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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단골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25년 전 작품과 함께 30회째 영화제에 동참했다. 그의 2001년작 <이치 더 킬러>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스트레인지 오마쥬’ 섹션에 초청받은 것. 마스터클래스를 앞두고 만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작업할 당시에는 이 영화가 일본을 넘어 해외에 알려지고, 오랫동안 회자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며 추억에 젖었다.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의 만화를 각색한 <이치 더 킬러>는 사디스트 암살자 이치(오모리 나오)와 마조히스트 야쿠자 가키하라(아사노 다다노부)의 조우를 하드고어 액션으로 소화해 악명이 높다. 고통을 갈구하는 남성들이 서로를 쫓으며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피비린내를 풍긴달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라면 어떻게 영화를 만들지 상상하며 그에게 동화해 제작했고, 나는 그를 어시스트한다는 개념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원작을 향한 리스펙트에서 비롯된 접근법이었다.
“자기 안의 어두운 그림자를 일깨
[인터뷰] 부정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 - <이치 더 킬러> 미이케 다카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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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영화제를 찾은 배우들 가운데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이자벨 위페르였다. 공로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영화 <블러드 카운테스>로 시그니처 부문에도 초청받아 관객들과 만났다. 7월3일 오후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위페르는 영화제 참석 소감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 배경, 그리고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낀 감상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이 부천영화제 첫 방문이라고 밝힌 위페르는 공로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이사회 회장직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예전에 서울 시네마테크에 갔던 기억이 난다. 굉장히 오래된 프랑스영화를 그곳에서 발견했는데, 그런 독특한 작품이 있다는 게 인상 깊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전세계 영화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프랑스는 그나마 관객수를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지만, 일부 장르영화들은 여전히 지원받기 힘든 게
[인터뷰] 나는 언제나 모험을 하고 싶다 - <블러드 카운테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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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초여름을 수놓는 장르영화의 향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7월2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열흘간의 파티에 국내외 영화인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공로상 수상자 이자벨 위페르는 독특한 벰파이어물 <블러드 카운테스>, 판타스틱 아이콘상 수상자 조시 호는 옛 홍콩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컬트 무비 <쓰레기 줍는 법사>와 함께 부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일본 장르영화 팬들이 신뢰하는 이름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제작 <이치 더 킬러>의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선보였다. 부천과 발맞춰 성장한 인도네시아 감독 조코 안와르도 파격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의 코리안 프리미어를 가졌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 소녀시대의 티파니로 익숙한 배우 티파니 영이 디스토피아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첫 영화 <NIKO>의 타이틀롤로서 부천을 찾았다. 각자의
[기획] 장르는 이렇게 도약한다 –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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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당선자는 미디어를 전공한 21학번으로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다. 여러 매체를 두루 즐기지만 그중 영화에 관한 애정은 비할 바 없이 굳건하다. 다양한 작품을 엮고 계보를 찾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는 최재혁 당선자가 자신의 언어로 써나갈 비평이 기다려진다.
- 수상 축하한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라는 이력이 인상적이다.
본래 다양한 매체를 좋아한다. 영화, 문학, 음악, 연극 등 내가 마음 둘 곳을 전부터 많이 만들어두려 했다. 어떤 창작물을 보든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있고 그 작품이 해당 매체의 계보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며 다음 세대에게 전달될 것인가의 관점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비평을 쓰다 올해 초 더 적극적으로 투고해보자고 결심했다. 당선 연락을 받았을 때 얼떨떨했고 계속 글을 쓰는 데 좋은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뻤다. 그렇지만 이 수상만으론 바뀔 게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 영화에 대한 애정은
[인터뷰] 소외된 영역의 나만의 언어 찾기 - 최재혁 우수상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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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대개 안개 낀 요크셔의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처절한 로맨스로 호명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원작의 골격은 화자인 하인 넬리가 청자인 록우드에게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모든 사건은 넬리를 거쳐 발화되며, 그의 주관에 의해 철저히 은폐되거나 왜곡된다. 에머럴드 피넬의 영화 <폭풍의 언덕>은 원작의 심층에 숨겨져 있던 넬리의 비정함과 서사 제어력에 집중한다. 피넬은 황무지를 치정의 무대가 아닌 주체가 예속되는 감옥으로 재구축하며, 고전이 숨겨둔 구술의 형식을 시각적으로 계승한다. 따라서 이 영화를 직시하기 위한 시선은 엇갈린 연인의 애달픔이 아니라, 서사 내부를 장악하고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통제 권력의 출현에서 출발해야 한다.
피넬은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과 차기작 <솔트번>을 통해 본인만의 작법을 구축해왔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자신의 죽음을 복수의 최종적인 증거물로 기획하여
[우수상 당선자 최재혁 단문 비평] 마침내 신이 된 넬리 - <폭풍의 언덕>이 그린 파멸의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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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림보
2023년 3월10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현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VR’의 서버가 종료되었다. 신규 진입이 차단된 광장에 밀집한 아바타들의 상호작용과 대화는 동시에 동결되었고, 스크린 위로 “우리가 함께 만든 빛을 가져가 전세계와 공유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송출된 후 네트워크는 암전되었다. 3차원의 감각 데이터로 구축된 세계가 단숨에 증발하는 순간, 참여자들은 디지털 장치의 어둠 속에 유폐된 채 자신의 물리적 육체로 강제 복귀해야만 했다. 정주하던 영토와 대안적인 신체를 순간적으로 박탈당하는 추방의 경험은 관념적인 상실감을 넘어 실제적인 단절감으로 귀결되었다.
가상의 신체가 증발한 채 물리적 육체로 되돌아오는 기묘한 분리의 감각은 인간의 신체를 시각 데이터로 분리하고 복제해온 광학 매체의 오랜 계보를 환기한다. 육신에서 외형만을 추출하여 독립된 환영으로 물질화하는 카메라의 속성은 복제물이 원본의 자리를 찬탈하거나 원본과 분리될지 모른다는 위협을 상시 내포해왔다. 한스
[우수상 당선자 최재혁 장문 비평] 기입되는 디지털 망명지 - <비디오드롬> 너머, <빛나는 TV를 보았다>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에스퍼의 빛> 속 가상 영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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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 당선자는 수필, 논문, 비평 등 다양한 글을 오랜 시간 읽고 써왔을 뿐 아니라 그래픽디자이너로서 원고를 잡지, 책과 같은 물리적 형태의 결과물로 완성해왔다. 이미지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눈을 지닌 필자로서 자신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정직하게 글로 옮긴다. 앞으로도 그런 비평을 쓰겠다는 박윤희 당선자의 말이 미덥다.
- 최우수상 수상 축하한다. 당선 소식을 전했을 때 놀란 기색이 역력하던데.
전화 받고 며칠간 이게 진짜인가 싶었다. 관련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냥 꿈으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웃음)
- <씨네21> 영화평론상 공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이너고, 현재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앞서 쓴 소논문 결과가 좋지 않아 괴로워하다 영화관에서 <침묵의 친구>를 관람했다. 당시 상영관에 관객이 나 혼자였는데도 누가 볼까 신경 쓰일 정도로 눈물이 나더라. 그만큼 감동
[인터뷰] 영화 읽기만큼이나 글쓰기 - 박윤희 최우수상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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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도심을 천천히 가로지르는 패닝 장면이 1분 정도 이어진 끝에, 카메라는 짙은 고동색 외벽에 적갈색으로 창틀, 발코니, 외벽을 두른 낭만적인 고택 앞에 멈춰 선다. 영화는 집을 클로즈업한다. 이 영화의 첫 얼굴은 집이다. 가족이 떠나고 돌아오고, 말하고 침묵하고, 서로를 상처 입히고 끝내 다시 마주 보는 모든 시간은 집의 벽 안에 눌어붙어 있다.
노라는 6학년 때 “사물이 되어 글을 써보라”라는 숙제를 받고 자신이 사는 집이 되기로 한다. 그녀와 동생이 계단을 뛰어내려와 뒷문으로 나가면 집의 배가 흔들린다고 썼다. 집은 자매가 울타리 사이 지름길에서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본다. 아이는 집이 텅 빈 것과 가득 찬 것 중 무엇을 더 좋아할지 궁금해하고, 집은 가득 찬 것을 좋아할 거라고 결론내린다. 이 짧은 글에는 영화 전체의 비밀이 들어 있다. 집은 가족을 담는 그릇이지만, 동시에 가족이 남긴 감정의 몸이다. 백년 동안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었으며
[최우수상 당선자 박윤희 단문 비평] 집이 얼굴이 될 때 - <센티멘탈 밸류>가 말하는 영화의 가장 오래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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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워야 하는 감각
영화가 끝나고 혼자 극장을 나섰다. 마치 상영관을 통째로 빌린 듯, 오로지 홀로 <침묵의 친구>를 보았다. 괴테의 <나그네의 밤 노래>가 낮게 깔리고, 점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롱테이크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장면 앞에서 심장이 두근거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무도 없는 상영관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왜 울었을까. 이 질문을 붙들고 영화를 다시 생각했다.
영화의 첫 순간은 거대한 이미지가 아니라 소리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바스락거림. 화면 가득 채운 은행알에서, 단단한 껍질을 뚫고 나오는 생명의 소리였다. 작고 여린 것이 빛쪽으로 몸을 비트는 동안, 영화는 관객에게 거의 아무 설명도 주지 않는다. 이 장면은 자연다큐멘터리의 경이도, 생명의 신비를 과장하는 장식도 아니다. 우리가 너무 오래 배경으로만 여겨온 존재가, 인간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 자기 시간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일디코 에네디는 자연을 스크
[최우수상 당선자 박윤희 장문 비평] 침묵하는 물질의 유동성 - <침묵의 친구>의 카메라가 끄는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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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씨네21> 영화평론상은 4년의 공백을 깨고 5년 만에 최우수상을 선정했다. 심사가 수월했던 적은 한해도 없었지만 올해는 한층 각별했다.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 2인 선정이 이어졌던 건 비평의 평준화에 따른 불가피한 흐름이기도 했지만 심사측의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남다은·오진우 평론가, 송경원 편집장, 조현나 기자 4인의 심사위원이 올해 공유한 심사 기준은 개성과 가능성이었다. 상투적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기본으로 돌아간다. 기존의 논의와 차별화되는 시선이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했고, 이어서 본인만의 호흡과 언어로 논지를 풀어나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미세한 차이라도 그 결을 나누기 위해 고심하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검토했고, 결국 최우수작 1편을 결정할 수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 72편에서 크게 증가한 총 112편의 소중한 원고가 <씨네21> 영화평론상에 모였다. 해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편이 넘는 작품이 모인 해는 그렇게 많지
[특집] 신중한 탐색의 미덕, 제31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심사평 – 최우수상 박윤희, 우수상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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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연주자 수현은 그토록 열정을 쏟던 피리를 그만뒀다. 집념을 다해 피리 연주에만 매달려도 오디션 결과는 낙방이었고, 그 자리에 내정자가 있었다는 사실만 알게 될 뿐이었다. 주인공이 피리를 그만둔 후 일회성으로 내림굿에 연주자로 불려간 상황에서 시작되는 <서를 담고>는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벼린 피리 소리와 함께 담아낸다. “<위플래쉬>처럼 집념과 꿈이 뒤섞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를 하다 보면 이 일이 결과물로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나. 결과만 보고 계속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냥 뭔가 배우고 만들고 할 때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런 게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서를 담고>에는 수현의 과거 시점이 두번 등장한다. 고등학생 시절 수련회에 가서까지 옷장 속에 들어가 혼자 연습을 하는 시점과 성인이 되어 오디션을 보는 시점이다. “수련회에서 옷장에 들어가서 연습하는 것과 내림굿에서 연주를
[인터뷰] 꿈을 좇아야만 살 수 있는 팔자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최우수 작품상·촬영상 <서를 담고> 박정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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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이즈 캔슬링>은 어디서 출발한 이야기인가.
취미로 풋살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랑 뛰던 중에 개천 너머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그 소리가 반복되니까 다들 원래 하던 일을 하게 되더라. 비명 때문에 처음엔 웅성웅성하다가 다시 친구들이랑 뛰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근데 가는 길에 계속 생각나더라. 사람들이 친구와 떠들고 도시락을 먹고 연인과 데이트하며 일상을 지속하는 와중에 어디서는 비명이 들리는 상황이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일이 계속 마음에 남아 이야기로 발전시키게 됐다.
- 영화에는 일상 속 현실적인 소재들, 이를테면 이웃 간 소음이나 산재사고와 같은 것들이 얽혀 있다. 그것들을 어떻게 연결시켰나.
비명에 대한 미스터리를 쓰고 있다가 그 소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전개를 해야 했다. 그동안 계속 노동자의 삶을 다룬 이야기를 해왔다. 초등학생 때 큰아버지가 추락 사고를 당하셨다. 큰아버지가 키가 190센티미터가 넘는 장신에 아주 호쾌한 분이셨는데, 일터에서 사고로
[인터뷰] 들어야만 하는 소리 - ‘기담’ 최우수 작품상 <노이즈 캔슬링> 최지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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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지만 날 선 젊은 감각의 코미디영화를 만들고 싶다.” 김근호 감독의 포부는 올해 미쟝센영화제 ‘품행제로’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월남보살>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월남보살>은 디아스포라와 무속신앙을 결합한 코미디영화다.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의 10대 소녀 수연(권유경)은 신병을 앓다가 신내림을 받는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신은 한국 신이 아니라 베트남 신. 한국에서 나고 자란 수연은 난데없이 찾아온 베트남 신이 원망스럽다. 하여 친구들과 ‘셀프 내림굿’을 통해 한국 신을 불러낼 계획을 세운다. “기존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 중에 우울한 톤 앤드 매너의 작품이 많았던 것 같은데,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반드시 우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장르적 문법 안에서 유쾌하게 풀어낼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근호 감독의 말처럼 <월남보살>은 운명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운명을 선택하는 소녀의
[인터뷰] ‘두배의 신빨’, 두배의 재미 - ‘품행제로’ 최우수 작품상 <월남보살> 김근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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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사격부의 희영(금빈)과 순주(백승연) 그리고 코치 사이에 발생하는 어긋난 애정과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학창 시절 기숙사 학교를 다녔는데, 어느 날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사감 선생에게 심하게 맞은 적이 있다. ‘만약 부모님이나 친구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얼마나 슬프고 괴로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목격’이라는 제목의 복수극을 떠올렸다. 그런데 기숙학교라는 설정이 개인적이고 특수한 환경처럼 느껴져서 좀더 보편적이면서도 도망칠 수 없는 강고한 권력관계가 작동하는 공간을 고민했다. 체육고등학교의 남자 코치와 학생들의 이야기면 어떨까 싶었고, 운동선수라는 설정과 복수의 물리적인 방식이 맞물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격이란 소재를 떠올렸다.
- <오조준>이라는 제목이 영화의 테마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스스로는 맞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들이 자꾸만 어긋나고 엉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격이라는 소재를 가져왔으니 이 테마를
[인터뷰] 회심의 한방보다 중요한 것 - ‘질투는 나의 힘’ 최우수 작품상·배우상 <오조준> 강성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