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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여배우 할리 베리가 남편인 R&B 가수에릭 베넷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고 베리측 대변인이 26일 밝혔다. 베리측의 캐런 샘필립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확인하고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01년 1월 결혼 직후부터 불화 소문에 휩싸인 끝에 3년여만인 지난해 10월 별거를 선언한 바 있다.
베리의 이혼이 결정되면 전남편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 데이비드 저스티스와의 이혼 이후 두번째가 된다.
영화 <엑스맨>(X-man)에 출연했던 베리는 1999년 케이블 TV HBO의 영화 <도로시 댄드브리지 소개하기>에서 댄드브리지역을 맡아 글든 글로브상과 에미상을, 2001년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상 역사상 흑인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오스카 주연상 여배우 베리 이혼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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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에 개봉되었던 <넘버.3>와 <초록물고기>에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마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연배우 한석규와 빛나는 조연 송강호의 얼굴일 것이다. 그러나 두 영화의 공통점은 그것만이 아니다. 두 영화 모두 신인감독들(송능한, 이창동)의 입봉작이었으며, 상업적인 장르영화(이른바 ‘깡패’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비평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사회적 리얼리즘의 정신과 장르적 화법의 행복한 조우. 이것이 그러한 평가의 주된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04년, 우리는 그 영화들과 비슷한 장르적 성격을 지닌 두 신인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만난다. 김지훈 감독의 <목포는 항구다>와 구자홍 감독의 <마지막 늑대>. 하지만 이 두편의 영화는, 97년의 그것들과 많은 점에서 다르다. 흥미로운 차이 중 하나는, 97년의 두편의 영화가 ‘상경’(上京)영화였다면, 2004년의 그 영화들은 일종의 ‘
시골로 간 영화 <목포는 항구다> <마지막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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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국제판이 한국영화의 열풍을 다섯 쪽 분량의 기사로 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다음달 3일자로 최근 발매된 뉴스위크는 '블록버스터의 나라'(Blockbuster Nation)라는 제목의 특집에서 "(반지의 제왕의) 오크나 엘프, 호빗이 중간계는 지배했을지 몰라도 한국 스타들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며 한국 영화의 강세를 보도했다.이어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에 대해 "한국 영화를 아시아에 소개하는 활약을 펼쳤다"고 소개하는 한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용준에 대해서는 "아시아 전역에서 록스타 같은 환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기사의 부제는 '어떻게 서울이 할리우드를 물리치며 한국을 아시아의 스타로 만들었나'. 마크 러셀과 조지 워프리츠 등 두 명의 기자가 쓴 기사는 이어 <엽기적인 그녀>와 <폰>, <장화,홍련> 등 할리우드 리메이크 결정이 된 한국 영화에 대해 언급하며
뉴스위크 국제판, 한국영화 열풍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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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나 이념이 얼마나 부질없나 느낄 것”
이건 분명 송강호의 영화다. 본인은 즉흥성을줄였다지만 그의 손짓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효자동 이발사>의 주인공은 우연히 대통령의 전속 이발사가 된 평범한 남자 성한모. 카메라는 1960년 3.15 부정선거부터 79년 12.12사태까지20여년간 세상에 휩쓸리는 이 이발사의 뒤를 좇는다.
국가가 하는 일은 항상 옳다는 순진함. 옆집 연탄가게 아저씨에게 쉽게 굴복하는 비겁함. 각하의 목에 면도칼 자국을 내 놓고 벌벌 떠는 소심함. 이 모든 것과 함께 무엇보다 자식에 대해서는 끔찍이도 아끼는 마음을 간직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은'효자동 이발사'에서 송강호를 통해 관객의 가슴을 후벼댄다.
26일 이 영화의 기자 시사회 직후 주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높은 톤의웃음과 장난기 있는 눈빛에 때때로 차분해지는 목소리까지 영화 속의 모습과 별반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는
[인터뷰] <효자동 이발사>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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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구성 >> 염도를 맞추듯, 영화요소의 합 맞추기
허문영 | 영화를 보면 카메라의 움직임이 전작들에 비해 많다는 게 눈에 띈다. 사소한 차이일 수 있는데 이전 작품들이 공간과 인물이 서로 소외시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의 무빙숏들이 공간과 인물이 친숙해진다는 느낌을 준다.
홍상수 | 그 전에는 공간과 인물이 떠 있다고 생각한 건지.
허문영 | 떠 있는 게 아니라 인물이 공간 속에서 주체성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좀 친근해졌다는 느낌이다.
홍상수 | 왜 그렇게 했냐고 하면 역시 재미없는 대답이 될 텐데. 첫 영화 첫 컷 찍을 때 그냥 그렇게 해야될 것 같아서 찍어놓고 보니 (카메라가) 가만히 있는 거였고, 그러다보니 계속 가만히 있게 됐다. 나중에 합리화한 게 고정된 숏에 사람들을 끼워넣어서 신을 만들 때 일어나는 저항, 힘듦 이런 걸 즐겁게 생각하는 거구나 하는 거였다. 이번에는 그걸 해봤으니까 다른 걸 해봐야지 하는 거고. 처음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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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변화, 혹은 변화없음에 대한 영화평론가 허문영의 8가지 키워드 인터뷰
허문영 | 먼저 무식한 질문부터 하겠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어떤 영화인가.
홍상수 | 이전 영화보다 짧은 편이고 굳이 비유하자면 중편소설 같다고 할까. 두 남자가 오랜만에 만나서 낮술 먹다가 과거에 두 사람이 공히 알고 있는 여자 얘기가 나오고, 그 여자에 대한 각자의 회상이 있고, 술이 좀더 들어가니까 낮술의 힘을 빌려 그 여자가 사는 곳으로 찾아간다. 겨울에 일어나는 이야기고, 회상 부분은 늦여름과 가을이고.
허문영 | 줄거리만으로 보면 남자가 혹은 남자들이 자기가 현재 살던 곳에서 어딘가로 가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인과 일정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관계의 진전은 더이상 없다는 점에서 홍상수 감독의 전작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홍상수 | 막연하지만 전에 한 것과 다른 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맘은 항상 있다. 그렇지만 정작 영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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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칸의 붉은 카펫을 밟는다. 오는 5월1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제57회 칸영화제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과 <취화선>에 이어 홍 감독의 신작을 한국영화로는 세 번째로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씨네21>은 아직 공식 시사회를 갖지 않은 이 작품을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반칙성 행운’을 안게 됐다(이성욱 기자가 영화진흥위의 2004년 제1차 자막 번역 및 프린트 제작지원을 위한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이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인터뷰어로 나서준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로서 이 작품을 누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다). 홍상수 감독은 최근 프랑스 주요 매체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온 직후, <씨네21>과의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편집자
홍상수의 영화들에서 사람들은 예외없이 여행자이거나 여행자가 되려고 한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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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비-두2: 몬스터 대소동>은 1969년 시작된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실사로 만든 영화다. 사람 네 명과 개 한 마리가 이끄는 이 시리즈는 겁 많고 말 많은, 그래서 인기도 많은 개 스쿠비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2002년 제작되었던 전편은 3D 기술에서 그 답을 찾았고, 속편은 훨씬 더 발전한 기술을 바탕으로 스쿠비를 날렵하고 유연한 디스코 킹에 등극시키기에 이르렀다. 60년대풍 펑크가발을 쓰고 사람들 틈에 섞여 스테이지를 휩쓰는 스쿠비는 알록달록한 사탕 같은 이 영화에 또 하나의 색을 보태는 존재다. 프로듀서 리처드 서클은 “필요에 따라서 개처럼 행동하다가도 사람처럼 말을 걸어주는 스쿠비는 최고의 애완동물”이라고 말하면서 이 장수 시리즈가 가지는 매력의 핵심을 지적했다.
프레드와 다프네, 벨마, 단짝인 섀기와 스쿠비는 여전히 몬스터를 퇴치하는 미스터리 주식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그들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정체불명의 마스크맨이 나타나 도시
겁 많은 개 스쿠비, 드디어 영웅 되다, <스쿠비-두2: 몬스터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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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말 미국에서 방영됐던 <스타스키와 허치>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형사물 시리즈다. 두 주인공의 목소리를 더빙했던 배한성, 양지운이라는 성우 스타까지 만들어낸 이 드라마는 통쾌한 액션이나 정교한 줄거리, 사건해결보다는 서로 승강이를 벌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던 두 사람의 코믹한 모습에 집중했다.
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영화 <스타스키와 허치>는 시대배경부터 이야기까지 텔레비전 드라마가 방영되던 70년대를 그대로 따라간다. 꼬불꼬불 파마머리와 꼭 끼는 청바지의 스타스키와 넓은 깃 셔츠를 입는 허치의 옷차림이나 사사건건 아웅다웅하는 둘의 모습도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대로다.
7달러가 든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를 잡기 위해 차 몇대를 거덜내는 ‘오바’형 인간 스타스키(벤 스틸러)와 도시의 안전보다는 개인의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수동’형 인간 허치(오언 윌슨)는 경찰서에서 내놓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같은 팀을 이루게 된다. 이들이 파트너를 이룬 첫날
향수를 자극하는 70년대 인기 형사극의 재탕, <스타스키와 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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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엔가 하늘 끝엔 언제나 푸른 꿈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의 작은 별 하나가 있단다/ 맑은 미소 고운 눈빛 뛰노는 아이들처럼/ 오래전의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겠지만 오래전 가요 중엔 이런 가사의 노래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고 있으면 이 가사가 문득 떠오르곤 한다. 그러면 ‘라퓨타’가 작은 별?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라퓨타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실체가 달라진다. 어른들 시선, 그것도 탐욕스런 어른의 시선으로 보는 라퓨타는 권력과 무력의 상징이다. 온갖 전투무기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이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는 라퓨타는 다르다. 새들이 노래하고 아늑한 평화가 존재하는 곳. 그래서 라퓨타는 각기 다른 상징과 비유로서 작품에서 기능하며 읽히기도 한다.
기계 견습공인 소년 파즈는 어느 날, 빛이 나는 목걸이를 한 채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소녀를 구해준다. 소녀는 목걸이, 즉 비행석으로 인해
무던하지만 결정적 감동을 주는 아스라한 판타지, <천공의 성 라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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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 여성 프래니(멕 라이언)는 학교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을 가르치는 한편, 흑인 속어집을 만들기 위해 제자 코넬리우스로부터 외설적인 비속어들을 수집하고 있다. 코넬리우스를 만나기 위해 들렀던 ‘레드 터틀’ 바에서 한 남녀의 오럴섹스 장면을 목격한 프래니는 야릇한 충격을 받는다. 얼마 뒤, 형사 말로이(마크 러팔로)가 그녀를 찾아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자가 끔찍하게 살해됐음을 알려주며 이것저것 캐묻는다. 프래니는 말로이의 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오럴섹스를 즐기던 남자의 팔에 똑같은 문신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살해당한 이웃집 여자가 바로 그 바에서 남자와 함께 있던 그녀임을 알게 된다. 말로이와 격렬한 섹스를 나누며 쾌락의 절정을 느끼는 프래니는 점점 불안해진다. 말로이가 정말, 여자들의 목을 도려내고 장기까지 들어내는, 그리고 그녀들의 손가락에 결혼 반지를 끼워두는 그 살인범일까?
수수께끼 같은 제목, <인 더 컷>(In The Cut). ‘베기, 벤 상처
초현실적 공간 속 여성의 불안한 욕망에 관한 보고서, <인 더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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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야마 부시코> <우나기> <간장선생>에 이어 한국에서 개봉되는 네 번째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은 거칠게 비교해 마치 <우나기>의 속편처럼 보인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 요스케와 사에코 역을 맡고 있는 야쿠쇼 고지와 시미즈 미사가 <우나기>에 이어 다시 한번 연인으로 등장한다. 주제적으로는 근래 들어 이마무라 쇼헤이가 추구하고 있는 화해와 합일의 세계관을 한눈에 긍정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아내의 불륜장면을 목격하고 살인을 저지른 뒤 감옥을 갔다와서 한 마을에 정착해 이발사로 살아가는 남자가 그 마을에 자살하러 들어온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의 <우나기>는 이마무라 쇼헤이가 자신의 전작들을 참조하면서 암암리에 긍정적인 성찰의 그림자를 드리운 영화였다.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의 요스케는 그와 비슷한 서사구조로 복제된 인물들을 보여주면서 그 성찰의
세상에서 가장 요상한 사랑 이야기,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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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대 기서로 꼽히는 책으로 <봉신연의>란 작품이 있다. 우리에게 강태공으로 알려진 태공망이 무왕을 도와 600년간 존립했던 은나라를 멸하고 주왕조를 구축한 역사적 사실을 도교적 세계관으로 각색한 소설이다. 신선과 요괴와 도사가 대거 등장하는 이 책은 유교적 전통이 뿌리 깊은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많은 무협소설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류승완 감독이 얼마나 의식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저변에 깔린 사고는 <봉신연의>와 다르지 않다. 지금, 이곳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신선이 살고 있다. 다만 일반인이 모를 뿐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그렇게 첫운을 뗀다. 누구나 한번쯤 길에서 “도에 관심 있으십니까?”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숨가쁜 일상에서 귀담아 듣기 힘든 그 말을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액션코미디의 쾌감에 실어나른다. 여주인공 의진(윤소이)이 빌딩숲을 붕 날아오르는 순간 다가오는 짜릿한 흥분이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무림고수들의 대결, <아라한 장풍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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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는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내건 구호이기 이전에,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가 끊임없이 관객에게 건네던 잠언이었다. 비록 당신의 성격이 더러워서 친구 한명 곁에 없어도, 눈가의 주름이 감춰지지 않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당장 살아갈 방도가 막막해서 몸을 팔아야 할지라도, 사랑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 세상은 살 만해진다고. 그리고 이제 새로운 로맨틱코미디는 사랑의 대상은 많을수록 좋고(<어바웃 어 보이>), 반드시 이성일 필요도 없다고(<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그래서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는 말한다. 어느 날 당신의 엄마가 스무살 어린 체코 여자와 사랑에 빠지더라도, 직장 상사는 몇달째 저임금으로 부려먹고,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때려치우려면 구차하게 엄마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며, 오랫동안 흠모해왔던 그와의 로맨스는 당신의 자격지심 때문에 결정적 순간마다
사려 깊은 여성적 낙천주의,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