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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파이트 클럽>을 만든 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새 스릴러 <패닉룸(Panic Room)>은 1시간40분 내내 뉴욕의 한 아파트 실내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 주말 개봉한 피터 보그다노비치 감독의 <고양이 울음(Cat's Meow)>도 호화 요트가 유일한 무대이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로버트 앨트먼 감독의 <고스포드 파크> 역시 영국의 한 장원에서 펼쳐지는 실내 미스터리 영화였다. 한 장소에 사건을 국한시키는 원 로케이션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작은 붐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패닉룸>은 최근 벨에어, 비버리 힐스 등 부유층의 저택에 필수 시설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안전룸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외부 침임자들로부터 온가족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패닉룸은 방탄벽, 외부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수십 대의 감시비디오 모니터, 자체 공기정화시스템과 발전기, 별도의 전화선 등을 갖춘 요새같은 피난처이
헐리우드 `원로케이션 영화`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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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블루 37.2>(1986) 이후 15년 만에 영화로 돌아온 장 자크 베넥스(56)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모탈 트랜스퍼>(2001)는 심리 추리극 형식의 블랙 코미디이다. 정신상담의인 미셸(장 위그 앙글라드)이 선배 정신상담의인 지보비치(로베르 이르쉬)의 상담을 받는 데서 이 영화는 시작한다. 손님도 많고 애인도 예쁜 미셸에게 최근 문제가 생겼다. 올가(엘렌드 푸제홀레)란 고객 때문이다. 올가는 부패한 재벌 맥스의 아내다. 올가는 심각한 도벽증이 있다. 맥스는 올가의 도벽을 알고 습관적으로 때리지만, 올가는 맞으면서 쾌락을 느끼는 성도착증마저 있다. 미셸은 솔직하고 도발적인 올가와 상담할 때면 최면에 걸리듯 졸음에 빠져든다. 어느날 미셸은 올가와 상담하다 그를 목 졸라 살해하는 꿈을 꾼다. 잠에서 깨어보니 올가는 실제 목 졸려 죽어 있다. <모탈 트랜스퍼>는 정신상담치료실이라는 ‘고백’의 공간을 통해 인간의 은밀한 욕망과 환상을 드러낸다. 그러
정신상담의 사고쳤다 <모탈 트랜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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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혜수, 4번타자 송강호, 투수 김주혁, 포수 황정민, 1번, 2번타자 량현, 량하, 나이도 출신도 들쭉날쭉인 오합지졸 야구단. 그러나 야구 잘해 야구단이더냐, 야구 하니까 야구단이다! 1900년대 초반,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뻬스볼’(baseball)이란 놀이에 빠져들었던 대한민국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담은 <YMCA 야구단>이 크랭크인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후원을 받아서 지난 3월19일부터 3주 동안 훈련을 받았던 <YMCA 야구단>의 배우들과 성균관대 야구동아리와의 친선경기는 4월12일 구리에 자리한 LG트윈스 구단 연습장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경기에는 전설적인 투수이자 현재 KBO 홍보위원으로 재직중인 선동열 위원이 훈련고문으로 초빙돼 경기 직전 마지막 훈련을 도왔다. 특히 투수로 출연하는 김주혁에게 투구자세교정과 주의할 점에 대해 꼼꼼히 지도했다.실력은 모자라도 의기만큼은 하늘을 찔렀던 YMCA 야구단,
연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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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우(42) 시네콰논 대표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 한국영화 11편을 일본에 배급하고 흥행도 성공시키며 일본내 한국영화의 인식을 180도 바꿔놓은 공로자다. 그가 지난 12일 배급자가 아닌 제작자로 한국을 찾았다.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을 배경으로 한 정치스릴러영화 <케이티>(감독 사카모토 준지)의 시사회장에서 그를 만났다. 자존심 때문에 시작했다 <케이티>에는 디제이(김대중)의 보디가드로 재일동포 청년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일본 여자와 다니면 `조센징'이라 멸시받고,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해 `그러고도 조선 사람이냐'는 말을 듣는 청년 김갑수는 그 어디서도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씨는 “그게 내 모습”이라고 말했다. 당초 기획보다 김갑수의 비중이 커지도록 요구한 것도 이씨였다. 총련계 학교를 거쳐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이씨가 89년 시네콰논을 설립할 때만 해도 관심사는 프랑스·폴란드 등의 예술영화 배급이었다.
`경계`에 끼인 개인은 희생자일뿐 <케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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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의 아기사진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첼로 연주자 엠마에게 어느날 유방암 진단이 내려진다. 방사선 치료를 위해 아기는 지워야 한단다. 이렇게 아기의 꿈틀거림이 느껴지는데! 처음엔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탐탁치 않아 하던 남자친구 시몽도 “다른 병원에 가보자.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라며 엠마의 손을 끌고 나선다. 임신 5개월에 접어들었으므로 항암제 치료를 해볼 수 있다는 종양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말에 이들은 용기를 낸다. 프랑스·벨기에 합작영화 <줄리엣을 위하여>는 솔베이 앙스파흐 감독의 실제 이야기에 기초한 작품이다. 감독은 새로운 생명을 안고 사그러들어가는 운명과 싸워야 하는 한 여성이 느끼는 고통과 분노, 기쁨, 슬픔을 과장됨 없이 그려나가면서 삶의 희망과 용기에 대해 나즈막히 이야기한다. 별다른 클라이막스 없는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건 단연 엠마 역을 맡은 까랭 비아의 연기다. 그는 거울 앞에서 화사한 단장을 하고 신나게 춤을 추며 “나 병원에 가”라고
뱃속의 아가야, 엄마가 유방암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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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라 눈물이 났습니다." 일곱살 짜리 개구쟁이 도시 아이와 일흔 일곱 살의 시골 할머니와의 짧은 산골동거 이야기가 전국 극장가를 눈물에 젖게 하고 있다. 영화 <집으로…>(이정향 감독ㆍ5일 개봉)가 개봉 2주째인 14일 오후 전국 관객1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86%. 기존의 흥행공식인 인기스타 출연이나 극적반전, 물량공세를 철저히 무시한 이영화가 '영화의 힘'에 100% 기대 이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평단과 충무로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영화의 인터넷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조폭 영화에 지쳐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해줬다"는 등 <집으로…>의 감동을 전하는 감상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영화는 또한 극장가의 주된 '고객'인 20대 일변도의 관객층을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극장가에서는 손자·손
영화 <집으로…> 흥행 비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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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부드러운 외모로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탤런트 감우성(33)이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지난 91년 MBC 공채로 연예계에 입성한 그는 <산> <메디컬센터> <눈으로 말해요>등 수십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던 베테랑 배우다. "영화를 위해 11년간 연기 훈련을 하며 기다렸다"는 그는 첫 작품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결혼은…>은 두 남녀의 불온한 연애담을 통해 우리나라 결혼 제도를 곱씹어보는 영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탄탄한 작품"이라고 판단해 데뷔작으로 골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혼에 대해 냉소적인 생각을 가진 `바람기' 다분한 노총각 대학 강사 `준영'역으로 등장했다.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맞선을 봤다가 `연희'(엄정화)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을 하기 싫기"때문이란다. 연희가 다른 남자와 결혼
[인터뷰] <결혼은, 미친짓이다>의 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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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의 산파“우리는 25년 동안 영화사를 연구해왔으며 역사가란 필름보관소, 도서관 또는 그 밖의 개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됐다.”(크리스틴 톰슨·데이비드 보드웰, <세계영화사>)영화의 역사는 역사가들의 혜안과 통찰에 의해 쓰여지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사료(史料)라 할 수 있는 영화 필름이 분실됐거나 훼손됐다면 존재할 수 없다. 보통의 역사가들이 사료로 삼는 서적이야 보관이 비교적 쉽지만, 영화사의 사료인 필름은 온도와 습도 등을 알맞게 조절해주지 않는다면 폐기조차 힘든 ‘공해물질’로 전락하게 된다. 영상자료원 또는 필름보관소의 존재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1930년대 스웨덴, 독일, 영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영상자료원은 그동안 영화의 역사가 탄생하는 분만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1938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세계영상자료연맹(FIAF)은 30년대 중반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이전까지 만들어진 무성영화가
세계영상자료연맹은 어떤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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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영화 대륙으로1994년 이후 제작된 호주영화 10편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오는 4월18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이퍼텍 나다에 마련된다. 한 국가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제가 열린다는 것은, 그 나라의 영화가 그만큼 우리에게 미지의 영화라는 의미일 것이다. 구미 관객들이 왕가위, 리안, 성룡, 이연걸 같은 스타 영화인들의 이름을 통해 홍콩과 중국권 영화들에 다가섰듯이, 우리에게는 아직 호주의 영화보다, 니콜 키드먼, 러셀 크로, 멜 깁슨, 케이트 블란쳇, 피터 와이어, 바즈 루어먼 등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호주 출신- 혹은 호주에서 교육받은- 영화인들의 이름으로 낯익다. 1906년 세계 최초의 장편영화 <켈리 갱 이야기>를 배출하며 호황을 누리다가 유성영화와 대공황의 도래와 함께 긴 침체에 빠졌던 호주영화는, 1970년대 호주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우수한 영화인들을 유럽과 미국에 대거 진출시켰고 최근에는 양질의 저렴한 인력에 힘입어 할리우드 촬영지로 각광받으면서 산
호주특선영화제 개막, 4월18일부터 하이퍼텍 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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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의 방에 갇힌 어머니, 강철이 되다데이비드 핀처와 조디 포스터의 만남이 예사로운 것은 아니다. 도저한 무정부주의자이며 극단적인 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핀처와 할리우드에서 가장 지적인 여배우 중 하나인 조디 포스터. 하긴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에 제대로 된 러브 스토리가 거의 없었음을 생각하면, <패닉 룸>에도 그런 건 없을 것이다. 기왕 여인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면, 핀처는 오히려 도발적이고 당당한 여인을 좋아한다. <에이리언3>에서 시고니 위버의 머리를 밀게 하고, <파이트 클럽>에서 헬레나 본햄 카터의 퀭한 눈을 만들어낸 것처럼. <택시 드라이버>에서 충격적인 10대 창녀 역으로 화제를 모았고, <양들의 침묵>에서 연쇄살인범 렉터 박사와 기괴한 연정을 나누었던 조디 포스터라면 데이비드 핀처와의 궁합은 썩 어울린다.`안전한 방`에서 안전을 위협받다 컬럼비아대학의 교수인 메그(조디 포스터)는 딸 사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함께 맨
미리 보는 <패닉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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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듯한 표정의 소녀. 타락의 도시를 헤매던 트래비스에게 구원의 열망을 품게 했던, <택시 드라이버>(1976)의 10대 창녀 아이리스.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조디 포스터에게는 그 시절의 또렷한 윤곽선이 허물어지지 않았다. 예일대학을 나오고, 게이(?????)라는 소문에 시달리고, 영화감독과 제작자로도 활약하고, 결코 아버지를 밝히지 않은 남자아이 둘을 낳은 후에도 조디 포스터는 여전히 당당하고, 총명하고 또 아름답다. 오전에만 십여번의 인터뷰를 헤치고 나온, 약간은 지친 모습으로 맨발에 운동화, 에비앙 물통을 들고 나타난 조디 포스터는 딱 부러지게, 관절 꺾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분명하게 답했다.<패닉 룸>이 2주씩이나 1위를 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어떤 점을 관객이 좋아했다고 생각하나.- 대단히 기쁘다. 영화가 좋으니까, 라고 생각한다. 대단히 잘 짜여진 영화에, 관객들이 잘 반응했다. <패닉 룸>은 여
조디 포스터 인터뷰 `힘들지 않았냐고? 임신은 장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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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부터, 미조구치 겐지의 무성영화 등 아시아영화사의 걸작들 상영세계영화계에서 작품성뿐 아니라 상업성 면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시아영화의 역사가 스크린 위에 투사된다. 오는 4월21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필름페스티벌: 아시아영화의 위대한 유산’은 드러난 부분보다 어둠 속에 묻힌 영역이 훨씬 넓은 아시아영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리. 4월21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영상자료연맹(FIAF) 총회의 부대행사인 이번 영화제는 영화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선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14개국의 필름 아카이브가 애지중지 보관해왔던 작품들로 모두 30편. 특히 모흐센 마흐말바프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정신적 스승으로 꼽히는 이란의 소흐랍 샤히드 살레스 감독의 대표작 <정적인 삶>은 현대 이란영화의 뿌리를 읽을 수 있는 작품. 인도 고빈단 아
아시아영화의 위대한 유산을 보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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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영국영화 4편이 올랐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대상작은 마이클 윈터보텀의 , 켄 로치의 <스위트 식스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거미>, 마이크 리의 <올 오아 나싱>. <버라이어티>는 이들 영화 관계자들이 경쟁부문 진출 사실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낙점된 린 램지의 <모벤 칼라>도 경쟁부문에 다섯번째 영국영화로 격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칸 경쟁부문에 애니메이션 <슈렉>을 출품했던 드림웍스가 새 애니메이션 <스피릿: 치마론의 종마>를 비경쟁으로 출품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영화제 기간인 5월18일 브라이언 아담스와 한스 짐머가 만든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쇼 형식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영국영화 칸 경쟁부문 대거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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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감독의 신작 <방아쇠>가 4월9일과 10일 신인배우 카메라 테스트를 가졌다. <방아쇠>는 비무장지대 안 GP에서 복무하는 젊은 병사가 처녀귀신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실제 군복을 입고 진행된 이날 카메라 테스트에는 박광수 감독과 김병서 촬영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신애 등 일부 이름있는 신인의 모습도 보였다.사진 오계옥
<방아쇠>신인배우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