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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의 히어로 플래시(에즈라 밀러)가 첫 솔로 무비로 초여름 극장가를 질주할 예정이다. 저스티스 리그 내에서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을 사수로 모시는 플래시는 스피드 포스를 활용한 초광속으로 여러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천재 히어로다. 가족과 관련한 불행한 과거를 바꾸기 위해 여러 시간을 역행하던 플래시는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른 플래시들을 만난다. 그러던 중 멀티버스의 시공간이 붕괴되고 지구는 혼란에 빠진다. 플래시는 혼돈 속에서 노쇠한 배트맨(마이클 키턴)과 크립톤 히어로 슈퍼걸(사샤 카예)을 만나 그들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플래시>는 호러영화 <그것> 시리즈로 화제를 모은 안드레스 무스키에티 감독의 첫 히어로영화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1990년대 팀 버튼의 배트맨인 마이클 키턴과 2010년대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인 벤 애플렉이 멀티버스의 혼돈 속에서 어떻게 조우할지 주목할 만하다.
[Coming soon] ‘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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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니 모레티 감독에게 다음이 있을까? 아니, 다음 영화가 있을까? 난니 모레티 감독이 제76회 칸영화제에서 새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모레티 감독이 <어 브라이터 투모로>로 이탈리아 관객과 만나면서 관객은 이 영화로 떠들썩하다. 모레티 감독은 정치적 편향을 완연히 드러내는 여러 영화를 제작했다. 전작들에서 정치는 매우 중요한 소재였으며 그의 편향적인 정치세계에 호감을 갖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어 브라이터 투모로>에서 난니 모레티가 연기한 조반니는 아내와 영화감독 일 사이에서 고뇌하며 미래에 대한 믿음을 멈춘다. 모레티 감독의 마니아들은 이 영화를 통해 그의 과자에 대한 집착, 심리적인 불편함, 활기찬 외모나 발성, 신발에 대한 고집, 수영장, 엄마에 대한 추억을 되새긴다. 모레티 감독은 이 영화에서 대사 혹은 소품으로, 자신의 영화를 촬영했던 장소를 언급하는 것으로, 관객으로 하
[로마] 난니 모레티 감독의 ‘어 브라이터 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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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명이 소속된 미국작가조합(WGA)이 2007~8년 3개월간 이어진 파업 이후 15년 만에 파업을 선언했다. WGA 소속 작가들은 “계약이 없으면 콘텐츠도 없다”는 팻말을 듣고 뉴욕 NBC, 캘리포니아 버뱅크 스튜디오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WGA 협상위원회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산하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 등과 기존 협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6주간 벌인 임금 교섭이 전날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OTT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콘텐츠 붐은 일어났지만 노동환경은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TV시리즈가 시즌제로 진행되던 시절에는 시즌당 20~24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되고 봄, 가을 등 정확한 시점에 오픈됐다. 지금은 콘텐츠 제작 시점이 다양해졌고 편수는 줄었으나 창작의 고통은 여전하다. 또한 플랫폼간 경쟁으로 6개월 간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국작가조합 파업, 한국 콘텐츠 업계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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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4일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제3차 이사회 합의사항을 발표하며 최근 불거진 부산영화제 내홍에 대처했다. 내홍의 시작은 5월9일에 발표된 운영위원장 직제 신설 및 조종국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임명, 그로부터 이틀 후에 이어진 허문영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이었다. 몇몇 영화 단체가 성명을 발표해 해당 인사에 이의를 제기하자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이 조기 사퇴를 선언하며 해명했으나 일부 반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에 부산영화제가 제3차 이사회를 연 후 합의사항을 공개한 것이다. 우선 이사회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조건 없는 즉시 복귀”를 요청했다. 5월31일 이용관 이사장과의 허심탄회한 면담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종국 운영위원장에겐 “대승적 차원에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줄 것”을 권고했다. 사실상 자진 사퇴를 종용한 것이다. 이용관 이사장에 대해서는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 종료 후 사퇴할 것을 명시했다. 더하여 이사회는 다음 이사회에서 혁신위원회를 조직하
부산국제영화제 제3차 이사회 합의사항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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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이 트위터 토크룸에서 개봉작 감독, 배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토크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 토크룸 시작 전, 비 갠 후 포스터를 촬영한 추억을 나누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스프린터>팀.
그들 각자의 달리기
동이 틀 때쯤, 잠든 가족을 뒤로하고 집을 나서는 사람. 혼자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몸을 풀더니 연이어 달리는 이의 루틴. 데뷔작 <수색역> 이후 여러 작업을 거치며 방향을 잃어버린 듯했다는 최승연 감독은 차곡차곡 하루를 쌓아가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성실하게 고집스러운 그 얼굴은 과거의 영광을 놓지 못하는 30대 육상 선수 현수(박성일)의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스프린터>의 시나리오는 그런 현수 뒤로 지금 1등에 가까워지는 중인 루키들의 이야기를 붙임으로써
[트위터 토크룸] ‘스프린터’, 트위터 토크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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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축구계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인종차별 문제로 떠들썩하다. 지난 5월22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도중 발렌시아의 홈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부었다. 비니시우스는 관중과 설전을 벌였고 경기 막판엔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을 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이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SNS에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선 인종차별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스페인 축구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가 브라질의 축구 스타이기도 한 만큼 룰라 대통령까지 나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엄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많은 동료 선수들이 비니시우스를 향해 연대 의사를 표했고, 25일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진행된 경기에선 동료 선수들이 비니시우스의 유니폼을 단체로 입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구단은 공식 SNS에 이 사진과 함께 “우리는 모두 비니시우스다”라는 문장을 올렸다. 손
[이주현 편집장] NO ROOM FOR RA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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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윤성호 감독에게 먼저 질문하고 싶다. 원래 서독제에서 윤성호 감독에게 먼저 제안을 한 것으로 아는데, 결과적으로 다섯명의 감독들과 같이 작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윤성호 서독제가 개막식마다 옴니버스영화를 만드는데 그 전통을 잇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다. 예산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차라리 이걸 핸디캡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6팀을 섭외해 팀당 10분 안팎의 에피소드를 반나절 안에 찍는다고 하면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장편 완성이 가능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장편 연출 경험이 있는 감독들만 모시려 했다. 아닐 경우 야심을 품고 이 작품에 모든 걸 갈아넣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제한된 상황에서 작품을 완성할 만큼의 노련함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길 바랐다. 그런데 김소형 감독은 독립영화계의 아이돌이라 할 만큼 그가 연출한 단편 <우리의 낮과 밤>을 인상 깊게 봤고,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의 각본을 쓴 송현주 감
[기획] 윤성호, 박동훈, 김소형, 한인미, 최하나, 송현주, ‘말이야 바른 말이지’ 여섯 감독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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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신, 하나의 장소, 두 사람의 대화. 세 가지 공통된 조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의 쇼츠 챌린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6개의 단편을 모아 완성된 옴니버스영화다. ‘을이 병을 밀어낸다’는 웃지 못할 상황 속에서 노조 문제, 지역 차별, 남성 혐오, 환경문제, 직장 성추행, 동물권 등 동시대의 사회 이슈에 관한 날카로운 대화가 오간다. 총괄 프로듀서이자 첫 번째 에피소드 <프롤로그>의 감독으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윤성호 감독이 참여했다. 단편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우리의 낮과 밤>으로 주목받은 김소형 감독이 두 번째 작품 <하리보>를, 장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박동훈 감독이 세 번째 단편 <당신이 사는 곳은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를 연출했다. 2020년 첫 장편 <애비규환&g
[기획] ‘말이야 바른 말이지’, 당신이 하는 바른 말,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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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웬과 잔 뒤 바리.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을 지탱하는 두 인물은 꽤 닮아 있다. 한국 관객에게 친숙한 이름들은 아니지만 그 세부를 들여다보면 대단히 프랑스적인 두 존재의 절묘한 만남이다. 2011년 영화 <경찰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마이웬 감독은 여성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의 리얼리티를 다룬 <여배우에 관한 모든 것>, 자신의 알제리계 유산을 찾아떠난 <DNA> 등을 만든 재능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하다. <잔 뒤 바리>는 그의 첫 시대극이자 과감한 시각적 스펙터클에의 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감독이자 주연배우를 겸한 마이웬이 파트너로 선택한 인물이 전 부인의 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배우 조니 뎁이라는 사실도 올해 개막작의 주효한 첫인상임을 부정할 수 없다. 개막작 상영 전, 레드 카펫 현장에서 개막작 스타로서의 영예를 온몸으로 누리는 중계화면 속 조니 뎁을 바라보는 상영관의
[기획] 개막작, 마이웬 감독의 ‘잔 뒤 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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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만나는 한국영화
비록 경쟁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 한국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5편의 장편과 2편의 단편, 총 7편이 칸에 초청된 가운데 6개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비경쟁부문에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이름을 올렸다. 칸의 주요한 감독들에 대한 예우와 존경이 돋보이는 이 섹션의 무게감은 경쟁부문 못지않다. 무려 7편의 출연작이 칸의 초청을 받았던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 촬영 현장이 배경이다. 결말만 남겨둔 상황에서 예정대로 진행이 안되고 악조건 속에 촬영을 밀어붙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연규(홍사빈)와 그에게 연민을 느낀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송중기)의 지독한 인연을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영어 제목 ‘hopeless’처럼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김창훈 감독의
[기획] 칸이 주목한 영화들, 올해의 발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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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총집결
올드보이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76회 칸영화제 경쟁작은 칸의 가족, 단골 손님들이 한번에 집결한 모양새다. 일단 21편의 경쟁 후보 중 <몬스터>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 브라이터 투모로>의 난니 모레티, <디 올드 오크>의 켄 로치, <어바웃 드라이 그래시스>의 누리 빌게 제일란, <퍼펙트 데이>의 빔 벤더스까지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의 신작만 5편이다. 특히 86살의 켄 로치는 역대 최다인 15번의 진출 기록을 세웠다(난니 모레티는 8번, 빔 벤더스는 10번째 칸 경쟁부문 초청이다). 무엇보다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17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황금종려상을 두번 수상한 만큼 최초의 3관왕 감독이 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그 밖에도 84살의 이탈리아 노장 마르코 벨로치오의 <키드냅>,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감독 카트린 브레야의 <라스트 서머>,
[기획] 올해의 칸영화제 키워드, ‘전통과 변화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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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살갗이 따가울 만큼 강렬했다가 금세 구름으로 뒤덮여 쌀쌀해지더니 짧은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10분만 지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쏟아져 거리의 물기조차 사라진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덤덤하게 거리로, 식당으로, 극장으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며 제 할 일에 몰두한다. 영화제의 운명은 뿌리내린 공간을 닮는 걸까.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영화제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모색을 쉬지 않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의 행보는 왼쪽과 오른쪽을 동시에 바라보며 영화를 포함한 모든 미디어 경험을 쓸어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요트 선착장 중심을 점령한 프랑스 TV의 거대한 부스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세간의 관심을 먹고살아야 하는 건 영화제의 숙명이다. 화제가 된다면 구설조차 은근히 즐기는 듯한 모습은 차라리 절박해 보이기도 한다. 올해 논란의 중심에는 배우 조니 뎁의 복귀작이기도 한 개막작 <잔 뒤 바리>가 있다.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배우
[기획] 제76회 칸영화제 개막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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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람들은 가로등에 걸려 나부끼는 디아스포라영화제 현수막을 통해 봄이 왔음을 알곤 한다. 올해도 디아스포라영화제가 5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및 애관극장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주년을 치르고 올해 11회를 맞은 영화제는 앞으로 디아스포라 당사자의 직접적인 참여 독려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워진 존재의 이름을 기록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5회 때부터 합류해 영화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는 이혁상 프로그래머를 만나 10주년 이후의 영화제를 주제로 환담했다.
- 지난해 10회를 맞아 영화제를 한번 돌아보고 미래를 도모하는 시간을 개인적으로든 내부에서든 가졌을 듯하다.
= ‘디아스포라영화제를 한다’는 건 디아스포라적인 감각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새로 만드는 것임을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 지난해 개막작 <빠마>를 소개하는 자리에 방글라데시에서 귀화한 섹 알 마문 감독과 일본 국적의 한국 거주자인 음악감독, 한국 선주민인 프로듀서가
[인터뷰] 이혁상 디아스포라영화제 프로그래머, 디아스포라 당사자에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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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날 아련한 첫사랑의 얼굴로 <상견니>의 리쯔웨이를 완벽히 그려낸 허광한은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여름날 우리>의 저우샤오치를 통해 또다시 서툰 사랑으로 가득한 어린 나날을 보여줬다. 그 뒤로 자신의 필모그래피 외곽선을 부지런히 확장시켜나간 그는 드라마 <경계선의 남자>에서 비열한 악역을 시도하고, 대만·일본 합작 드라마 <루~대만 익스프레스~>에서 일본어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다시 허광한의 새로운 도전이 펼쳐진다. 어느 날 우연히 귀신과 영혼결혼식을 맺게 된, 다소 황당무계한 이야기에서 그는 거친 형사 우밍한이 되어 속도감 있게 돌진한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 시사회가 열린 지난 5월12일, 한국 관객을 만나러 온 허광한에게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코미디의 정수’에 대해 물었다.
- <메리 마이 데드 바디>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나.
[인터뷰] ‘메리 마이 데드 바디’ 허광한, 결핍과 갈등을 받아들이며 서로 응원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