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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우의 <경마장 가는 길>
개봉 1991년 12월 21일 / 출연 문성근, 강수연, 김보연
당대의 정서와 가치관에서 매번 빠르게 앞서 나간 감독. 장선우는 1990년대 한국영화계에 매번 새롭고 충격적인 장면들을 안겼다. <경마장 가는 길>은 <우묵배미의 사랑>(1990)에서 사실주의의 정수를 보여준 이후 그가 나아가려는 새로운 지평을 도발적으로 입증한 영화다. 원작인 하일지 작가의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은 자기 욕망에 충실한 엘리트 캐릭터를 수식어를 최소화한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내면서 한국 문단에 포스트모더니즘, 누보로망 미학의 대두를 예고한 작품. 영화는 프랑스 유학중에 동거했던 문학박사 R(문성근)과 J(강수연)가 몇년 뒤 한국에서 소통 불능을 겪는 단순한 플롯을 따라간다. R은 만사를 제쳐두고 J와의 섹스에 골몰하지만, R의 문학평론을 베껴 신춘문예에 당선된 J는 시종 R을 밀쳐내며 그보다 학벌과 재력이 뛰어난 남자와 결혼을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⑦] <경마장 가는 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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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권택의 <만다라>
개봉 1981년 9월 12일 / 출연 전무송, 안성기, 방희, 기정수
임권택 감독이 세계 영화제가 호명하는 이름이 된 기점이자, 베를린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첫 한국영화. 1970년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작이었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구도의 길을 찾아 출가한 지 6년된 법운(안성기)은 우연히 버스에서 스스로를 잡승이라고 일컫는 지산(전무송)을 만난다. 승려증도 주민등록증도 없는 그는 도저히 스님 같지 않다. 고기와 술을 즐기는 지산은 과거 절에 머물던 재수생과 성관계를 맺었고, 이후 강간범으로 몰려 승려직을 박탈당하곤 쾌락을 추구했다. 본능의 욕구에 순응함으로써 오히려 그 본능에 접근했고, 그렇게 또 다른 번뇌를 알게 됐다는 파계승의 말은 도발적이면서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한 법운을 묘하게 매료시킨다. 그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법운은 어느 섬에서 지산이 전염병 환자들의 몸을 씻겨 병을 고쳐주었다는 일화를 전해 듣는다.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⑥] <만다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송환>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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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용의 <최후의 증인>
개봉 1980년 11월 15일 / 출연 하명중, 정윤희, 최불암, 현길수, 한혜숙, 이대근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오병호 형사(하명중)는 수사 도중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단순한 원한이나 강도 이상의 다른 사건이 있음을 눈치채고 주변을 샅샅이 탐문한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아버지를 따라 지리산 빨치산에 가담했던 지혜(정윤희)를 둘러싸고 잔인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된 오 형사는 분노한다. <최후의 증인>은 사극이나 태권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영화를 만들던 이두용 감독의 영화 세계가 민족의 비극과 부조리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하드보일드 세계로 확장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호스티스 멜로드라마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장호와 배창호 등 새로운 감독들이 충무로에 진입하던 시기, 그는 장르 영화와 현대사의 비극을 접목시키며 한국영화의 외연을 한뼘 더 넓혔다.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에 “80년대엔 이러한 어둠이 사라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⑤] <최후의 증인> <투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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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희의 <휴일>
제작연도 1968년 / 출연 신성일, 전지연, 김성옥, 김순철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세계관을 구축한 한국영화 감독을 떠올릴 때, 이만희 감독의 이름은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다. 그는 엄혹한 시대의 풍경 속에서도 장르적 실험을 멈추지 않았으며, 검열의 압박 속에서도 한국영화사에 빛날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완성해냈다. 또한 그는 15년 동안 50여편의 영화를 만든 다작의 감독이었고, 대중성과 작가로서의 개성을 두루 갖춘 수재였다. 이만희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1960년대 한국영화를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의 걸작 <휴일>은 흥미로운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1960년대 당시 ‘암울하고 퇴폐적인 정서’를 이유로 상영이 금지됐던 이 영화는 2005년에 필름이 발견돼 처음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휴일>은 휴일마다 만나는 가난한 연인, 허욱(신성일)과 지연(전지연)의 어느 일요일 하루를 조명한다. 빈털터리인 허욱은 임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④] <휴일> <별들의 고향> <낮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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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목의 <오발탄>
개봉 1961년 4월 13일 / 출연 김진규, 최무룡, 서애자, 문정숙, 김혜정, 윤일봉
영화는 시대마다 운명을 달리한다. 밤하늘의 별처럼 헤아리기 힘든 걸작 중에서도 등대처럼 항상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길잡이가 되어주는 영화가 있다.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시금석으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영화 중 하나다. 이범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발탄>은 한국전쟁 전후 한국 사회의 그림자를 조망하고 시대의 부조리를 관통한다. ‘한국영화사 최고의 리얼리즘 영화’나 ‘해방 후 한국영화 최고 걸작’이라는 수식어가 난무하지만 사실 이같은 표현만으로 이 영화의 진면목을 짐작하기엔 오히려 모자란 감이 있다. 대표적인 리얼리즘 영화라 하지만 <오발탄>의 연출 스타일은 다분히 표현주의적 경향을 띤다. 상징적인 몽타주, 사운드와 이미지의 충돌 등 과감한 연출을 시도한 유현목 감독은 당대 유명 스타들, 고뇌하는 지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③] <오발탄> <칠수와 만수> <반칙왕>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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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의 <하녀>
개봉 1960년 11월 3일 / 출연 김진규, 주증녀, 이은심, 엄앵란, 고선애, 안성기
근대와 전근대의 유산이 기이하게 공존했던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이층 양옥집 풍경 안에 그로테스크하게 압축해놓은 걸작. 동식(김진규)은 방직공장 음악부의 잘생긴 음악 선생이자 가정에 충실한 중산층 가장이다. 음악부 활동을 하는 여공 경희(엄앵란)는 피아노 개인 레슨을 받으러 동식의 집을 드나들고, 새로 지은 이층집의 살림을 봐줄 사람이 필요했던 동식은 경희에게 하녀(이은심)를 소개받는다. 아내(주증녀)와 아이들이 집을 비운 사이 하녀는 동식을 유혹하고, 곧 하녀의 임신 사실이 드러난다. 이 일이 외부에 알려져 직장을 잃을까 두려운 동식과 아내는 하녀에게 낙태를 요구한다.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 동식에 대한 집착, 가족들에 대한 복수로 하녀는 이 가족을 망가뜨리려 한다. <하녀>는 과감한 캐릭터와 서사, 대범하고 파격적인 이미지로 넘실대는 영화다.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②] <하녀> <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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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옥의 <로맨스 빠빠>
개봉 1960년 1월 28일 / 출연 김승호, 주증녀, 최은희, 김진규, 남궁원, 도금봉, 신성일, 엄앵란, 김석훈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로맨스 빠빠>는 김희창의 인기 라디오 드라마를 영화로 만든 가족 드라마다.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그(김승호)는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2남2녀의 자식들에게 ‘로맨스 빠빠’라 불린다. 장녀 음전(최은희)은 기상관측사인 우택(김진규)과 결혼한다. 장남 어진(남궁원)은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부모 몰래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현장에서 일한다. 셋째 바른(신성일)은 자신에게도 인격이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고3 학생이며, 막내 이쁜이(엄앵란)는 남학생들에게 러브레터를 받는 인기 많은 여고생이다. 하루도 웃음꽃이 피지 않는 날이 없는 가운데, 보험 회사에서 감원 바람이 불면서 그는 해직된다. 그는 자신의 실직 사실을 가족들에게 숨기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그를 격려할 방법을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①] <로맨스 빠빠>, <고래사냥>,<인정사정 볼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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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창간 24주년, 그리고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역대 한국영화 중 30편의 영화를 엄선했다. 서로 경쟁하는 ‘베스트’의 개념이라기보다는 각 시기를 아우르는 서로 다른 30명 감독들의 영화로 추렸다. 19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세 감독인 신상옥의 <로맨스 빠빠>(1960), 김기영의 <하녀>(1960), 유현목의 <오발탄>(1961)을 시작으로 이두용의 <최후의 증인>(1980)과 임권택의 <만다라>(1981), 이장호의 <별들의 고향>(1974)과 배창호의 <고래사냥>(1984), 박광수의 <칠수와 만수>(1988)와 장선우의 <경마장 가는길>(1991), 박찬욱의 <올드보이>(2003)와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2003), 이창동의 <시>(2010)와 홍상수의 <북촌방향>(2011), 나홍진의 &l
[스페셜]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과 그 감독들 이야기 ① ~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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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 출연 마르쿠 펠톨라, 카티 오우티넨 / 제작연도 2002년
살면서 후회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왜 영화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는지부터 시작해 어머니가 (영화 하는 것을) 말릴 적에 왜 말을 듣지 않았는지, 학교 다닐 때 만든 영화는 왜 그렇게 제작비를 많이 쏟아부었는지 따위의 것들이다. 물론 영화 만드는 삶 이외에도 기억하고 싶지 않고 차마 적지 못한 부끄러운 일들이나 죄스러운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새롭게 시작하는 삶을 꿈꾼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과거가 없는 남자>를 본 것은 고등학생 때이다. 이토록 단순하고 시시하고 말도 안 되는 로맨스라니! 나는 이 남자의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랑을 동경하며 조만간 성인이 될 나의 삶에도 ‘이토록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
<과거가 없는 남자>를 두 번째 본 것은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왔을 때이다. 이미 완성된 영화가 바뀌었을 리 없으므로 변
[내 인생의 영화] 임정환 감독의 <과거가 없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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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배우 둘이 독대하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썰’이 있다. ‘기르던 개가 주인을 물면’으로 시작하는 비유 말이다. 근래에 와서 같은 대사를 여성 배우가 주도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변주도 시도되지만, 어쨌든.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선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라는 ‘한’보다 뒤통수를 맞고 치는 상황에서 파생하는 감정이 더 보편적이다. 주종관계 혹은 의리와 배신을 베이스로 깔고 폭발하는 정념들.
KBS2 <닥터 프리즈너> 역시 한회에도 수차례씩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꾀한다. 교도소에 수감된 재벌, 정치인, 연예인을 관리하고 ‘없던 병을 만들어’ 형 집행정지로 이득을 취해온 서서울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김병철)과 그 후임 자리를 노리는 나이제(남궁민)의 대결과 재벌가 경영권 승계가 얽혀 있다. 드라마는 주역간의 싸움이나 조력자와의 관계에 의리나 믿음을 배제한다. 필요와 가치, 지불과 보상으로 작동하는 세계에서 ‘기르던 개’ 운운하는 건 의미가 없다.
호젓한 수목원
[TVIEW] <닥터 프리즈너>, 개미와 진딧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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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다크 피닉스> X-Men: Dark Phoenix
감독 사이먼 킨버그 /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파스빈더, 제니퍼 로렌스, 소피 터너, 제시카 채스테인, 니콜라스 홀트 /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개봉 6월 예정
<엑스맨> 프리퀄 4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엑스맨> 유니버스 최강의 캐릭터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다시 한번 극의 중심에 선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인간과 돌연변이가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우주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우주로 향한 엑스맨은 임무 도중 치명적인 사고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엑스맨의 주요 멤버 진의 ‘피닉스 포스’가 발현된다. 진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강력하고 파괴적인 힘을 지닌 ‘다크 피닉스’로 변화한다. 진의 흑화는 이미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에서도 보여진 바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 각본가로 참여했던 사
[Coming Soon] <엑스맨: 다크 피닉스>, 모두의 능력을 넘어서는 슈퍼파워를 지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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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석’보다 ‘감독 김윤석’과의 작업이 더 좋았다. (웃음)” <미성년> 스탭의 농담 섞인 증언을 접했다. 30년간 배우의 내공으로, 현장에서도 자신의 배역뿐 아니라 영화 전체의 판을 읽고 감독들과 교류해온 까닭에 ‘현장의 감독’으로 수식되어온 배우 김윤석. 처음 현장의 메가폰을 잡은 그는 컷 하나하나에, 배우, 스탭 등 현장에 있는 사람 하나하나를 모두 돌아보는 세심한 연출자였다. 그렇게 한국영화계가 다채로운 재능을 지닌 신인감독 하나를 새로이 얻었다.
-기술 시사까지 끝냈으니 한시름 놨겠다. 영화의 완성까지 불면으로 지새운 날이 많았겠다. (웃음)
=현장을 온전히 안고 가야 하니 준비가 안 되면 잠이 안 오더라. 머릿속에 계속 컷 연결할 것만 생각나고. 그런데 그게 고통스럽지 않고 재밌었다. 끝까지 고치고 또 고치니 편집감독님이 혀를 내두르시더라. 나홍진 감독 이래로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웃음)
-‘연출’을 하게 되면서 발견한 특성인가.
=연극할
<미성년> 김윤석 - 연기를 아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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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얼굴, 4차까지 이어진 500 대 2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데뷔할 기회를 얻은 모델 출신 배우. <미성년>에서 반항기 넘치는 태도 아래 외롭고 여린 마음을 숨겨둔 소녀 윤아를 연기한 박세진의 존재감을 묘사하기에 앞선 수식어들은 사뭇 기계적으로 느껴진다. 부모간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18살 윤아와 주리(김혜준)가 학교 옥상에서 얄궂게 서로의 마음을 할퀼 때, 다짜고짜 주리에게 입을 맞추고 “너 같으면 이게 없었던 일이 되겠냐?”라고 고함치는 윤아의 시원한 기백이야말로 박세진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여러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프로필 사진 속 박세진은 모델답게 또래보다 부쩍 세련되고 다듬어진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실제로 기자가 만난 그녀는 꾸밈없이 솔직한 기운이 생생한 사람이었다. 질문 하나를 던지면 오랜 고민 끝에 다져진 구체적인 생각이 막힘없이 쏟아져 나왔다. 표지 촬영현장을 전하는 <씨네21>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김윤석 감독은 박세진을 “
<미성년> 박세진 - 처음이지만, 질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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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걸 알게 된 소녀. <미성년>의 주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고등학교 시절에 충격적인 어른들의 사정을 알게 된다. 한없이 사랑받고 싶을 나이에 어른 중 누구를 믿고 사랑해야 할지 말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는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출연한 영화 <봄이가도>(2017)나 드라마 <최고의 이혼>(2018)에서 맡았던 역할도 대부분 현실을 버티지 못하는 어른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였다. 아직은 현장이 낯설고, 보이는 모든 걸 배워나가야 하는 막내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작품에서 미리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에서 삶을 배우고 그것을 다시 연기로 보여주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나 할까. <미성년>의 주리를 연기하면서 김혜준은 한뼘 더 어른에 가까워졌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나.
=1차 서류심사 오디션과 2차 카메라 오디션을 거친 뒤 감독님과 3차
<미성년> 김혜준 - 어른 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