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방영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실제 이야기가 영화화되었다. 바다가 보이는 남해의 다랭이 마을에는 나이가 40살이지만 지능이 8살에 머물러 있는 노총각 기봉(신현준)이 노모(김수미)와 함께 살고 있다. 동네 허드렛일을 해 음식을 얻어 집까지 내달려 엄마를 위한 밥상을 차리는 기봉은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엄마가 화를 내면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마이크로 노래도 부르고, 재롱도 피우는 기봉이. 엄마를 위해 늘 달리며 사는 기봉은 우연히 달리기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게 되고, 기봉의 달리기를 눈여겨본 다랭이 마을 백 이장은 기봉을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한다. 기봉은 이가 튼튼하지 않아 식사를 잘 못하는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기 위해 매일 동네를 달리며 훈련을 시작한다.
원작 <맨발의 기봉씨>
2003년 2월 KBS를 통해 방송된 <맨발의 기봉씨>는 해맑은 미소를 지닌 마흔살 남자가 홀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챙기는
따뜻한 웃음과 감동, <맨발의 기봉이>
-
남편의 계속되는 구타에 두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조시 에임스(샤를리즈 테론)는 아이들 양육과 생계를 위해 탄광에 취직한다. 그러나 여자들 때문에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여기는 남자 직원들은 조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까지도 회사를 그만두라고 강요한다. 보수적인 남자들은 성추행을 하거나 갖가지 음담패설을 늘어놓는가 하면, 폭력까지 행사하며 여자 동료들을 괴롭힌다. 이에 분노한 조시는 노동조합과 사장에게 사내 성폭력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는 없다. 결국 그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과거의 사생활이 모두 까발려지는 위험을 감수하며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한다.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실화
1984년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직장 내 성폭력 소송 승소 사건. 이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일대 각성이 일어났다. 조
신념을 지키기 위한 소송, <노스 컨츄리>
-
기다리는 남자 조강과 사라지는 여자 아리의 사랑 이야기. 소년 조강 앞에 노란색 우비를 입은 소녀 아리가 나타난다. 자신은 지구인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닿으면 저주를 옮긴다고 말하는 아리. 조강은 애틋한 풋사랑에 빠지지만 살이 처음으로 닿은 날 아리는 사라진다. 10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조강에게 아리가 연락을 해온다. 조강은 공부를 핑계 삼아 아리가 살고 있는 절로 찾아가고, 둘이 첫 키스를 나눈 날 아리는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8년이 흐른다. 은행원이 된 조강(조승우) 앞에 또다시 아리(강혜정)가 나타난다. 조강은 아리를 다시는 놓치지 않겠노라 다짐하는데….
꼬리를 자르고 달아나는 도마뱀
<도마뱀>이라는 제목은 꼬리를 남기듯이 애틋한 마음만 살짝 보여주고 사라지는 아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도마뱀은 어떻게 스스로 꼬리를 자르고 달아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잘려나가도록 되어 있는 꼬리 부위가 뼈와 힘줄이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도마뱀은 손쉽
기다리는 남자와 사라지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도마뱀>
-
밤, 한적한 도로에 자동차가 멈춰 선다. 차에 타고 있던 모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살해당한다. 영화는 학교에서 수업 중인 여교사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수업을 마친 클레멘타인(올리비아 보나미)은 남자친구 루카(마이클 코언)의 집에 가던 중 도로에 경찰차가 서 있는 것을 본다. 모녀가 살해된 현장이지만 그녀가 그것을 알 리 없다. 저녁을 먹고 2층에서 잠이 든 두 사람은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깬다. 주차해둔 자동차가 옮겨져 있고, TV가 켜졌고, 화장실엔 물이 틀어져 있다. 누군가 집에 침입한 것은 분명하나, ‘그들’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두 사람을 위협해온다.
루마니아 살인사건을 가르쳐달라!
<뎀>은 실화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 2002년 루마니아의 교외에서 파손된 차량과 여자 사체 2구가 발견됐다. 얼마 뒤에는 근처 지하 수로에서 남녀 사체 2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건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썩 충격적이지 못한 결말, <뎀>
-
-
뉴욕 월스트리트의 한 은행이 은행털이범 달튼 러셀(클라이브 오언) 일당에게 점령당한다. 달튼은 은행에 있던 고객과 직원들에게 똑같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경찰은 혼란에 빠진다. 인질과 범인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경찰에서 급파된 협상전문가 키스 프레지어(덴젤 워싱턴)는 공금유용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키스는 기필코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한편 은행 소유주 아서 케이스(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자신의 비밀이 담긴 파일을 빼내기 위해 비밀리에 로비스트 매들린 화이트(조디 포스터)를 동원한다. 협상을 진행하는 키스와 달튼 사이에 매들린이 끼어든다. 키스는 매들린의 행동을 통해 달튼의 목적이 단순히 은행털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간파한다.
스파이크 리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범죄영화
스릴러 <인사이드 맨>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스파이크 리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이었다. 직설적인 화법과 신랄한 풍자가 트레이드
스파이크 리의 화려한 복귀, <인사이드 맨>
-
뉴욕 동물원 동물들의 도시 탈출기 그리고 야생세계 모험기. 사자 샘슨, 코알라 나이젤, 기린 브리짓, 다람쥐 베니, 아나콘다 래리 등이 어울려 사는 동물원에서 샘슨의 아들이 가출한다. 꼬마 사자의 가출은 납치극으로 오인되고, 샘슨과 그의 친구들은 꼬마사자를 되찾아오기로 의기투합한다. 샘슨 일행은 동물원을 탈출, 항구에서 작은 통통배를 훔쳐 타고 머나먼 아프리카의 무인도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초식동물의 설움을 벗어나고자 육식동물로 변화하려는 영양떼들이 있다. 이들의 위협을 받으면서 샘슨은 용기없고 소심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목소리 출연자들
키퍼 서덜런드_사자 샘슨
<유혹의 선> <LA 컨피덴셜> <어 퓨 굿 맨>의 그 배우. 요즘은 <24>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관객도 케이블이나 공중파를 통해 <24>의 매력적인 형사 잭 바우어를 심심찮게 봤을 듯. 키퍼 서덜런드가 목소리를 연기한 사자 샘슨은 동물의 왕
뉴욕 동물원 동물들의 야생세계 모험기, <와일드>
-
알코올의존증에 다리까지 불편한 형사 잭(브루스 윌리스)은 마지못해 증인 호송 임무를 떠맡는다. 잭은 증인인 흑인 청년 에디(모스 데프)가 쉴새없이 떠드는 소리에 짜증을 내지만, 16블럭만 가면 에디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킬러들이 잭의 자동차를 습격하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잭은 에디가 경찰 내부 비리를 증명할 증인이고, 20년 넘게 파트너였던 프랭크(데이비드 모스)와 동료들이 그 사건에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용기가 없어서 경찰 비리 증언을 거부한 적이 있는 잭은 에디를 무사히 법원에 데려가기로 마음먹지만, 경찰의 포위를 뚫고 가기엔 16블럭조차 멀기만 하다.
리얼타임 영화
<식스틴 블럭>은 영화 속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과 상영시간이 거의 일치한다. 잭은 두 시간 안에 에디를 법원에 데려가야 하고, 상영시간은 118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 <폰부스> <비포 선셋> 등이 있다. 조엘
리얼타임 영화, <식스틴 블럭>
-
얼마 전 중국에 다녀왔다. ‘한국 영화계의 중국시장 진출 현황을 알아본다’는 엄숙하면서도 거창한 주제를 취재하기 위함이었지만, 관심의 한구석은 다른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건 DVD, 아니 정확히 말해 불법복제 DVD였다. 중국말로 ‘다오반’(盜盤)이라 불리는 이 해적판 DVD의 세계가 정말 궁금했던 것이다. 베이징 곳곳에 자리한 해적판 DVD 가게는 일단 규모 면에서 대단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그 방대한 컬렉션이었다. 매장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는 할리우드영화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만, 구석구석을 뒤져보니 다종다양한 영화들이 꽂혀 있었다. 따끈따끈한 한국영화는 물론이고 중국영화, 홍콩영화, 일본영화, 유럽영화, 중동영화가 널려 있었다. 그리고 버스터 키튼의 초기작 모음에서 중국영화의 태동기 작품, 허우샤오시엔의 전작 박스 세트, 루이스 브뉘엘의 거의 모든 작품의 프랑스판 DVD 등등 헤아릴 수 없는 고전 마스터피스가 중국어 자막이 붙은 채 우리 돈 800원에서 2천원
[칼럼있수다] 불법복제 DVD 시네마테크
-
테이크는 카메라로 숏을 찍는 한번의 시도를 말한다. 여러 테이크 가운데 오케이를 받은 테이크가 숏을 이루고 이 숏들이 쌓여 의미있는 장면, 즉 신을 이룬다(신이 덩어리로 뭉치면 시퀀스다). 배우의 얼굴을 정면과 옆에서 각각 찍어 배우가 고민하는 표정을 독립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면, 두개의 숏(그때마다 카메라와 조명 위치를 바꿔야 한다)이 필요하며, 그 두 숏이 하나의 신을 이룬다. <마법사들>은 96분 러닝타임을 단 한번의 테이크로 처음 신부터 마지막 신까지 이어서 찍은 영화다. 16mm 필름이라면 잘해야 28분, 35mm 필름이라면 10분을 찍고 새 필름을 장착해야 하지만(앨프리드 히치콕의 <로프>는 검은 양복의 배우를 지나가게 하는 사이 필름을 갈아끼우는 트릭을 써서 원신 원테이크로 갔다) 디지털의 마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치밀한 리허설 끝에 배우 몸에 마이크를 숨기고 다섯 테이크를 갔다. 우리가 본 영화는 마지막 테이크다.
[영화지식검색] <마법사들>을 단 한 테이크로 완성했다는데?
-
<노스 컨츄리>는 직장 내 성희롱에 맞선 여성 노동자 조시(샤를리즈 테론)의 외롭고 힘들었던 투쟁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녀가 취직한 탄광의 남자 상사는 신입 여직원들에게 남자 동료들이 늘어놓는 음담패설을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남자 동료들은 주머니 속 담배를 꺼낸다는 명목으로 여자들의 가슴을 훑고, 도시락에 남자 성기를 본뜬 모형을 넣어두는가 하면, 사물함 속 옷에다 사정해놓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누가 봐도 분노하고, 수긍할 수 있을 법한 성추행이다. 다행히도 영화에서 그들은 가해자임이 인정된다.
성추행은 영화에서처럼 명백한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협박이나 폭력 대신 애정이나 친분관계를 위장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친해서 그랬다, 애정표현인데 이해 못 하느냐’고 시침 떼기도 한다. 하지만 가해자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피해자가 성적으로 불쾌하거나 모욕감을 느꼈다면 명
[배워봅시다] 성추행당했을 때 대처법
-
<연애의 목적>의 홍
잊고 싶은 과거가 있는 홍은 “좋고 끌리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아무 계산 없이 즐거운 시간을 쌓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는 유림(박해일)의 말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홍은 유림과 함께 하는 시간을 쌓고, 정을 나누며 사랑을 키워간다. 이후 유림에게 어이없는 누명을 씌우고 헤어지지만, 유림의 진심을 아는 홍은 다시 그를 찾는다. 다시 만난 그들이 행복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도마뱀>의 아리
아리는 연인이 자신 때문에 상처받을까 두려울 때면 숨어버리는 여자다. 하지만 연인 조강(조승우)은 아리가 아무 설명도 없이 사라져버려서 더 힘들다. 역시 자기 맘대로 나타난 아리는 자신이 그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리의 말은 그리 설득력이 없다. 아리가 말하는 조강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욕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라진) 아리가 또 나타날 것이란 희망이 있는 한 조강은 아리를 기
[VS] 멜로 영화 속 강혜정
-
<인사이드 맨>의 두 배우가 다소 생소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항상 똑소리나게 바른 말만 하거나 악을 쓰고 자식을 지키던 조디 포스터는 ‘돈’ 좋아하는 로비스트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도 정의롭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여전한 덴젤 워싱턴은 말을 랩처럼 주절거리는 협상가로 등장한다. 매번 다른 영화를 통해 다른 인생을 살지만, 관객은 저마다 배우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는 법. 이번에는 그 기대와 달리 뜻밖의 배역을 맡아 온몸으로 승화시킨 배우들을 꼽아본다.
5위는 <씬 시티>의 미키 루크. ‘할리우드 섹시 가이’였던 미키 루크가 <나인 하프 위크>(1986)에서 맡았던 존은 ‘귀공자 타입’의 증권 브로커. 약 20년 뒤 그는 비대한 몸과 망가진 얼굴을 이끌고 <씬 시티>의 스트리트 파이터 마브로 나타났다. 그의 얼굴을 망가뜨렸다는 복싱이, 지나간 세월이 미워서 5위.
4위는 <이터널 선샤인>의 짐 캐리. 코미디언 앤디 카
[Rank by Me] 의외의 배역
-
<퍼펙트 커플> A Perfect Couple
스와 노부히로/ 프랑스, 일본/ 2005년/ 104분/ 시네마스케이프
완벽한 커플로 알려졌던 마리와 니콜라는 15년 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 아무도 그들의 결별을 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인지, 두 사람의 친구들은 물론 관객들마저 그들의 갈등이 어디서 비롯 됐는지 알 도리가 없다. “어떻게 당신은 하나도 후회하지 않지?”라며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다가 닫힌 문 저편에서 울먹이며 “미안해”라고 중얼거리는 마리의 태도에서 그들의 말못할 감정의 파고를 가늠해볼 뿐 이다. 끝내 제대로 분노하지도 못하는 두 사람은 끔찍한 고독과 후회를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
<듀오>와 <M/Other>에서 보여주었듯, 이번에도 스와 노부히로는 외화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그는 보여지지 않고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는 가장 영화적인 방식이, 프레임을 한정짓고 스토리를 감추는 것이라고 믿는다. 문과 벽, 거울 등 일상
오즈 야스지로 스타일의 진화, <퍼펙트 커플>
-
<컴배트> Combat
파트릭 카르팡티에/ 벨기에/ 2006년/ 57분/ 디지털스펙트럼
고통에서 쾌락, 그리고 복종에 이르는 사랑의 과정을 그린 <컴배트>는 극영화와 실험영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욕망의 끝을 엿본다. 동성애이자 사도마조히즘 관계를 탐닉하는 두 사내가 숲속에서 벌이는 격렬한 몸싸움과 몽환적인 일상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 남자의 꿈꾸는 듯한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내 욕망이 두려웠다”던 이 남자의 목소리는 결국,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이에 충실하게 된다. 두 남자의 간결한 대화가 이 남자의 깊이있는 독백을 더욱 절절하게 만든다.
짧은 러닝타임과 간결한 내러티브를 지닌 영화지만, <아들>의 집요한 핸드헬드와 <인티머시>의 창백한 푸른 톤, <브로크백 마운틴>의 담담하여 더욱 격렬한 감정 등 영화를 보는 내내 풍부한 레퍼런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내공이 돋보인다. 때로 잘 세공된 내러티브 보다 관객의 오감을 직접
고통에서 쾌락, 복종에 이르는 사랑의 과정, <컴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