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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료 인터넷방송 갸오(GYAO)가 2005년 개봉영화 중 ‘일반관객상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일본 영화지 <키네마준보> 2월 하순호에 실린 이번 ‘갸오 선정 일반관객상 베스트 10’에는 허진호 감독의 <외출>이 1위로 선정되었으며,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2위,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4위에 꼽혔다.
관객들이 꼽은 2005년 최고의 영화들 중 일본영화로는 <올웨이즈 3초메의 석양>이 3위에 오른 것을 비롯, 6위에 <박치기!>, 10위에 쓰마부키 사토시의 <봄의 눈>이 선정되었다.
일본의 기업 USEN이 운영하는 무료 브로드밴드 방송 갸오(www.gyao.jp/cinema)는 즐기는 영화 컨텐츠 공급을 목표로 2005년 4월 개국한 이래 2006년 1월 말까지 650만명이 넘는 방문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키네마준보> 편집진과 평론가들이 선정한 2005년 최고
일본 인터넷 GYAO 일반관객상 1위에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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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세계 영화계를 주도하던 독일은 나치의 유대계 영화인 추방으로 한동안 공황기를 겪었다. 독일영화가 다시금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60년대 후반 뉴저먼 시네마 덕분이었지만, 작가주의 예술영화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96년 톰 티크베어 감독의 <롤라 런>은 ‘저먼필름미라클’의 시대를 열었다. 이 시대의 대표주자는 티크베어와 <굿바이 레닌>의 볼프강 베커, 2005년 <추커씨에 올인>으로 평단의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니 레비다.
세 감독은 ‘독일 영화계의 삼총사’로 불린다. 여기에 제작자 슈테판 아른트가 더해진 네명이 영화사 X-Film의 공동사장이었다.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는 가슴에 비해 턱없이 가벼운 주머니가 늘 원망스러웠던 세 감독은 “카메라가 열받아 팍팍 김을 낼 때까지 영화를 찍어봤으면…”했지만, 투자자를 찾고 방송사에 지원금을 요청하는 데는 영 숙맥이었다. 이들은 결국 각자 주
[베를린] X-Film의 파산 그리고 Y-Film으로 재기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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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영국의 영화산업은 상기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해외로부터 유입된 영화 투자자본 총액이 전년 대비 8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추어 재무장관 고든 브라운은 새해 예산을 보고하면서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새로운 인센티브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펼칠 선물 보따리가 무엇일까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2004년 1월. 야심차게 풀어헤친 보따리 속에는 이른바 ‘조세 제48항: 세제 감면’이 들어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듯, 일순간 영국 영화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세금을 탕감해주겠노라는 고관 나리의 선심은 기이하게도 자본의 파업을 불러일으켰다. 제작 대기 중이던 영화들이 잇따라 판을 접고, 중소 제작사들은 인력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사태의 본질인즉, 당시 투자자들은 영화제작 초기에 자본을 투입하지만 정작 영화가 완성되어 극장에 걸리기 전에 빠져나가는 식이었다. 목적은 흥행수익이 아니라, 자본을 영화쪽에 일시적
[런던] 새로운 세금 감면안으로 고무된 영국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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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릴레이 1인 시위 열 하루째를 맞은 오늘 15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이현승 감독과 영화배우 황정민씨가 1인 시위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 날은 1인 시위 시작에 앞서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쪽의 국회 문화관광위 상임위원회 회의 보고와 앞으로의 투쟁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며, 30 여분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영화인 대책위의 최영재 사무국장은 문광위 상임위원회 회의 보고를 통해 "한국영화 상영일수를 영진법 상 모법에 적시하는 개정안 처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회 내 영화산업과 스크린쿼터의 중요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죄송하다"는 말로 말문을 연 이현승 감독은 "영화계 내부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인정하며 반성한다. 그리고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간 영화계 내부와 외부에서 불거진 논쟁에 대해 기본적으로 영화계 자성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무런 논의도 없이,
황정민, 이현승 감독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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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1979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방영되었던 동명의 미국 TV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코미디 영화. 남부 시골마을 해저드 카운티에서 밀주 제조로 생계를 이어가는 듀크 집안사람들. 막나가기로 소문난 이들 가운데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쓴 루크(조니 녹스빌)와 여자보다 자동차를 아끼는 보(숀 윌리엄 스콧)가 주인공으로, 촌뜨기라고 놀림 받던 그들이 잘난 체하는 악당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리지널 TV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두 주인공이 모는 머슬카(배기량이 큰 대형차) ‘제네럴 리’의 질주와 섹시한 미녀들의 등장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영화 역시 그에 질세라 박력만점의 카체이스와 제시카 심슨을 위시한 여성 캐릭터들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강조하고 있다. 보는 이에 따라 무뇌아적인 코믹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름의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DVD는 미국에서 PG-13(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된 극장 버전에 몇몇 장면들
<듀크 오브 해저드> '무등급' 난장판 코믹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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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으로 떠나는 짜릿한 우주 여행,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가 2월 15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자투라…>는 <쥬만지> <폴라 익스프레스>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동화 작가 크리스 반 알스부그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작품이다. 97년 <쥬만지>가 영화화되어 총 2억 5천만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흥행 성공을 거둔 이후 약 10년, 알스부그는 그 속편 격인 <자투라>를 만들어 다시 한번 아이들을 보드 게임판 앞으로 불러 모았다. 32 페이지 분량에 14컷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원작 동화를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의 SF영화로 옮겨놓은 것은 감독 존 파브로. <딤임팩트> <윔블던>등에 출연한 배우로 잘 알려진 동시에, 2003년 <엘프>의 연출을 맡아 흥행을 성공시키며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은 파브로는 동화 <자투라…>속 광활한 우주를 영화에 온전히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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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의 유대인이었던 막스 오퓔스(Max Ophuls)가 주로 창조한 인물들은 사회적 환경에 속박된 인간 군상이었다. 멜로드라마를 즐겨 다루었던 오퓔스의 로맨티시즘이 ‘달콤하지만 쓰디쓴’ 열매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는 이러한 사회적 제약 속에서 인물들의 사랑과 욕망이 엇박자를 그리는 부조화로 가득한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세계에서 비극적 결말은 여성의 몫이었고, 그것이 오퓔스를 미조구치 겐지와 비교하도록 한다. 실제로 오퓔스의 많은 작품들은 멜로드라마의 형식 속에 좌절하고 희생당하는 여성의 삶과 그들의 뒤틀린 욕망을 담고 있다. 그의 여성에 대한 관심은 그가 독일에서 연출한 작품으로 1930년대 영화 중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리벨라이>(1933)와 <만인의 여인>(1934) 등의 초기작부터 할리우드 시절 연출한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1948, 이하 <미지의 여인>)와 <무모한 순간>(1949), 그
비평의 언어를 넘어선 우아한 스타일, 막스 오퓔스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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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43)와 케이티 홈즈(27)가 발렌타인 데이에 보도된 결별설을 적극 부인했다고 <로이터>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미국 연예주간지<라이프 & 스타일>은 “톰 크루즈와 임신 7개월된 케이티 홈즈 결별!”이라는 제목으로 이 커플이 결혼을 취소하고 헤어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2월14일 단독 보도했다. 이 잡지는 여러 측근들로부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의 홍보대변인 아놀드 로빈슨은 “그 기사는 100% 거짓”이라는 내용의 발표문을 즉각 뉴스 에이전시에 타전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약혼 상태이고 아이가 태어나는대로 결혼할 계획이다. 여러 악의적인 소문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와 홈즈는 2005년 4월부터 사귀기 시작해 6월 약혼하고 10월 임신 소식까지 발표하는 동안 각종 루머에 시달려왔다. 두 사람의 나이차가 많은데다가 혼전 임신 때문에 홈즈의 아버지가 크루즈를 탐탁치
톰 크루즈-케이티 홈즈, “결별설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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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6일/ 아홉은 너무 많아
아홉명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깨달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아홉명이 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많지 않으면 다행이랄까. 게다가 내가 한번 열이 오르면 열을 식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문제다. 살을 쪄 보이게 하려고 입은 라텍스 옷 때문에 열이 잘 오르는 것 같은데, 붙인 코가 체열 때문에 흘러내릴 것 같으면 서둘러 어두운 구석으로 가서 잠시 열을 식힌다. 그럴 때는 마치 내가 열 오른 코끼리가 된 것 같다.
4월14일/ 표정이 풍부해서 곤란해
애들 아빠 역의 콜린 퍼스와 에반젤린 역의 켈리 맥도널드의 호흡은 환상적이다. 둘이 오랜 친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전에 진지한 역을 주로 했던 퍼스는 이번에는 코믹하고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퍼스와 맥도널드는 너무나 편하게 나를 대해주기 때문에 별 노력 없이도 우리는 흥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 제작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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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컨트롤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거의 항상 함께 등장해야 하는 일곱 아이들과 심심찮게 튀어나오는 벌레들이 필수적이라면 촬영현장 모습은 어땠을까? 엄마를 잃은 천방지축 일곱 아이들의 삶에 등장한, 마법을 쓸 줄 아는 무서운 유모 이야기를 그린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에서 내니 맥피 역을 맡은 (그리고 시나리오를 쓴) 에마 톰슨이 쓴 일기는 정신없는 촬영현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아역배우 캐스팅에서부터 파이 던지는 장면 촬영에 이르기까지, <내니 맥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월22일/ 아역은 장난이 아니야
아역배우 캐스팅을 시작했다. 어리고 체구가 작은, 희망에 찬 수백명의 어린이들과 놀이하듯 오디션을 본 뒤, 이제야 우리는 몇명을 선정,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읽어보게 했다. 매력적이고 똑똑한 동시에 재미있고 현명한 아이들을 찾고 있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우리가 찾는 점들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 제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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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연습, 시트콤과 정극연기의 도전
“태규가 나를 무서워하긴 하더라. 일부러 걔만 혼내고 했던 것은 아닌데. 우리 드라마는 남녀주인공 두 사람의 드라마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가는 드라마였다. 강수(봉태규)도 강수 나름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 태규의 연기가 그에 비해 성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친구가 배우로서의 자의식이 굉장히 강해서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를 항상 의식하고 연기하는 것 같더라.” _최종수 PD·MBC 드라마국장(<한강수타령>)
첫 촬영날.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상대배우 이윤지와 대사를 주고받다 애드리브를 했다. “애드리브라기보다는 대사를 내 입에 맞게 바꿨어요.” 최종수 PD가 그를 불렀다. “태규야, 너 지금 하고 있는 게 60부작 드라마인데, 이제 1부 찍고 있으면서 나중에 드라마 내용이 어떻게 될지 다 아냐.” 배우는 모른다고 답했다. PD는 말을 이었다. “네가 지금 네 입에 맞
오기의 소년, 희귀한 배우 봉태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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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노랑머리 소년이 뾰족한 눈으로 세상을 쏘아볼 때, 많은 사람들은 길거리 캐스팅된 생짜 신인배우의 미래를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가능성을 눈여겨본 사람일지라도 그 소년이 어느 날 무색무취의 단정함과 또렷한 욕망을 오가는 연기를 해보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바람난 가족>). 봉태규는 여러 오락프로그램의 인기 게스트이기도 한 가수 MC몽과 콤비를 이뤄 친근한 재치도 부렸고(<논스톱4>) 투정과 애교 섞인 순정으로 연상 여인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광식이 동생 광태>). 골목 어귀에서 광장 한가운데로 뛰쳐나온 아이. 배우가 가진 살얼음 같은 기운은 곧잘 비딱하고 희귀한 매력으로 탈바꿈한다. 류승범이 그랬고, 그 때문에 초기 시절 봉태규는 비교당하곤 했다. 이제 봉태규는 자기만의 캐릭터 스펙트럼을 갖고 20대 배우 자리에 서 있다. 3월 중순 개봉예정인 학원코미디물 <방과후 옥상>의 이석훈 감독은 허약하고 소심한 고교생 주인공
오기의 소년, 희귀한 배우 봉태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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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으로 지난 2월14일 오후 3시, 베를린 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앞 광장에서 박찬욱 감독이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1인 항의시위를 가졌다. 박찬욱 감독은 영상 1,2도를 오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앞 뒤로 ‘Korean Films Are In Danger(한국영화는 위기에 처해있다), No Screen Quota = No Old Boy(스크린 쿼터 없이는 올드보이도 없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1시간 반 정도를 서서 시위를 펼쳤다. 이날 팔라스트 앞 광장에는 주로 아시아계로 구성된 30여명의 다국적 영화기자들과 영화제에 참석한 한국 영화인들이 모여 박찬욱 감독에게 질문을 하거나 무언의 지지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주로 한국영화가 이제는 헐리우드에 대항할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아직까지 한국영화가 쿼터제 없이 버텨낼 수 있는 산업적 체력에 도달해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고 말
박찬욱 감독, 베를린에서 스크린쿼터 사수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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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카이거의 열 번째 영화 <무극>을 보았다. 그런 다음 그가 22년 전에 만든 <황토지>를 생각해보았다. 말하자면 짧은 회고. 물론 중국 제5세대가 첸카이거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1983년 광시(廣西)영화제작소에서 장쥔자오의 <하나 그리고 여덟>이 만들어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듬해 첸카이거는 장이모와 함께 1939년 봄 산시성(峽西省)을 찾아온 팔로군 병사 구칭과 그 마을의 처녀 추이차오의 이야기를 찍었다. <황토지>는 서방세계에 중국 제5세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현 위의 인생>과 <투게더> 사이에 놓인 천안문
물론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첸카이거는 많은 일을 겪었다. 그는 문화대혁명 시대에 하방되었으며, 그 자신의 자서전에 따르면 마오쩌둥의 교시에 따라 홍위병이 되어 아버지를 고발했다. 그런 다음 덩샤오핑의 시대에 베이징으로 돌아와 영화를 공부했고, 학업을 마치자 멀리 변방으로 가서 그의
그 감독의 중국은 어디에 있는가, <무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