가 있다. 그것이 내가 <오아시스>를 최상급의 형용사로 부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이 놓치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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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위한 세미나가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0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개최된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가 주최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리마켓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와 공동주관하는 ‘아시아 영화계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패널디스커션&컨퍼런스’가 11월19-20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다.이번 행사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영화인들이 모여 아시아 영화계 네트워크(AFIN:Asia Film Industry Network)의 구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각국 영화 산업의 현실과 지원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19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패널토론에서는 한국의 김홍준 감독, 싱가포르 필름커미션의 세토 락 인 위원, 대만 신문국 영상부장 리 치안 리와 프랑스 CNC해외부장인 자비에 메를랭, 박경신 국제변호사 등이 발제자로 참가해 ‘아시아 영화지원정책과 WTO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영진위, 아시아 영화계 연대 위한 콘퍼런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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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Group: More Travels Limited Edition 1993년, 화면포맷 4:3오디오 PCM stereo지역코드 3출시사 씨엔엘뮤직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음악이라면 특정한 장르에 대한 별다른 집착없이 골고루 듣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 나로서는, 최근 속속 나오는 각종 음악 DVD 타이틀들이 반갑기만 하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음악 DVD 마니아라면 뭔가 다른 방법들이 가득 있겠지만) 바쁘게 생활하는 까닭에 생각보다 접근하기가 어려운 뮤직비디오나 공연실황을 최상의 음질로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그중에서도 어린() 시절부터 은근히 좋아했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여러 개가 동시에 출시된 팻 메시니 그룹의 DVD 타이틀들을 보고는 행복감에 마냥 빠져 있는 중이다. 특히 93년에 발표되었던 그들 최초의 영상물이라고 기억되는 <More Travels>가 DVD 타이틀로 출시되었다는 사실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게 만들 정도다.이 DVD는 10여년이
팻 메시니 그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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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 Tales, 1999년 감독 이완 맥그리거 출연 레이첼 와이즈, 제이슨 플레밍, 톰 벨, 짐 카터, 켈리 맥도널드, 한스 매더슨 장르 드라마 (SKC)지하철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 <튜브 테일>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 정도가 된다. 영국에서는 지하철을 튜브라고도 부르니까, 제목 자체가 ‘지하철 이야기’가 된다. 9명의 감독이 참여한 <튜브 테일>은 지하철을 무대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들을 담아낸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영화다. 할리우드에서 <프레데터2>와 <고스트 앤 다크니스> 등을 찍었던 스티븐 홉킨스, <모나리자>를 연출한 영국 출신 배우이자 감독 밥 호스킨스 같은 중견도 있고 배우로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인 이완 맥그리거와 주드 로도 연출에 참여했다.사실 지하철은 그리 만족스러운 탈것이 못된다. 공기는 탁하고, 창 밖으로는 아무 풍경도 보이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의 티가 너무 난다. 길이 막히지만 않
튜브 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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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프리츠 랑 오딧세이-프리츠 랑 회고전’(문화학교 서울, 주한독일문화원 공동주최)이 10월18일부터 10월25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는 지난 2001년 2월 베를린에서 시작해, 뉴욕, 파리를 돌며 열렸던 프리츠 랑 회고전의 일환으로 기획된 행사다.프리츠 랑은 <메트로폴리스> <마부제 박사> 등을 만든 두말할 것 없는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대가다. 나치를 피해 망명한 미국에서 만든 <사형집행인 또한 죽는다> 등으로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에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대표작 13편이 상영되는데, 디지털로 복원해 새로 태어난 <메트로폴리스>를 비롯하여, 프리츠 랑의 세계를 진하게 드러내는 신비로운 영화 <마부제 박사>와 <달의 여인> 등이 역시 복원된 프린트로 한국 관객 앞에 선보인다.편집자히틀러가 막 정권을 잡은 1933년 독일. 괴벨스의 호출을 받은 프리츠 랑은 그의 관저로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대가 프리츠 랑 회고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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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당대의 시대적 본질을 드러내야 한다”바이마르공화국 시절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전통 속에 놓여 있는 랑은, 그러나 특정한 스타일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단순화된 강조와 왜곡을 특징으로 하는 표현주의적 요소들과 더불어 과학적 자연주의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사실성, 로맨틱하고 감상적인 시적 이미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이질적인 것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은 어떤 일관된 발전단계를 보여주거나 작품의 제작순서에 따라 차례로 드러난 것도 아니었다.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미래 거대도시의 모습과 암울한 지하세계의 모습에서 표현주의적 요소들이 발견되지만, 바로 뒤에 만들어진 <달의 여인>에서는 소재의 판타지적 특성과는 달리 철저한 사실주의가 추구됐다. 그런가 하면 연쇄살인자의 추적을 다룬 <엠>에서는 다시금 어두운 조명과 극단적 대조 그리고 그림자의 극적 사용과 같은 표현주의적 요소들이 두려움과 긴장감을 배가시킨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대가 프리츠 랑 회고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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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Der Mu de Tod/1921년/ 82분/ 독일결혼을 앞둔 처녀가 갑자기 죽은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저승세계를 찾아가고, 저승사자가 세 사람의 생명이 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약혼자를 돌려주겠다고 제안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6연으로 된 독일 민요’라는 부제대로, 현실 재현보다는 환상의 시각적 구현에 영화의 본질이 있다고 믿던 당시 독일영화가 단골소재로 삼던 민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독일 낭만주의 시대의 전형적인 이야기구조인,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를 틀처럼 감싸고 있는 ‘틀구조’(Rahmenhandlung)와 그리피스의 <인톨러런스>에서 영향을 받은 옴니버스 형식을 결합해 이야기구조가 독특하다. 개인의 자유의지와 숙명적 결정론이라는 랑의 핵심주제를 알레고리적 영상을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랑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마부제 박사> Dr. Mabuse/2001년 복원판/1922년/127분(1부),92분(2부)/독일노베
프리츠 상영작 13편 미리 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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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여인> Frau im Mond/ 2001년 복원판/ 1929년/ 168분/ 독일달에 있는 금을 차지하려는 부자들의 음모로 달 탐사를 꿈꾸는 미치광이 과학자 일행이 우여곡절 끝에 로켓을 타고 달에 가는 이야기. <메트로폴리스>를 통해 기술 문명의 미래에 대한 물음을 던졌던 랑이 다음 시도로 달 탐사를 다룬 작품. 준비과정에서 저명한 로켓 공학자와 달 연구가의 자문과 고증을 거쳤으며, 달 표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기차 30량 분량의 바다 모래를 옮겨왔고, 젖은 모래를 말리기 위해 일일이 불을 때며 촬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랑의 완벽주의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SF의 고전이며 로켓 발사시 호명되는 카운트다운의 유래가 된 영화.<엠> M/ 1931년/ 117분/ 독일당시 독일 대중지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었던 연쇄살인범의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랑의 첫 번째 유성영화. ‘아이들을 조심시키라’는 단순한 메시지와는 달리 새로이
프리츠 상영작 13편 미리 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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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You and Me/ 1938년/ 94분/ 미국집행유예로 감옥에서 나온 뒤 백화점 점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헬렌은 비슷한 처지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남남인 척한다. 전작 <분노> <한번 뿐인 삶>과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랑은 여기에 코미디와 뮤지컬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경쾌한 분위기의 복합장르를 시도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의 음악을 담당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쿠르트 바일이 음악을 담당하는 등 야심찬 기획이었지만 복합장르에 익숙지 않았던 당시 미국의 비평과 관객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사형집행인 또한 죽는다> Hangmen Also Die/ 1943년/ 134분/ 미국체코를 점령한 나치의 악명 높은 사령관 하이드리히 암살사건과 이에 대한 독일의 대량 보복학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전작인 <인간 사냥>(Man Hunt), <공포
프리츠 상영작 13편 미리 보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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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봉하는 <포제션(Possession)>은 페럴리 형제의 영화<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코믹한 연기에 도전했던 기네스 팰트로가 지적인 예전의 이미지로 돌아와 출연한 영화다. 빅토리아 시대 두 남녀 문인들의 숨겨진 로맨스와 이를 밝혀내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랜돌프 애쉬 기념주간에 참가해 자료를 조사 중이던 미국인 학자 롤랜드 미첼(아론 에크하크)은 애처가로 알려진 애쉬가 페미니스트이며 레즈비언이었던 시인 크리스타벨 라모트에게 보낸 연애편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둘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추적하기로 한다. 미첼은 둘의 관계를 설명해줄 다른 자료를 찾던 중 라모트의 연구자이며 그녀의 후손인 베일리 모드(기네스 팰트로)를 만나 이들의 행적을 쫓는 여행을 함께 떠난다. 이지적이고 이성에 대해 차가운 모드와 자유로운 성격의 미첼. 영국과 유럽을 오가는 여행 중에 둘은 애쉬와 라모트의 숨겨진 사랑
기네스 팰트로의 새영화, <포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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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개봉하는 영화 <미스터 디즈(MR.DEEDS)>는 <빅 데디>의 아담 샌들러와 <가위손>의 위노나 라이더를 내세운, 재난에 가까운 유머로 포장된 코미디 영화다. 36년에 만들어진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스크류볼 코미디 <디즈씨 도시에 가다(Mr.Deeds Gose to Town)>가 아담 샌들러의 손을 거쳐 덜 소란스럽게 현대적인 감각으로 리메이크 됐다.시종일관 치고 박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화장실 유머로 일관하며 덜 떨어졌지만 순진한 인간들이 벌이는 소동이 미워보이지는 않는다. 아담 센들러 식의 재치있는 유머나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위노나 라이더의 모습도 감상 포인트.롱펠로우 디즈(아담 샌들러)뉴햄프셔의 시골 작은 마을에서 카드 문구 작성하는 것과 피자 배달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순진한 청년. 조금은 어리숙한 듯 하지만 디즈는 감동적인 카드 문구로 마을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 어느날, 뉴욕으로부터 양복 입은 두
아담 샌들러와 위노나 라이더가 만났다! <미스터 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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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망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인 성혜림(成蕙琳)씨는 남한 출신이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7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성유경(82년 사망)과 김원주(94년 사망) 사이의 1남3녀 중 차녀로 태어나 서울에서 지내다가 48년 가족과 함께 월북했다.51년 평양제3여자중학교를 졸업한 뒤 평양예술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소설 「땅」으로 알려진 월북작가 이기영(전 문예총 위원장. 84년 사망)의 장남 이평과 결혼해 딸을 낳은 뒤 다시 평양연극영화대학 연출과에 입학했다. 성씨는 이 대학 졸업반 때 김일성 주석이 호평한 영화 <분계선 마을에서> 첫 주인공을 맡았고, 이를 계기로 문화예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인 ‘인민상’을 받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영화 <백일홍>, <인민교원>, <안개 흐르는 새 언덕> 등에서 주인공을 맡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성씨는 프놈펜 국
사망설 도는 성혜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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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인 영화제의 시기와 부산아시안게임 등 부산지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행사 때문에 11월 중순으로 개최시기가 밀렸다. 그러나 58개국에서 228편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영화가 초청됨으로써 영화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영화제도 ‘아시아영화의 창’과 ‘새로운 물결 한국영화 파노라마’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오픈 시네마’ ‘특별기획프로그램’ 등 7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작 <해안선>은 <섬>, <나쁜 남자> 등으로 명성을 얻은 김기덕 감독의 최신작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의 집단적 광기와 사회의 허위의식을 고발한 작품이다. 또 폐막작 <돌스>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끈 기타노 다케시의 10번째 영화로 풍부한 작가적 상상력과 사랑에 대한 자신감 있는 해석이 돋 보이는 작품이라는 것.올해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는 12개국 34편의 영화가 선보이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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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은 어떤 삶을 바라고 있을까 청소년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보통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사회적 모순과 맞서는, 여리지만 씩씩한 몸짓이 영상에 담겼다.민주언론운동연합이 주최하는 ‘제2회 퍼블릭 액세스(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시민영상제’가 18일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모두 20편이 선보이는 이번 영상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아줌마들의 작품이다. <내 친구 행랑이>(사진·이옥선 작)는 주부들이 겪는 일상 속의 고독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은 아줌마가 되고 나서부터 ‘친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 문득 친구 행랑이가 궁금하다. 아기 똥을 치우고, 느지막이 권태로운 점심을 먹고, 면허시험에 응시하고, 말없는 오후를 보내는 행랑이. 주인공은 행랑이와 담배를 나눠피는 작은 ‘도발’을 감행하며 자신의 이야기가 된 아줌마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우리는 힘이 세다>(김소연 작)에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고민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가슴에 와닿는다
시민영상제 아줌마들 작품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