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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ntet 1979년, 감독 로버트 알트먼 출연 폴 뉴먼EBS 4월14일(토) 밤 10시1970년대 미국영화는 유례없이 젊은 에너지로 충만한 듯 보였다. 이른바 영화학교 세대, 즉 마틴 스코시즈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감독이 급부상하면서 미국영화는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았다. 로버트 알트먼 감독은 196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었으며세대로 따지자면 조금 나이든 축에 속한다. 지향하는 바 역시 달랐다. 영화학교 세대 감독들이 선배 감독들의 작가적 기질에 대해 존경어린태도를 보였다면, 로버트 알트먼 감독은 미국영화의 전통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는 편이었으며 엄밀하게 보면 유럽문화에 심취하는 양상을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로버트 알트먼 감독이 만든 <버팔로 빌과 인디언들> <길고 긴 이별> <내쉬빌> 등의 대표작은 기실 서부극과 필름누아르에기반을 두고 있지만 장르영화를 해체하고 할리우드 관습에 저항하는 알트먼 감독의 반골기질
도덕적 진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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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스제작연도 2001년 광고주 대한펄프 제품명 매직스 대행사 LG애드 제작사 주프로덕션(감독 지덕엽)‘파격’이란 말로 상찬을 베푸는 것은 과하겠지만 ‘용기’ 정도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뜻과 희망은 있으되 남들은감히 엄두내지 못해온 일을 과감히 시도했으니 말이다. 속옷(특히 브래지어)이나 생리대 같은 여성용 제품은 생활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광고계에서자유롭게 활개를 치지 못해 온 분야다. 고리타분하지만 상식적인 이유에서였다. 브래지어나 생리대를 성적인 코드와 연결하려는 발상은 다분히시대착오적이지만 광장에서 대놓고 말하기에 남세스럽다는 정서는 강력했다. 일단 모델 기용에서부터 벽이 있었다.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소비자의주목을 받는 데 쾌속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빅모델을 모셔오기가 쉽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얼굴을 내세우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이것이 자유로운크리에이티브 발현에 일종의 장애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생리대 CF인 대한펄프의 매직스 광고와 브래지어 CF인 비비안의
은밀한 세계, 엿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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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예선은 <목표달성 토요일>의 작가와 PD가 전원 출동하여 심사를 한다. 2천명이 참여한 3월31일의 추가예선의 경우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저녁 8시에 끝났다. 총 10시간이 소요된 것인데 한명당 할애된 시간은,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3분33초이다. 들고 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3분에 미치지 못한다. 그날 오디션에 참석하고 인터넷에 의견을 올린 몇몇 학생은 오디션 시간이 20초가량이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추가예선 소식을 듣고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을 학생들은 허탈한 심정이었을 것이다.결선 진출자는 61명인데 최종결선 오디션을 본 사람은 58명이다. 3명은 어디로 간 것일까. 한명은 예선에서 “록을 하겠다”고 한 학생이다. 심사위원 이휘재가 “악동클럽은 그룹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는 없다. 멤버가 하고 싶은 것을 따라야 한다. 록이 아니라도 그룹활동을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안 될 것 같다”라고 말을 한다. 높
제작과정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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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달성 토요일> ‘악동클럽’ MBC 토요일 저녁 6시10분천계영의 만화 <오디션>에는 오디션만 나온다. <오디션>이 시작될 때 그것만으로 만화가 될까 했는데, 오디션만으로 단행본 7권을 넘겼고,지금도 오디션중이다. <오디션>의 국철, 황보래용, 장달봉, 류미끼 네명은 ‘지극히 평범하지 않다’. 음악천재라지만 정식의 음악교육을 받지않았다. 이들은 두팀씩 겨뤄서 이기는 자가 다른 승자와 겨루는 이상한 룰의 ‘사상최대의 오디션’에 참가한다. 오디션은 이기고 지는 것만있다. 하지만 오디션은 그들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주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뚜껑 열리게 한다. 오디션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되는 이유다.그들은 오디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목표는 일본의 SMAP, 한국의 H.O.T <목표달성 토요일>의 ‘樂童클럽’은 ‘꼴찌탈출’의 3탄이다. ‘꼴찌탈출’은 제목 그대로다. 학교에서 성적 꼴찌인 학생들이 합숙하며공부하여 성적을 올린다.
그들만의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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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타이탄1970년, 미국 윌리엄즈고등학교에서 흑백통합의 교육정책이 실시된다. 흑인 감독인 허만 분과 백인 코치인 빌 요스트는백인 학부모들의 강경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미식축구팀 타이탄은 흑인과 백인 통합팀을 이루게 된다. 보아즈 아킨 감독, 덴젤 워싱턴출연,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브에나비스타 코리아 수입·배급, 상영시간 113분박평식 때로는 ‘죽은 자의 충고’ 가 우리를 거듭나게 한다 ★★★심영섭 디즈니의 선한 사람들이 만든 ‘애니 기븐 스쿨 데이’ ★★☆■기프트애니는 영적 투시력을 가진 점성술사로, 마을 사람들의 조언자 역할을 해주며 살아간다. 큰아들 때문에 학교를 찾아간 애니는아들의 선생인 웨인과 그의 약혼녀 제시카를 만나는데, 얼마 뒤 제시카가 실종된다. 샘 레이미 감독, 케이트 블란쳇, 키아누 리브스 출연,션 대니얼 제작,(주)한맥영화 수입·배급, 상영시간 111분김봉석 너무 많이 길들여진 샘 레이미 ★☆심영섭 샘 레이미, 빌리 밥 손튼 각본에 침몰하다 ★★
리멤버 타이탄 / 기프트 / 베로니카 사랑의 전설 / 내 마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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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감동을 일제하의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그린 <별아 내 가슴에>(1958)는 당시 <서울신문>에 절찬리에 연재되던 박계주의장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홍성기는 이 영화에서 김지미를 처음 만난다. 김지미는 김기영 감독의 <초설>(1958)에 출연하면서 조금씩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중이었다. 김 감독의 추천으로 그녀를 기용하게 된 홍 감독은 영화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호감을 느끼고, 급기야는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열일곱의 나이차 때문에 배우로 가깝게 지내던 김동원이나 이민 등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도 많았으나, 둘은 개의치 않았다고한다. 두 사람의 결혼은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빅뉴스였다. 그때 김지미의 나이는 17살이었고, 그녀는 이듬해 딸을 낳았다. 김지미는 이후홍성기의 페르소나가 되어 그의 극을 빛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약한다. 실로 <별아 내 가슴에>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홍 감독의 가슴에김지미라는 별이 와 박힌 셈이다.60년대 들어
멜로가 일군 한국영화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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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부터 3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은 남북한을 막론하고 한반도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쨌거나 계속 살아가야만 하는 법. 50년대 중후반은 폐허와 절망 위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려 안간힘을 쓰던 고난의시대였다. 유두연은 이 전후재건기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다. 영화는 이 궁핍했던 시대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위로한 거의 유일한 오락수단이었다.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이전이므로 대중이 접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는 직직거리는 소음을 대동한 라디오 드라마가 전부이던 그 시절, 영화는 삶에지친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고 눈물로 한(恨)을 씻어내게 만들었던 무소불위의 위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유두연은 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초반에 이르는 10년 동안 집중적으로 30편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었는데, 60년대에 크게 유행한 전후 멜로드라마의 기초를 닦고한국영화 부흥의 초석을 마련한 작가로 평가된다.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유두연은
한국절 멜로를 싹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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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빠져서 현실을 잊는 사람들, 비디오 테이프 10개를 대여해서 밤을 새면서 보는 사람들, 소파에 누워서 케이블TV의 영화를 하염없이 보는 사람들, 대체로 특별히 이야기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영화는 심심함을 잊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영화에 빠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심심한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은 한가한 말인지 모르지만, 궁핍하단 것이 견디기 어려운 점의 하나는 심심하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자리를 갖지 못했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엷게 만들고, 주위와 어울리는 일을 힘들게 만든다. 어릴 때 학교에서 돌아와 마주한 집 앞의 적막함이 주던 현실감의 증발을 커서도 느낀다는 것은 단적으로 심심하다는 말이다. 마루를 같이 써야 하는 셋방의 이웃들과의 ‘강제된 친밀성’도 역시 즐거운 일은 아니다. 영화에 대한 주요한 수요가 하층계급에서 나오던, 영화사의 초기에 그랬듯이 영화관의 어둠은 빛이다. 현실 생활에서 영화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몰입이라는 이름의 카타르시스, <에이리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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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 아줌마 femolution@dexmedia.co.kr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의 연기가 어떠리라는 건, 국내에서 발행되는 영화주간지 세 개가 일제히 그의 얼굴로 표지를 도배한 지지난주에 이미 감잡았고,실제로도 감잡은대로였다. 게다가 장동건의 연기도 장난이 아니었는데, 한국영화에서 ‘배우들 연기가 된다’는 것은 일단 그 한가지 사실만으로도충분히 흥분할만한 이유가 된다.언론들이 일치단결해서 흥분하는 걸 보고, 게으른 아줌마도 이번만큼은 개봉 당일 서둘러 극장에 달려갔고, 모처럼 돈 아깝다는 생각없이 재미있게보았다. 그런데 보고난 뒤, 맨날 ‘여자 여자’를 입에 달고 살면서 100% 수컷 정서인 이 영화에 매혹됐던 자기 감정의 실체가 좀 궁금해졌고,그래서 그 이튿날 한번 더 봤다.그 결과, 아줌마는 자신이 수컷을 좋아할 뿐 아니라, 나아가서 수컷들의 세계를 동경하기까지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자들의 의리라고 해봐야,기껏해야 신세타령을 열심히 들어주거나 꿔간 돈을 제때 갚
‘시다바리’가 되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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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이 잡지에 애니메이션 관련 글을 기고하는 죄(?) 덕분에 <성석전설>에 대한 ‘영화읽기’를 부탁받았을 때 솔직히 무척 난감했다. 왜냐하면 <성석전설>은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지식의 범주에서 판단할 때 ‘애니메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형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무척 많다. 체코의 이른 트른카나일본의 가와모토 기하치로는 <성석전설>과 ‘비슷한 질감’(재질이 나무인지는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의 인형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으로 높은 평가를받았다. 비슷한 모양과 느낌의 인형이 등장한다고 하지만 <성석전설>은 이릉 트른카나 가와모토 기하치로의 작품과는 근본적으로 특성이 다르다.일반적으로 ‘인형(퍼펫) 애니메이션’의 경우 한 동작 한 동작 프레임을 끊어서 촬영한다. 인형, 클레이, 모델, 오브제 등 그림이 아닌 물체를등장시킨 애니메이션들을 총칭해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
동양 예술과 서구 기술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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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항산(無恒産)이어도 무항심(無恒心)’이라고 맹자는 가르쳤다지만 놀고먹는 주제에 어찌 항상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부질없다. 몸살을 앓은 지난 며칠, 실질적 의미에서 생산이란 말에 값할 만한 사회적 행위에 전혀 가담하지 못한 처지에서 한가로이 무항심을 타령삼아 입에 붙이는 신세는 스스로 재봐도 남루하다. 요컨대 아플 때는 사람은 약해지는 법이다. 잘못 살아왔다는 당혹감에 치를 떨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잡히는 책, 약방문, 하다못해 과자 봉지의 ‘쓰레기는 휴지통에’라는 경구에서도 독감이 던져준 열패감을 마주한다. 요 며칠 앓은 덕분으로 나는 다음 세 가지를 특히 새기게 되었다.마태복음의 산상수훈: 종교란에 여전히 ‘무교’라는 이상한 종교를 적지만 그래도 이따금 종교를 가리지 않고 경전을 보는데 이번에는 우연히 신약이었다. 잠언 28장의 말씀이 지극히 율법적인 도덕명언이라면 예수가 가버나움 산상에서 가르친 말씀이란 정녕 강퍅하고 병든 마음을 다스리는 바가 크다. 심령이 가난한 자,
시들고 지친 날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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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마리 카란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유일의 패션잡지였던 <멋>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요절한 레즈비언 패션모델의 비극적 삶에 대한 상당히 자세한 기사가 그 잡지에 실렸었죠. 아마 스티븐 프라이드가 지아의 전기 를 발표하기 조금 전에 썼던 <배니티 페어>의 기사를 번역해서 올린 게 아닌가 싶어요.하여간 어린 나이에 그 기사를 읽고 얼마나 강한 인상을 받았던지요. 이 필라델피아 출신 패션모델의 이야기는 끔찍할 정도로 로맨틱했습니다. 하긴 이런 화려한 사람들의 몰락의 과정은 언제나 로맨틱해보이는 법입니다. 게다가 지아는 정말 정상까지 올랐다가 지옥으로 떨어진 경우였습니다. 한때는 <보그>나 <코스모폴리탄>을 장식하는 일급 모델이었다가 다음에는 에이즈에 걸린 마약중독자로 죽었으니까요. 전 아직도 지아의 사진을 볼 때마다 종종 소름이 끼칩니다. 특히 80년대식 호사스런 패션 사진에 찍힌 그 사람 팔에서 주사자국을 발견
운명의 폭력, 이제는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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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Fantasy: The Spirits Within제작 준 아이다, 크리스 리, 아키오 사카이감독 히로노부 사카구치목소리 출연 알렉 볼드윈, 스티브 부세미, 밍나 웬, 제임스 우드, 도널드 서덜런드수입·배급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코리아개봉예정 8월올 여름, 비디오게임이 줄줄이 극장으로 달려간다. 안젤리나 졸리를 여전사로 내세운 실사영화 <툼 레이더>에 이어 2개월 뒤 선보이게 될<파이널 판타지>는 100%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비디오게임으로서의 태생적인 메리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 2065년, 지구는유성과 충돌한 뒤로 지구를 침공한 에일리언의 강력한 오염물로 인해 극도로 파괴돼 있는 상태다. 외계인에 맞설 만한 높은 지력과 강인한 생명력을소유한 닥터 아키(목소리 밍나 웬)는 닥터 시드(도널드 서덜런드)와 캡틴 그레이(알렉 볼드윈)의 군대 ‘딥 아이즈’의 도움으로 지구와 생명체의구조 작전에 돌입한다. 그리하여 아키의 ‘판타지’는 ‘현실’이 된다.
게임 속 판타지,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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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원주민의 어떤 신화에 ‘실패하는 조물주’ 이야기가 있다. 이 조물주는 세상 만물을 만들어내면서도 막상 인간을 만드는 대목에 가서는 서투른 견습공처럼 연거푸 실패한다. 그는 진흙으로 두 형상(남자와 여자)을 빚어 도자기 가마 같은 데 집어넣고 공을 들이는데 나흘 만에 거기서 나온 것은 그가 구상했던 ‘사람’이 아니라 암수 개 한쌍이다. 그는 다시 진흙을 빚어 가마에 넣고 이번에는 열사흘 정성을 쏟는다. 그러나 결과는 또 실패다. 나흘의 세배나 되게 시간과 정성을 들였건만 가마에서는 암수 뱀 한쌍이 쉿쉿거리며 기어나온 것이다. “두번씩이나 실패했으니 사람을 어떻게 만들꼬?” 그는 고민에 잠긴다. 인간 만드는 일이 제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그는 자기 조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 ‘조교’의 결정적인 협력을 받고서야 조물주는 간신히 인간을 얻게 된다.이 이야기를 여기 소개하는 것은 ‘조교 예찬’을 위해서가 (물론 조교는 예찬받을 만하지만) 아니라 사람 만드는 일 앞에서는
정신의 붕어빵