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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배우 제니퍼 코넬리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코넬리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천재수학자 존 포브스 내쉬의 아내역으로열연,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으며 오스카상에는 처음으로 후보로 올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제니퍼 코넬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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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보는 영화, 그 걸판진 잔치인 제4회 여성영화제가 내달 4~1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새로운 물결, 아시아영화특별전(인도여성영화감독전), 한국영화회고전(성의 무법자로서의 여성들), 딥 포커스(걸 파워), 아시아여성영상공동체, 아시아 단편경선 등 모두 7개부문에 21개국 80여편의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격년제에서 매년 개최로 바뀐 올해부터 영화제쪽은 옥랑문화재단과 함께 여성감독을 대상으로 매해 1편의 다큐멘타리를 선정해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영화제에선 우선 개막작인 <제비꽃 향기: 아무도 믿지 않는다>처럼 계급과 인종 등 사회적 문제와 성차별의 문제가 교차하는 지점을 잡아낸 영화들이 눈에 띈다. `여성의 눈'이 포착하는 이야기가 해가 거듭될 수록 깊어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여성이 자신의 방식으로 영화를 생산·소비하는 것이 `또다른 사회운동'임을 강조하며 여성단체가 직·간접적으로 제작한 행동주의(액티
`여성의 눈`으로 찍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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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네스 바르다 특별전에 이어 올해 특별전에 초청된 여성감독은 이란의 타흐미네 밀라니(42)다. 79년 데뷔한 그는 여섯편의 장편영화를 통해 이슬람 사회와 여성의 관계, 특히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의 국가민족주의가 만들어 낸 이슬람 여성의 모습에 천착해왔다. 이번 특별전에 상영되는 세편 가운데 <숨겨진 반쪽>(2001)은 국제적인 표현의 자유 투쟁까지 불러일으켰던 작품. 이 영화 공개직후 그는 `사형'까지 가능한 이슬람 반혁명죄로 구속됐다. 79년 당시 이란 혁명세력이 모든 이념을 억누르고 탄압한 것 처럼 그려졌다는 이유였다. 카트린 브레이야, 수잔 손탁, 페이 더너웨이, 마틴 스코시즈 등 약 1500명의 영화인들이 석방서명에 참여하면서 밀라니는 하타미 대통령의 중재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재판에 계류중이다. <숨겨진 반쪽>엔 이란 혁명 직후 대학에서 공산주의 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풍족한 환경에서 판사의 아내로 살아가는 한 여성이 등장한
`이념은 인간의 삶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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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형식의 감옥은 1790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월넛 거리에서 태어났다. 외부 세계와 죄수를 고립시키는 독방의 형태로, 처음에는 `회개소'란 이름이 붙어 있었다. 감옥은 죄수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엄격한 규율로 다스림으로써 그들을 유폐시켰다. 죄수들은 참회하고 새 사람으로 거듭났을까.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감시와 처벌:감옥의 탄생>에서 “아니”라고 말한다. 감옥은 범죄를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기보다는, “비행(非行)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독일 감독 올리버 히르쉬비겔도 미셸 푸코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001년작 <엑스페리먼트>에서 그는 제목 그대로 `감옥 실험'을 벌인 뒤, 그 광기의 현장을 기록영화처럼 보여준다. `2주 심리실험에 4천 마르크(우리 돈 240만원)를 주겠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명 남자들은 처음에 그 실험을 거저 돈따먹는 게임처럼 여긴다. 전직이 신문기자였던 택시 기사 타렉(모리츠 블라입트로이)도, 평범한 월급
감옥실험 참여한 죄수·간수들 `현실로 착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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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39) 감독이 만든 네 번째 장편 <복수는 나의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첫 시사회장에 나온 박 감독은 “기술 시사때 보니 내 취향에 딱 맞는 영화”라고 자평했다.
- `복수는 나의 것`이란 제목의 출전이 있나.
= 구약성서 <신명기>에서 야훼가 “유대민족을 괴롭히는 인간들은 내가 다 처치하겠다”고 선언한다. 정의는 내가 세워줄 테니 사사로이 너희들끼리 그러지 말라는 신의 말씀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선 주인공들이 ‘신이 대신 보낸 처형자’라도 된 양 서로에게 앙갚음한다.
- 착한 인물들이 너무 극심한 악행으로 치달리는 게 아닌가.
= 사람들은 무언가 사태가 어긋나면 그 원인을 자기 바깥에서 찾으려 한다. 사회에 책임을 돌리거나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증오는 증폭된다. 그런 사람이 휘두르는 폭력은 더욱 극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악행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가 왜 이렇
`폭력의 가속도 갈데까지 가봤다`, 박찬욱 감독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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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신하균)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한다. 그에겐 신장병에 걸린 누나가 있다. 당장 콩팥 이식수술을 해야 살 수 있다. 류는 자기 콩팥을 하나 떼어주려 하지만 혈액형이 달라 가능하지 않다. 류는 장기밀매조직을 찾아가 자기 콩팥과 함께 1천만원을 주고 누나에게 이식 가능한 콩팥을 받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장기밀매조직은 류의 콩팥과 돈만 챙기고 사라진다. 류는 누나를 살리려면 이제 콩팥과 함께 수술비 2천만원을 구해야 한다. 설상가상, 그나마 생계를 이어주던 쇠사슬 만드는 공장에서도 정리해고당한다. 류에겐 농아학교에서 만난 영미(배두나)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농아도 아니면서 농아학교에 들어갔다가 두 달만에 쫓겨난 영미는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혼자 활동하는 몽상적 급진주의자다. 영미는 사장의 아이를 유괴한 뒤 수술비 2천만원만 받고 풀어주라고 류를 부추긴다. 사장 집 근처에서 현장을 답사하던 류는 경찰의 용의선상에서 비껴가기 위해 자신을 해고한 사장의 옆집에 사
콩팥…유괴…죽음 파멸의 `지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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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있다고 골 못 넣으랴충무로가 오는 5월 말 거대한 태풍을 몰고올 세계적 초특급 블록버스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 10개관에서 ‘개봉’돼 17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연인원 420억명을 TV 앞에 붙잡아놓을 이 대형 프로젝트의 이름은 다름 아닌 2002 한·일월드컵. 경기장을 찾을 관객 170만명 외에도 실질적 ‘상영관’인 TV에 쏠릴 수천만개의 눈을 생각하면, 월드컵이 열리는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영화가 대중의 관심권에서 멀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끊임없이 제작되고 수입되는 영화들을 관객 앞에 선보여야 하는 배급사 입장에선 심각한 고민 속에서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시네마서비스의 경우, 되도록 월드컵 시즌을 피해가자는 노선을 세워놓고 있다. 5월 말 <서프라이즈>, 6월 중에 <레지던트 이블>, 6월28일 <라이터를 켜라>를 개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시네마서비스는
[서브웨이]월드컵 기간 무사 돌파를 둘러싼 충무로 전략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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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World 제작 리앤 할폰, 존 말코비치, 러셀 스미스 감독 테리 지고프 출연 도라 버치, 스티브 부세미, 브레드 랜프로 수입 디지털네가 홍보 아트로드 개봉예정 5월중“바보들만 인간관계가 좋은 것 같아.” 열일곱 에니드의 눈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멍청하고 시시해보인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에니드에겐 대학진학이랄지 취업이랄지, 미래의 계획이란 것이 없다. 단짝친구 레베카와 커피숍과 레코드숍을 드나들고, 특이한 사람의 뒤를 쫓거나 구애 광고자에게 장난전화를 거는 것이, 그녀가 사는 낙이다. 어느날 괴상한 광고를 낸 남자 시모어가 에니드와 레베카의 마수에 걸려든다. 시모어는 철 지난 레코드와 광고전단 수집광이자 금욕적인 은둔자로, 놀려먹기 딱 좋은 스타일. 그러나 에니드는 시모어와 자신이 많이 닮았음을 깨닫고, 점차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고스트 월드’는 고유한 문화가 사라져가고 획일화되는 도시, 목적없이 그곳을 떠도는 유령 같은 사람들의 세상이다. 에니드는 그 세상의 아웃
해외신작 <고스트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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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레! 밀크 티? 블랙 티?” 찻주전자를 들고 벌판을 누비는 인도인 청년이 인사말과 함께 차를 권한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촬영준비를 시작한 스탭들이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일 즈음, 그제야 설산 너머로 동이 트고 동자승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한다. 인근 라마사원에 살고 있는 예닐곱살부터 열여섯살까지의 동자승들이 바로 이날 찍을 광고의 모델. 바람부는 먼 언덕을 그들이 오르자, 사이언빛 벌판과 붉은 승복자락이 어우러지면서 모니터는 금세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이 오른다.여기는 인도 북서쪽 라닥 지방의 레(Leh). 히말라야 산기슭 해발 4천m 이상 고산지대에 자리한 ‘리틀 티벳’마을이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반문명 보고서 <오래된 미래> 이후 유럽인들이 즐겨찾아온 정신적 휴양지이자 인접한 파키스탄과 대치상태인 인도 최전방이기도 한 독특한 곳이다. 델리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 그 한 시간 동안 비행기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데, 겨울이면 마날리에서 이어지는 육로가 끊겨 하루
POSCO CF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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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조명과 촬영용 각종 장비와 코드들이 복잡하게 늘어져 있는 비좁은 단란주점 안이 술렁거린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 촬영현장이 배우들의 등장으로 돌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머리에 기름 바르고 촌티패션으로 쫙 빼입고 좀 머쓱해하며 나타난 임창정, 양동근, 이정진에게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야 너 딱이다”, “그렇지? 나도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어. 나 앞으로 이렇게 하고 다닐까봐”며 너스레를 떨던 임창정이 왼쪽 가슴께 꽃까지 꽂은 이정진을 향해 “너 꼭 신부아버지 같다. 딸 시집보내는 심정이 어떠냐?”며 놀려댄다.오늘 촬영분은 봉자(한채영)를 구하기 위해 해적(이정진), 봉팔(임창정), 성기(양동근)가 술손님을 가장해서 ‘야시룸싸롱’에 들어가는 장면이다. 하지만 마스크까지 쓰고 위장했던 봉팔의 정체가 들통나고 한바탕 주먹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몇번의 리허설을 거쳐 본촬영을 끝마쳤지만 긴가민가하는 표정의 김동원 감독은 끝내 다시 찍어보잔다. 상황이 생각보다 재미
<해적, 디스코왕 되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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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영화 수출고가 처음으로 미화 1천만달러를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9일 발표한 `2001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01년 계약이 완료된 한국영화의 수출액은 1천124만9천573 달러(한화 약 14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의 705만 달러에 비하면 59.6%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전년도 성장률 60.6%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출 편수는 단편 12편과 애니메이션 3편을 포함해 모두 102편이었으며 지역별비율을 보면 동북아시아 56%, 동남아시아 18%, 유럽 13%, 북미 12%, 러시아 1% 등이다. 수출액으로는 일본(576만 달러), 미국(122만 달러), 홍콩(104만 달러), 프랑스(55만 달러), 독일(49만 달러), 중국(43만 달러), 인도네시아(26만 달러), 태국(25만달러), 싱가포르(22만 달러), 대만(13만 달러), 베트남(13만 달러) 등의 순으로 많은 반면 수출편수는 홍콩(32편), 인도네시아(27편), 싱가포르(23
지난해 한국영화 수출고 1천만 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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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가 한국 애니메이션사상 최초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고 제작사인 씨즈엔터테인먼트가 19일 밝혔다. 올 초 극장에서 소개됐던 <마리이야기>는 신비로운 미지의 소녀 `마리'와 수줍은 바닷가 소년 `남우'의 만남과 사랑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 이성강 감독은 지난 99년 <덤불 속의 재>로 국내 최초로 안시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데 이어 이번에는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 세계적으로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시페스티벌은 프랑스 안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그동안 격년제로 운영돼오다 2000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나무를 심는 사나이>(87년,프레드릭 백) <붉은 돼지>(93년,미야자키 하야오), 빌 플림턴의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97년)와 <뮤턴트 에일리
<마리이야기>안시페스티벌 경쟁 부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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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의 <로얄 테넌바움>은 문자 그대로 풍비박산이 난 어느 집안 이야기다. 집안 얘기라지만 진부한 가족주의에 대한 설교와는 친연관계가 없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모진 인연에 대해 진지한 어법 대신 시종 가볍고 익살스런 말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로얄 테넌바움(진 해크먼)은 파산한 변호사다. 22년 전 아내와 별거한 이래 계속 거주해오던 호텔에서도 쫓겨났다. 테넌바움 집안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발에 채인다. 지성과 극성을 함께 갖춘 고고학자인 아내 애슬린(안젤리카 휴스턴)은 남다른 교육열로 남매 셋을 모두 천재로 키워냈다. 입양한 맏딸 마고(귀네스 펠트로)는 문학적 소양이 뛰어나 열다섯 살 때 이미 희곡으로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둘째 채스(벤 스틸러)는 여섯 살 때 달마시안 무늬가 있는 생쥐를 교배해낸 괴짜다. 그는 어려서부터 부동산과 금융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다. 셋째인 리치(루크 윌슨)는 10대 때 주니어 테니스 세계 랭킹에 오른 테니스의 귀재다.
가족이 내게 준 상처가 나를 키워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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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재발견! 22일 <생활의 발견>의 개봉에 맞춰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홍 감독(사진)의 4개 작품을 모두 상영하는 이벤트를 연다. 22일부터 내달 3일까지 계속될 행사 <`생활의 발견'-재견(再見) 홍상수>에는 96년 한국영화에 낯선 충격을 몰고왔던 홍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강원도의 힘> <오! 수정>에서 신작 <생활의 발견>까지 선보인다. 전작은 한편당 5천원, <생활의 발견>은 7천원이며 4작품을 모두 보는 `재견권'(再見券)은 2만원이다. 아트선재센터 쪽은 “홍상수의 영화라는 것이 조금씩 변해가는 소설가의 연작 같은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생활'을 발견하기 전, `돼지'와 `강원도'와 `수정'을 만나보길 권했다.
(02)733-8945. www.artsonje.org
<생활의 발견> 개봉 맞춰 홍상수 영화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