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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2021년, 한 유튜버가 6억원의 상금을 걸고 <오징어 게임>에 나온 게임들로 이벤트를 열었다. 당시에 많은 방송에서 화제가 되었다.
7천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던 <미스터 비스트>는 이 영상을 시작으로 콘텐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1억9천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의 <T-시리즈>에 이어 전세계 2위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이 되었다. 영상당 평균 조회수가 4400만회가 넘고, 330억뷰를 만들어냈다. <미스터 비스트>보다 총조회수가 많은 채널은 전세계에 33개가 더 있고, 그중에는 <블랙핑크>와 <핑크퐁의 베이비 샤크>도 있다. 하지만 음악도 쇼츠도 아닌 10~15분짜리 영상을 매주 만들어내는 <미스터 비스트>는 개별 콘텐츠 제작에 1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최근 OTT 플랫폼도 거의 제공하지 않는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스터 비스트’는 넷플릭스를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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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런스 데이비스 감독이 77살의 일기로 별세했다. <BBC>는 테런스 데이비스 감독이 “짧은 투병 끝에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으며 매니저와 유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병명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 리버풀에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노동자인 부모의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테런스 데이비스는 자전적 영화의 스타일과 감수성을 새롭게 고안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훗날 무신론자를 자처하고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그는 성장기에 경험한 종교적 억압과 예술의 세례를 시적인 화면 속에서 그리며 밝은 빛으로 나아갔다. 20대 중반까지 해운회사 사무원, 회계법인 경리, 상점 종업원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코번트리드라마학교,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 각본을 쓰기 시작했고, 소년 로버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단편 연작 <칠드런>(1976), <마돈나와 어린이>(1980), <죽음과 변신>(1983)을 발표해 ‘테런스 데이비스 3부작’을 완성한다. 1988
'리버풀의 영화 시인, 고향에서 잠들다', <베네딕션> <리버풀의 추억> <먼 목소리, 조용한 삶> 테런스 데이비스 감독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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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이 토크룸에서 개봉작 감독, 배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토크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X 계정(@cine21_editor)과 유튜브 채널(@cine21tv)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들 사이의 동태찌개와 햄버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인 10월 첫 주말. 영화제 초청작이자 곧 개봉을 앞둔 <화란>의 배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그리고 김창훈 감독이 부산에 닻을 내린 <씨네21> 토크룸에 들렀다. “맥주 한잔 드려요?” 송중기 배우가 생애 첫 라이브에 긴장한 홍사빈의 등을 토닥이며 출항한 방송은 <화란> 속 음식 이야기로 나아갔다. 현실이 미운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할 때, 둘 사이엔 동태찌개가 있다. 배우들은 새벽 촬영 중 국물이 점점 진해져 애를 먹었지만, 연규의 변화를 그려
[토크룸] ‘화란’ 토크룸 라이브, 절제의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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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분주해서 극장으로 도망친다. 이곳에선 오직 영화만이 나를 기다린다. 잠시나마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영화를 본다. 운 좋게 좋은 영화를 만난다면 잡생각도 사라질 것이다. 영화로 도피하기에 영화제만큼 완벽한 곳도 없다. 문제는 숨을 곳이 너무 많다는 것뿐. 10월4일부터 13일까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영화제에서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저마다 다를 텐데, 나의 올해 전략은 국내 개봉이 확정된 해외영화제 수상작 혹은 화제작을 발 빠르게 챙겨 보는 것이 아니라 국내 개봉이 요원해 보이는 탓에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영화를 공략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소중하게 만난 두 영화는 프레데릭 와이즈먼 감독의 4시간짜리 다큐멘터리 <메뉴의 즐거움-트와그로 가족>과 루이 빌게 제일란 감독의 3시간짜리 영화 <마른 풀에 관하여>다.
<메뉴의 즐거움-트와그로 가족>은, 뉴욕 공립도서관의 시공간을 기록한 <뉴욕 라이브러
[이주현 편집장] 시네필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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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작 <목화솜 피는 날>은 세월호 참사로 딸 경은을 잃고 단기 기억 상실이 온 아버지 병호가 기억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남겨진 이들의 고통과 그들 사이의 갈등, 그리움과 함께 사는 삶을 안산, 진도, 목포라는 세곳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곡진히 담아낸다. 신경수 감독이 연출하고 박원상 배우가 병호 역을 맡은 작품은 지난 5월 촬영을 마쳤으며 내년 4월 OTT 공개를 목표로 후반작업 중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의 지지 속에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가족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고 영화 최초로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촬영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에 관한 희곡을 쓰고 연극 연출을 해왔던 구두리 작가는 이번 당선으로 시나리오작가로도 불리게 됐다.
- 첫 시나리오 작업이라 어려움이 따랐겠다.
= 정말 처음이었다. 시나리오는 신 번호를 붙이고 날씨 같은 구체적 상황을 적어야 한다는 기본 작법부터 익혀야 했다.
- 수상 소감에서 시나리오
[인터뷰] 세월호의 공간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 입선작 <목화솜 피는 날> 구두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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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영광은 세 여성 다큐멘터리스트에게 돌아갔다. 주현숙, 한영희, 오지수 감독이 공동 작업 중인 다큐멘터리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프로젝트>(가제)는 개별성을 강조한 언론, 유족, 생존자 중심의 3가지 에피소드를 묶은 작품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을 멈춘 적 없는 감독들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시작으로 혐오를 작동시킨 세월호 참사 보도를 시간순으로 톺아보고, 참사로 아들을 잃고 사회운동가가 된 어머니의 복원되지 않는 삶과 사회 초년생이 된 희생자 친구들의 그리움을 곁에 둔 삶을 기록하며 “9년의 세월이 가지는 무게와 두께, 의미를 묻고자”한다.
- 프로젝트 착수 과정을 들려준다면.
주현숙 영상하는 사람들 중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끼리 매년 관련 작업을 해왔는데 10주기를 앞두고는 더 깊이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할 만한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한영희 감독이 속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가 총대를 메고 팀을 구성했다.
한영
[인터뷰] “어떤 작품을 만들든 세월호를 기억할 것 같다”, 대상작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프로젝트>(가제) 주현숙, 한영희, 오지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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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5일 2023년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행사 장소인 4·16재단은 안산 단원고등학교 인근 고잔역에서 도보로 20분쯤 걸리는 곳에 있다. 쾌청한 날씨에 세월호를 생각하며 걷다가 재단 건물 1층 커뮤니티 공간에 들어서자 일찍이 도착한 수상자들과 관계자들로부터 다정한 환영 인사를 받았다. 어서 와서 앉으라고 손짓하는 열댓개의 손들에 부리나케 빈자리를 찾아 앉아 그들의 담소를 들었다. 10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으나 안전 사회로 주제가 넘어가자 정적이 일기도 했다.
2019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5회를 맞은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은 4·16재단이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문화적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행정안전부의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을 통해 진행됐으며 <씨네21>이 후원했다. 접수 기간은 올해 6월1일부터 21일까지였으며 공모 부문은 장편 극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기획] 멈춰 버린 세월, 흘러가는 세월, 제5회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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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의 정식 회원이 됐다. 한국 출신의 촬영감독이 ASC 정식 회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정 촬영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한지 약 8년만이다.
1919년 설립된 ASC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촬영감독들로 구성된 조합이다. ASC 회원이 되려면 최근 8년 중에서 최소 5년 이상 촬영감독으로 활동해야 하고, 현역이나 은퇴한 ASC 회원 3명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추천 대상은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 여부가 가려진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ASC 회원 선정은 미국 촬영감독들이 그를 미국에서 활동하는 촬영감독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25살인 1996년 <유리>(감독 양윤호)로 촬영감독 데뷔했다. 정 촬영감독은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
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정회원이 됐다…현재 신작 'Heretic' 촬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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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출가해 ‘도맹 스님’이 된 지나(이연), 유망한 조각가였으나 현재는 생업을 우선시하는 윤철(박종환), 그런 윤철의 연인 영지(강경헌). 세 인물의 행보를 좇는 영화 <절해고도>를 연출하기 전 김미영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소속으로 경험을 쌓은 뒤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각자가 편하게 느끼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며 김미영 감독은 인물들에 관해 애정하는 지인을 묘사하듯 이야기했다.
- 삶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 관계에 대한 인물들의 고민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연출자가 오랜 시간 같은 고민을 해왔기에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 원래 알던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게 됐을 때 우리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부족한 나일지라도 긍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김애란 작가의 <
[인터뷰] 앞으로 계속 걸어가자, <절해고도> 김미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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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각가라기보다는 태양계 전문가가 되어가는 것 같다.” 태양계 모형을 만들던 윤철의 내레이션에는 일말의 자조가 섞여 있다. 한때 촉망받는 조각가였지만 아내와 이혼한 후, 생계를 위해 본업보다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데에 치중한 까닭이다. 그러던 중 대학 강사인 영지(강경헌)와 가까워진 윤철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다. 한편, 윤철의 딸 지나는 그와 마찬가지로 미술에 재능을 보이며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살인과 혈흔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지나의 작품에 비판이 가해지면서 학교에서도 지나를 문제아로 인식한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나는 출가를 선언한다.
영화의 제목인 ‘절해고도’는 ‘육지에서 떨어진 외로운 섬’을 의미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엮어 지칭하기에 이처럼 좋은 제목도 없을 것이다. 윤철과 지나, 심지어 영지마저도 개별적인 섬과 다름없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는 이혼한 아내와 사는 딸을 서먹하게 대하고 영지와의 불화를 매끄럽게 제어하지 못하는 윤철의 태도 외
[리뷰] 육지에서 떨어진 외로운 섬, <절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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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박종환)과 지나(이연)를 중심으로, <절해고도>는 헤맬지언정 결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김미영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절해고도>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났고,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자신을 잃지 않으며 타인과 관계 맺을 수 있을까. <절해고도> 리뷰와 함께 김미영 감독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절해고도> 리뷰와 감독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인간은 섬이며, 섬이 아님을’,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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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가 50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획 공모전에서 <지구 위 블랙박스>가 1등을 해 제작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들었다.
구민정 출발은 공모전을 위한 기획이 아니었다. 전작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연출하며 환경에 관한 프로그램을 한번 더 만들고 싶었고, 기후 변화라는 현재 가장 중요한 의제를 다루고 싶었다. 여기에 음악을 활용한다면 시청자들의 마음이 쉽게 동할 것 같았다. 환경 이슈와 음악 퍼포먼스가 결합한 예능성 기획은 없던 터라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듯하다.
- 음악인들이 전 지구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연합한 경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해외에선 <We Are the World>나 밴드 에이드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 같은 프로젝트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내일은 늦으리> 콘서트나 <하나되어> 같은 사례가 있었다. 기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음악을 활용한 이유가 있나.
[인터뷰] 음악으로 기후 변화를 말하다, ‘지구 위 블랙박스’ 김윤아, 구민정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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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10월9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9시40분 KBS2에서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를 선보인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기후 위기로 인한 생태 파괴를 겪는 남극, 스페인, 제주도, 서울 등에 윤도현, 김윤아, 최정훈, 호시, 르세라핌 등의 뮤지션이 방문해 노래한 영상을 30년 후의 인류 윤(김신록), 50년 후의 인류 한스(박병은), 100년 후의 인류 니오(김건우)가 거주 불능한 지구의 데이터 보관실 ‘블랙박스’에서 열람한다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구 위 블랙박스>의 키를 쥔 총사령관은 2021년 배우 공효진이 출연한 환경 예능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시작으로 꾸준히 환경 이슈에 주목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구민정 PD다. 그리고 환경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온 뮤지션 김윤아가 지난 10월 이 사령선에 합류했다. 뮤지션 김윤아와 구민정 PD가 <지구 위 블랙박스>와 기후
[기획] 지구를 고려하는 삶의 방식 어때요?, ‘지구 위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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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의 매력은 인물들의 초능력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표출되는 방식에 있다. 인물들의 초능력이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하고 사소한 행위 속에 슬쩍슬쩍 드러날 때마다 <무빙>은 단순한 스펙터클의 드라마에서 벗어난다. <무빙>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두식(조인성)과 미현(한효주)의 키스 장면에서 두식의 발이 땅에서 떠오른다. 우리가 상투적으로 ‘하늘을 날 만큼’이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그 순간 두식의 몸은 실제로 하늘을 난다. 상투적인 언어적 표현이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변환된다. 인물들의 강력한 초능력이 과시적 스펙터클로 소비되는 대신 인물의 감정 속에 녹아들고, 그때마다 <무빙>은 특별해진다. 비 오는 늦은 밤, 홀로 걸어갈 여자 친구의 길동무가 되어주기 위해 서툴게 하늘을 나는 봉석(이정하)의 몸놀림이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길동무가 되어주고 싶은 바로 그 마음, 그 상투적이고 평범함 속에 깃든 비범한
[기획] 분열의 부모 세대에서 벗어나기, 안시환 평론가의 ‘냉전 드라마로 보는 <무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