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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는 40년 전에 탄생했다. 1983년 4월22일, 월간 만화 잡지 <보물섬>에 첫 연재가 시작됐다. 그렇다면 둘리는 이제 불혹의 어른 공룡일까. 사람의 나이를 둘리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공룡의 수명은 얼마일까. 만약 수명이 500살이라면 아직 둘리는 어른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전에 둘리가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부터 알아야 할까. 아기 공룡 둘리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1.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아들이 케라토사우루스?
둘리가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는 잘 알려져 있다. 원작자 김수정 만화가는 “케라토사우루스를 모티브로 둘리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케라토사우루스는 쥐라기 후기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수각류 공룡이다. 이 종의 특징은 뿔이 있다는 것이다. 둘리의 코라고 생각했던 하얀색 부분이 사실은 뿔이다. 이는 <보물섬>에 연재된 만화에서 또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후 1987년 KBS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뿔이 아니라 코처럼
[기획] ‘아기공룡 둘리’ 트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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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예정된 스튜디오로 김수정 작가가 들어선 순간, 여기저기서 환호의 목소리가 크게 터졌다. 일면식 없는 사이건만 우리는 모두 그를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는 듯 가깝고 친근하게 굴었다. 일면 맞는 말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그가 만든 이야기 속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자랐다. 비눗방울로 찐빵을 빚고, 무지개로 줄넘기를 하고, 선풍기를 타고 밀림으로 떠나는 여정엔 언제나 둘리가 함께였다. 마흔번의 해가 지나는 동안, 김수정 작가의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은 바짝 짧아졌고 둘리는 진한 초록색에서 연두색으로 변했다. 빠른 변화가 역동적으로 이어진 세상에서 ‘길동씨’라는 존칭을 잃지 않는 김수정 작가를 보면서 어떤 세계는 유리병에 담겨 그대로 보존되고 있단 걸 알 수 있었다.
- 1996년 개봉한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마스터링되었어요. 이 소식을 처음 전달받았을 때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 사실 작업 초반까지는
[인터뷰]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김수정 작가, 어릴 때 봤던 둘리의 모습을 지금도 간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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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둘리가 초록색이 아니라 갈색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1983년의 첫 둘리부터 지금의 산뜻한 연두색 둘리에 이르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아기공룡 둘리> 초기작과 아쉽게 대중을 만나지 못했던 미공개작을 모아보았다. 김수정 작가가 둘리를 구현하는 기술의 변화나 미묘하게 달라진 묘사 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둘리가 귀엽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1. 만화 잡지 <보물섬>에 연재됐던 초기작, 90년대 초반 작
“<아기공룡 둘리> 연재의 후반부예요. 둘리와 희동이가 손이 닿지 않자 꼬리를 늘어뜨려 희동이를 끌어올리는 자신의 결단에 대해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둘리의 마음이 포인트예요. 자연보호를 주제로 그렸던 에피소드인데, 온통 오염된 세상에서 어떻게든 희동이를 구해내는 둘리의 멋진 활약이 펼쳐진답니다.”
2. <아기공룡 둘리> 애장판 3권 표지와 작업 단계의 일러스트, 2003년작
[기획] ‘아기공룡 둘리’, 초기 작화와 미공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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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이 들고 보니 얄미운 만화 속 캐릭터는?”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 있다. 20%가 넘는 응답으로 <톰과 제리>의 제리가 1위를 차지했고, 근소한 차로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가 2위에 올랐다. 3위는 <아따아따>의 2살배기 딸 단비다. 이외에도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와 <도라에몽>의 진구, 또 <아기공룡 둘리>의 희동이가 뒤를 이었다. 총투표수는 6939표. 복수 응답을 고려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렇다면 이 설문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이 오락용 집계가 말하지 않은, 사회 전반에 장착된 눈총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고양이 톰을 영리하게 골탕먹이며 관계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제리를 뺀 나머지 캐릭터의 공통점을 찾자면, 모두 자의적·타의적으로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한순간에 엄마와 고향을 잃은 둘리, 양육자와 신체적 반
[기획] 2023년, ‘아기공룡 둘리’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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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어른이 되고 싶은 둘리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정작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둘리와 친구들은 미래를 더 빨리 만끽하기 위해 타임 코스모스를 타고 우주로 떠난다. 예기치 못한 깐따삐야 불시착, 독재정권과의 싸움, 엄마와의 만남과 이별까지, 영화는 명랑 만화가 갖춰야 할 A to Z를 영리하고 유연하게 이끌어간다. 그런 둘리가 올해로 마흔에 접어들었다. 정확히는 1억마흔살이다. 1983년 4월2일 만화 잡지 <보물섬> 첫 연재 이후, 1987년 KBS 애니메이션 방영, 1996년 극장판 개봉과 2009년 SBS <New 아기공룡 둘리>까지 둘리는 먼 여정을 우리와 함께했다.
극장판에서 유수에 흘러온 빙하를 두고 “무공해라꼬?”라는 대사를 외치던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를 만나 40년의 시간을 다시 되짚었다. 둘리가 자기 스스로 존재할 수 있도록, 세상의 파고에도 그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무던
[기획] 호이 호이 둘리는 영원히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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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가 주는 감동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같은 수사적인 표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가오갤3>의 감동을 설명하는 것에는 말 그대로 물리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는 뜻이다. 예컨대 퀼(크리스 프랫)이 우주에서 돌처럼 굳어가다 아담(윌 폴터)에 의해 극적으로 살아나는 장면이 더 뜨겁게 느껴지는 까닭을 (전편을 보지 않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위해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 같은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던 욘두(마이클 루커)의 모습까지 덧붙여 이야기해야 할 텐데, 문제는 그걸로도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욘두와 퀼의 길고 긴 사연을 추가로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것이 반드시 설명되어야만, 극 후반 사랑으로 감화되는 아담이라는 캐릭터의 상징성이 제대로 전달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비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언어화하기 곤란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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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솔직해지자. 인류는 안다. 신자유주의의 엔진을 장착한 자본주의호(號)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지 오래라는 걸. 균열 신호는 20세기에만 여러 차례 있었다. 2008년에 이르러 더이상 경고가 아닌 무거운 증상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나타났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정직한 경제학자라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국은 말할 것 없고 20세기에 설계된 유럽 복지국가 모델 역시 곳곳에서 물이 샜다. 신자유주의에 국경이란 없으니 그 폐해가 북유럽이라고 해서 비켜가지 않았다. 불평등은 구조적인 데 비해 복지는 임시방편적이었다. 국민을 통합하는 순기능보다 수혜자와 시혜자로 가르는 역기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그러는 와중에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기업과 이를 구현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세계를 호령하게 됐다.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생각을 갈랐다. 2022년 현재 전세계 10대 부자 중 7명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쇼핑 등 디지털
[비평] ‘슬픔의 삼각형’, 신(新)유한계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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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우리를 가끔 어딘가로 이끄는 도구라면, 잡지는 종종 그 도구를 통해 어딘가로 소환된 사람들의 흔적이다. 두 번째 취재를 위해 어디든 가야 했지만 아무 곳도 갈 수 없었다. 마감까지 주어진 시간은 기사를 송고한 후부터 2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기한 안에 무엇이든 써내야만 한다는 사실은 인간을 집 안에만 처박히게 만든다. 지역과 여행 기사에서 중요한 것은 더이상 정보가 아니다. 물론 해외여행이 신기했던 때만 해도 누군가의 여행기와 유학 성공기를 텍스트로 읽으며 다른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고 선망을 키워왔겠지만, 정작 내가 그곳에 도달했을 때 대부분의 여행기나 유학 성공기는 8할이 거짓임을 깨달았다. 이제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지역, 아무도 가보지 못한 여행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에 널려 있다. 사람들은 이제 더 큰 진실을 위해 실시간으로 집 안에서 수많은 여행기(영화도 마찬가지다)를 다시 보고, 돌려 보고, 멈춰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과 영화에 진실이 그렇게
[김민성의 시네마 디스패치] 지역과 여행 섹션: 완벽한 애틀랜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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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로봇청소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구실이 생기자마자 샀던 것은 부직포를 붙여 쓰는 청소밀대였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내 손으로 연구실 구석구석을 쓸고 닦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이주일이 되고 이주일이 한달이 되고 한달이…. 그렇게 일년쯤 지난 후 난 청소할 생각을 접었다. 역시 바쁜 현대인은 기계의 도움이 필요해! 그렇게 로봇청소기를 주문했다.
기계가 나를 대신해서 연구실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게 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연구실 문 앞에 도착한 박스를 보며 깨달았다. 내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된 사용설명서가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인터넷 검색으로 같은 제품을 쓰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고 대략적인 사용법을 익혔다. 별도로 구입한 전원 플러그를 연결하고 함께 온 여러 부품을 본체와 스테이션에 끼워넣었다. 연구실에 벽면 콘센트가 많지 않아 원래 있던 냉장고를 어정쩡하게 틀어놓고 나서야 스테이션이 놓일 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앱을 다운받고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나의 로봇청소기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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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무비 <롱디>가 호기심 강한 박유나의 구미를 당겼다. 그는 “언제 또 이런 독특한 작품을 만날지 몰라”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임재완 감독에게 출연 의사를 전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5년 사귄 동갑내기 남자 친구 도하(장동윤)와 장거리 연애 중인 뮤지션 태인. 기대했던 대로 <롱디> 촬영은 처음의 연속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찍는 것, 화면에 얼굴만 나오는 것, 노래를 녹음한 것 모두 그랬다. “도하와의 영상통화 장면을 아이폰 후면 카메라로 직접 촬영했다. 진짜 ‘영통’하는 것처럼 앵글을 바꿔 보는 재미가 있었다. 실제로 연기할 때도 몸을 많이 쓰지만 이번에는 표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태인이 이름으로 앨범을 냈는데, 2년간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낸 게 도움이 됐다.”
말마따나 그는 가수 데뷔를 준비했고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야금 선생과 모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어른들의 꿈에 가까웠다. 연기 역시 권유로 시작했으나 확실히 전과는
[WHO ARE YOU] ‘롱디’, 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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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5일, 조종국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위촉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임에 얽힌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용관 이사장이 조기 퇴진 의사를 밝혔다. 간담회가 끝난 직후 이용관 이사장은 <씨네21>을 만나 보다 자세한 심경을 전해주었다. 사직서 제출 후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을 밝힌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 허문영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 그전에도 지쳤다는 말을 자주 꺼냈다. 일단 올해 영화제까지만 치르고 내년에 같이 나가든지 하자고 했다. 그런데 도저히 영화제 일을 더 못하겠다며 그만두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힌 거다. 2주 동안 쉰 후 돌아와서 만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해한다고, 푹 쉬고 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 그리고 오늘(5월15일) 부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이사장직을 그만두겠다고 스스로 밝혔다.
= 원래 올해를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그만두겠다고 영화제 안
[인터뷰] 사의 표명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인터뷰, “어쨌든 올해 영화제는 치르고 나가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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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5개월을 앞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내홍을 겪고 있다. 5월9일 부산영화제 1차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임명이 가결됐다. 그리고 이틀 후 허문영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영화제가 ‘이용관 라인’ 중심으로 꾸려지고 권력이 세습화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부산영화제는 5월15일 부산 지역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은 사유화 논란을 정면 반박하며 이번 사태가 해결되고 나면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금 부산영화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사안별로 정리했다.
조종국 운영위원장 위촉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임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 없다. 하지만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이 가결된 이사회 및 임시총회로부터 이틀 후 그가 사직서를 제출한 정황이 그 배경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5월15일 부산영화평론가협회
[기획] 부산국제영화제 내부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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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오르 제국과 아카파 왕국은 합병한 뒤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한다. 적어도 아카파를 침략한 츠오르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반면 아카파의 수뇌부는 오래전 츠오르 군대에 치명타를 입힌 질병을 불러와 츠오르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아카파의 저주’로 칭해진 전염병 미차르(흑랑열)를 의도적으로 퍼뜨려 아카파의 위상을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한편 성스러운 의사 홋사르(다케우치 료마)는 역병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분투하다 미차르의 습격을 받고도 살아남은 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츠오르 소금 광산에서 노역하던 반(쓰쓰미 신이치)이 그 주인공. 홋사르는 미차르의 치료법을 품은 반을 찾아나서고, 부모를 잃은 소녀 유나와 함께 광산에서 도망친 후 작은 마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반과 조우한다. <사슴의 왕>은 우에하시 나오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쿠로코의 농구> <하이큐!!>의 제작사인 프로덕션 I.G가 제작을 맡고
[리뷰] ‘사슴의 왕’, 낯익은 볼거리에 정확한 메시지, 사랑 앞에서는 운명도 거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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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살이 된 줄리아(루 드 라주)는 자기 삶에 대해 생각한다. 몇 차례의 우연과 사소한 계기가 이끈 전환점을 되새겨보기로 한 것이다. 줄리아의 시간은 1989년 11월 독일 베를린장벽이 붕괴하던 때부터 다시 시작된다. 독일에서 피아노를 공부하던 17살 줄리아. 그는 베를린의 역사적인 현장으로 향하려다 아주 작은 결정으로 인해 베를린행 버스에 올라타거나 타지 못한다. 그 후 줄리아의 삶은 몇 차례의 사건을 거치며 네 가지 갈래로 나뉜다.
<줄리아의 인생극장>은 우연적 사건에 따라 변화하는 생의 행로를 포착한다.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리프물이나, 특정 시간 혹은 장소로 반복해서 되돌아가는 타임루프 설정과는 다르다. 줄리아가 걸어온 길은 결정돼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네 방향으로 펼쳐지는 줄리아의 노정을 함께 좇으며 무엇이 그의 ‘진짜’ 삶일지 고심하게 된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길로 향하길 바라게 돼서다. 그러나 영화는 인생에 관한 오래된 수사를 꺼내놓는다. 어떤 생이라도
[리뷰] ‘줄리아의 인생극장’, 우연에 관한 익숙한 상상, 닫힌 결말이라는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