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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튼 아카데미>가 보여주는 청춘의 이미지에 관심이 생겼다면 참고할 만한 또 다른 영화들이 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졸업>을 필두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졸업> 1967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미국 과의 인터뷰에서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학교 안에 (자의적 타의적으로) 갇힌 교사, 학생, 요리사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풀어낸다면 <졸업>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은 청년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튼 아카데미>의 70년대 분위기를 섬세하게 구현하고 싶었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미술팀, 음악팀, 촬영팀에 <졸업>을 비롯하여 <해롤드와 모드>(1971), <마지막 지령>(1973), <페이퍼 문>(1973) 등을 보여줬다.
[특집] <졸업>부터 <굿 윌 헌팅>까지, <바튼 아카데미>와 연결된 영화 네편, 청춘의 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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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 이름은 빠올로였다. 학년 초 이탈리아 유학 시절 이름으로 자신을 불러달라는 자기소개를 한 뒤 학생들은 그의 실명을 잊은 채 지냈다. 빠올로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우리 딸은 꼭 실업계 고등학교를 보낼 거야. 이런 일반고 절대 안 보내.” ‘이런 일반고’는 무엇일까. 우리 학교는 지역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했다. 어른들이 만든 규제를 의심 없이 순응했고 청소 시간에 꾸역꾸역 흘러나오는 영어 방송을 무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베토벤 가곡 (그대를 사랑해) 원곡을 암송하는 음악 수행평가를 치렀다. 이히 리베 디히 조 비 두미 암 아벤트 움트 안 모르겐. 40명이 조금 안되는 아이들이 한명씩 차례로 나와 노래를 불렀고 한명의 낙오 없이 외계어 같은 가사를 악착같이 외워왔다. 칭찬을 기다리던 착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빠올로가 물었다. “여기 이 노랫말 뜻 아는 사람 있어? 가사는 죄다 완벽하게 외워왔는데 왜 이게
[에세이] 순종 너머의 청춘과 성장, <바튼 아카데미>가 학교에 ‘갇힌’ 아이를 일으켜세우는 방식이 촉발한 기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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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는 자신이 처한 상실의 비탄을 외면하거나 숨기지 않고 드러내되 매일의 삶을 성실히 산다. 특히 메리의 슬픔은 클로즈업숏에서 대사 없이도 도드라진다. 배우로서 메리의 슬픔에 어떻게 접근해갔나.
= 살면서 메리와 같은 상실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메리가 자신의 방에서 대사 없이 퍼즐을 맞추는 장면을 찍을 땐 머릿속으로 메리의 독백 대사를 상상하며 연기했다. 내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카메라에 외현될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의 비탄은 ‘슬픔의 단계 이론’을 안내 삼아 구성해갔다. 나의 대사에서, 상대의 대사를 듣는 나의 리액션에서 슬픔의 다양한 층위가 드러나길 바랐다. 하지만 메리의 슬픔이 너무 극적이어선 안됐다. 그래서 감정의 다이얼을 끊임없이 조정하며 연기해갔다.
- 촬영 전 알렉산더 페인이 당신에게 시나리오 속 메리의 궤적이 여성으로서, 비백인으로서 납득이 가는지 수차례 질문했다고 들었다. 감독과의 대화가 메리의 캐릭터 조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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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의 자매들에게 경의의 마음을, 배우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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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작품에 두 번째 출연한다. 공교롭게도 페인과 협업한 전작 <사이드웨이>의 마일스와 <바튼 아카데미>의 폴은 특정 분야에 해박한 싱글 교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혹시 페인 감독이 배우로서 당신의 어떤 매력에 주목하는지 물어본 적 있나.
= 감독들은 늘 내게 쉽게 좋아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다. 아마 내가 곧잘 연기해냈기 때문에(웃음) 거듭해 까다로운 캐릭터를 계속 맡아달라는 섭외가 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폴은 마일스에 비하면 괜찮은 남자 아닌가? 폴은 자기 연민도 덜하고 보통의 사람만큼 우울감을 느낀다.
- 페인 감독의 촬영 현장은 19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나.
= 큰 틀에선 달라지지 않았다. <사이드웨이> 이후 우린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그와의 촬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형식적인 면에서 <바튼 아카데미>의 현장이 <사이드웨이>의 현장과 달라진 측면은 있다. 이번 영화의 촬영장엔 늘
[인터뷰] 진실한 태도가 전달되기를, 배우 폴 지어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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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전반의 톤이나 숏의 구성이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절의 할 애슈비나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휴먼드라마들을 떠오르게 한다. 1970년대 미국영화들이 당신의 영화 인생과 <바튼 아카데미>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 영화광 틴에이저로 1970년대를 살다가 1979년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땐 공기 중에 모든 명작들이 떠다니던 할리우드영화의 마지막 황금기였다. 그 영화들이 장편 극영화의 원형이라고 머릿속에 저절로 각인됐다. 70년대에 접했던 모든 영화들이 나를 감독으로 만들었고, 나는 당시 보았던 휴먼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지금껏 만들어왔다. <바튼 아카데미>는 구체적 과거가 배경인 나의 첫 시대극이다. 그래서 영화의 질감과 음향뿐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조형 그리고 영화의 제작 방식까지 70년대풍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을 감행했다.
-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보스턴의 풍경도 70년대의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노력했을 듯한데.
= 미술감독과 로케이션 매니저 그
[인터뷰] 유머와 부조리 그리고 냉소주의가 담겨 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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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타티나 빅토르 에리세만큼은 아니지만 알렉산더 페인 또한 과작(寡作)의 감독이다. 단적인 예로 그는 <사이드웨이>(2004)로 오스카 각색상을 수상한 이후 차기작 <디센던트>(2011)로 또 한번 오스카 각색상을 받았는데 두 영화는 7년의 간격을 두고 탄생했다. 지금 전세계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바튼 아카데미>와 페인의 역대 연출작 중 가장 모호한 평을 들은 전작 <다운사이징>(2017) 사이에도 6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드문드문 영화를 만드는 페인이지만, 그의 영화는 언제 스크린을 찾아도 유사하게 반복되는 화소로 가득하다.
중년 백인 남성들의 수호자
로라 던이 루스로 분한 <시티즌 루스>(1996)를 제외하면, 알렉산더 페인은 한결같이 중장년 백인 남성이 주연인 영화를 만들어왔다. 평단과 관객 모두가 트레이시(리즈 위더스푼)의 맹활약을 이야기한 <일렉션>(1999)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특집] 위기, 걱정, 불안으로부터 길어올리는 아름다움의 순간들, 알렉산더 페인 감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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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으로 겨울 풍경과 상점이 늘어선 거리가 펼쳐지고, 스크린 위로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필름에 새겨진 스크래치 자국이 상하로 흐른다. 영사되는 화면에서 마주한 필름 노이즈의 물결은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만이 볼 수 있는 장치다. 영화관에 걸린 흰 영사막을 경계로 두고 그 안과 밖을 구분지어본다. 그렇게 나눈 영화 속 세계와 영화관 객석에 각기 다른 현재의 시간이 있다.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영화 속 시간은 ‘과거-현재’로, 객석의 시간은 ‘지금-현재’로 적는다. 1970년 겨울, 학교에 홀로 남은 유일한 학생인 앵거스 털리(도미닉 세사)가 고대문명을 가르치는 역사 선생 폴 허넘(폴 지어마티)과 함께 밤거리를 걸을 때, 이 장면 안에 두 사람이 길 위를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이 유의미해진다. 다른 모든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영사되는 시간 동안에 지속되는 영원한 현재이므로 <바튼 아카데미>안의 시간과 그것을 목격하는 우리의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 마주치고 있다. 그뿐
[특집]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가 주는 매혹은 어디에서 오는가, 현재라는 유적지를 배회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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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둔 명문 기숙 사립 바튼 아카데미. 교사 폴 허넘(폴 지어마티)은 학교에 남아 잔류 학생들을 관리할 생각에 심통이 나 있다. 잔류 학생들은 학기중과 별반 다르지 않은 깐깐함을 보이는 폴이 짜증나고 여전히 맛없는 급식을 내놓는 주방장 메리(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의 요리 실력도 불만이다. 그중 엄마의 피치 못할 권유로 바튼 아카데미에 남은 앵거스(도미닉 세사)는 다른 잔류 학생들이 학교를 끝내 탈출한 이후에도 강제로 남아 폴, 메리와 외딴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함께 보낸다.
<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디센던트> 등 삶의 의미를 상실한 남자들이 인생을 재건해보려는 휴먼 코미디를 만든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6년 만의 연출작 <바튼 아카데미>가 2월21일 개봉한다. 지난해 8월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바튼 아카데미>는 초청된 영화제마다 관객과 평론가의 열광을 이끌어냈고
[특집] 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바튼 아카데미> 구석구석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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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인 소식과 함께 영화시장에 들뜬 기대감을 모았던 <파묘>가 2월22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배급 시사회를 진행했다. <파묘>를 향한 관객의 기대를 적중한 듯 러닝타임 동안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소리가 반복됐다. 고양된 기대는 독이 될까 득이 될까. 긴장감 가득했던 시사회가 끝난 후 곳곳에서 완화된 기분 좋은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시간위의 집> <사바하>를 거쳐 온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박씨 가문의 묘연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의 힘을 빌리며 마주하게 되는 진실과 사건을 다룬다. 극장의 설레는 분위기를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기자들의 첫 시사 반응을 생생하게 전한다.
임수연 기자
종교와 미신은 필연의 불확실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비논리적이지만 우리의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기형적인 계급구조를
“기대감을 정확히 겨냥한” 장재현 감독 한국형 오컬트 '파묘' 시사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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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A 영화 같다’라는 말은 좋은 뜻일까? 관객들은 어디서 어떻게 ‘KAFA 영화 같다’란 느낌을 받는 것일까. 그렇게 느낄 만한 KAFA 영화들의 어떤 공통점이 있긴 한 것일까. 꼬리를 무는 의문을 생략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KAFA 영화들엔 아주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KAFA 영화의 젊은 주인공들은 대개 빚을 지고 있다. 빚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두가 어떠한 부채감에 시달리는 경향을 보인다.
<검은 소년>(2022)에서 주인공 훈(안지호)은 1990년대 후반을 살고 있다. 뉴스는 국가가 IMF에 빚을 지게 됐다고 연신 떠들고 훈의 부모는 ‘내가 너 때문에 어떻게 살았는데’라는 투로 아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긴다. <럭키 몬스터>(2019)와 <썬더버드>(2021), <그 겨울, 나는>(2021)의 30대 언저리 주인공들은 경제적 빚을 지고 있고 그것을 갚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
[기획] 답답한 현실, 더 답답한 영화, 최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영화의 주제적 공통점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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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신진 영화인들의 역량을 키우고 배출하는 요람으로 자리 잡아왔다. 봉준호, 허진호, 최동훈 감독 등을 배출했고 최근에도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와 같은 화제작을 내놓은 바 있다. 이렇듯 한국영화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KAFA였지만 요즘은 좋은 얘기만 나오고 있진 않다. ‘어딘가 다 비슷하다’라거나 ‘KAFA 영화스러운’이란 볼멘소리가 들려온 지 꽤 됐다. 영화제 수상이나 흥행 성적, 졸업생들의 성과도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물론 이건 KAFA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계 전체가 어려운 탓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침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젊은 영화’를 상징해야 할 KAFA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징후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씨네21>에서는 한국의 젊은 영화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기 앞서 KAFA 영화에 나타난 경향에 대한 내적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KAFA로 대표되는 영화인 육성 시스템의 문제를 살피기
[기획] KAFA 영화의 어떤 경향,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영화에 나타난 경향에 대한 내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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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간에 같이 누워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한 섹스리스 부부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은 여느 날처럼 아무 굴곡 없는 평범한 날을 보낸다. 익숙함과 지루함 사이에 텐션을 높여주는 건 다름 아닌 친구의 외도 사실. 자신의 비밀을 은닉하기 위해 거리낌없이 3천만원을 내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호텔리어 우진은 밝은 묘수를 떠올린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조리 기록한 치부책을 활용해 불륜 커플을 협박 및 갈취해보기로 한 것이다. 계획은 간단하다. 증거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 협박 메시지와 함께 돈을 요구하기만 하면 된다. 수금 요구를 따르지 않거나 경찰을 부르면 폭로해버릴 거라는 강력한 한방까지 잊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짧고 굵은 스릴을 즐기는 직장인 커플, 산행 속에 한눈파는 중년 커플, 알고 보면 레즈비언의 정체성으로 외도하는 맏며느리 등 <LTNS>는 다양한 입장에 놓인 불륜 관계를 오가며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기존 시리즈와 영화가 선한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기 위한 장치
[인터뷰] 'LTNS' 임대형, 전고운 감독, 더 용감하게 표현할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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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네’ (현음)는 화살이 발사되는 순간 활시위가 튕기며 나는 소리다. 카제마이 고등학교 궁도부의 에이스 미나토(우에무라 유토)는 어릴 적 츠루네에 매혹돼 평생 궁도 선수의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화살이 발사되는 타이밍보다 빠르게 쏘는 속사병으로 인해 슬럼프에 빠져 있다. 궁도부의 새 코치 마사키(아사무나 신타로)가 미나토를 돕지만 그의 병은 나을 기미가 없다. 팀원의 도움으로 대회 본선을 가까스로 통과한 미나토는 결승전에서 오랜 라이벌 슈(겐쇼 오노)를 마주한다. <츠루네:시작의 한 발>은 <바이올렛 에버가든>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교토애니메이션의 TVA <츠루네 -카제마이고교 궁도부->의 극장판이다. 수채화풍의 작화와 화살이 발사될 때 잎새가 날아가는 등 일본적인 정서를 담은 연출로 궁도의 매력을 한껏 살린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다만 TVA에 그려진 궁도부 멤버의 서사를 미나토와 마사키, 세이야(이치카와
[리뷰] ‘극장판 츠루네: 시작의 한 발’, 스포츠영화가 BL 코드를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졌습니다만, 문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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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딘(히어로 파인스 티핀)은 테사(조세핀 랭퍼드)와의 연애를 무단으로 도용한 소설 ‘애프터’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테사는 사과도 없이 변명만 늘어놓는 하딘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해 그와 결별한다. 하딘은 그 뒤 자기 연민에 빠져 방황하다가 ‘애프터’의 후속작을 쓰라는 출판사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정신적으로 무너져버린다. 그때 하딘의 어머니 트리쉬(루이즈 롬바드)가 하딘에게 그가 오래전에 사귄 여자 친구 나탈리(미미 키니)의 근황을 전한다. 그는 나탈리에게 저지른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러 포르투갈로 떠난다. <애프터: 유혹의 끝>은 안나 토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애프터> 시리즈를 끝맺음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시리즈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커녕 한편의 영화로 보기에도 완성도가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캐릭터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다. 하딘은 나탈리와 찍은 성관계 비디오를 유포한 디지털성범죄에 사생활 무단 인용까지, 상식적으로 용서받기 힘든 범죄를
[리뷰] ‘애프터: 유혹의 끝’, 베스트셀러 원작과 잘생긴 배우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비윤리적인 무책임 혹은 도파민 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