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수업>은 우리에게 묻는다. 난생처음 나눗셈을 배운 날의 혼돈을, 전학 첫 날 모르는 얼굴로 가득 찬 교실의 무서움을, 선생님의 다정한 위로에 그만 터져버린 눈물을 당신은 기억하고 있나요? 2002년 130만명의 관객을 모아 프랑스 사상 가장 성공한 다큐멘터리 대열에 합류한 <마지막 수업>은 루브르박물관, 청각장애자의 사회생활 등의 소재를 카메라로 기록해온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의 프로젝트. 필리베르는 ‘존재와 소유’라는 극히 프랑스적인 원제를 가진 이 영화를 프랑스 교육제도 혁신에 대한 제언이 아니라 인간에게 가능한 한 가까이 접근해 잊혀진 감정을 깨우는 종류의 다큐멘터리로 구상했다.그리고 프랑스 중부 생-에티엔-쉬르-우송의 미니 학교에서 나이도 인종도 다양한 열세명의 어린이들이 한데 모여 공부하는 교실을 발견했다. 세살에서 열한살까지 열두명의 아이에게 덧셈부터 체육까지 전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퇴임을 1년 반 앞둔 55살의 조르주 로페즈 교사. “좀
선생님,우리 선생님 <마지막 수업>
-
강원도 추위가 무섭다 해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2월10일, 서울은 제법 봄 기운에 물들어가건만 첩첩 둘러싼 산봉우리에 하얀 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강원도의 봄은 아직 멀게만 보였다.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틈틈이 커피로 몸을 녹이며, 촬영현장을 기웃거리는 기자들에겐 그 침묵과 추위의 고문도 기껏해야 한나절일 뿐이다. 김민종, 김정은, 김현성 감독을 비롯한 <나비> 팀은 벌써 한달째 강원도의 추위와 씨름하고 있는 중이었다.“오빠, 가지 마. 가지 마…. 꼭 돌아와야 돼.” “나, 폼나게 돌아온다. 기다려. 딱 1년이야.” 서울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은 김민종, 그뒤를 따라붙으며 김정은이 울먹인다. <나비>의 순박한 연인 민재(김민종)와 혜미(김정은)는 아직 그들 앞에 펼쳐질 비극적인 운명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민재는 성공하겠다는 야망으로, 혜미는 사랑하는 남자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하지만, 삼류 깡패와 군 고위간부의 여자로 다시 만나게 된다. 원망도 후회도
80년대,역사와 연인 <나비> 촬영현장
-
방방곡곡으로 부지런하게 혹은 바지런하게 산과 절을 찾아다니는 사람이야 아픈 발바닥과 공기상쾌한 피로감, 그리고 세속의 찌든 때가 휘발하기 직전 땀의 광경 속에 나타나는, 분명 산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마음자리 가장 깊은 곳에 집보다 더 안온하게 자리잡은, 다시 동시에 인간-자연 너머 청정 자체가 쉬는 안도의 한숨 같은 광경으로 절을 만나는 게 제격이겠지만 그럴 성격이나 사정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제격이다.더군다나 요새 유행하는 말을 쓰자면 ‘신세대적’으로, 젊게 제격이다. 심지어 ‘절 취향’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조차 이 책을 한번 읽어봄직하다. ‘구세대’ 절책들은 너무 고답적이거나 딱딱하거나 아니면 불교에 대한 맹신(불교는 탈이론적 종교라서 맹신이 정말 무섭다)으로 건물(혹은 불상, 탑 등등) 미학을 대신하거나 그랬었다.이 책은 우선 사진의 내용과 수준과 배치가 정말 오래 절을 다녀본 사람의 발자국을 그대로 닮은 듯 적절하다. 색감이 다소 화려한 듯하지만 절의 시간적 낡음을
걷지 않고 절에 가기,이형권의 <산사>
-
마틴 스코시즈만큼 음악감각이 탁월한 감독도 드물 것이다. 그의 영화는 한마디로 리듬의 영화다. 그는 짧은 호흡과 긴 호흡 둘 모두에 능하고 그때그때 그 리듬을 탄다. <택시 드라이버>에서의 인터컷, <성난 황소>에서의 롱테이크, <우드스탁 다큐멘터리>에서의 화면분할 등 호흡 자체가 음악적이다. 이렇게 음악감각이 탁월하니 다른 어떤 감독들보다도 음악 사운드트랙에 많은 관여를 하는 감독으로 알려진 그. 리드미컬한 그의 커트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음악하기가 쉬울 수도 있고, 또 너무 음악에 해박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감독이니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갱스 오브 뉴욕>에서 음악을 맡은 하워드 쇼어는 어느 쪽이었을까. 아마도 후자였을 것이다. 하워드 쇼어가 오리지널 스코어를 쓰긴 했지만 전체적인 음악적 분위기는 단연 마틴 스코시스의 구상에 따라 움직인다. 음악하는 사람이 이 영화 속에서 자유롭게 자기 느낌을 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마틴 스코시스는
셀틱음악 앞세운 월드뮤직 페스티벌,<갱스 오브 뉴욕> O.S.T
-
-
세기말적 사운드 그대로매시브 어택이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백 번째 창>(100th Window). 지난 앨범 <Mezzanine>을 내놓은 지 5년 만이다. 이들처럼 과작인 밴드가 또 있을까. <Mezzanine> 이후 멤버 교체를 겪기도 했고 밴드 내부에 여러 문제가 있었던 탓도 있긴 하지만, 정작 이들이 그토록 과작인 이유는 더 근본적인 데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들의 반복적인 리듬을 기본으로 한 전자음악은 언뜻 만들기가 쉬워 보이기지만 실은 굉장한 집중력과 불굴의 실험정신을 요구하는 음악이다. 이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인 미묘한 노이즈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계속하여 그것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사람 지치게 만드는 일이다. 이런 음악은 판 한장 만들면 지쳐서 일 년은 귀와 몸과 마음을 쉬어야 한다. 더군다나 지난 앨범 <Mezzanine>의 사운드는 얼마나 세기말적이었나! 영국 브리스톨에서 탄생한 세기말적 사운드의 이른바
매시브 어택의 신보 <100th Window>
-
유오성ㆍ박진희 주연의 영화 <별>(제작 스타 후룻ㆍ감독 장형익)의 홍보사 래핑보아는 오는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별' 모양의 사탕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종로ㆍ신촌ㆍ강남 등 서울 주요 극장가에서 별 3만개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중 '사랑의 메시지'가 들어있는 사탕을 받은 77명에게 기념품과 시사회권을 선물한다.
<별>은 밤하늘의 별이 맺어준 통신회사 샐러리맨과 여자 수의사의 가슴 찡한 사랑과 늙은 의사 부부의 푸근한 사랑을 교차시켜 보여주는 휴먼 멜로물로 5월 중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별> 화이트데이 이벤트
-
리처드 기어,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가 출연하는 뮤지컬 영화 <시카고>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28일 스크린에 올려질 <시카고>는 '퇴폐의 도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쇼비즈니스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성공에 대한 열망을 그린 영화로 70년대 중반부터 브로드웨이에서 상영돼 온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삼았다.
O.S.T.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르네 젤위거가 함께 부른 노래로 영화의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아이 무브 온(I move on)'을 비롯해 18곡이 수록돼 있다. 세 주연배우의 노래 외에도 '올 댓 재즈(All that jazz)',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등 뮤지컬 원곡들도 포함돼 있으며 재즈와 탱고에서 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뮤지컬영화 <시카고> O.S.T. 발매
-
오는 2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하는 제14회 낫필름페스티벌(Natfilm Festival)은 한국영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나쁜남자>(사진)(김기덕), <오아시스>(이창동), <집으로…> 등 7편이 상영될 예정. 낫필름페스티벌은 비경쟁 영화제로 덴마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영화제다. (서울=연합뉴스)
낫필름페스티벌, 한국영화 특별전 개최
-
흑백간 인종문제를 코미디로 재해석한 <브링 다운 더 하우스>(Bring Down the House)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임박한 이라크전과 맞물려 기대를 모았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태양의 눈물>(Tear of the Sun)은 1천720만 달러로 2위로 밀렸다. 보름 뒤 제7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사회를 볼 스티브 마틴과 뮤지컬영화 <시카고>에서 여간수로 출연해 조연상후보에 올라있는 흑인 랩가수 겸 배우 퀸 라피타가 열연한 <브링 다운 더 하우스>는 9일 미국과 캐나다 흥행사들의 잠정집계 결과 주말 사흘간 3천17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이 영화는 보수적인 백인 부자 변호사 피터(마틴)와 흑인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사우스센트럴출신 여자 탈옥수 셜린(라키타), 그를 사랑하는 또 다른 변호사가 뒤엉킨 코미디영화다. <태양의 눈물>은 브루스 윌리스가 해군 특수부대 SEA
<브링 다운 더 하우스> 美영화 박스오피스 1위 차지
-
그 많은 프린트는 어디로?“오, 필름으로 몸을 두르셨군요!”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면박당할지 모르겠으나,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옷을 걸치고 있다면 던진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상영이 끝난 영화의 프린트용 필름은 배송업체에 모두 수거되면 2cm가 넘지 않도록 잘린 다음,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옷과 카펫 등의 직물을 만드는 데 쓰여지기 때문이다.할리우드의 경우 필름 재활용까지 도맡는 포스트 프로덕션 서비스 회사들까지 있다. FPC사가 대표적이다. FPC사가 미국 테네시주의 마운트시티와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자리한 공장을 가동해서 연간 재활용하는 필름의 양은 무려 45억 피트. 환산하면 137억km다. 상상이 안 된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서울과 부산을 무려 1590만번 왕복할 수 있는 엄청난 길이다.이러한 필름은 옷과 카펫을 만드는 데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광학처리를 통해 엑스레이용 필름으로 바뀌기도 한다. 또 석탄을 대신하여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각광받기도 한다. FPC사는 연
[서브웨이] 프린트용 필름의 합리적인 활용 방안,오리무중
-
영화사신문 제8호The Cine History격주간·발행 씨네21·편집인 이유란1992 ~ 1924‘영화유럽’ 건설론 대두미국영화 팽창에 저항 목적, 유럽식 영화 위한 무역체계 확립 시도유럽영화여, 단결하여 할리우드에 저항하라! 1924년 독일의 UFA와 프랑스의 배급업자 루이 오베르가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영화유럽’이 현실화됐다. UFA-오베르 협약은 오베르가 UFA의 영화를 프랑스에 배급하고, 오베르가 배급하는 프랑스영화를 UFA가 독일에 배급하기로 한 계약으로, 이에 따라 양국간 영화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곧 지금까지 두 나라 영화사간 계약이 개별 작품에 머물렀다면 이번 협약 체결로 상호간 배급이 정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포스터<뒤바리 부인>세계대전 종결 뒤 유럽에서는 미국영화의 팽창에 맞서 유럽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각국의 영화산업을 통합하는, 이른바 ‘영화유럽’, ‘범유럽영화’에 대한 논의가 계속 존재
영화사 신문 제8호(1922~1924) [1]
-
영화사신문이 만난 사람 | 버스터 키튼 인터뷰“새로운 개그가 없으면 어쩌지, 가끔 두렵다”1924년에 개봉한 영화 <셜록 주니어>는, 참 잊기 힘든 웃음과 따뜻함을 지닌 영화다. 버스터 키튼이 감독, 출연한 이 영화는 평소 탐정을 꿈꾸는 별볼일 없는 영사기사가 스크린 속 세계에서는 멋진 탐정이 되어 활약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도둑으로 몰려 낙담에 빠진 주인공은 영사실에서 잠이 든다. 이때 그의 분신이 스르르 일어나 스크린 속으로 걸어들어가는데,거기에서 그는 재치와 용기로 도난사건을 해결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기에서 구한다. 키튼은 대중이 영화에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꿈이고 희망이다. 소박하고 사심없는. 버스터 키튼은 요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셜록 주니어> 이외에도 최근에 발표된 영화들인 <네비게이터> <우리의 환대> 등에서 그의 코미디 감각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자그마한 육체로 달리고 떨어지
영화사 신문 제8호(1922~1924) [2]
-
웨딩플래너(S 밤 11시40분)〈아나콘다〉, 〈U턴〉, 〈조지 클루니의 표적〉 등에서 강인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배우 제니퍼 로페즈가 귀여운 연인으로 변신한 로맨틱 코미디. 메리(제니퍼 로페즈)는 남의 결혼식을 완벽한 로맨틱 드라마로 꾸미는 데는 도사지만 정작 자신의 결혼전선에는 전혀 온난기류를 피워올리지 못하는 웨딩플래너. 어느날 트럭에 치일 뻔한 자신을 구해준 의사 스티브(매슈 매커너히)에게서 메리는 꿈속의 이상형을 발견한다. 스티브와의 짜릿한 첫 데이트가 남긴 감미로움이 입가에 사라지기도 전에 메리는 고객과의 만남에서 그를 다시 만난다. 스티브는 메리의 고객인 브리짓의 약혼자였던 것이다.로맨틱 코미디의 왕좌에서 아직 내려오지 않은 메그 라이언이 제작한 영화로 아웅다웅하는 남녀나 톡톡 튀는 발랄함보다는 어긋난 관계에서 서로를 향한 애절함과 잔잔한 에피소드들을 가볍게 그려냈다. 그러나 유능하고 당찬 여성이었던 메리가 스티브의 예정된 결혼식날 마음에도 없던 남자친구와 갑자기
[TV영화] 남의 약혼자가 내 이상형? <웨딩플레너>
-
홍콩의 인기배우 주윤발(47·사진)이 ‘성공 인물’로 홍콩의 중학교 교재에 게재됐다. 〈신바오〉는 6일 “홍콩의 난야 섬마을 출신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주윤발의 전기적 일생과 성공 역경이 홍콩의 중학교 1학년 중국어 교재에 실렸다”고 밝혔다. 교재 내용에는 40살에 뒤늦게 영어공부를 시작해 분투하는 과정도 들어 있다. 홍콩의 연예인이 교재에 실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홍콩 치쓰 출판사가 펴낸 중국어 교재 제2권은 송나라 충신 악비와 쑨원의 면학과정과 함께 역경을 딛고 독학에 성공한 대기만성형의 인물로 주윤발을 12쪽에 걸쳐 소개했다.주윤발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며 “청소년들이 나의 경험을 토대로 고통과 좌절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윤발은 홍콩의 랴오촹쉐 중학교를 졸업한 뒤 상점 직원, 우편배달부 등을 전전하다가 70년대 말 텔레비전 연예인 훈련반에 입문한 뒤 〈상해탄〉에 출연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주윤발은 〈영웅본색〉, 〈도신〉과
홍콩 배우 주윤발 ‘대기만성’삶 홍콩 중학교 중국어 교재 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