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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복장, 행동 모두 폭탄인 여대생이 있다.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연합 MT, 그녀는 물에 빠진 시늉을 하며 어떤 남자든 낚아볼 심산이다. 의도와는 달리 정말 물에 빠지고 만 그녀. 그녀의 의도대로 강에 뛰어들어주는 남자. 폭탄 아가씨 은주(신이)와 철없는 왕자 정환(최성국)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날로 정환을 찜한 은주는 얼마 뒤, 군대 간 정환을 면회간다. 폭탄과 엮어볼 생각은 꿈에도 없었겠지만, 정환의 만취한 뇌와 허기진 아랫도리는 은주의 노골적인 공략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다시 시간은 흘러 2년 뒤. 아버지 금고에서 훔친 돈을 뿌리고 다니며 만년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정환 앞에, 검사가 된 은주가 나타난다. 쌍둥이 둘을 앞세운 채다. 누구 인생 망치려 드냐고 소리소리 질러봐도 범인이 검사를 이길 리 없다. 유전자 감식 결과까지 갖춰 시부모를 찾은 은주의 계략(?)에 정환은 억지 장가를 가게 된다.
무능력자 남편이 검사 아내를 막 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지만
철딱남과 순정녀의 가족 만들기,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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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공간, 충격적인 비주얼, 그리고 마지막 반전. 2년 전 제작비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의 주목을 받았던 영화 <쏘우>의 후속편인 <쏘우2>는 전편과 동일한 컨셉으로 관객과의 두뇌게임을 시도한다.
아들과 불화가 있던 어느 날, 형사 에릭(도니 월버그)은 여자 동료인 아만다(샤니 스미스)로부터 호출을 받는다. 밀폐된 공간에서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되었고, 천장에는 “자세히 봐, 형사 에릭”이란 메시지가 쓰여 있다. 에릭과 아만다는 연쇄살인마 직쏘(토빈 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선다. 하지만 직쏘는 또 하나의 게임을 제안하며 여덟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폐쇄된 공간을 알려준다. 에릭은 그 가운데 자신의 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영화는 에릭의 과거를 통해 마지막 반전을 제시한다.
“삶이냐 죽음이냐.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To live or to die, it’s your choice) 햄릿의 대사를 변용
살을 찢는 고통의 자기 성찰 프로젝트, <쏘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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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보면 해리슨 포드는 불길한 아버지다. 그가 대통령이건 CIA 요원이건, 영화 속 포드의 가족은 위협당하기 일쑤다. <파이어월>에서 포드는 시애틀의 은행 보안 전문가 잭 스탠필드로 분한다. 방화벽을 해킹해 은행 VIP계좌로부터 1억달러를 훔치려는 악당 빌 콕스(폴 베타니) 일당은 그의 아내와 아들딸을 인질로 잡고 잭의 봉사를 요구한다. 영화는 바야흐로 얼마나 소중한 가정이 불한당들에 의해 망가지려 하고 있는지 초반에 강조한다. 부부는 “당신은 내게 과분해”라고 속삭이고, 컴퓨터에는 아들딸의 사랑스러운 사진이 스크린 세이버로 흐른다. 아내 베스(버지니아 매드슨)의 직업은 건축가. 스탠필드가(家)는 엄마가 짓고 아빠가 지키는 집인 셈이다. 영화는 잭이 얼마나 자상하고 유능하며 정의로운 시민인지 소개하는 데에, 한두신씩을 소모하고 스릴러의 본론에 진입한다. 콕스 패거리의 야심찬 범죄는 순탄치 않다. 잭의 어린 아들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까지 치밀하게 조사한 그들이
‘나이 든’ 해리슨 포드의 영화, <파이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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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에서의 유혹에 저항하라. 50년 동안 남들이 인정하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도 한순간의 유혹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지위를 이용하여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 오히려 권력은 유혹하는 자가 쥐고 있음을 기억하라.
2002년 <카이에 뒤 시네마>가 그해의 10대 영화 가운데서도 첫손에 꼽은 영화지만 이런 사소한 주제 정도를 뺀다면 그리 낯설거나 도발적이지 않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은밀하게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는 장면, 속옷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 등 욕망을 거리낌없이 실천해보는 ‘교육적’, ‘계몽적’ 측면이 흥미롭지만 남다른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상류층의 비밀 난교 파티는 <아이즈 와이드 셧>의 비밀스러움과 깊이에 미치지 못하며, 전제군주를 흉내내는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는 <칼리굴라>를 서투르게 베낀 듯하다.
영화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사랑이라는 욕망의 형식, 욕망의 게임에 관해서다. <남자들이
사랑이라는 욕망의 게임,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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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알 수 없는 대한민국의 어느 외진 마을에 천사의 집이라는 허름한 고아원이 있다. 거기에는 부모를 잃은 고아 몇명과 그들을 돌보는 원장과 그의 하수인 두명이 산다. 그러나 이곳은 평범한 고아원과는 완전히 다른, 하나의 동떨어진 세계다. 그건 원장의 어떤 방침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식사 시간이 따로 없다. 배가 고픈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고작 해야 초코파이와 우유뿐이지만, 그것조차 그들은 모여서 맛있게 먹지 못하고 침대 밑에 숨거나 변소에 숨어 제각각 얼른 먹어치울 뿐이다. 먹는 행위는 곧 죄악이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원죄의 형벌이고, 그 형벌로서 매번 깨달아야 할 의미는 바로 수치심이라는 원장의 가르침이 아이들을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아이들 중에서도 원장의 말을 가장 믿고 잘 따르려는 신성일이라는 아이가 있다. 그는 고아원에서 제일 뚱뚱하지만, 가장 신심이 깊다. 다른 아이들은 하지 않으려는 단식을 시행하고, 그것에 실패하자 죄책감에 시달릴 정도다. 신성일은 초코
진실과 거짓 사이에 동석하는 딜레마, <신성일의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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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스크린쿼터 구하기는 가능할 것인가. 정부의 73일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제동을 걸겠다는 국회쪽 움직임이 다소 차질을 빚으면서, 영화계 안팎에서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2월8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벌어진 영화인들의 대규모 옥외집회에서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같은 반응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영화진흥법상 모법(母法)에 못 박는” 일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6일, 국회 문광위에서는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으나,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를 위한 영진법 개정안은 안건에서 빠졌다. 이틀 뒤 문광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이 영진법 개정안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역시 무위로 끝났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스크린쿼터를 내준 정부는 분명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의무상영일수를 모법에 못 박을 경우
[충무로는 통화중] 정말 ‘우리’당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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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노라 존스가 왕가위 감독의 첫 영어영화 <My Blueberry Nights>(가제)에서 배우로 데뷔한다고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2월13일자 인터넷기사로 보도했다. 1979년생인 노라 존스는 2002년에 데뷔 앨범을 2천만장 가까이 팔아치우고 그래미상 8개 부문을 휩쓴 재즈 보컬이다. 그동안 <러브 인 맨하탄> <투 윅스 노티스> <러브 액츄얼리> 등 영화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카메오 출연한 적은 있지만 정식 배역에 캐스팅된 적은 없었다.
<My Blueberry Nights>는 수년전 왕가위가 홍콩에서 만든 단편영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밝혔다. 스튜디오 카날과 왕가위의 제작사 제트 톤이 공동 제작하며 올해 뉴욕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라 존스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기로 결정돼 관심이 집중된 왕
가수 노라 존스, 왕가위와의 앙상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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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에 등장하는 뱀파이어와 라이칸(늑대인간)은 패트릭 타토풀로스와 스티브 왕의 합작품이다. 타토풀로스는 롤랜드 에머리히와 함께 <스타게이트>나 <ID4> <고질라>를 작업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크리처 디자인을 확립하였는데, 공개 즉시 격렬한 찬반양론을 야기했던 <고질라>의 날씬한 파충류 괴수의 흔적은 라이칸의 외형에 남아있다. 특히 인간과 달리 추가 관절이 있는 라이칸의 다리는 <고질라>를 위해 개발된 보철 장치를 개량한 것으로, 이것으로 배우들이 직접 착용하여 걷고 달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화면 속 라이칸의 동물적인 실루엣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타토풀로스와 팀을 이룬 스티브 왕은 장르 팬들에게 <프레데터>와 특히 <가이버> 실사판의 연출 및 특수효과를 통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가이버 수트만큼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만큼, 그가
<언더월드 UE> 뱀파이어와 라이칸을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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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종합포털사이트 오리콘 스타일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자친구와 함께 보고 싶은 DVD, 영화, TV 드라마’ 랭킹을 발표했다.
DVD 부문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럿 주연의 <타이타닉>과 일본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1위와 2위로 뽑혔는데,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 외에도 미스터리 TV 시리즈 <24>(3위)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5위)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도 순위에 올랐다.
영화 부문에서는 최근 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코미디 영화 <더 우쵸텐 호텔>(1위)이 단연 강세. <B형 남자친구>(5위)와 <내 머리 속의 지우개>(7위)도 눈에 띄어 한국영화가 일본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드라마 부문에는 <백야행>(1위), <서유기>(2위) 등 화제작들과 함께 최
日, <타이타닉> 여친과 보고싶은 DVD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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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형사 나도열>이 광대들의 신명나는 놀이판을 멈추게 만들었다. 2월9일 개봉한 <흡혈형사 나도열>은 314개 스크린에서 개봉, 전국관객 75만명(이하 배급사 기준, 2월 12일(일)까지 전국누계)을 동원하며 개봉 첫주에 1위에 등극했다. 김수로를 앞세운 코미디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은 주말 이틀 동안 44만5천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같은 기간 39만2천명의 관객을 끌어들인 <왕의 남자>를 따돌렸다.
주말 박스오피스에선 <흡혈형사 나도열>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지만 <왕의 남자>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전국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왕의 남자>는 2월12일 현재 전국관객 1026만 5천명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상영 스크린 또한 284개나 된다. 충무로 안팎에선 한국영화 사상 세번째로 1000만 고지를 넘어선 <왕의 남자>가 <실미도>의 1108만명, <태극기 휘날리
광대, 흡혈귀에 물리다. <흡혈형사 나도열>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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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986년도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공의 여행자>와 함께 개봉할 예정으로 제작된 <미궁이야기>는 마유무라 타쿠 원작의 단편작품들을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결국 제작 일정을 맞출 수 없어 OVA로 출시가 되었으나 애초에 극장용으로 기획된 작품답게 퀄리티만큼은 확실하다.
이 작품은 1987년 도쿄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는데 영어권 국가에서는 <네오 도쿄>라는 제목으로 흘러 들어가 세 번째 에피소드의 감독인 ‘오토모 카츠히로’의 작품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권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잘못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이 꽤 많다. 이 자리에서 확실히 밝히는데 <미궁이야기>는 <아키라>와 아무 관련이 없이 그저 오토모 카츠히로가 감독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작품일 뿐이다.
수록되어 있는 작품은 린타로 감독의 <라비린스 라비린토스>,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달리는
박창선의 애니산책 <미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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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국제영화제, 폐업!
몬트리올 국제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s de Montreal)가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해 10월, 베를린 영화제 및 베니스 영화제 전 집행위원장이었던 모리츠 데 하델른을 영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부산영화제에 따르면, 몬트리올 국제영화제는 행사 자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렸고, 게다가 일정 또한 북미지역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 영화제와 하루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직위 쪽은 그동안 예산을 지원해왔던 지방정부와 앞으로 발전 방향 등에 관해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합의는 실패했고, 결국 1년살이 영화제로 역사에 남게 됐다.
폐업,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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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의 멜로드라마 <국경의 남쪽>이 2월14일 서울 길동에서의 촬영을 마지막으로 후반작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9월20일부터 촬영에 돌입한 <국경의 남쪽>은 <장미와 콩나물><아줌마> 등을 연출한 안판석 프로듀서의 데뷔작.
<국경의 남쪽>은 가족과 함께 탈북하게 되면서 연인과 헤어진 김선호(차승원)가 남한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뒤따르는 영화다.
제작진은 배우들이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었고, 2월14일 촬영분은 아직 밝힐 수 없는 영화 속 마지막 장면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북쪽에 남은 연인 이연화 역에 <태풍태양>의 조이진이, 남쪽에서 만나는 연인 서경주 역에는 심혜진이 출연한다. 4월말 개봉예정.
<국경의 남쪽>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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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크린쿼터제 축소 방침에 대해 영화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여론이 현행대로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가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2.9%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에 반대 뜻을 내놓았다. 반면, 찬성 의견은 33.6%, 무응답은 13.5%였다.
1월26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스크린쿼터를 73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 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스크린쿼터제 축소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