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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괴수영화 <고지라>의 작곡가로 유명한 이후쿠베 아키라가 다장기부전으로 지난 8일 숨졌다. 향년 81세.
홋카이도 출생인 그는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해 국제무대에까지 진출했으며, 도쿄예술대학 강사 등을 거쳐 도쿄음악대학 학장을 역임한 바 있다.
1947년 <은령의 끝에서>라는 작품으로 처음 영화음악계에 뛰어든 이래 <고지라> <다이마진> <자토이치> 등 화제작들의 음악을 선보여 왔는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장중한 분위기로 괴수의 압도적인 힘을 강조한 <고지라>의 테마곡은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도 이치카와 곤 감독의 <버마의 하프> 등 그가 음악을 담당한 영화들은 300여 편에 이르고 있다.
<고지라> 작곡가 이후쿠베 아키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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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서포트 하는 것이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혀 온 국회의원들이 2월9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재윤(열린우리당), 손봉숙(민주당), 정병국(한나라당), 천영세(민주노동당) 등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정지영, 안성기, 최민식 등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축소를 볼모로 한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며 정부는 조속히 축소 방침을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국회의원들과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영화진흥법 모법에 적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2004년 7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30여명의 동료의원들과 함께 발의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협상 전에 정부가 스크린쿼터제를 포기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선택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면서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대미협상력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스크린쿼터 관련 국회의원 영화인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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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에게도 판타지는 있다. 1. 잘생기고 인기 짱인 연하남이 “이런 감정 처음”이라며, 죽자 사자 쫓아다닌다. 2. 남편과 바람난 여자한테, 그 여자가 죽자 사자해서 결혼한 뒤, 그 남편과 바람나 ‘너도 좀 당해봐’로 복수한다. (얼마나 통쾌할까?) 3. 그냥저냥 남편과 ‘호적과 자식이 웬수입네’ 하며 사는데, 헤어진 첫사랑이 100배 업그레이드된(외모로 보나, 재력으로 보나) 상태로 나타나, “아직도 너만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4. 10년간 찌개국물로 흥건한 가스레인지나 화장실 변기 닦는 기술만 프로가 된 골수 아줌마가, 근사하게 다시 ‘비즈니스’ 시장에 진입, 심지어 성공 가도를 달린다. (누가 날더러 썩어문드러진 아줌마래?)
<그 여자>엔 이 모든 게 들어 있다. 시간도 딱 금요일 밤, 열받는 밤이다. 남편이란 작자는 어디서 술을 퍼먹는지 모르게 금요일 밤을 즐길 때 혹은 소파에 드러누워 코를 골 때, 애들을 제 방으로 내치고 홀연히 ‘나 홀로’ 남은 아줌마는
아줌마를 위한 맞춤형 판타지,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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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릴레이 시위 5일째인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광화문 교보생명 앞에서 영화배우 전도연과 김지운 감독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우리의 스크린쿼터는 세계 148개국이 인정한 문화적 자존심입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든 김지운 감독은 "국민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한국영화의 선물"이라며 1인 시위에 보여준 국민의 성원에 대해 감사했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이 변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물론 처음엔 힘들고 주눅이 들었지만, 한국 축구가 4강까지 갈 수 있었듯,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낸다면 한국 영화를 지켜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겠습니까, 우리의 문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나온 전도연은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좋지 않은 일 때문에 나오게 되었지만, 자신이 한국 영화를 지키는 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영광"이라는 말로 1인 시위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전도연, 김지운 감독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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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투쟁, 감독들이 앞장선다. 한국영화계가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투쟁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감독조합과 디렉터스 컷의 감독들이 감독의 위치에서 투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디렉터스 컷의 이현승 감독은 지난 8일 스크린쿼터 관련 영화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끝난 뒤 임시비상총회를 개최한 감독들이 다양한 투쟁방식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영화를 만드는 이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주로 제안됐다. ‘베를리날레 탤런트 스쿨’ 강사로 베를린영화제에 참석 중인 박찬욱 감독, CF 촬영을 위해 호주에 간 박광현 감독 등 많은 감독들이 해외에서 체류 중인 상황을 활용한 감독들의 해외 시위, 가족이나 영화계 후배, 배우들에게 보내는 감독들의 릴레이 편지 등이 그것이다. “대책위가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을 한다면 감독들은 국민들이 영화인들의 투쟁 이유에 공감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한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스크린쿼터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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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香港電影金像奬, The 25th Hong Kong Film Awards)의 ‘최우수 아시아 영화상’에 한국 영화가 무더기로 후보에 올랐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금상장영화제는 대만의 금마장영화제와 함께 중화권의 양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영화제다. <올드보이>로 작년에 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은 올해에도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씨>로 다시 한번 수상의 영광을 노린다. <친절한 금자씨>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즈 Three Times, 最好的時光). <쓰리타임즈>는 제목 그대로 ‘연애몽(戀愛夢)’, ‘자유몽(自由夢)’, ‘청춘몽(靑春夢)’ 등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작품이다. 당구장 여종업원, 매춘부, 록 가수 등으로 열연한 서기의 연기가 돋보인다. <친절한 금자씨>와 <쓰리타임즈>는 각각 2005년 베니스 영화제와 칸영화제 경쟁 부문
홍콩 금상장 영화제, 한국 영화 무더기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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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와 김아중의 코믹연기, 기대하세요. 둘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최고의 섹시 가수가 되기까지를 그리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 제작 제네시스 픽쳐스, KM 컬쳐)에 함께 출연하여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거침없는 섹시녀로 눈길을 끌었던 김아중은 변신에 도전하는 뚱녀 하나로, <해피엔드> <무사> 등에서 주로 남성적 카리스마를 앞세웠던 주진모는 그의 냉혈한 매니저로 캐스팅됐다. 뚱녀와 섹시녀를 동시에 소화하며 노래와 춤까지 선보여야 하는 김아중의 경우, 여러모로 확실한 파격이 기대된다. <미녀는 괴로워>는 <오!브라더스>로 데뷔한 김용화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오는 5월 촬영을 시작해, 올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아중, 주진모 <미녀는 괴로워>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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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모두 아시겠지만 빛의 예술이다. 크게 봐서 빛의 양인 광량을 조절하면 영화의 색깔, 그러니까 톤이 바뀐다고 이해하면 된다. 카메라로 보자면 크게 두 가지다. 조리개를 열어서 찍거나(개각도 촬영), 조리개를 열고 조이고에 따라서 광량이 달라진다. 촛불조명만으로는 촬영이 불가능해 조리개 치수를 특별히 조정한 스탠리 큐브릭(<배리 린든>, 사진) 같은 감독도 있다. 광량이 낮으면 오렌지빛, 광량이 높으면 푸른빛이 돈다. 그리고 카메라 렌즈 앞에 원하는 톤의 필터를 부착해 원하는 톤을 얻을 수 있다. 필름(코닥이나 후지)의 감도나 색깔 톤도 영향을 미치며, 필름 현상 기법(가령 블리치 바이 패스처럼 탈색기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하늘에 막을 쳐서 태양광을 부드럽게 하기도 한다. 디지털카메라는 화이트 밸런스(흰색의 기준을 잡는 것)를 이용해 톤을 바꿀 수 있다. 조명도 중요한데, 조명 앞에 스크린이나 천을 대서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 화면 톤이 바뀐다.
[영화지식검색] 영화의 톤은 어떻게 만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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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는 제작비의 55배인 5515만달러(한화 500억원)의 수입을 올린 저예산영화다. 이 정도면 대박이다. 영화의 성공비결이 뭔가? 바로 기발한 반전(反轉)이다. 오, 한땐 신선했으나 이젠 지겨워져버린 이름이여. 이미 <식스 센스> <유주얼 서스펙트> 등의 성공 이후로 <와일드 씽> <디 아더스> <블랙아웃> <숨바꼭질> 등 웬만한 스릴러영화 홍보마다 따라붙는 게 반전 컨셉이다. 반전은 효과가 센 만큼 치명적인 약점도 지녔다. 관절염보다 더 지긋지긋한 그것은 바로 스포일러. 스포일러는 좋은 기분을 한큐에 망쳐버릴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지녔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반전 스포일러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만일 당신이 해당 영화의 제작·홍보·배급 관련 직원이라면? 따로국밥, 아니 따로결말을 만들어라. 즉 A극장에서 본 사람과 B극장에서 본 사람이 마지막 1분50초 동안 서로 다른 결말을 보게 하는 것이다.
[배워봅시다] 반전영화, 스포일러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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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현빈
길을 가다 힘들어 지칠 때, 내가 얼마나 아름답고 눈부신 사람인지 잊었을 때 ‘짠’ 하고 나타나줄 사람. 드라마 <아일랜드>의 강국은 그런 남자다. “처음엔 불쌍해서 좋았고, 지금은 좋아서 불쌍합니다”라고 조용히 읊조리는 남자. 아이로니컬하게도 강국은 그래서 사랑을 얻지 못한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지켜주는 사랑은 로맨틱하긴 하지만, 현실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기에는 너무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백만장자의 첫사랑>의 현빈
가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는 남자.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사람에 대한 따사로운 마음도 없는 남자. 사랑하는 이에게 “가! 그냥 꺼지라고!”를 아무렇지도 않게 외치는 이 남자는, 사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다. 상대가 너무 눈부셔서 차마 두 눈을 뜨지 못하는 마음을 알아갈 때,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법을 알아갈 때 그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그것이 가슴 아픈 첫사랑이
[VS] 친절한 강국씨와 건방진 재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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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으로 땅 파던 <광복절 특사>부터 손망치로 벽 파던 <쇼생크 탈출>까지 ‘1초라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그들은 그렇게 숟가락이, 손망치가 마르고 닳도록 교도소 바닥을 파헤쳤나보다. 하지만 그 다음은? 앤디 듀프레인처럼 국경의 남쪽으로 넘어가지 못한 이들은 1988년 대한민국의 지강헌처럼 인질극을 벌이거나, <밴디트><밴디트 퀸??>의 여전사들처럼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궁지에 몰려 내일을 알 수 없는 이들. 그런 사람들과 누군들 엮이고 싶겠냐만 그중에서 특히 마주치고 싶지 않은 탈주범 베스트5.
<치킨 런>의 자유를 꿈꾸던 닭들을 기억하는가.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언제 닭튀김이 될지 알 수 없는 운명의 닭들. 양계장을 거대 비행정으로 개조해서 탈출에 성공하는데…. 이런 녀석들이 우리집 마당에 불시착이라도 하게 된다면? 삐약삐약 꼬꼬댁거리는 소음에, 조류인플루엔자도 유행이니…. 위생상의 이유로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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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k by Me] 마주치고 싶지 않은 탈주범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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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늘씬하다. 그녀와 똑같은 청바지를 입었다고, 그녀와 똑같은 스커트 아래 똑같은 로퍼를 신었다고, 아무나 그녀 같은 피트가 나올 리 없다. 그녀는 말 그대로 모델 피트, 쇼윈도 마네킹 몸매다. 그 청바지를 평민이 입으면 엉덩이가 끼어 애초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요, 들어갔다손 치더라도 바지단이 한뼘 반은 남을 것이다. 로퍼? 다리 길이 그녀와 같지 않고, 알토란 같은 종아리라도 키우고 있다면, 굽 1cm짜리 로퍼를 신는 건 차라리 자살행위다.
그리고 그녀는 예쁘다. 부어 있는 눈두덩이와 목 위로 주머니를 이룬 턱살들이 약간은 자주 목격되곤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는 예쁘기 그지없다. 긴 생머리와 도시적인 마스크. 귀엽게, 청순하게, 때론 사연 많은 소녀처럼 변하는 표정. 아니, 누가 그런 부은 눈과 턱주머니를 하고도 그녀만큼 예쁠 수 있단 말인가. 평민으로선, 역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내숭을 떨지 않는다. 본인이 예쁜 줄을 분명 알 터인데, 예쁜 척 얌전한
엽기적인 그녀의 새 출발, <데이지>의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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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가구점이 모여 있는 보광동 거리는 한밤이 되어 인적도 없고 불빛도 없었다. 그러나 그중 한곳만은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파티장을 찾은 듯 성장한 두 남자와 한 여자를 맞아들였으며 또 차례로 떠나보냈다.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달려온 <음란서생>의 세 배우, 한석규와 이범수와 김민정이 오래된 가구와 벽을 메운 장미꽃 사이에 앉아 함께 그리고 혼자 카메라 앞에 서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지와 나이가 너무 다른 이들을 하나의 구도 안에 담을 수 있을까, 잠깐 의심도 했지만, 터울이 크게 지는 오누이처럼 혹은 서로를 두고 다투는 삼각관계의 연인처럼 다정한 긴장이 흘러나왔다.
한석규와 이범수와 김민정은 정작 영화 속에서는 거의 한자리에서 만나지 못했다. <음란서생>은 한석규가 이범수와 연기하고, 한석규가 김민정과 밀회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2005년 마지막 날 새벽에야 촬영을 마친 <음란서생>은 평생을 샌님으로 지내온 사대부 윤서(한석규)가 음란소설의
<음란서생>의 한석규·김민정·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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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월11일(토) 밤 11시30분
서부극은 미국적 신화를 요약한다. 황량한 자연과 문명의 틈바구니에서 서부극의 주인공들은 흔히 영웅적 행동을 한다. 그들은 개척자 정신이라는 미국의 신화를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존 포드를 비롯한 감독들은 정통적인 방식으로 서부극의 틀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1960년대 이후 이 장르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존 포드나 하워드 혹스 같은 감독은 서서히 영화계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관객은 다른 방식의 서부극을 보길 원했다. 이른바 수정주의 서부극의 시대가 열린 것. <미주리 브레이크> 역시 변화한 웨스턴의 모습을 보여준다.
1880년대의 혼란스런 미국 몬태나주. 여기는 당시 미국의 서부 지역 중 가장 험악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이곳의 남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가진 걸 지키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간다. 평소 과격하기 이를 데 없는 톰 로건은 말 도둑 일당의 두목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악명을 떨쳐온 악당 중의 악당이
말론 브랜도와 잭 니콜슨의 서부극, <미주리 브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