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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장동건. 원빈 캐스팅
"실감나는 전쟁영화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대신 민족의 역사 속에서 지울 수 없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중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제)를 다음 연출작으로 점찍은 것. 여기에 장동건, 원빈 등 충무로에서 탐내는 두 남자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이미 본격적인 제작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쉬리>(1999) 이후 강제규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드는 것은 3년 만이다. <단적비연수> <베사메무쵸> 등의 제작자로 활동해왔을 뿐 그동안 직접 연출한 작품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하반기에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의 최진화 대표에게 CEO자리를 넘겨준 뒤부터 차기작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노출에 뜸을 들여온 탓에, 그의 신작에 대한 궁금증은 그 어느 때
강제규 비밀 프로젝트 윤곽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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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서비스 실내세트장 5월11일 기공식시네마서비스가 투자한 영화제작, 후반작업 지원업체 아트서비스(대표 오상만)가 5월11일 실내세트장 기공식을 갖는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 통일동산에 자리잡은 이 세트장에는 4500평 부지에 스튜디오 3개동이 들어설 예정. 공사기간을 10개월로 잡고 있어 내년 3월에는 완성된 모습이 드러난다. 영진위 종합촬영소와 마찬가지로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장소로 임대, 운영할 이 세트장은 양수리보다 교통이 편하며 제작진이 묵을 숙소를 갖추고 있다. 아트서비스쪽은 종합촬영소로 소화할 수 없는, 넘치는 물량을 이곳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현실적으로는 시네마서비스에서 투자, 제작하는 영화부터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아트서비스는 이번 실내세트장 기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촬영기자재 대여, 편집, 녹음, 컴퓨터그래픽 등 각종 제작지원, 후반작업 등을 한 군데 몰아 기업화한다는 구상. 현재 야외세트를 위한 공간을
새로운 영화촬영의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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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최민)가 2일 막을 내렸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의 `우석상'(상금 1만 달러)은 홍콩 얀얀막 감독의 <형>에 돌아갔고, `디지털의 개입' 부문의 `디지털의 모험상'(상금 5천 달러)은 체코 블라디미르 미할렉 감독의 <엔젤역 출구>가 수상했다. 또 관객들의 인기투표 결과 주어지는 최고인기상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에서 화제작은 단연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였다. <죽어도…>는 일흔이 넘어 배우자와 사별한 뒤 만난 두 노인의 사랑과 섹스를 다룬 작품. 노인들이 주인공인 만큼 뭔가 좀 칙칙해 보일 거라는 선입견을 깨고, 유머스럽고 자연스럽게 노년의 성을 표현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론 처음으로 황금곰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죽어도 좋아` 등 시선집중 미 독립영화들도 수작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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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에단 코엔 형제의 10번째 작품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2001)가 3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한다. 코엔 형제는 <바톤 핑크>(1991)와 <파고>(96)에 이어 이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세 번째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의 작품에 비해 유머를 좀 덜어낸 대신 줄거리의 짜임새를 더 강조했다. 이발사 에드(빌리 밥 손튼)의 일상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그는 처남 소유의 이발소에서 일한다. 과묵하고 침착한 에드로선 말 많은 처남과 손님들의 수다 듣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어느 날 두 가지 새로운 계기가 닥친다. 하나는 백화점 판매원인 아내 도리스(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드는 아내가 직장 상사 빅데이브(제임스 갠돌피니)를 집에 초대했을 때 육감으로 아내가 그와 외도중임을 알아챈다. 다른 하나는 어느 뜨내기 손님이 수다를 떠는 중에 흘린 `드라이 크리닝'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관한 정보다. 그가 사업 아이
일상이라는 이름의 감옥 현실속에서 비상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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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덜 월레스 감독의 <위 워 솔저스>는 지난 1965년 11월14일 베트남 아이드랑 계곡 엑스레이 지역에서 벌어졌던 미군과 월맹군 사이의 72시간에 걸친 전투를 다룬 영화다. 한국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할 무어(멜 깁슨) 중령은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공수부대원 395명을 이끌고 아이드랑 계곡에 헬기를 통해 고공침투한다. 이 지역은 불과 11년 전인 1954년 프랑스의 연대 병력이 인도차이나군에 전멸당한 곳. 그들을 맞이한 2천명의 월맹 정규군은 바로 그 빛나는 전과를 기록했던 부대다. 무어의 부대는 장비와 병력과 전투경험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월맹군에 맞서 헬기와 폭격기의 지원을 받으며 사흘 밤낮 사투를 벌인 끝에 이 죽음의 계곡을 점령한다. 랜덜 월레스 감독이 <브레이브 하트>와 <진주만>의 시나리오를 쓰고 <진주만>의 제작을 맡았던 인물임을 상기한다면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어 중령이 퇴역한 뒤 당시 종
미군과 월맹군 `3일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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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로 일하는 기쁨이자 권리 가운데 으뜸은 일반 대중보다 먼저 한국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화 행위 결과물들을 맛보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 전에 미리 보는 혜택도 그중 하나로, 많을 때는 하루 서너번의 시사회로 해가 진다. 월급 받으며 공짜로 영화를 보러 다니는 건 현대판 `음풍농월' 격이라 할 만한데, 사실을 알고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남보다 앞서서 영화를 볼 때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 정보를 널리 알리고 입소문을 내기 전에 정확한 감상과 비평이 뒷받침 돼야 한다.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나, 일이 된 영화보기는 괴로울 때가 더 많다. 시사회에서 본 영화를 다시 개봉관에서 보거나 비디오로 볼 때 훨씬 즐거워지고 작품평에서도 후해지는 경우가 꽤 된다. 비판을 위해 곤두세운 신경을 끈 마음이 훨씬 느슨해지기 때문이지 싶다. 시사회장 풍경도 편하게 영화보기를 방해하는 한 요인이랄 수 있다. 새 상품을 출시하는 제작사로서는 좋은 평, 재미있다는 기사 한
제작자의 `시대코드 따라잡기` 속타는 변신 몸부림에 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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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비운의 시대상황과 천출의 운명을 조롱하며 오로지 예술혼에 살다가 죽은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삶을 극적으로 그렸다. 지배세력의 수탈과 열강의 침탈이 극심해지던 때 어디서 태어나 언제 어디서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는 오원의 삶은 그 예술혼의 비극성을 극단으로 끌어올린다.청계천 거지소굴 근처에서 죽도록 맞고 있던 어린 장승업은 선비 김병문(안성기)의 손에 구해진다. 김옥균 등 개화파와 가깝게 지내던 선비 김병문은 평생에 걸쳐 승업(최민식)을 이끌기도 하고 되잡아주는 존재가 된다. 승업의 손재주를 눈여겨 본 병문은 그를 한 역관에게 소개한다. 거기서 승업은 운명의 첫사랑 소운을 만나고, 진귀한 중국 화첩을 훔쳐보며 그림에의 열정을 갈무리해간다. 곁눈질로 본 중국 진적을 모사한 것이 진적보다 훌륭한, 귀신같은 눈썰미와 손재주는 얼마지않아 그를 장안 최고의 환쟁이로 소문나게 한다. 그러나 명성의 높아짐에 비례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향한 열망이 커가면서 그의 기행은 극
<취화선> 숨막히는 색감에 예술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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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Spirited Away.미야자키 하야요.일본)이 2일 저녁 폐막하는 2002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가장 인기있는영화로 선정됐다. 또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영화 발견과 변화를 이끌어 갈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는데 목적을 둔 우석상에는 `형'(Brother.얀얀막 감독.홍콩)이 선정돼 1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디지털 영화의 미래를 선취하기 위해 제정된 디지털 모험상에는 `엔젤역 출구'(Angel Exit.블라디미르 미할렉 감독.체코)가 뽑혀 5천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객석 점유율과 관객 평가에 의해 결정된 최고 인기상 `센과 치히로...'는 올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으며 `형'은 지난해 홍콩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을, `엔젤역 출구'는 2000년 체코영화제 사자상과 최우수 편집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주/연합뉴스)
`전주영화제` 인기상.우석상.모험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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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0일(화)부터 5월23일(목)까지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에서 일본 "인디즈무비 페스티발"(Indies Movie Festival, Japan)에서 입상한 작품 중 14개를 상영한다."Indies Movie Festival" 은 1996년에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관객 참가형 일본 최대의 독립 제작 영화, 영상 이벤트로서 전국으로부터 독립 영화, 영상 작품을 공모해 엄중한 예선을 통과한 입선작품을 여러 미디어(전국 비디오 랜탈점과 공중파, 인공위성, 인터넷 방송 등)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일반인의 심사, 투표에 의해 그랑프리 작품이 선정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의 공모작품은 2000개를 상회하며, 감독 음악가 배우 등 5000인을 넘는 크리에이터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엽서 투표자, 방송 투표자 등을 합하면 50만명이 넘는 제작자, 시청자의 참가로 이루어지고있다. 수상작선정은 현재 진행중이며 약 5개부문의 시상이 이뤄지고 있다.한일 공동 주체 월드컵을 앞둔 지금 일본의 "인디문화
<일본 인디무비 페스티발>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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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이 이끄는 ‘필름있수다’에서 제작한 <묻지마 패밀리>는 <사방의적> <내 나이키> <교회누나>라는 3편의 다채로운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류승범, 임원희, 정재영, 신하균 등 수다의 모든 배우들이 전편을 통해 각기 다른 캐릭터로 출연한다. 5월 말 그 ‘놀라운 가족’의 파워를 보여줄 예정.나, 나이키를 소망했네<내 나이키>나이키와 함께라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던 시절. <내 나이키>는 1981년 이후 전국에 불어닥친 나이키 열풍에 감염된 소년 명진과 그의 가족의 꿈에 대한 따뜻한 우화다. CF감독 출신의 박광현이 메가폰을 잡은 <내 나이키>에는 임하룡이 개인택시 기사를 꿈꾸는 아버지로, 임원희가 공부밖에 모르는 큰형으로, 류승범이 사고뭉치 작은형으로, <마리이야기>에서 어린 남우 목소리로 출연한 류덕진이 명진으로 출연한다. 글 백은하·사진 오계옥 사진설명1. <내
<묻지마 패밀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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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늦봄의 어느 날, 춘천의 명동거리에는 때 아닌 크리스마스가 한창이다.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색색의 장식용 전구들이 드리워진 눈내리는 하늘. 교복 입은 학생들과 선물꾸러미를 안은 아이들, 굵게 세팅한 파마머리 여인들을 헤치고 김득구와 그의 연인 경미가 등장한다. 가진 거라고는 따뜻한 가슴과 든든한 주먹뿐인 가난한 연인들이지만 이들의 표정만큼은 천하를 얻은 듯 밝다.지난 3월 장엄한 LA 권투경기신을 공개했던 곽경택 감독의 신작 <챔피언>이 두 번째로 공개한 이 신은 김득구와 그의 연인 이경미의 데이트 장면. 82년 김광민전을 앞둔 무렵, 큰맘먹고 사준 통닭이 식을까 한시라도 빨리 집에 보내고 싶어하는 득구와 조금이라도 오래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경미의 가벼운 승강이가 오간다. “다 식어, 빨리 들어가서 식구들이랑 뜯어.” “(뽀루퉁) 내가 뭐 통닭 먹으려고 데이트하는줄….” 득구의 ‘쪽’ 하는 기습 뽀뽀. 경미의 얼굴
<챔피언>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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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작가 스탠 리와 마블에 의해 탄생한, 마블 코믹스의 대명사 스파이더맨이 1억3900만 달러짜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되돌아왔다. 정신을 빼놓을 정도로 빠른 액션에 10대의 성장이야기를 버무린 <스파이더맨>은 <스타워즈><맨인 블랙> 등으로 이어질 여름 대작영화 가운데 첫번째 타자다. 피터(토비 맥과이어)는 과학에 뛰어나지만, 학교에선 언제나 왕따 신세. 옆집의 엠제이(커스틴 던스트)를 좋아하지만, 말 한번 못 건네본다. 어느날 견학간 거미연구소에서 유전자 조작 거미에 물린 피터에게 신비한 힘이 생긴다. 피터는 자신의 힘에 득의양양하며 과시하려 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삼촌이 죽기 전에 남긴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일에 나선다. 그에겐 악당 그린 고블린이라는 맞수가 있다. 영화에서 쉴새없이 뉴욕 고층빌딩을 손에서 나오는 거미줄만으로 휙휙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멋진
유전자조작 거미에 물려 초능력 <스파이더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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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홍콩의 독립영화 감독인 에반스 찬(천야오청·42)은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에 <섹스와 사랑의 지도>(2001)란 작품을 들고 왔다. 세 주인공이 각자의 삶에 `비밀'로 남아 있는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고등학교 때 동성애 충동을 억제하라는 상담교사의 끔찍한 처방을 잊지 못하는 댄서 래리, 극심한 소통의 갈망 때문에 벨그라드라는 낯선 도시에서 광기를 폭발시킨 `나쁜 기억'을 가진 미미,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세탁'을 위해 마카오로 흘러들어온 나치의 황금을 이용해 치부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웨이밍. 세 사람은 서로의 가시 박힌 내면을 털어놓으며 기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매우 사적인 이야기이지만, 영화 구석구석엔 `반환'이라는 사태가 안겨준 혼돈을 떨쳐내지 못한 홍콩 사회의 불안한 모습이 배어 있다. 그 불안의 근저엔 `천안문 사태'가 놓여 있다. “홍콩이 `반환'을 두려워한 건
홍콩 독립영화의 상징 에버스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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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필름즈 대표인 제작자 크리스틴 바숑은 지난 10여년간 <키즈><벨벳 골드마인><소년은 울지 않는다> 등 만드는 작품마다 미국에서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전주영화제에서 자신의 특별전이 열리는데 맞춰 방한한 그를 지난 28일 만났다. 사실 바숑이 토드 헤인즈 감독의 <포이즌>(1991)을 제작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독립영화는 “감독과 친구들, 한대의 카메라가 전부”인 상황이었다. 그는 “예산규모에선 비교가 안 되지만 메이저영화의 제작방식, 사운드 등을 도입해 실험적 영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대학 동창인 헤인즈와 함께 어페라투스 영화사를 설립한다.정부 공공기관의 지원금을 일부 받은 <포이즌>은 당시 미국 가족협의회 회장이 의원들에게 “국민의 세금이 게이 포르노영화 제작에 바쳐졌다는 사실을 아느냐”며 편지를 보낸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커다란 논쟁을 일으켰다. 또 <키즈>(95)는 영화에 표현된
미국 독립영화의 대모 크리스틴 바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